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

[자치단상] 오롯이 시민을 위한 의료원으로

입력 2024-01-01 19:4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1-02 23면
성남시의료원 의사 부족 양질 서비스 불가
안과·신경외과·순환기내과 등 결원율 30%
1년 5개월 의견 수렴 '대학병원 위탁' 결론
올해 협약 체결해 믿음주는 기관 거듭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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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진 성남시장
공공의료원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을 꼽는다면 공공성을 유지하고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민선 8기 성남시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했다. 진료할 의사가 부족하니 양질의 진료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개원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안과 의사는 한 명도 없었다.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고, 몇억원의 연봉을 제시해도 오지 않는다고 했다. 신경외과 의사도 순환기내과 의사도 결원 상태였다. 의료원 의사 정원이 99명인데 결원율이 30%에 달했다. 응급상황, 중증 외상, 심근경색 등 생명과 직결되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가 없었다.

성남시의료원은 2020년 7월 고사양의 장비와 509병상의 최신 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개원했다. 시범운영 중이던 2020년 2월 감염병관리기관으로 지정되었고 2년 이상 거점전담병원으로 코로나19 환자치료에 전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해제되고 일상 관리체제로 돌아오면서 하루평균 입원 환자 110여 명에 병상 활용률은 20% 안팎에 그치고 있었다.

의료기관의 생명은 신뢰이다. 그런데 시민은 물론이고 직원들에게 조차 외면받고 있었다. 타당성 조사 용역의 일환으로 실시된 의료원 직원 설문조사에서조차 가족·친지·지인에게 의료원에서 진료받도록 '적극 권장'하겠다는 응답이 8%에 불과했다.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시민에게 외면받는 의료원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취약계층 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원 운영 방식 개선은 민선 8기 공약이다. 성남시장으로 취임 이후, 의료원에 대한 최적의 운영 방식을 찾기 위해 먼저 '의료원 직원 간담회'부터 시작했다.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정책토론회'를 열고, 의료원에 대한 '시민 인식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전문업체에 '의료원 운영 방식 개선 방안 등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했다.

그렇게 1년5개월여 동안 내부 직원과 전문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 직영체제로 의료원을 운영하는 것은 더 이상 안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는 대학병원 위탁운영 방식이 현재 상황을 타개하고 변혁의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라고 제안했다.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의료원의 당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대학병원 위탁운영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침내 지난해 11월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은 2005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당시 공약사항이었다. 그 후 지금까지 초지일관 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해야 경쟁력을 갖추고 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유수의 대학병원 교수와 우수한 의료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암이나 심뇌혈관 등 중증질환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면 대학병원보다 저렴한 의료비 유지에 따른 '착한 적자'를 시가 적극 부담하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사실 2012년 관련 조례가 처음 제정되었을 당시에는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운영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3년 뒤인 2015년 '의료원 운영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학병원 등에 위탁할 수 있다'로 개정되면서 시민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지금의 직영 체제가 됐다.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시민의 생명 보호와 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오롯이 시민의, 시민을 위한 의료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의료원이 대학병원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면 우수한 의료진 안정적 확보와 원스톱 의료시스템 구축을 통해 '성남시의료원' 이름만으로 시민에게 믿음을 주는 공공병원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신상진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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