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창작뮤지컬 '더북'의 수원시립공연단 신입단원 강희윤·박성민·박세정

입력 2024-04-08 19:16 수정 2024-04-08 19:3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09 15면

'더북'은… "첫 도전, 떨림" "무예연기 시도" "배움의 시간"


핵심캐릭터 '정조대왕·박연심·홍재화'로 열연
베테랑 박세정·무예 24기 박성민·발레 경험 강희윤
"편히 놀고 간단 마음으로 즐겁게 관람·참여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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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더북(THE BOOK)’에서 열연을 펼치는 수원시립공연단의 신입단원, 박성민·강희윤·박세정. 윗 줄 두 번째 사진은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무예24기 시범을 보이는 박성민의 모습. /수원시립공연단 제공

한때 태조 왕건은 최수종, 태종 이방원은 유동근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공영방송에서 방영하던 대하드라마의 영향이었다. 그렇다면 요즘 시대, 경기도에 사는 어린이들에게 '정조대왕'과 '장용영'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아마 수원시립공연단이 매주 주말마다 무대에 올리고 있는 '더북(THE BOOK)'을 봤다면, 구체적인 이름은 알지 못해도 곧바로 특정 배우의 얼굴을 떠올릴지 모른다.

'더북'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조선 제22대 왕 정조와 그가 편찬한 무예서에 얽힌 사건을 풀어가는 뮤지컬로, 매회차 흥행을 이어가며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 중이다. 극을 이끄는 핵심 캐릭터인 '정조대왕, 박연심, 홍재화' 3명을 각각 맡아 연기하는 배우들은 어떻게 공연 준비를 하고 있을까.

지난해 수원시립공연단 단원 공채 모집에 뽑혀 현재 열연 중인 강희윤(25)·박성민(25)·박세정(40)을 수원제1야외음악당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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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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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주말 화성행궁 인근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수원시립공연단의 신입 단원 3명이 공연 준비 과정을 돌아보며 서로 소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민, 박세정, 강희윤. 2024.4.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연기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정조대왕' 역할에 대한 압박이 더 컸던 거 같습니다. 게다가 '더북'은 창작 뮤지컬이라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가늠이 안 됐어요. 긴장감과 설렘을 안고 무대 위로 올라갔죠(박세정)."



정조대왕 역할을 맡은 박세정은 연기 경력만 20년가량인 베테랑 배우다. 앞서 '누수공사(2017)', '레러미 프로젝트(2019)' 등 무수한 연극에 출연했다. 그런 그에게도 '더북'은 도전이었다. 긴 경력이 무색하게 뮤지컬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박세정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초반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연극에서는 몰랐던 것을 하나둘 배우고 있다. 배우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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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와 인터뷰 중인 박세정(40)의 모습. 그는 창작 뮤지컬 ‘더북’에서 정조대왕 역을 맡았다. 수염은 분장이 아닌 진짜 수염이다. 2024.4.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그런가 하면 우연히 무예도보통지를 손에 얻게 돼 과거로 타임슬립하는 '박연심' 역할의 박성민은 생각지도 못했던 연기를 하게 된 경우다. 무예24기 시범단의 두 번째 여성 단원으로 들어온 그는 '최연소 무예24기 단원' 타이틀을 갖고 있기도 하다.

박성민은 "대안학교를 졸업했는데, 당시 전통 무예 수업을 듣고서 진로도 무예24기 쪽으로 정하게 됐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수업도 해보고, 마상무예 레슨 클래스를 만들어 활동해왔다"며 "처음부터 무예와 연기를 동시에 하는 커다란 역할이 주어졌다. 새로운 분야인 연기에 도전하게 된 건데, 선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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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와 인터뷰 중인 박성민(25)의 모습. 그는 창작 뮤지컬 ‘더북’에서 박연심 역을 맡았다. 2024.4.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박연심'과 함께 극 중 유튜버 '홍재화' 역을 맡은 강희윤은 이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싶은 포부를 안고 입단했다고 한다. 배우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독일에서 발레를 했었다. 유독 뮤지컬을 좋아하던 그는 자신의 장점과 좋아하는 것을 살리고자 했다. 강희윤은 "일단 이곳에는 좋은 선배들이 많아 연기적으로 배울 게 많았다. 그리고 시립에 소속된다면 시민들에게 보다 밀도 높은 공연을 꾸준히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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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와 인터뷰 중인 강희윤(25)의 모습. 그는 창작 뮤지컬 ‘더북’에서 홍재화 역을 맡았다. 2024.4.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매주 주말마다 화성행궁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 하나둘 고민을 안고 무대에 오른다. 박세정은 노르웨이 단어인 '사츠'를 강조했다. 그는 "'고양된 정서의 에너지를 유지한다'는 사츠가 배우한테 필요하다. 공연장에서 매일 고양된 에너지를 분출해야 하기에 체력·심리적으로 사츠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박성민과 강희윤은 관객에게 보여질 모습에 집중한다. 박성민은 "시선, 동작의 강약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계속 고민하면서 연습한다. 무예24기의 여자 단원이다 보니, 섬세하게 동작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더욱 살리려 연구한다"고 말했다. 강희윤은 "연기할 때는 너무 들뜨지 않고 상황 그 자체에 집중하려 한다. 나 혼자만 신난다고 춤을 막 춰서는 안 되고, 관객들에게 어떤 에너지를 선사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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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1일부터 19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아빠의 청춘’에서 코러스를 맡은 강희윤(25)이 연습실에서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2024.4.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더북'을 뒤로하고, 다음 달 11일부터 19일까지는 새로운 뮤지컬 '아빠의 청춘'이 무대에 오른다. 넘버가 좋기로 소문난 다음 뮤지컬에서 박세정은 악역으로, 강희윤은 코러스를 맡아 무대를 다채롭게 수놓을 예정이다. 박성민은 공연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펼쳐지는 무예24기 시범에 나선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3명 단원의 마지막 말에서는 책임감과 기대감이 한데 묻어났다.

"같은 내용의 공연을 매주 펼치지만, 퍼포먼스는 관객과 소통하면서 매번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관객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는달까요(박성민). 부담 없이 저희와 같이 재밌게 놀다 간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행궁동을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웃고, 박수 쳐주시고, 즐겁게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강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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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주말 화성행궁 인근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수원시립공연단의 신입 단원 (왼쪽부터) 박성민, 박세정, 강희윤이 경인일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4.4.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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