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혁명·관광르네상스' 녹색성장 세찬 물결

경인아라뱃길 10월 개항… '부풀린 경제효과' 만만찮은 격랑도 춤 춘다

기자명 기자

발행일 2011-09-05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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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터미널 조감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인아라뱃길이 오는 10월 개항한다. 경인아라뱃길은 인천시 서구 오류동과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을 잇는 길이 18㎞, 폭 80m의 방수로 겸 운하다.

운하의 양쪽 끝에는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이 들어서고 8가지의 관광명소 '수향8경'이 조성된다.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아라뱃길사업으로 3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신한다. 홍수방지, 관광·레저, 물류혁명 바로 이 3가지다. 물론 이를 두고도 사업 시행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경인아라뱃길의 경제효과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전체 공정의 95% 이상이 완료됐으며 현재 종합시운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 드디어 베일이 벗겨지는 경인아라뱃길. 인천과 경기도 등 수도권의 지역경제와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경인아라뱃길의 역사

   
아라뱃길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800여년 전인 고려 고종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각 지방에서 거둔 조세를 중앙정부로 운송하던 조운(漕運)항로는 김포와 강화도 사이의 염하를 거쳐 서울의 마포로 들어가는 항로였다. 하지만 염하는 만조때만 운항이 가능했고 손돌목(강화군 불은면 광성리 해안)은 뱃길이 매우 위험했다고 한다.

이에 당시 실권자인 최충헌의 아들 최이는 손돌목을 피하기 위해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직접 연결하는 굴포운하를 시도했다.

인천시 서구 가좌동 부근 해안에서 원통현과 지금의 굴포천을 거쳐 한강을 연결하는 최초의 운하가 시도된 것이다. 하지만 400m구간의 암석층을 뚫지 못해 결국 운하 건설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이 일대의 일명 '원통이고개'는 '암석을 뚫지 못해 원통하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다시 운하가 추진된 것은 조선 중기 중종(1530년)때로 고려 고종때 시도했던 구간에 다시 운하 건설을 추진했으나 마찬가지로 당시의 기술로는 암반층을 뚫지 못해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판 도랑이 지금의 굴포천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지난 1966년 서울시 영등포구 가양동에서 인천시 서구 원창동 율도까지 총길이 21㎞, 수심 4m, 하폭 90m의 운하 건설이 추진됐으나 인천지역의 급격한 도시화와 개발로 중단됐다.

# 경인아라뱃길 추진 배경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굴포천 방수로 사업으로 시작됐다. 굴포천 유역(인천 계양·부평, 경기 부천·김포)은 40%가 한강 홍수위 이하의 저지대로 상습적인 수해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평상시에는 하천물이 한강으로 흐르지만 홍수시 한강 수위가 굴포천 수위보다 4m이상 높아 자연배수가 불가능했다.

지난 1987년 16명이 사망하고 5천42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굴포천 유역 대홍수를 계기로 1992년부터 홍수시 굴포천 물을 서해로 내보내는 방수로 사업을 착수하게 된다.

   
▲ 옛 그림속에 뱃길

정부는 지난 1995년 방수로를 평상시에 운하로 활용하기 위해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민간 투자 대상 사업으로 지정했으나, 당시 경제성 문제로 사업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2003년 굴포천 방수로는 국고 전환 사업으로 우선 추진하고, 경인아라뱃길사업은 재검토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실시한 KDI(한국개발연구원)의 경제성 검토 결과 B/C값(총편익을 총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값이 1보다 크면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는 의미)이 1.07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진데다,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요구가 잇따라 지난 2008년 12월 총리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사업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 경인항과 수향8경

경인아라뱃길은 '터미널'과 '운하' 구간으로 구분돼 건설되고 있다. 인천과 김포에 조성되는 2개의 터미널은 '경인항'이라는 이름으로 인천항의 보조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운하 구간에는 친수·문화공간인 '수향8경'이 만들어진다.

경인항은 인천시 서구 경서동 일원 245만㎡, 경기도 김포시와 서울시 강서구 일대 170만㎡에 조성되는 인천항의 보조항이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따르면 경인항은 연근해 항로 위주의 부두 운영을 통해 인천항과의 상호 보완 기능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또 수도권 및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국제적 수준의 여객부두 및 터미널, 마리나 시설이 운영될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도로 중심의 수송 수단을 선박운송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국내 물류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라뱃길의 친수공간을 대표하는 '수향8경'은 서해(1경)를 시작으로 동쪽으로 차례로 번호를 붙여 한강(8경)에서 끝난다.

1경은 인천터미널 부지 건너편인 '서해'이다. 서해 낙조 조망과 바다 경관을 개발콘셉트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곳에 수상레저시설과 수변빌라가 조성된다.

2경은 아라뱃길의 첫 관문인 인천터미널 '섬마을 테마파크'다. 인천시 서구는 최근 이 일대를 정서진으로 지정해 관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터미널에서 5㎞쯤 내륙으로 들어오면 3경 '시천교 워터프론트'가 펼쳐진다. 이곳에는 수상교통의 거점이 되는 선착장이 조성된다. 여기서 1㎞쯤 더 들어가면 4경 '리버사이드파크' 원형전망대를 통해 협곡과 뱃길경관·인공폭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5경 '만경원'은 한국 전통 누각과 정원 등으로 꾸며지고, 아라뱃길과 굴포천의 합류부에는 6경 '두물머리 생태공원'이 조성된다. 7경인 '김포터미널'은 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마리나 시설이 들어선다. 8경 '한강둔치'는 서울시가 추진중인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한 수상레저산업 거점으로 개발된다.

   
▲ 아라뱃길 주운수로 조감도

# 경인아라뱃길 사업 효과

경인아라뱃길로 기대되는 효과는 3가지로 압축된다. 홍수 예방과 관광·레저, 물류비 절감이다. 경인아라뱃길은 평상시에는 운하로 사용되지만 홍수시에는 방수로의 역할을 한다. 굴포천 인근 지역은 한강 수위보다 지대가 낮아 상습 침수구역으로 악명이 높았다. 실제 지난 1987년 대홍수때는 16명이 사망했으며, 1998~1999년에는 1천194채의 가옥이 침수돼 2천53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만 112억원에 달했다. 경인아라뱃길은 평상시 한강으로 흐르는 굴포천 물을 홍수시 서해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올여름 기록적인 집중 호우때 굴포천이 최고 수위에 다달았음에도 범람하지 않은 것은 경인아라뱃길이 제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 그래픽/박성현기자
경인아라뱃길은 강과 바다를 이어 문화·관광·레저 등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계획과 연계해 수도권 서부지역의 국제 관광물류 명소로 발전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와 관련 서울 여의도와 중국 직항 국제여객선 운항이 계획돼 있다. 요트 등 마리나 선박이 한강~경인아라뱃길~서해로 운항이 가능해져 요트 마니아들로부터 인기를 얻을 예정이다. 또 운하 곳곳에 조성돼 있는 '수향8경'과 자전거도로, 경관도로 등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인아라뱃길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물류비 절감이다. 경인항은 인천항의 기능 분담과 함께 경부고속도로 등을 이용하는 물동량을 흡수해 내륙교통난을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항 이후 각 부두운영사는 화물선 9척, 여객·유람선 9척 등 모두 18척의 선박을 운항할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측은 운하를 통해 트럭 250대 수송 분량의 컨테이너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운하는 연료효율이 철도의 2.5배, 도로 운송의 8.7배 수준이라는 미국 교통부의 분석 자료를 근거로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CO2 배출량이 운하에 비해 철도가 1.4배, 도로가 4.9배 수준이라는 독일 연방수로국 자료도 인용했다. 이로 인해 생산유발효과 3조원, 고용효과 2만5천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한국수자원공사의 예측이다.

# 경제성 논란

관광과 물류혁명을 꿈꾸는 경인아라뱃길이 과연 사업성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운하반대론자'인 한신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임석민 교수는 경인아라뱃길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반도국가에는 종단운하가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경인아라뱃길이 물류와 관광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 김포 한강갑문 현장

일단 경부고속도로의 물동량을 흡수한다는 효과는 억지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임 교수는 산업구조와 수출입 상품의 구성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고, 경부화물의 비중이 점점 줄고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그의 논문 '경부운하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비판'에 따르면 지난 1997년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물량이 전체의 95%였는데, 2001년 80.8%, 2007년 65%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인천·평택·군산 등으로 화물이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운하는 자기완결력이 없어 항공·철도·연안해운처럼 반드시 트럭의 도움이 필요한데다 화물을 옮겨싣는 환적이 필요한데, 환적은 비용이 높아지고 시간이 걸리며 파손 및 지연의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갑문 통과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운하의 이용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특히 김포터미널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김포터미널 주변에 공단이 있어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원료가 필요하다면 모르겠는데 현재는 주변이 허허벌판이다"며 "그렇다고 서울에 공장을 만들 수는 없는데 결국 김포터미널에서 또다시 다른 곳으로 화물을 운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아라뱃길 주운수로 현장

'관광·레저'도 마찬가지로 사업성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중국과 경인아라뱃길, 서울을 잇는 크루즈 노선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인천에서 용산까지 전철로 1시간만에 이동할 수 있는데 누가 몇 시간이나 걸리는 느린 여객선을 이용하겠냐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경인아라뱃길에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은 '방수로' 기능 밖에 없다.

경인아라뱃길의 경제성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의혹도 최근 제기됐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외부 컨설팅업체에 '경인아라뱃길 최적 운영관리 방안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맡겼으며, 지난 1월 "경인운하의 가치를 현재 시점으로 환산한 순현재가치(NPV)가 -1조5천억원"이라는 중간보고서를 받았다. NPV는 사업의 최종연도까지 얻게 되는 순편익(편익-비용)의 흐름을 현재가치로 계산하는 방법이다. 중간보고서는 2051년까지 경인운하를 운영하더라도 총사업비 2조2천500억원 가운데 7천억원 정도만을 회수할 수 있다고 추정하면서 당초 목적인 물류보다는 친수관광레저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 인천터미널 통합운영청사

실제, 지난해 12월 한국수자원공사가 자체 실시한 '경인아라뱃길건설분야 종합감사'에서 "사업성 개선을 위한 마리나 운영, 선착장 주변 편의시설 및 주변 지역 개발 등 신규 수익원 발굴을 통한 사업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사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 요청이 불가피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의원은 2개월뒤 발간된 최종보고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모두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이같은 연구 결과는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했을때 나왔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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