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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선은 처음'… 민주, 스텝 꼬인 '안산병' 전략공천

입력 2024-03-04 20:45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3-05 4면
을·병 통합 '고영인·김철민·김현' 대결… 병 '박해철' 지역구 달라져
"선거구 획정 못살펴"… '허술한 당무' 지도부 책임 면하기 어려울듯

더불어민주당이 안산병을 전략공천했던 것을 번복해 안산을과 안산병을 한데 묶어 3자간 통합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덕분에 경선 기회를 원했던 후보는 탈당 행렬에 가담하는 것을 멈췄지만, 선거구가 다른 지역을 통합해 후보를 뽑는 경선은 처음이다.

그래서 결과 여부를 떠나 지도부의 책임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이 안산병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사유에 대해 '선거구획정 결과를 잘 살피지 못했다'고 답해 허술한 당무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4일 안산을과 병을 통합해 고영인 의원·김철민 의원·김현 이재명 당대표 언론특보간 '국민경선'(안심번호 100%)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고, 권칠승 당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최고위는 228차 회의를 통해 같은 후보로 '안산을'에서 국민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 같은 날 전략공관위원회는 '안산병'에 박해철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이후 고 의원이 "안산병은 신설된 지역구가 아니다. 기존 안산 단원갑 선거구가 온전히 유지된 채 단원을 지역 2개 동만 편입된 선거구"라며 "중앙당이 그동안 밝힌 전략지역 선정기준과도 동떨어져 있다"고 반발했다. 고 의원 측은 전날만 해도 경인일보에 출마의지를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탈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이례적' 경선 방식이 '허술한' 당무에서 도출됐다는 점이다.

기자들을 만난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안산의) 어떤 동이 어디로 옮겨지고 어디로 통폐합되는지까지는 잘 살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산시 4개 선거구를 3개로 합구하면서 '동별 이합집산'을 제대로 따지지 못해 엉뚱한 반발을 불러왔고, 그 결과 '두개 지역구 통합 경선'이라는 낯선 경선방식이 도출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를 만들었다면 이를 해소하는 방식도 매끄럽지 못해 보인다.

권칠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산병에 전략공천 된 박해철 노조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추후 논의한다'고 답했고, 두개 지역구 경선은 어떻게 치르는지에 대한 추가 설명을 하지 못했다.

후보들 역시 당으로부터 최고위의 결정에 대한 설명을 따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영인 의원 측만 결선까지 치러 고영인 의원이 승자가 되면 안산병에 공천된 박해철 위원장이 안산을의 후보가 되고, 안산을에 도전하는 김철민 의원과 김현 특보가 승자가 되면 박해철 위원장이 안산병에 남는 방식이라고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김현 특보 측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승리하는 후보가 지역구를 골라간다고 들었다"고 했다.

김철민 의원 측은 "당으로부터 명확한 설명을 들은 바 없다"고 전제하면서 "경선후보등록 후 기존대로 경선 설명회가 있을 것이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의문의 1패'를 당한 박해철 위원장은 애써 당황스러움을 감췄다. 박 위원장은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산병 전략공천 받은 뒤 선거사무실을 준비하려 했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일단 멈췄다"면서 "아쉬움이 있지만 이기는 공천이 중요하기에 당의 정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전문 황정근 변호사는 "경선방식은 각 당에서 알아서 정하는 것"이라면서도 "선거법 57조3항에서 말하는 '당원이 아닌자에 투표권을 부여하는 경선'은 그 선거구 내의 유권자를 얘기하는 게 정치적으로 맞는데, 과연 다른 지역주민들까지 포함해 경선한 후보를 세우는 것이 민주적 절차에 부합하는 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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