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칼럼

[이재우 칼럼] 미래의 지식 생태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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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미래학회 회장·인하대학교 교수
디지털 기술이 심화하면서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연결되고 정보를 주고받게 되면서 지식 생태계에 큰 변화가 촉발되고 있다. 이제 잘 모르는 것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즉시 휴대전화나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찾아본다. 위키피디아와 같은 무료로 볼 수 있는 집단지성 백과사전이나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올려놓은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이제 원하는 지식은 인터넷에서 잘 찾아서 읽거나 시청하고 습득하고 이해하면 된다. 인공지능 기술이 심화하면서 검색도 인공지능 기술이 도와주기 때문에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지식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지식이 널려 있는 세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원하는 지식을 검색하고 지식을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야말로 초연결 세상은 정보의 바다에 지식의 연결망을 펼쳐놓은 시대라 할 수 있다. 모르는 것을 검색하면 지식 연결망의 연결선을 따라서 검색엔진이 유혹하는 지식의 연결고리를 떠돌게 되었다. 지식의 연결망에서 움직일 때 좌표를 잃어버린다면 그야말로 지식의 미궁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다행히 인터넷은 내가 원할 때 다시 원점으로 리셋 할 수 있기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하는 미로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인간 뇌의 비합리성은 먼저 노출된 정보에 더 강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지식에 대한 편향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지식 과잉 시대와 정보 편향이 일상화된 시대에 기존의 교육 체계는 유효한 것일까?  


창의지식은 일반·전문지식과 달라
학습자 직접 해봐야 습득할 수 있어


지식 생태계가 변하고 있지만 교육 시스템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초연결 시대에 지식은 일반지식, 전문지식, 창의지식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지식은 접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이다. 교양지식은 일반지식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일반지식은 여러분이 인터넷에서 검색한 다음 읽어보거나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일반지식은 선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인천 강화도 나들길을 소개하는 유튜브가 있을 때 그 유튜브를 시청하면 나들길에 대한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다. 반면 전문지식은 체계적으로 지식의 축적이 필요한 지식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리학의 양자역학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는 유튜브나 웹사이트에서 관련 정보를 보거나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렇게 양자역학을 접하면 양자역학의 참 의미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왜곡된 정보나 틀린 정보를 습득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체계적인 선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지식 체계가 없이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고 하니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 습득만이 이루어진다. 대개 대학교의 각 학과 고학년이 배우는 지식 체계가 초보적인 전문지식이라 할 수 있다. 대학원 과정의 지식은 더 전문적인 지식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무크(Mooc), 에드엑스(edx), 코세라(Coursera), 칸아카데미(Khan academy) 등 다양한 오픈소스 교육 사이트에서 전문지식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 내용을 제공한다. 유튜브나 위키에서 검색하면 전문가들이 올려놓은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오픈 콘텐츠에서 해당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지식은 체계적인 선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교육과정이란 체계를 세우고 학생들의 나이와 성장에 따라서 내용을 단계별로 교육하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전문지식 조차도 쉽게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고등교육 기관이 위협받고 있다. 대학은 더 이상 오픈소스 기반의 지식 네트워크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21C 교육 자율적 학습방향으로 가야
이젠 학원식 집단교육 경쟁력 없어
행복한 배움위해 창의교육 전환 시급


창의지식은 일반지식이나 전문지식과는 성격이 다르다. 창의지식은 학습자가 직접 해보아야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이다. 체험학습, 실험실습, 봉사활동, 견학, 교우관계, 노하우 기술, 프로그래밍 해보기, 체육활동, 놀이 등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이다. 창의지식은 인터넷에서 학습할 수 없고 인공지능도 흉내내기 어려운 지식이다. 21세기의 교육은 자율적 학습 능력과 창의지식을 배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놀이를 빼앗아 버린 20세기의 학원식 집단교육은 21세기에 더 이상 경쟁력이 없는 방식이다. 행복한 배움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21세기형 창의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재우 미래학회 회장·인하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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