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공

[경인신공]박혜연의 함께 자라는 부모-아이 사춘기 양육 태도

지나친 간섭보다 '언제나 네 편' 믿음 줘야
부모세대보다 신체적발달 더빨라
뇌 성장과 균형 무너져 혼란 심화
갑작스런 변화 '수용적 자세' 중요


2017071401000980300047151
'중2병'. 중학교 2학년 나이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보여주는 심리·정서적 상태와 그로 인한 행동을 빗댄 표현으로 지난 1999년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져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이후 한국에서는 북한이 남침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중2가 무서워서'라는 우스개가 유행할 만큼 중2병이 사회적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그만큼 어른들은 현재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을 '이상하고 낯설다'고 여긴다. 부모들은 요즘 아이들의 사춘기 증상이 자신들이 겪은 사춘기와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에 당황해한다. 왜 아이들의 사춘기는 부모인 우리와 같지 않은 것일까?



지금 아이들의 성장속도는 부모 세대보다 최소 2~3년은 빠르다. 신체발달이 빨라졌다는 것은 부모와 아이들의 사춘기를 비교할 수 있는 결정적 조건이다. 부모세대는 뇌의 발달과 신체의 발달이 조화를 이루었으나, 우리 아이들은 신체발달이 뇌의 발달에 비해 앞선다는 것이다.

식습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빠른 신체발달과 성호르몬 분비는 아이들의 2차 성징을 앞당기며 생식기능을 완성해 성적 기능을 시작하는 시기 또한 부모세대보다는 훨씬 빠르다.

이때 아이들의 체내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등의 호르몬은 아이 신경계에도 작용해 우울과 불안, 무기력, 적대감, 우월감 등 감정을 유발시킨다. 부모나 어른에 대한 간섭과 구속을 싫어하고 자아의식이 높아지며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이유다.

특히 아직 미완성중인 청소년의 뇌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대대적인 전두엽의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이 시기는 뇌세포 연결망이 과잉 생산되고 뉴런과 시냅스의 빠른 연결이 일어나는 등 성인이 되기 위해 뇌가 확장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도 머릿속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우며 다면적 사고를 어려워한다.

공사 중인 뇌는 이전보다 더 많은 수면이 필요해 청소년기 밤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수면 특징을 갖게 된다.

또한 이 시기 아이들은 또래친구와의 관계와 소속감에 대한 욕구가 커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들만의 문화를 행한다. 어른들 눈에는 사춘기 아이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것이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또래관계가 매우 중요한 삶의 부분이며 그 속에서 소속감과 유대감을 갖고 사회성을 배운다.

이처럼 사고체계가 형성되는 속도에 비해 신체발달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는 부모세대보다 더 힘들다.

부모가 자신의 사춘기 경험을 기준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판단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이유이다. 사춘기 아이들의 행동이 부모입장에서는 종잡을 수 없고 부족해보이지만 이 모든 것은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 시기 부모의 양육태도는 사춘기에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성향을 긍정적으로 바꿔내며 조화로운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는 이 시기를 '피하고 싶은 시기' '힘든 시기'라는 인식보다는 건강한 어른이 되기 위한 발달단계이며 성장을 위한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으로 좀 더 수용적인 양육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나타날 감정의 변화, 특성 등을 인정하고 하나씩 나누면서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지나친 간섭과 방해를 조심해야 한다. 이런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는 자신을 존중할 줄 알고 상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사춘기를 맞아 혼란스러운 아이에게 부모가 언제나 네 편이 되어줄 것이며, 도움이 필요할 때 기꺼이 손 내밀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한다. 이것이 사춘기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는 일보다 더 소중하고 필요한 일이다.

아이의 사춘기를 맞이하는 부모는 이 시기가 자신의 양육태도를 재점검하고 시험하는 때임을 기억해야한다.

/인천시교육청 학부모교육지원전문가

※위 함께 자라는 부모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