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사랑한 부천영화제… 1950년대에는 어떤 요괴가?

입력 2022-08-26 17:23 수정 2022-08-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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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괴물, 괴이, 요괴, 몬스터…. 표현은 달라도 모두 '이류異類'의 존재들이다. 올해 초 일본의 포켓몬이 다시 유행하면서 이류의 존재들이 문화계에 흐름을 만들고 있다.

먼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보면 영화제의 독특한 '괴물'사랑이 눈에 띈다. 지난해 공식 트레일러 '25년'은 괴담을 소재로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25년 전 곤충을 죽이던 소년이 성장해 괴물까지 죽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괴물 등장 애니메이션
한국영상자료원 70년 전 영화 선보여 상상력 기대
올해 부천영화제 공식 트레일러에서도 괴물이 등장한다. 화려한 미래도시 부천을 배경으로 한 무리가 우주 괴물의 침공을 저지하는 데 앞장 서는 내용이다.

또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1950년대 SF 몬스터 특별전'으로 이류의 존재들을 조명한다. 영화 '지구 최후의 날'과 '우주전쟁',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 등 괴수와 괴인·외계인이 등장하는 미국영화 14편을 상영해 70년 전 제작자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특별전 기간에는 고질라와 불가사리, 미국 골든게이트브릿지를 파괴하는 거대 문어 등 각국 SF영화사를 대표하는 몬스터 피규어 20여 점이 제작된다.

출판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더욱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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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신간 '한국 고전소설의 요괴' 157종 삽화 등 담아
인간 욕망 집약체 의미… K-콘텐츠 발전 가능성
최근 나온 신간 '한국 고전소설의 요괴'가 화제를 몰고 왔는데, 구미호나 도깨비 정도로만 알려졌던 우리 고전 문학 속 요괴 157종을 정리했다. 여우나 돼지 등의 다소 친숙한 동물류에서부터 나무귀신, 낯선 모습의 구두장군 아귀 등이 삽화와 함께 상세한 설명이 담겼다.

그보다 먼저 나온 '한국 괴물 백과'는 한국의 대표적인 SF소설 작가 곽재식이 2007년부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의 괴물을 채집 공개해온 것을 망라해 담았다. 한국 괴물 가운데 282종을 이강훈의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엮었다.

곽재식 작가는 이 외에도 '괴물 과학 안내서'와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등으로 괴물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이류의 재발견은 K-콘텐츠의 확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고전소설의 요괴'를 쓴 이후남 학국학중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그간 비주류 연구분야였던 요괴를 정리하면서 "요괴들은 인간 상상력과 욕망의 집약체"라며 "K-콘텐츠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구도 이어지고 있는데, 영산대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는 지난 6월 이류를 주제로 한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열어 한류 문화콘텐츠 소재로서의 이류 문화를 다루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동화작가 신현찬은 "최근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이류문화 캐릭터는 폭력성을 담고 있지만 신화·설화의 요괴·괴수는 겉으로 드러나는 공포가 아닌 창작자나 동시대 사람들이 가진 억압된 심리를 표현하는 수단일 수 있다"며 "이류문화의 캐릭터가 만들어진 본래의 취지를 살펴봐야 이류문화에 담긴 인간 내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다.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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