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 채취 중인 선갑도 해역 수심 6m 침식 '생태계 파괴'

입력 2022-06-19 19:43 수정 2022-06-20 11:16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6-20 6면

인천 옹진군 선갑도
사진은 선갑도 전경. /경인일보 DB
 

해사(海沙) 채취가 진행 중인 인천 옹진군 선갑도 주변 해역 수심이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인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국립해양조사원으로부터 받은 2017~2021년 선갑도 해역 수심 측량 자료를 인하대 이관홍 해양학과 교수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해사 채취가 이뤄진 선갑도 인근 9.5㎢ 해역의 2021년 평균 수심은 전년보다 0.3m 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해역에선 2019년 10월부터 해사 채취가 이뤄졌다. 2017~2020년 4년 동안 해당 해역에서 평균 0.1m 침식될 정도로 수심 변화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수심이 많이 깊어진 것이라고 연구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많은 양의 해사가 채취된 해역의 수심 변화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선갑도에서 5~6㎞ 정도 떨어진 구역의 수심은 2021년 9m로 측정됐다. 이를 2020년 조사 당시 수심(3m)과 비교하면 약 6m 침식된 것이다.  

 

'옹진군 선갑해역 바닷골재채취사업 해양환경영향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이 일대에선 273만2천545㎥의 해사가 채취됐다. 수심이 깊어진 해역의 면적은 축구장 면적의 40배에 달하는 28㏊ 정도로, 주변 해역보다 약 6~7m가량 침식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평균 전년보다 0.3m 깊어져
특히 많이 캐낸 곳은 변화 폭 더 커
풀등 훼손… 어류 등 영향 연구 필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단기간에 수심이 많이 깊어질 경우 어획량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한다.



인하대 해양학과 홍재상 교수는 "수심이 6m가량 깊어지면 어류들의 먹이가 되는 저서생물의 서식 환경이 크게 바뀐다"며 "환경 변화로 저서생물의 수가 줄어들면 어획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서생물의 서식환경이나 개체 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수심 변화로 해사 채취 해역 인근에 있는 대이작도 풀등의 침식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이작도 풀등은 밀물 때 물에 잠겨 사라졌다가 썰물 때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래섬이다. 환경단체에선 해사 채취로 풀등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관홍 교수는 "특정 해역의 수심이 갑작스럽게 깊어지면 이를 메우기 위해 주변 해역에 있는 모래들이 쓸려 내려오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해사 채취 해역과 풀등의 거리가 멀지 않은 만큼, 해사 채취가 풀등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선갑도 해역 해사 채취는 오는 9월 종료된다. 이에 따라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는 새로운 해사 채취 구역인 굴업·덕적도 해역에 대해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는 옹진군 굴업·덕적도 해역 19.18㎢에서 5년 동안 3만4천㎥의 해사를 채취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관계 기관에 제출한 상태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해사 채취 해역에서의 급격한 침식이 확인된 만큼, 이들 해역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먼저 이뤄진 이후 신규 (해사 채취) 허가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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