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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을 '인물보다 당' 변수로… 이재명 "회초리 들자" vs 원희룡 "바꿔야 변화"

입력 2024-04-08 19:34 수정 2024-04-08 19:35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09 5면

[4·10 격전지를 가다]


임기중 '큰 무대'·결과로 정치적 해석 주목
이, 주인 거역한 일꾼 투표로 책임 물어야
원 '25년간 방치' 지역 발전 주민 열망 커
"계양이 대한민국" vs "정직한 정치 심자"

4·10 총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인 6~7일 계양구을 선거구에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의 유세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각 후보가 유권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장 시민의 반응이 어떠한지 살폈다. 두 후보는 어디를 가든 '정권 심판'(이재명), '지역 변화'(원희룡)를 끊임없이 얘기했다.

주민들은 두 후보 중 누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더라도 임기 중 '큰 무대'로 불려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또 계양구을 투표 결과가 수많은 '정치적 해석'을 가져올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인물이 아닌 당을 보고 찍겠다"는 유권자가 많은 점이 이번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변수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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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인천 계양구을) 후보가 7일 오전 인천 계양산 전통시장 거리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2024.4.7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 국민이 '주인' 강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재명 후보는 4·10 총선을 사흘 앞둔 주말 선거 유세 내내 국민과 정부의 관계를 '주인과 일꾼'으로 규정하면서 "주인을 거역한 일꾼에게 투표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7일 오전 9시 계양구 계산역 6번 출구에서 계양산 전통시장에 도착할 때까지 주민, 상인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후보 선거유세현장에는 삼각대, 셀카봉을 든 정치 유튜버와 지지자들이 모여 전통시장 길목을 꽉 채웠다.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의미하는 대파 모형을 꺼내 들고 연신 "정권심판"을 외쳤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옷을 입고 '두장 다 맨 위 칸'이라고 적힌 팻말을 등에 매단 젊은 여성들도 있었다.

이재명 후보를 만난 전통시장 칼국수집 상인은 "많이 응원하고 있다. 잘 될 것이다"라며 두 손을 꽉 쥐고 응원한 반면, 시장 좌판에서 채소를 팔던 한 상인은 "감투 줬더니 먹고 사는 데 도대체 무슨 도움을 줬느냐"고 삿대질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유세 차량으로 이동해 계양경기장과 서부간선수로 일대를 찾은 봄꽃 나들이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재명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면서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달라"며 "주인을 거역한 권력은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정권심판이 필요한 이유로는 "경제, 민생, 안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주인을 거역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주인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며 "회초리 들어서 안되면 권력을 뺏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부간선수로에서 이재명 후보의 선거유세를 지켜보던 주민들의 마음은 저마다 달랐다. 계산동에서 20여년간 살았다는 60대 남성은 "(2년 전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명분 없이 계양에 왔지만, 오랫동안 지지한 정당의 후보라 거기에 투표했었다"며 "힘 있는 사람이 와서 좋아했더니 자기 정치만 하고 계양은 나아진 게 없는데 그게 맞느냐"고 되물었다.

작전서운동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은 "아직 어디에 표를 줄지 못 정했다"며 "정부가 이대로 가면 안되는 건 확실하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계양구청과 계양경찰서 일대에서도 주민들과 만나 "정권심판은 여러분만이 할 수 있다"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계양이 대한민국입니다'를 총선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역 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계양에서 승리해 대한민국 전체 변화를 이끌겠다는 게 이재명 후보 구상이다. 주요 공약으로는 3기 신도시 계양테크노밸리 첨단산단 조성부터 대장홍대선 연장 등 광역철도망 확충, 역세권 고밀개발 등을 약속했다.

원희룡
선거운동 마지막 주말인 지난 6일 서부천 벚꽃길에서 만난 시민과 '인증샷'을 찍고 있는 국민의힘 원희룡(맨 오른쪽) 계양구을 후보와 이천수 전 축구선수. 2024.4.6 /김성호기자 ksh@kyeongin.com

■ '변화'와 '정직' 강조한 국민의힘 원희룡

총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인 지난 6일 토요일 서부간선수로 '서부천 벚꽃길'에서 만난 원희룡 후보는 벚꽃을 즐기러 온 시민들을 향해 "계양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4년 동안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원 후보는 "그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만난 수많은 계양구 주민들이 말씀하신다. 20년 30년 살았는데 발전이 없다고 하신다. 이 분들이 그냥 말씀하시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이번에는 꼭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후보는 이날 유세 내내 '변화'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유가 있다. 계양구는 정치적으로 변화가 가장 적었다.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8차례 선거를 치르는 동안 단 1차례를 빼고는 모두 '민주당'이 이긴 '험지'다.

하지만 원희룡은 '험지'라는 표현에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이 계신 곳에 '험지'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 '도전지'라고 말하고 싶다"며 "꼭 승리해서 '정직한 정치'를 이곳에 심겠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격전지'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곳이 격전지가 된 근본적인 이유는 25년 동안 이곳이 방치됐기 때문"이라며 "지역 발전을 기대하는 주민 열망이 폭발 직전이다. 원희룡이 그리는 현실적인 공약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기대와 지지를 이끌어내며 격전지가 된 것"이라고 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토요일을 대부분 이곳 벚꽃길에 할애했다. 15분 가량 연설을 하고 '인증샷'을 원하는 지지자와 30분 정도 '포토 타임'을 갖는 모습이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반복됐다.

원 후보는 "사진 찍고 브이(V)자 그리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는데, 목도 아프고 발도 아프지만 또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면 에너지를 얻고 금방 회복된다"고 했다.

원 후보와 사진을 찍은 시민에게 원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물었다. 60대로 보이는 시민은 "국토부장관, 3차례의 국회의원, 제주지사 경험이 이미 지역에서 일할 자격이 있는 후보로 검증됐다는 것"이라며 "계양 주민은 모처럼 '인물'을 보고 투표할 충분한 명분이 생겼다"고 했다.

사진을 찍지 않는 50대 여성에게도 원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이재명 후보도 마찬가지겠지만, 원희룡 후보 또한 이곳을 정치적으로 거쳐 갈, 잠시 머물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역을 길게 책임질 인물보다는 당을 보고 뽑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원 후보가 유세 내내 강조한 것이 또 있는데, '정직한 정치'였다.

원 후보는 "허무맹랑한 '뻥공약'만 늘어놓던 정치인 때문에 '정직한 정치', '믿을 수 있는 정치'를 심을 기회가 저에게 생겼다"며 "계양 주민께서 '정치의 쓸모'를 느끼실 수 있도록 계양 발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호·박현주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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