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하수처리장, 현대화 시급하다

입력 2023-10-11 19:41 수정 2024-02-06 14:52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0-12 19면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승기하수처리장과 서구 가좌동의 가좌하수처리장 등 인천의 대표적인 환경시설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인천 앞바다에 비상이 걸렸다. 승기하수처리장은 연수구와 남동구 일대 하수를 하루 최대 35만t, 가좌하수처리장은 중구·동구·미추홀구·남동구·부평구·서구 등 6개 기초단체의 51개 동에서 나오는 35만t을 처리하고 있다. 승기하수처리장의 방류수는 람사르습지인 송도갯벌에, 가좌하수처리장의 방류수는 인천교 유수지로 들어가 바다에 유입된다.

인천시·인천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가좌하수처리장에서 모두 6회의 방류수 수질 기준 위반 사례가 환경부에 적발됐다. 승기하수처리장 역시 올해 수질 기준 위반으로 2회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다.

승기·가좌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 기준 위반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방류수가 수질 기준을 초과하면 횟수에 따라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최근 3~4년간 이들 하수처리장에 부과된 과태료 총액이 1억원을 웃돌 정도다. 문제는 이들 하수처리장이 낡아 방류수 수질 기준을 맞추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승기하수처리장은 지난 1995년에, 가좌하수처리장은 1992년에 운영을 시작했다. 이들 하수처리장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환경시설로 내구연한(30년)이 이미 지났거나 내구연한을 바로 코앞에 두고 있다. 하수처리시설의 사용연수가 20년 정도를 넘어서면 처리효율이 낮아져 방류수의 오염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들 하수처리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물론 두 시설의 내구연한 도래와 맞물려 수년 전부터 시설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탓에 자꾸만 사업이 미뤄지고 있다. 여기에는 물가상승, 처리용량 확대 등에 따른 사업비 증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무산, 국비 확보의 어려움 등 시설현대화 사업의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난맥상처럼 얽혀 있다.

바다는 자연의 보고이자 삶의 터전이다. 노후 하수처리장의 오염된 방류수가 지금처럼 계속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수산업 등 산업 피해와 국민 건강에 미칠 간접피해의 총량을 돈으로 환산하면 하루라도 빨리 현대화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다. 하수처리장의 현대화가 우선 순위에서 밀려서는 절대 안 된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하수처리장 운영 주체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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