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 '유전자 치료가 췌장암 진행 늦춘다'

췌장암 환자의 암세포에 미리 아데노 바이러스 투여

새로운 유전자 치료 안전성 확인, 추가적 임상 연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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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초음파시술로 췌장암에 유전자를 투여한 치료 모식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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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왼쪽)·이종찬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1저자·이종찬 교수) 교수 연구팀은 절제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 암 치료 유전자가 삽입된 '유전자 변형 아데노 바이러스'를 통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치료법의 1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5년 생존율이 약 12.2%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나빠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치명적인 암인 췌장암과 관련, 유전자 치료가 췌장암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추가적인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연구 결과는 내시경 분야 최고 권위를 갖는 저널인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Gastrointestinal Endoscopy, IF:7.2)' 최신 호에 게재됐다.



황진혁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약 2년 동안 절제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형 췌장암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아데노 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체로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의 안전성 및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감기와 같은 가벼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유전자의 운반체로 흔히 이용된다.

연구팀은 먼저 사이토신 디아미나아제(cytosine deaminase, yCD)와 티로신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HSV-1 TK)라는 두 가지 효소를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탑재된 아데노 바이러스를 내시경초음파(EUS, endoscopic ultrasonography)를 통해 췌장암에 투여했다.

주입된 아데노 바이러스는 유전자 조작의 일차적 효과로 인해 정상 세포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멸하고 췌장암 세포에서만 증식하게 된다. 그 후에 환자가 항암 효과가 없는 경구약을 복용하면 췌장암 세포 내 바이러스의 효소와 만나 항암제로 변화한다. 결론적으로 암세포에서만 살아있던 바이러스가 항암 작용을 해 결과적으로는 췌장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총 9명의 췌장암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치료 12주째까지 의미 있는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사실이 입증됐으며 치료 8주 후 독성평가에서도 2명의 환자가 약한 단계의 발열 반응을 나타냈을 뿐 중대한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치료 12주째 CT 검사로 평가한 결과 9명 모두에서 췌장암이 진행되지 않았고 암이 추가적으로 진행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은 기간으로 항암제 효과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의 중앙값은 11.4개월로 나타났다.

황진혁 교수는 "국내에서 단독으로 수행된 췌장암 1상 임상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전자 치료의 안전성과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어 의미 깊다"면서 "특히 췌장암에 직접 유전자를 투여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 치료가 췌장암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어 "췌장암은 아직까지 치료가 어려운 암에 속하지만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환자분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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