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9일 오전 화성시 진안동 농경지가 침수돼 있다. 2022.8.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고물가에 역대급 폭우까지 더해져 한달(9월10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명절을 준비해야 하는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유통가에선 수백만원에 이르는 초고가 선물세트들이 속속 등장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하룻동안의 폭우로 침수된 농지는 5㏊ 정도이지만 비가 1주일간 예보돼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농지가 침수되지 않았더라도 이번 비에 농작물 관련 무름병이나 병충해 유발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채소, 과일 가격 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추가 비 예보… 병충해 등 우려
지난달 농축수산물 7.3% 올라
명절 앞둬 서민 지갑 얇아질듯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도의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2%가 올랐는데, 농·축·수산물은 7.3%가 상승했다. 배추 가격은 76.4%가 오르고 상추는 74.9%가 뛰는 등 일부 채소 가격이 특히 치솟았다.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일부 채소들에 대해서만 가격 추이를 따져보니 전년 동월 대비 평균 28.5%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호우에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명절을 준비해야 하는 서민들의 지갑 사정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백화점 200만원 이상 선물세트
"소비심리 분출… 고가 잘 팔려"
이런 와중에 유통가에는 200만원 이상의 선물세트가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추석을 앞두고 안창살·토시살·제비추리 등 한우 특수 부위로 구성한 '레스티지 넘버9 특선 기프트'(150만원), 등심·안심·갈빗살 등이 포함된 '한우 명품 일미 기프트'(130만원) 등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도 최고등급 한우를 사용한 '현대 명품 한우 넘버나인'(250만원) 등을 출시했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한우 더 넘버9'(250만원), '명품 한우 스페셜'(200만원) 등을 판매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분출되고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규제에 대한 압박이 갈수록 덜해지는 점 등이 이런 프리미엄 선물세트 출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청탁금지법 명절선물 가액은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분출돼서인지, 저가보다는 품질 좋은 고가 선물 세트가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 최근엔 법을 의식해 선물 단가를 고려하는 소비자는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기정·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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