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리에 눈을 뜬 학생·시민… 이제 전세계가 빠져든다

입력 2024-03-27 21:12 수정 2024-03-27 21:1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3-28 10면

[에듀 인천] '인천형 국악 프로젝트' 영역 확장… 시교육청 국악합창단, 활동 활발


국악을 現시대에 맞게 계승·발전 목표
창작 합창곡은 지역 학교에 자료 배부
'심청가' 배경지 백령도서 예술교육도

맞춤형 강좌로 꾸준히 단원 역량 강화
노력의 결실들, 매년 정기연주 무대로
국제교류 통한 국악 세계화 기여 구상


10_1.jpg
/클립아트코리아

인천 백령도는 '심청가'의 배경이 된 곳이다. 심청이가 아버지를 위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 심청이가 연꽃을 타고 바다 위로 올라와 처음 닿은 곳이라는 연봉바위, 심청이 전설을 기리는 심청각 등이 모두 백령도에 있다. 심청각에는 심청전에 관련된 판소리와 음반 등이 전시될 만큼 백령도와 국악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러면서 인천은 '합창'의 도시이기도 하다. 개항기 인천에 근대 문물이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유입되는 과정에서 학교와 교회도 많이 설립됐다. 이때 교내 합창단과 교회 성가대 문화도 인천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인천 합창은 1950년대 전국에서 최초로 헨델의 '메시아' 전곡을 공연할 만큼 독보적인 명성을 자랑했다고 한다.

이 둘을 접목해 인천시교육청은 '인천형 국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22년부터 '인천시교육청 국악합창단'을 운영 중이다. 당시 교육부가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안)'에 '국악'이라는 표현을 축소·삭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컸는데, 이 과정에서 인천시교육청이 학교 예술 분야에서 국악 교육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고민한 결과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2회 정기연주회
지난해 11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회 국악합창단 정기연주회'에서 단원들이 국악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국악합창단도 이 시기에 함께 창단됐다. 인천시교육청은 합창을 통해 학교 교육 안에서 국악 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 국악을 지금 시대에 맞게 현대화·일반화해 학생과 시민들이 모두 즐기는 음악 장르로 계승·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러한 취지에 맞게 지금도 국악합창단(50명)에는 인천지역 초·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함께 소속돼 국악을 배우고 노래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지역 예술을 기반으로 '국악 합창'이라는 장르를 새로 시도한 만큼 이 개념은 창단 당시 인천시민이나 학생들에게 생소했다. 기존 곡 중에도 함께 부를만한 국악 노래가 많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은 국악 합창곡을 창작하고, 단원들이 국악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렇게 탄생한 국악 합창곡은 인천시교육청이 음원과 악보를 정리해 인천지역 모든 학교에 음악 자료로 배부하고 있다.

백령 특화 예술교육 발표회
지난해 7월 백령도에서 진행된 '백령 특화 예술교육 발표회'에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특히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심청가의 배경지인 백령도를 찾아가 '백령 특화 예술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국악 합창 운영중심교로 백령초등학교를 지정해 국악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백령 판소리 공연 찬조 등 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활동이다.

백령초는 인천시교육청이 개발한 국악 합창 자료를 정규 교육과정에 활용하고, 인천시교육청은 교육 후 희망자를 받아 국악합창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올해는 북포초등학교를 운영중심교로 선정해 이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인천시교육청은 국악합창단 단원들이 국악을 본격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소리(발성) 교육과 합창 교육, 악기 교육 등을 지원하며 단원들이 국악을 표현하는 기술을 높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를 통한 강좌를 매년 운영 중이다. 단원들은 연령별, 수준별, 음악 장르별로 맞춤형 강좌를 선택해 들을 수 있고, 희망한다면 개인별 심화과정 또는 예술계열 진로상담 지도까지 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실은 '정기연주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국악합창단은 지난 2022년 12월 제1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제2회 정기연주회까지 열었다.

지난해와 올해 국악 합창 운영 협력교로 선정된 학교는 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로, 정기연주회를 위한 연습 장소를 제공하며 내실 있는 합창단 운영을 돕고 있다. 올해 정기연주회는 11월로 예정됐는데,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연을 병행해 더 많은 시민들이 국악을 접하도록 할 계획이다.

제1회 정기연주회
2022년 12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회 국악합창단 정기연주회'에서 단원들이 판소리 '심청가'를 모티브로 선보인 퓨전 국악 공연.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은 더 나아가 국악합창단을 매개체로 한 국제교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4월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국악합창단 해외교류캠프인 '다함께 옹헤야'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제 학교와 협력해 각국 학생들이 국악 합창을 체험하도록 하고, 인천형 국악 프로젝트를 확산해 국악의 세계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지속적으로 교육과정을 공유해 현지 학교와 국악합창단과의 연합 발표회, 전문국악인이 함께하는 케이팝 무대 등을 구상 중이다.

인천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국악합창단 운영을 바탕으로 국악 교육을 희망하는 학생과 시민들에게 관련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 전통음악의 아름다움과 우수성도 알리고자 한다"며 "이 프로젝트가 세대를 어우르며 새로운 예술교육 문화를 만들어가는 바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2024032801000305600031773



경인일보 포토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김희연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