"집앞에 파헤쳐진 무덤… 구청은 뭐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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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 왕길동 산 136에 자리 잡은 한 종교재단 소유의 공동묘지가 관리가 안된채 방치되고 있어 인근 주민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7일 찾은 이곳은 10년 넘도록 이전에 합의가 안된 300여기의 묘소와 이미 이전을 마쳐 파헤쳐진 묫자리에 쓰레기더미까지 널브러져 있어 주민들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서구 왕길동 교회재단 공동묘지
이전명령 불이행 10여년째 폐쇄
비석 뽑히고 쓰레기 뒤엉켜 흉물
區 "묘지 특성상 강제 집행 곤란"

폐쇄 명령이 내려진 인천 서구 왕길동의 한 공동묘지가 묘 이전이 중단된 채 10년 넘게 방치돼 있다.

인근 주민들은 "혐오스러운 광경으로 생활할 수 없다. 청소년들의 싸움터로 변해 치안마저 불안하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7일 오전 찾은 왕길동 야산의 한 공동묘지. 사용이 중단된 이 묘지 곳곳에는 뽑힌 묘지 비석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장이 완료된 묘 내부는 파헤쳐진 채 방치돼 있었고, 버려진 비석에도 빨간색으로 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고도 50여m의 공동묘지는 1m 높이의 흙과 쓰레기, 나뭇가지 더미 수십여 개가 뒤엉켜 있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유지재단 소유의 이 묘지는 1971년부터 운영돼왔다. 2005년 허가 면적을 초과해 묘지를 조성했다가 적발돼 서구로부터 시설 이전 명령을 받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아 2007년 폐쇄됐다.

당시 이곳에는 1천450여기의 묘지가 조성됐었다고 한다. 재단 측은 2011년 한 묘지 이장업체와 계약을 맺고 이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용자들과의 합의 문제로 묘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채 320여 기가 남아있다. 이용자들은 최근 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묘 이전이 중단되면서 이용자는 물론, 인근 주민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묘지와 직선거리로 약 200m 떨어진 곳에는 아파트 단지 2개에 총 9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중 한 아파트 단지는 높이가 16층에 달해 집 내부에서도 파헤쳐진 공동묘지가 한눈에 보인다.

주민 엄모(63)씨는 "묘지의 혐오스러운 전경이 집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데 정말 고통스럽다"며 "주변 울타리까지 무너져 등교하는 학생들이 이 모습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심지어 야간에는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싸우기까지 한다"고 호소했다.

엄씨는 또 "구가 폐쇄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10년이 지나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데, 무관심으로 일관하지 말고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서구 관계자는 "묘지라는 특성 때문에 무조건 행정대집행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둘 수 없는 만큼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유지재단 관계자는 "일부 이용자들이 묘지 이전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은 이해한다"며 "소송과는 별개로 이용자들과 이전 보상에 대한 합의를 계속해서 진행하겠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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