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울산 매곡산단 내 자동차 협력업체인 한국몰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자유한국당 행사에 참석한 자당 소속 이언주 의원에게 '경고' 등 징계조치를 예고하는 등 내홍이 불거졌다.
앞서 이언주 의원은 지난 9일 '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청년바람 포럼'에 참석해 탈당설과 한국당 입당설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당시 이 의원은 포럼에서 "우파의 '새판짜기'가 필요하고 그걸 위해 청년들이 당을 뛰어넘어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한국당과 함께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해 화제가 됐다.
이날 울산 매곡산업단지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손학규 대표는 "다른 당 행사에 참여하면서 당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며 "지역위원장에 응모한 당원으로서 당 소속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손 대표는 "당적과 관련해 바른미래당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에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기자들로부터 당 차원의 징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 의원의 발언을 좀 더 검토하고, 해당(害黨) 행위로 볼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당 입지를 제대로 세우지 못해 정치권 안팎에서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이 같은 행동을 하게 되자 집안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PS 등에 대한 9개 기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이언주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창당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애초의 정신으로 돌아가 한국당을 자극·변화시켜 종국적으로 보수 단일대오를 이끄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 제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그런 관점에서 보수 혁신과 통합을 바라는 청년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폭주에 맞서서 야권이 단일대오를 이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의원은 "손 대표는 항상 바른미래당이나 자신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너무 폐쇄적이고 기득권에 연연하는 자세로 볼 수밖에 없다"며 "어떤 변화를 위해 꼭 내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은 여의도 정치의 셈법일 뿐"이라고 비평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한국의 우파세력은 자유민주주의 우파로 거듭나 문재인정부, 전체주의 운동권 세력의 폭주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단일대오를 이루어야 하지만 그게 꼭 한국당 입당만은 아니다"라고 게재한 바 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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