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8차 사건 '억울한 옥살이' 윤성여씨에 고개 숙여 사죄한 검찰 무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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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결심 공판에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1.19 /연합뉴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의 재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하며 당시 수사 실패에 대해 머리를 숙여 사죄했다.

19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박정제) 심리로 열린 윤씨의 살인, 강간치사 재심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재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화성연쇄살인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이상 무죄를 선고해주기 바란다"고 최종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또 "경찰 수사 과정의 가혹행위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 오류에도 불구하고 기소권자로 이를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 사건 실체 규명에 실패했다. 검찰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수사검사 2명 모두 피고인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윤씨 측 변호인단은 ▲불법체포 감금 ▲독직폭행·가혹행위 ▲조서 허위작성 ▲현장검증의 위법 ▲진술서 작성 강요 ▲족적 조작 ▲훈련된 자백 녹음 ▲국과수 감정서의 문제점 ▲이춘재 자백의 신빙성 등을 긴 심리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짚었다.

박준영 변호사는 "이 사건 당시만 해도 중학생이 강간살해 당했다는 사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피고인을 비난했다"며 "세상 누구도 믿을 수 없었고 힘이 돼준 사람이 없었는데 교도관들과 수녀님을 비롯한 많은 이의 도움으로 (피고인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했다.

김칠준 변호사는 경찰의 불법·위법 수사를 감시 감독해야 하는 검찰은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법원은 불확실한 국과수 감정 결과를 가지고 왜 유죄 판결을 했는지 등 형사사법 시스템을 검증하는 것이 이 재판의 시작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씨는 최후진술에서 "위법한 수사가 있었다는 점을 증언한 경찰관을 비롯한 사건 관계자들을 용서한다"며 "재판이 끝나면 어머니를 찾아 뵙고 단단히 서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무죄 판결을 받으면 누구보다 따뜻한 겨울을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범인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수감 20년 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17일 오후 1시30분에 열린다. 재판부는 선고기일 법정 방송촬영 허가 여부를 검토한 뒤 통보하기로 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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