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사출신 감독기구 수장에 경제계는 불안하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금융 사령탑이 완성되었다. 지난 4월초 관료출신의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긴지 두 달 만인 7일 김주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임명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장에는 강수진 고려대학교 로스쿨 교수를 내정했다.

최근 시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퍼펙트 스톰(초대형 위기)까지 거론되어 경제성장과 안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의 안정관리와 소상공인 한계상황 타개가 현안이다. 핀테크, 빅테크(거대 정보기술산업), 블록체인 등 금융권의 혁신유도 내지 금융소비자 보호는 또 다른 과제이다. 일자리 확충은 더 시급하다.

금융정책 업무경험이 풍부한 관료출신 및 혁신적 시각과 규제완화 요구를 전달할 수 있는 전문가 등이 가세한 데다 규율 확립을 통한 공정거래질서 담보 등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감독기구 수장 인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최초로 금융권과 재계를 감독하는 수장 모두가 검사출신인 것이다.



이 신임 금감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에 입문한 이후 현대차 비자금사건, 외환은행 헐값매각의혹, 박근혜정부 블랙리스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의 수사를 통해 잔뼈가 굵은 특수통으로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불린다.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1995년부터 2004년까지 검찰에서 근무하며 윤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전문성 시비도 간과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유능한 인물의 적재적소 발탁"이라 강조했지만 이복현 신임 원장이 금융수사를 많이 했다고 전문지식을 겸비한 금융전문가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강수진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또한 로스쿨 등에서 공정거래를 연구한 전문가이나 경제통이 아니어서 공정위의 넓은 업무영역을 제대로 소화해낼지 의문인 것이다. 기업들의 불안은 더 큰 일이다. 재계는 '자유 시장경제'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에 규제완화를 기대하고 투자보따리를 풀었다. 대통령의 인사는 메시지이다. 검찰 출신들의 잇단 규제 감독기관장 진출을 우려하는 여론을 경청해야 한다. 대통령 말대로 적재적소 인사였음이 증명되기를 바란다.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