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동두천시 보산동 관광특구에 조성된 공방의 입주 아티스트가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
"낮과 밤이 공존하는 곳이라면 우리가 꿈꾸는 지역 공동체가 될 것 같아요."
동두천시 보산동 관광특구에 마련된 디자인 아트빌리지가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암울한 경제 현실에서 벗어나 미래 약속의 땅을 일구고 있다.
보산동 관광특구는 1960년대부터 80년대 후반까지 경기북부 주한미군 주둔지 유일의 상권으로 호황세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미군기지 이전으로 전체 150여 상가 중 절반이 문 닫을 정도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됐다.
게다가 기지촌이라는 오명은 수그러들지 않고 엄청난 비용이 뒤따르는 재개발은 감히 엄두조차 못 낼 만큼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 같은 난국을 벗어나기 위해 시는 이곳 폐 점포를 활용한 공방의 가능성에 집중했다.
2015년 말께 70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해 시작한 공방 임대사업은 시가 점포 리모델링 비용을 투자한 뒤 수도권 젊은 창작인에게 저렴하게 장기 임대해 주는 것으로 지난해 3월 16개 점포(33~66㎡)가 리모델링을 마무리, 현재는 도자기, 장기보존 꽃 공예, 가구, 칠보, 자수 등 공방이 입주했다.
아직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조성된 공방이 시각적 효과와 체험 등의 균형을 갖춰야 하지만 드문 인적에 당초 기대와 달리 단순작업실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보산 전철역이 코앞에 있어도 셔터가 내려진 상가 골목은 적막함과 어두운 환경 때문에 입주자들은 공방 입주 추천이 망설여진다고 솔직한 표현을 꺼리지 않았다.
또 입주자들은 학교와 단체를 대상으로 공방체험 프로그램 이야기를 꺼내면 '아마 다수의 학부모들이 꺼릴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돼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시와 상가 입주민이 지혜를 모으면 현재 불편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상가업주는 "임대 수익에 앞서 공방 이외 디자인 아트빌리지에 맞는 업종 유치를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며 "공방 입주자간 유기적인 협조에 이어 철저한 지역화와 인터넷을 활용한 프리마켓 공동브랜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주자들은 "방문객 호기심 유발 동기가 '골라 보고, 먹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잠재력 실현'"이라며 "기지촌 기억을 지우고 지역 브랜드에 맞는 디자인아트빌리지로 전철역사 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한 유흥시설이 즐비한 골목이었던 만큼 보산동 관광특구 르네상스 바람이 순풍이 되길 희망하는 입주민들은 골목마다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조화를 이룰 때 기존 상가도 함께 번영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인테리어 소품 랑기 공방 남기훈(31) 대표는 "희망 도전장을 받아준 동두천에서 미래 성공을 기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오는 10월까지 계획한 60개소 공방 입주가 완료되면 관광특구 분위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입주자와 기존상인이 참여한 특구발전포럼도 구성해 관심 동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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