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눈물 나는 인공눈물 가격 인상

입력 2023-11-06 19:53 수정 2024-02-07 11:10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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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체액의 일종이면서 정서적인 것이다. 생리적인 자극 없이 감정적인 이유로 눈물을 흘리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인간의 눈물은 눈을 보호하려는 생리적인 것, 외적 자극에 따른 반사적인 것, 그리고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것 등으로 분류된다.

눈물을 소재로 한 예술과 문헌은 부지기수이나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1964년 작 '행복한 눈물'이다. 그의 '행복한 눈물'은 앤디 워홀의 '마돈나' 등과 함께 만화 같은 대중문화를 예술적 차원으로 전유한 팝 아트의 대표작이다. 대중예술을 고급예술로 만들고, 부정적 이미지로 고착화한 눈물의 의미를 절정의 행복으로 전복시킨 명작이다.

'행복한 눈물'이 눈물을 예술로 승화한 작품이라면 '삼국유사' 효선(孝善)의 아홉 번째 이야기인 진정 법사 일화는 눈물을 효성과 종교의 차원에서 다룬 이야기다. 홀로 된 어머니에 대한 효의 실천이냐, 구도의 세계로 뛰어들어 진리를 탐구할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서 구도의 길을 택한 진정 법사에게 어머니의 부음이 들려온다. 7일간의 깊은 선정에서 깨어난 직후 진정 법사가 흘린 눈물은 견성을 이룬 수행자의 법열(法悅)의 눈물이자 불효에 대한 자책의 눈물일 진대, 이 복잡한 의미의 눈물을 흘림으로써 그가 효와 진리 사이의 갈등에서 벗어났음을 '삼국유사'는 말하고 있다.



반면 눈물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캐묻는 철학적 눈물도 있다. 영·정조기 문신으로 '효전산고'와 '대동패림' 등의 저술을 남긴 심노숭(1762~1837)의 '굴원'이란 수필이 그것이다. 김영진 박사는 심노숭의 글을 가려 뽑아 '눈물이란 무엇인가'(2001) 이름으로 국역본을 냈다. 심노숭은 눈물은 기(氣)의 감응으로 눈에서 나오는 것이니 이는 결국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했다.

내년부터 인공눈물 가격이 10배나 오른다.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와 고령화에 따라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연평균 인공눈물을 처방받는 사람만 243만명에 이른다. 인공눈물은 일상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필수의약품이자, 눈물로 장애를 겪는 이들에겐 눈물 복지의 상징이다. 보험 혜택 배제는 재고돼야 마땅하다. 고물가 시대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이들이 눈물 없는 눈물을 흘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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