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꿈나무 조련사' 유은욱 조양중 교사

"아이 눈높이 맞추면 진심 통해요"

8년째 문제아 볼링지도 메달 수두룩

자신감·꿈 발견 마음잡을때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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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링 꿈나무 조련사' 조양중학교 유은욱(학생부장)교사와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꿈을 잃은 아이들에게 볼링으로 꿈을 되찾아 주고 싶습니다."

양주시 광적면 조양중학교에서 13년째 체육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유은욱(44)교사. 유교사는 8년전부터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에서 볼링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쑥스러운 듯 한사코 손사래를 치지만 의정부·양주지역 체육인들은 그를 가리켜 '볼링 꿈나무 조련사'라고 부른다.

그를 거쳐간 제자 중에는 전국소년체육대회 메달리스트들이 수두룩하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동안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메달리스트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유교사가 아이들에게 볼링을 가르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유교사는 "학교 부임후 말썽을 일으키는 소위 '문제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아이들에게 볼링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학교에서 문제아 취급을 당하던 아이들이 유교사의 손에 이끌려 볼링을 배우다 뒤늦게 자신의 소질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처럼 길거리를 방황하던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온 것은 유교사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부모를 만나 설득하고 이들이 어울려 다니는 곳을 찾아 전국을 헤매기도 했다. 서로 속내를 털어놓다 부둥켜 안고 울기도 여러번이다.

결국 아이들은 볼링을 시작하면서 자신도 '잘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꿈을 갖게 됐다.

문제아에서 당당히 볼링 선수로 변신한 아이들은 이후 고교,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스승인 유교사를 찾아 감사를 표시하고 때로 조언을 구하고 있다. 이들은 유교사를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라고 기억했다. 유교사의 이같은 노력이 알려지면서 그는 지난 2011년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늘도 그는 도움을 청하는 한 학생의 전화를 받고 황급히 달려나갔다. 그의 전화는 아이들에게 24시간 열려 있었다.

유교사는 "방황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되도록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려 한다"며 "탈선으로 학교를 그만둘 뻔 했던 한 제자가 지금도 가끔 찾아와 '선수는 되지 못했지만 볼링으로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할 때마다 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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