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

[보통 사람들]쉼없는 ‘재능기부’ 이웅기 의왕초교 교감

배움길 여는 교육 나눔

더불어 사는 사회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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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의제활동 참여 환경교육 학생들에 자연 소중함 일깨워
배움뜰 문해학교 ‘깊은 애정’ 퇴직후엔 학력 인정학교 만드는게 꿈


“사회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내가 가진 재주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을 뿐입니다.”

배움뜰 문해학교 교장, 의왕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왕의제 21) 자연환경분과위원장, 숲 해설가, 웃음치료사, 서예가 등 의왕초등학교 이웅기(59·사진) 교감의 또 다른 직함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20여 년을 넘게 의왕시에 거주해 온 그가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하게 된 것은 2011년 의왕초교로 발령이 나면서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고 사회로부터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였다.

이 교감은 “나도 사회에 뭔가를 내놔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르치는 재주를 나누기 위해 의제활동에 참여해 환경교육을 하게 됐다”며 “지구는 우리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온 것이라는 것을 어른부터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 숲속학교, 재활용 배움교실, 환경동아리 지도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오전동 주민자치센터를 찾는 그는 잠시나마 교장으로 승진(?)한다. 3년 전 문을 열었던 배움뜰 문해학교는 벌써 3회 졸업생을 배출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럴듯한 입학식부터 학사모까지 입고 참여하는 졸업식 그리고 기수별 동창회까지 결성돼 어르신들에게 어린 시절 가난으로 배우지 못했던 한을 풀어주고 뒤늦게나마 학창시절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글을 깨우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생활을 체험시켜 드리고 싶어 학사모까지 수소문해 입혀 드렸다”며 “처음엔 부끄러워 본인조차 졸업식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지난해 졸업식엔 가족들이 함께 꽃다발을 선물하면서 축하할 정도로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이 교감이 이처럼 배움뜰 문해학교에 애정을 쏟는 이유 중 하나는 30년 넘게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교사였지만 정작 자신의 어머니는 글을 알지 못하는 불편함을 안고 평생을 사셨던 미안함이 마음 한편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 어머니께 못 해드렸던 것을 대신해 다른 어머니들을 가르쳐 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이 교감은 여전히 배움뜰이 부족함이 많다고 했다.

그는 또 “간판에 적힌 글을 읽고 손주들에게 손수 편지도 쓸 수 있게 되더라도 여전히 학력은 무학(無學)”이라며 “정년퇴직 이후엔 배움뜰이 학력을 인정받아 정식 졸업장을 드리는 게 꿈”이라고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삭막한 도시 속에서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어린 학생들에게 자연환경의 소중함과 여유를 느끼게 해주고 청소년들에겐 참된 봉사의 의미를 알려 주는 나눔도 계속 가져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의왕/문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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