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

[보통 사람들]예정숙 수원 상광교 부녀회장

60년이 지나도 차고 넘치는 나눔주머니

10대때 동네 아이들 돌보며 첫발

밑반찬·자선 바자회등 봉사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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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는 그 순간만큼은 짜릿합니다."

고희를 넘은 나이에도 17살 기억의 편린을 떠올리며 소녀같은 미소를 띠던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상광교 부녀회장 예정숙(76·여)씨의 말이다.

예 회장에게 봉사는 인생 그 자체나 다름없었다.



예 회장은 꽃다운 나이인 10대부터 화성 향남읍 발안리에 있는 한 교회 학교 선생(반사)으로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여느 마을처럼 농사일에 바빴던 마을에서 그는 부모 역할을 자처해 왔다. 아이들을 삼삼오오 모아 공부를 가르치고, 산이며 계곡이며 자연을 벗삼으며 아이들의 친구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야트막한 담장 너머로 걸어가는 네살배기 아이를 향해 소가 돌진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예 회장은 놀란 나머지 버선발로 달려 나와 아이를 품에 앉고 논밭을 뒹굴었다.

하마터면 아이도, 예 회장도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엔 온통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 뿐이었다.

그맘때부터 교회 봉사단체인 '농촌 4H'를 시작으로 상광교 부녀회장에 대한주부클럽연합회 회장까지 그의 봉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수원으로 시집 와 가사에 양계, 양돈 등 바쁜 생활 속에서도 그는 틈틈이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승용차나 버스가 귀했던 시절 장터까지 수십개에 달하는 계란을 직접 날라야 하는 노동의 고됨도 그의 열정을 식게 할 순 없었다.

형편이 부족할 땐 부족한 대로, 넉넉하면 넉넉한 만큼 봉사에 대한 그의 손은 무한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독거노인 5세대에 전달해 온 밑반찬의 온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동안 진행된 마을 꾸미기 사업의 일환인 '상광교 아름다운 광교산 가을장날'에서도 예 회장을 비롯한 부녀회원들은 수익금인 사랑의 모금함을 동사무소에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르신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에 만족하고 있다"며 "거창한 의미에서 봉사라기 보단 무조건적으로 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것 뿐이다"고 미소지었다.

/조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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