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위기를 기회로 만든 레스토랑의 비밀

수원시립공연단 찾아가는 예술무대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

기업 관객 대상 조직력·리더십 메시지

수원시립공연단의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 공연 장면. 2024.2.6 /유혜연기자 [e-mail]

“몽블랑의 음식은 싸구려다. 조잡한 삼류 영화처럼…. 맛은 최악.”

맛있는 음식과 최상의 서비스를 자랑하던 국내 최고의 레스토랑 몽블랑.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드높은 명성에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주방장의 위상은 꺾이고, 직원들의 사기는 날로 떨어져 간다. 설상가상, 음식 평론가에게 최악의 평가를 받으면서 폐업 위기가 코앞까지 들이닥친다. 낭떠러지에 몰린 몽블랑의 직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수원시립공연단의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 공연 장면. 2024.2.6 /유혜연기자 [e-mail]

지난 6일 수원시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시연된 2024 수원시립공연단 찾아가는 예술무대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어느 레스토랑의 고군분투를 그린 뮤지컬이다.

뮤지컬 배경은 레스토랑이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사회 내 무수한 조직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대변하고 있다. “라떼는 말이야….” 옛 영광에 심취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영자, 매너리즘에 빠진 독선적인 리더,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업무 시간을 때우는 직원. 타성에 젖은 조직원들이 모인 집단은 몰아치는 파도 앞의 모래성처럼 순식간에 무너져내릴 수밖에 없다.

도무지 출구가 없어 보이는 상황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건 직원들 간의 끈끈한 동료애와 변화한 리더십. 레스토랑 몽블랑의 직원들은 저마다 갖고 있던 초심을 떠올리며 의기투합한다. 특히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은 건 리더, 주방장의 결심이었다. 무기력증에 허덕이던 리더는 옛 기억을 원동력으로 삼아 직원들과 어려운 도전에 나서고, 도약에 성공한다.

수원시립공연단의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 공연 장면. 2024.2.6 /유혜연기자 [e-mail]

실패를 극복하고 새 출발을 시작한 어느 레스토랑의 이야기는 기업의 구성원인 개개인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조직 내 위기 극복과 화합의 과정을 담은 수원시립공연단의 이번 공연이 수원시 관내 기업들을 주요 관객으로 삼은 이유다.

기획 의도에 대해 권호성 수원시립예술공연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소통을 통한 협력이 조직을 어떻게 탈바꿈하는지, 또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드라마”라며 “수원시 관내 기업들의 조직문화 개선과 역량 제고에 기여를 하고자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원시립공연단은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의 시연을 원하는 관내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에 직접 찾아가 무료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관내·외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을 대상으로는 유료로 진행한다.

기관·기업 직원들이 정조테마공연장으로 찾아와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다. 이는 유료로 운영하며,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4회씩 진행할 예정이다.

수원시립공연단의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 공연 장면. 2024.2.6 /유혜연기자 [e-mail]

/유혜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