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 안양서 미용 봉사하는 권나현씨

20년째 사랑을 다듬는 가위손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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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을 한결같이 관내 요양원 및 장애인시설, 홀몸노인 등을 대상으로 미용봉사를 하고 있는 권나현씨.
50대후반 나이 아랑곳 주2회 재능기부
2013년 미용사회 지부장되며 활동넓혀
‘암바봉사단’ 창단 소외층 머리 새단장


“한 명이 힘을 보태면 기쁨은 두 배가 되고, 두 명이 힘을 보태면 기쁨은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두 달에 한번 안양4동에 ‘가위를 든 천사’가 출몰(?)한다는 소문을 듣고 수소문 끝에 어렵사리 만난 권나현(59·여)씨.

최초 연락에서 그는 “봉사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일”이라며 취재를 완곡히 거부했다. 그러다 이정호 안양4동장까지 나서 끈질긴 설득 끝에 연락 3일 만에 만남이 성사됐다.



당초 그를 만나기로 한 이유는 봉사에 대한 취재가 목적 이었지만 그와 대화를 나눠보고 이내 그가 살아온 인생이 궁금했다.

첫 인상이나 목소리는 분명 40대 후반의 중년 여성이었는데 알고 보니 50대 후반에 그것도 손주를 3명이나 둔 노년을 바라보는 여성이었고, 남자도 하기 힘들다는 봉사를 일주일에 두 번씩 하고 있었다.

전라북도 순창 출신인 그는 지난 1981년 중매를 통해 남편과 결혼한 뒤 안양으로 이사왔다. 그러다 슬하에 아들 2명을 두고 안양을 제2의 고향이라 여기며 소방공무원이던 남편의 뒷바라지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남편의 한 달 월급은 네 식구가 먹고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권 씨는 첫째 자녀가 3살이 채 되기 전에 미용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결혼 10년 차 석수동에 조그맣게나마 개인 미용실을 차렸다. 그러면서 대한미용사회 만안구지부 소속 회원으로 등록돼 봉사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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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부터는 안양 만안지역에서 미용실 원장들과 뜻을 모아 암바봉사단을 창단, 조직적인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봉사할 기회는 점차 사라졌다. 단체 특성상 회원 모두 개인사업을 하다 보니 봉사를 위해 모이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그는 개인적으로 관내 요양원 및 장애인시설, 홀몸노인 등을 대상으로 미용봉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20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러다 지난 2013년 4월 대한미용사회 만안구지부의 지부장에 취임하면서 그는 개인적으로 하던 미용봉사를 체계화해 여럿이 함께하는 봉사단체로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결심을 굳힌 그는 지부장 취임 이후 3개월 만에 만안지역 미용실 원장으로 구성된 ‘암바(AMBA)봉사단’을 창단했다. 암바봉사단에는 32명 회원들이 소속돼 있다.

암바봉사단은 매주 월·화요일 오전 8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총 5개 팀으로 나눠 만안지역 요양원 및 장애인시설, 어린이보호시설 등에 미용봉사를 다닌다. 만안구 각 동 주민센터에는 격월로 1~2회씩 방문해 지역 홀몸노인 및 어려운 소외계층에게 무료 미용봉사를 하고 있다.

“힘이 부칠 때까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베푸는 삶을 살겠다”는 그는 “봉사를 위해서는 희생정신이 수반돼야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첫 단추를 끼우면 그 이후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게 되는 것 같다”며 봉사의 참뜻을 전했다.

안양/이석철·김종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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