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산행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북 영동 월영산·갈기산

달빛·금강 품은 풍요로운 산… 협소한 갈기산 능선 기다림·양보의 미덕배워…
   
▲ 월영산 정상에서 바라본 하늘금.
■ 산행지: 충북 영동 월영산(529m)~갈기산(595m)
■ 산행일시: 2009년 3월 8일(일)
■ 산악회: 인천 행복한 산행(40명)

# 차오르는 달을 바라보며 풍년을 기원하던 월영산(月迎山)
남한의 중심부에서 수태극(水太極), 산태극(山太極)을 이루는 가운데 금강은 수많은 산들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러한 금강을 조망하기 좋은 산 중에 충남 금산군과 충북 영동군에 걸쳐 위치한 월영산의 기암과 절벽에서 금강을 굽어보는 풍경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달을 맞이한다'는 뜻의 월영산은 동국여지승람에 '금산 동쪽 20리에 있다'고 소개돼 있으며 지역주민들 사이에 산 중턱에 구름이 걸치면 큰비가 내리는 징조로 받아들이고 준비를 한다며 추앙하고 있는 산이다. 이러한 월영산 산행 들머리는 금산 IC에서 영동방향으로 10여분이면 충분한 거리에 위치한 길가 돌탑과 산행안내판을 기점으로 한다. 당일 인천에서 출발한 '행복한 산행 산악회'와 신갈 간이정류소에서 만나 2시간여 만에 도착, 돌탑을 기념삼아 촬영을 한 뒤 곧바로 산행을 시작했는데 시골 뒷산과 같은 정겨움이 묻어난다. 가파르게 올라서지만 그렇다고 빼곡한 숲길을 걷는 것도 아니고 잦은 바위길과 듬성듬성 보이는 노간주 나무를 보며 얼마 높지 않은 산임을 느낀다. "좌측의 강가로 솟은 암봉들을 보면 설악의 한 단면 같아 보이기도 하죠"라고 말을 걸어오는 김도희(52)씨만 아니었다면 한참을 뒤처져서 걸었을 지도모를 일이었다. 가벼운 발품만으로도 아름다운 정경을 접할 수 있는 월영산의 매력에 빠지다 보니 서둘러 가는 걸음이 야속하다. 30여분만에 도착한 월영산 꼭대기엔 대리석 정상석이 우리를 반겨주었고 주변의 조망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인지, 인위적인 벌목 흔적이 눈에 거슬린다.

# 도처에 숨은 비경을 간직한 능선길
월영산과 어깨를 견주고 있는 안자봉은 금강 방향으로 내려서는 가선리로 향하는 길과 성인봉으로 가는 능선의 갈림길이 있어서 지도를 참고하지 않거나 앞사람을 놓칠 경우 길을 헤맬 위험이 있다. 왜냐하면 가선리 방향의 길은 능선과 나란히 가는 길이지만 성인봉 방향의 길은 마치 소골계곡으로 내려서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안자봉을 지나 자사봉과 비들목재를 지나면서 악천후시 탈출로로 이용하면 좋을 듯한 좌우 계곡으로의 갈림길이 눈에 들어온다. 지나온 월영산이나 안자봉보다 100여m나 더 높은 성인봉으로 오르기전 갈기산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포인트가 나오는데 이곳 소나무의 생김새가 마치 누군가에 의해 가꿔진 것처럼 매끈하며 아름답기 그지없다. 성인봉에는 이렇다할 정상표지 없이 돌무덤이 하나 서있을 뿐이어서 갈기산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갈기산 방향은 능선에 비석하나 없는 무명의 묘지가 자리하고 있고 지금껏 지나온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미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중인데 연소기구를 이용해 밥을 짓고 음주와 흡연까지 서슴지 않는걸 보니 눈살이 찌푸려진다.



   

# 말갈기를 닮은 능선과 금강을 굽어보는 암봉의 갈기산
소골재를 지나면서 길이 더욱 좁아져 마주오는 이들을 기다렸다 올라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말갈기를 닮은 갈기산의 능선은 천천히 기다리는 여유와 조심스레 서로를 도와주며 오르내려야 하는 수고스러움까지 안겨준다. 전반적인 산행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지만 또한 가장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 곳이다. 능선 왼편으로는 소골을 안고 있는 안자봉, 자사봉, 성인봉을 마주보고 북쪽의 천태산과 능선 오른편의 절벽에 자리한 소나무의 단아함이 금강을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이다. 행복한 산행 산악회의 산행대장인 이영하(46·여)씨와 다시 만나게 된 곳도 갈기산 능선인데 앞서 가던 이가 되돌아오기에 그 연유를 물으니 선두 그룹이 소골계곡을 보고싶어 하기에 갈기산 정상을 다녀와 다시 소골로 하산한다는 것이다. 후미에서 여유를 부리며 사진을 찍던 필자와 강대근(47) 총무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떠나는 이들을 바라보니 대단한 준족들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갈기산 능선은 매우 좁은 능선이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나야 하며 마주오는 사람들이 있을때는 더욱 위험하므로 교행하지 말고 순서를 기다려 한사람씩 오가야 하는 곳이다. 우리는 중간그룹의 일행을 헬기장에서 만나 하산을 하던 중 "행복한 산행 산악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산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종종 함께 산행을 한다"는 최종철(56)씨의 말에 다시한번 지나온 길을 되새겨 본다.

※ 산행 안내

■ 등산로
·천내리~월영산~안자봉~자사봉~성인봉~갈기산~우곡교 주차장 (4시간30분)
·천내리~월영산~안자봉~우곡교 주차장 (2시간)
·우곡교 주차장~갈기산~호탄리 (2시간)
·우곡교 주차장~갈기산~소골재~소골계곡~우곡교 주차장 (2시간 30분)

■ 교통

경부고속도로~옥천IC~이원~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경부고속도로~금산IC(영동방향)~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충북 영동군 학산면 호탄리

※ 인천 행복한 산행
"안내전문산악회 2007년 첫발… 잉여이익금 사회단체 기부도"

   
2007년 가이드 산행을 시작한 산악회다. 일반적인 동호회 단체가 아닌 안내전문산악회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산으로 안내하는 단체로 인천지역에서 유명하다. 2008년에는 인천노인복지센터, 김포시가정봉사원파견센터, 세림병원무료병동센터, 송암재활작업장 및 독거노인지원 등에 500여만원을 지원하는 등 일부 동호인 산악회에 비해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게다가 자유롭고 싶어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산악회여서 참여하는 회원들이 순수동호회 이상으로 열성적이다. 이 산악회는 산행예약인원도 45명으로 한정해 잇속을 챙기기보다 수익금 대부분을 사회단체 봉사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올해에도 보다 많은 봉사단체에 기부하려한다는 산악회 대장의 말에 많은 회원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대장 이영하:010-2880-5816, 총무 강대근:011-441-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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