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설 골재, 언제까지 인천 앞바다에 의존할 건가

인천 굴업·덕적도 인근 해역 해사 채취를 둘러싸고 관련 업계와 환경·시민단체 간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최근 해당 지역에서 해사를 채취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된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가 해양생태계 교란과 환경훼손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해사 업계는 수도권 주택 건설 등을 위한 원활한 골재 수급을 위해선 해사 채취가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해사 채취가 진행 중인 인천 선갑도 해역은 내년 10월이면 허가기간이 만료된다.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는 새로운 모래 채취 구역인 굴업·덕적도 해역에 대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골재채취예정지 지정을 위한 일반해역이용협의서' 초안은 조만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골재협회는 옹진군 굴업·덕적도 해역 19.18㎢에서 5년 동안 3만4천㎥의 해사를 채취할 계획이다. 해사는 수도권 지역 건설 현장에 공급된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해양생태계 파괴와 어족자원 고갈 등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굴업·덕적도 해역에선 이미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해사가 채취된 바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예정지에서 가까운 대이작도 주변의 '풀등'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 앞바다에서 30년 가까이 엄청난 양의 해사를 퍼내면서 해수욕장 모래가 사라지는 등 환경파괴가 극심했다며 더 이상 생태계가 망가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굴업도 주변의 해양생태계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수산자원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굴업도 일대는 산호 층을 비롯한 해저생물상이 다양해 이 수역을 천연기념물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지역이다. 20여 년 전 인하대 조사에서 굴업도 주변의 해양생물상과 수산자원생태가 우수해 해사 채취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해사 채취가 중단되기도 했다.

해사 채취는 모자라는 골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고육책이나, 환경 훼손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이미 경부고속도로를 뒤덮을 정도로 많은 해사가 반출됐다. 환경단체 의견을 무시하고 굴업·덕적도 해역의 해사 채취를 허용한다면 감당치 못할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전국 건설현장 골재를 언제까지 인천 앞바다에 의존할 수 있겠는가. 정부와 관련 업계는 환경·시민단체를 설득할 보완책과 장기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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