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 휴가' 가을 정취 경기도 명소]연천 재인폭포, 목~일요일 미디어파사드 '장관'포천 산사원, 전통술 박물관 '가양주' 문화 이해용인 민속촌 '추석이 왔어요' 내달 3일까지 행사 유독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민족 최대 명절 추석 연휴가 왔다. 올해는 28일부터 10월 2일 임시공휴일을 포함해 3일까지, 6일간의 가을휴가가 생긴 셈이다. 4~6일 3일간 휴가를 더 내 12일간 잠시 일상과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추석 연휴 계획을 예년보다도 꼼꼼히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추석의 분위기를 더할 전통의 아름다움이 있는 곳,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경기도 내 명소를 소개한다.■ 꽃과 함께, 전통과 함께, 경기북부연천군 재인폭포에서는 10월 22일까지 목요일~일요일(29일 제외) 미디어파사드, '2023 재인폭포 오르:빛' 공연이 펼쳐진다. '빛이 경험한 대지의 시간'을 주제로 우주를 돌던 빛이 재인폭포에 떨어져 자연 경관에 정착하는 과정을 담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느낄 수 있다.명절을 맞아 가족들이 아름다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고양시에서는 10월 9일까지 '2023 고양가을꽃축제'가 열린다. 일산 호수공원 주제광장과 고양꽃전시관에서 '비밀의 화원'을 메인주제로 한 품종별 화훼작품, 장미를 활용한 100여개의 작품이 화려한 빛으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꽃이라면 가평도 빼놓을 수 없다. '2023 컬러풀 가든 자라섬 꽃 페스타'는 10월15일까지 자라섬 남도 10만9천500㎡ 면적에 백일홍, 천일홍, 구절초, 해바라기, 코스모스·메리골드 등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다. 가평군은 입장료 7천원 중 5천원을 지역 화폐로 돌려주고 있어 부담 없이 즐길만하다.파주시 벽초지수목원에서 열리는 '벽초지수목원 세계 다알리아 축제(10월 20일까지)'와 양주시 나리공원 '천일홍 꽃밭(10월 20일까지)'도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한국 전통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포천 산사원은 전통술 회사가 운영하는 전통술 박물관으로 이곳에서는 가양주(집에서 담는 술)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전통술 문화를 공부하고 술을 빚어보는 체험도 가능해 인기가 많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10여가지 술을 시음할 수 있고, 다양한 체험거리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추석을 맞이한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라고 추천했다.■ 체험과 공감의 경기남부추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소 중 하나가 용인 '한국민속촌' 아닐까. 최근 체험 프로그램을 늘려 인기를 얻고 있는데, '추석이 왔어요' 행사를 통해 전시 6종, 체험 4종, 시연 3종 등을 10월 3일까지 한시적으로 선보인다. 송편 빚어 나누기도 하고 성주신에게 햇쌀을 올리는 '성주 고사'도 진행된다. 농악을 쳐볼 수 있는 '하포수의 시골드판'이나 '진사댁의 차례상' '심부자의 올벼' 등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부천시에는 '한옥체험마을'이 있다. 한옥에서 만나는 다양한 물품과 생활양식 등을 볼 수도 있고 전통차 시음이나 음식체험, 전통조각공예체험 등이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 인근에는 한국만화박물관도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수원시는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10월 14일까지)'을 진행하는데, 화성 축성에 투입된 장인들의 숭고한 가치, 조선시대 백성들의 희로애락, 정조대왕의 애민사상을 공연·체험·전시·교육·성곽투어 프로그램에 담아낸다.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의 수위의식 등 전통공연, 어린이 참여형 창작인형극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세대 간 공감이 필요하다면 양평군에 위치한 '추억의 청춘 뮤지엄'에 들러보자. 용문산 관광단지에 위치한 복고문화체험관인데, 1970년대 풍경과 당시 교복대여 등으로 세대를 넘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레트로 여행지다. 힘들었지만 따뜻했던 1970년대로 돌아가 모두 청소년이 돼 보는 건 어떨까.['인천 전통문화·민속놀이'] ■ 전통 문화와 함께-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공예 교실월미공원, 강정만들기·투호 등 체험 시립무용단, 7가지 춤 구성 '달마중' 연휴 기간 인천에서는 전통문화와 놀이를 체험해 보면 좋다.인천 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은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승 교사와 함께 소금·완초·화각·단청·자수·목조각 등을 배워보는 시간을 준비한다.화각(華角)은 푹 삶은 쇠뿔을 얇게 저며 평평하고 투명하게 만든 뒤 안쪽에 그림을 그려 채색하는 공예다. 완초(왕골)는 다 자란 왕골을 쪼개어 건조 후 다시 물에 불려 칼등으로 훑어낸 다음 햇볕에 말려 손으로 꼬거나 기구를 이용해 엮어 일상용품을 만드는 공예다. 강화의 완초 공예품은 널리 인정받는다. 전통 관악기 단소(短簫)와 소금(小金)을 만들어 보거나 단청 문양 그리기·자수·목조각 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 시간을 마련했다. 9월 28일과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9월 29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체험료는 무료다. 월미공원에서는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한가위 민속한마당 체험행사'가 펼쳐진다.가족들과 함께 민속 전통 강정을 만들어 보고 투호, 고리 던지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체험행사는 오후 2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월미공원 한국전통정원 내 양진당에서 진행된다. 30분씩 5차례 모두 100명이 참여할 수 있다. 추석 당일인 9월 29일 동인천역 북광장에서는 인천시립무용단의 한가위 특별 야외공연 '달마중'이 펼쳐진다. '달마중'은 7개의 민속춤을 모아 구성한 작품이다.인천도호부관아(재현시설물)는 10월 3일 '추석 민속문화 체험마당'을 개최한다.추석을 대표하는 민속놀이인 '강강술래 체험'을 비롯해 길쌈풍속을 느낄 수 있는 '오색실 컵받침 만들기', '전통제기 만들기'와 같은 만들기 체험과 '엿장수 체험', '인천도호부사와 함께 하는 추억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민속체험이 넘쳐난다.특히 인천의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나와 체험을 진행한다. 소금(小金) 만들기, 단소(短簫) 만들기, 완초 장신구 만들기, 손수건 수(繡)놓기, 화살 만들기, 명패 부엉이 그리기, 전통 차(茶) 체험 등 여러 무형문화재를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김성주·김성호기자 ksj@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포천 산사원 풍경. /경기관광공사 제공용인 한국 민속촌의 가을 풍경. /경기관광공사 제공부천 한옥체험 마을 전경. /경기관광공사 제공양평 추억의 청춘뮤지엄. /경기관광공사 제공인천도호부관아(재현시설물)를 찾은 어린이들. /경인일보DB인천시립무용단의 한가위 특별 야외공연 '달마중'. /인천시립무용단 제공
2023년은 토끼 해로서 계묘년이라고 한다. 토끼는 개나 돼지만큼 인간의 삶과 가까이 하는 동물로서 유순하며 재주가 뛰어나고 꾀가 많은 동물로 비쳐지고 있다. 다만 겁이 많고 소극적이며 경계심이 많아 자기와 맞지않는 환경에서는 교류를 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또 스트레스를 잘 받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토끼와 연관된 잘 알려진 고사성어로 교토삼굴(狡兎-三窟)이 있다. 교토삼굴은 토끼가 숨을 구멍을 세군데 파놓는다는 뜻으로 위난을 대비하는 능력이 탁월함을 일러주고 있는 말이다.오행학상 천간은 수(水)의 형상이니 비(雨)를 의미하고 지지는 목(木)으로 바람, 나무 등을 의미한다. 시간은 오전 5시부터 7시까지를 주관하고 절기로는 경칩으로 2월을 의미한다.성정으로보면 인(仁)을 의미한다. 성격은 다소 부드럽고 진취적이나 융통성이 없고 낯선 사람과 사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인(仁)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며 원칙을 중요시 여기나 성격이 나약하고 우유부단하며 흔들림이 많고 음성적 성향이 강하여 주색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말이 많고 일은 크게 벌리나 마무리를 잘 못하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인 면이 강하니 자기 주체성이 부족해 강한 자에게 끌려다니기 쉽고 따라서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이 있다. ■ 쥐띠 약속·계약 많은 시행착오 겪어연장자 공경하면 행운 따를것변화와 이동이 많아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직업변동 가택이사 여행 등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희망을 갖게 되나 이해충돌 대립의 암시가 있으니 자기중심 지키며 매사 신중하고 조심성 있는 행동이 요구되는 때이다. 약속이나 계약 등의 일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니 능력 밖의 일은 자제하고 감정적 대립보다는 화해와 타협의 길을 가야 한다. 연장자를 공경하고 윗사람을 잘 섬기면 행운이 따르니 불우한 이웃에 덕을 베푸는 일을 소홀히 하지말라.■ 소띠 주변서 인정받고 승진 등 기대속임수·치사한 방법 쓰지 않길 나의 작은 희생과 정성이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타인이 감동하여 뜻을 함께하니 많은 인연을 만나고 주변의 협조와 지지로 소원을 이루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험 승진 등에 좋은 결과가 기대되니 한번 정한 목표 바꾸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면 소원을 이룬다. 동업이나 협력을 통한 공동사업 등에 이익이 많아지나 지나친 투자나 투기 등은 자제해야 한다. 확실한 길도 재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남을 속이거나 치사한 방법을 쓰지 않는 것이 이롭다.■ 범띠 투자는 심사숙고해야 후회 없어고집 꺾고 자존심보다 실리를 꽁꽁 얼어붙은 땅에 씨를 뿌리는 형상이니 투자 등의 문제는 여유를 두고 결정해야 후회 없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자신의 생각 대로만 밀고 나가면 실패할 개연성이 크니 환경의 변화를 잘 살피며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따라야 한다. 급료생활이 좋고 사업 등은 불리하니 정도에 지나친 투자 투기 등은 자칫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급작스런 변동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 다하면 후반기부터 점차 안정되어 편안한 한 해를 보내게 된다.■ 토끼띠 시빗거리 늘고 친지와 불화 마찰불편한 사람에 먼저 손 내밀것 시빗거리가 많아지고 가족 친지 지인 등 주변 사람들과 불화 마찰이 염려되니 마음 바로 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고 남과 대립하는 일은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와 상처를 남기게 된다. 남의 잘못을 너무 떠벌리거나 시비 가리는 일 즐겨 하지말라. 재물 운기는 상승하니 주어진 일에 최선 다하면 금전 이익은 많아진다. 다소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도 먼저 손 내밀고 덕을 베풀면 더더욱 운세가 밝아지니 남 돕는 일 인색하지 말라.■ 용띠 본인 일 직접 해결 습관 길러야감투 멀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 무엇보다도 독립심이 필요한 시기이니 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습성 버리고 강력한 의지로 밀고 나가야 좋은 결과 있게 되고 편안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여기저기 도움을 요청해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니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는 습성을 길러야 한다. 이동 변동은 후반기에 가능하고 재물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니 과도한 욕심은 버리는 것이 이롭다. 실물수 도둑 등에 주의해야 하며 특히 명예를 구하는 일이나 감투 등은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뱀띠 금전·명예·이익 많은 한 해어려운 이웃 관심 베풀어야 바른 마음과 지극한 정성으로 사람을 대하니 좋은 일이 생기고 금전 명예이익이 많아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생각지도 않은 사람의 도움을 받게 되고 협력 협조의 조화관계가 성립되어 운세를 더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마련된다.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갖고 온정을 베풀어라. 하나를 잃고 둘을 얻으니 하늘이 감동하여 천복을 내려줌이다. 가택이사 직업변동 등의 일이 있다면 방향선택을 잘해야 하며, 도박 투기 등에는 불리하니 부정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띠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 도와갈 길 멀어도 끝까지 한우물 고진감래이다. 시험·취업 등 준비기간에는 고통과 괴로움이 따르나 합격의 영예를 얻으니 고통은 일시에 사라지고 경사로운 일이 생기게 된다. 인내가 승패의 관건이 되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의미 되새기며 내일을 위한 고통을 참아야 한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기회 놓칠 수 있으니 한번 정한 목표 변동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 다하며 주변 상황이나 변화에 신경 쓰지 말고 오직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면 반드시 소원성취하게 된다. 길이 멀어도 서두르지 말고 끝까지 한 우물을 파라.■ 양띠 움직일 때 과감히 행동하고적극적 사고가 성공 지름길 과감한 행동으로 일을 성취하는 격이니 매사 적극적인 노력과 사고방식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니 처음에는 힘들고 낯선 일이 많이 있겠으나 차츰 안정되어 원하는 목적 이루게 된다. 움직일 때 움직이고 길 나설 땐 과감히 행동해야 한다. 사람을 바꾸고 개혁하는 변화 운기가 강한 때이니 순간의 손실이 있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중기적 안목으로 길을 나서라. 사업 혼인 시험 등에 좋은 결과 예상되니 희망의 등불을 켜고 당당히 길을 준비하라.■ 원숭이띠 의리·신용이 승패 결정 요인작은 오해에 쟁투 없도록 자제 지나친 확장이나 투자로 어려움이 많아지고 마음고생이 따르는 한 해가 되니 무슨 일이든 분수에 맞게 능력 범위 내에서 계획하고 일을 추진함이 바람직하다. 이동 변동 등의 문제 신중히 결정하고 남의 말만 듣고 시작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자신의 책임 하에 일을 추진함이 좋다. 의리와 신용이 승패를 결정짓는 요인이 되니 한 사람을 정했으면 끝까지 의리 지키고 작은 이해나 오해 때문에 등 돌리고 쟁투하는 일 없도록 자제해야 한다. 시험 학업 등에 상당한 발전이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닭띠 적과의 동침 불편한 관계욕심 없애면 점차 운 회복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여 후회할 일 많이 생기니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뜻이 맞지 않으면 행하지 말아야 한다. 적과의 동침 불편한 관계 지속되나 쟁투하지 말고 목적이 성취될 때까지 참고 또 참아야 한다. 위험 분실 도난 등 공든 탑이 무너진다는 암시가 강한 때이니 남을 너무 믿지 말고 명분 없는 일에 지나친 개입은 자제하라. 직업문제 투자 등으로 고민 생기나 새로운 길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욕심내지 말고 정진하면 후반기부터 점차 운기가 회복되어 다소의 성과가 있겠다.■ 개띠 자신 이익보다 마음의 안정주변 이해 헤아릴 마음 필요 강하고 급한 성격 때문에 남과 부딪히고 충돌하는 일면이 많아지는 때이니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해가 되니 물리적 충돌이나 극단적인 감정의 대립은 피하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부부 이성 문제로 인한 다툼이 염려되고 특히 동업이나 공동 사업 등에는 이익 없으니 아예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길보다 주어진 일에 최선 다하며 주변 환경의 변화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순간의 손실이 있더라도 자신의 이익보다 주변의 이해를 먼저 헤아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 돼지띠 평소 은덕으로 귀인 만나어려움에서 벗어나는 해 주위환경이 복잡하고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어 답답한 형상이지만 평소 쌓은 은덕이 나타나 귀인 도움으로 어려움에서 탈출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이 나를 비방한다고 강하게 맞선다면 일이 수포로 돌아가니 사사로운 감정은 숨기고 주변 사람과 힘을 합치면 명예로운 길이 열린다. 중도에 어렵다고 변덕 부리면 모처럼의 운세가 사라지게 되니 은근과 끈기를 갖고 정진하라. 재물과 명예보다는 어떤 사람들과 교류하느냐에 성패가 걸려있으니 좋은 인연을 만나야 성공한다./클립아트코리아
올해는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다. 경인일보는 계묘년 설을 맞아 토끼띠를 포함한 각계각층 8명의 새해 소망을 들었다. 나이, 성별, 직업 등이 워낙 다양한 터라 새해 소망도 다채로운 빛깔을 띠었다.그럼에도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이들은 모두 본인보다 타인의 행복을 먼저 생각했다. 가족의 안위를 먼저 챙겼고, 생사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료의 무사 귀환을 희망했고, 경제 침체 여파 속에서 좀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구성원을 걱정했다.전래동화 속 거북이를 이기기 위해 전력 질주했던 토끼와는 전혀 다른, 배려하고 함께하는 토끼들이었다. 모두 어려운 시기, 영리하고 민첩한 토끼보다는 배려하고 함께하는 토끼가 돼보면 어떨까.■ 수원 연무시장 채소가게 최경란씨 "손님 많이 찾아 오시면 좋겠다"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반딧불이 연무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최경란(67·사진)씨는 이곳에서만 올해로 30년 차를 맞았다. 손님들에게 신선한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오랜 단골손님들이 즐비하다. 성수기 일평균 매출이 80만원에 달하는 등 시장에서 자리도 잡았지만 최씨는 '올해가 가장 고비'라고 말한다. 계속되는 한파와 폭설에 도매가격은 급등했고, 유류비·난방비 등 부대비용도 증가해 채소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겨울철 매출은 15만원을 기록해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최씨는 "장사하는 사람들의 새해 소망은 소비자가 많이 찾아와 주는 것밖에 없다. 상인들이 많은 노력을 하는 만큼 올해에는 매출이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씨는 손님들에게 더욱 다가가기로 했다. 신선식품으로 분류되는 채소도 배달이 활성화돼 대형마트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전통시장만의 넉넉한 인심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계획이다. "배달이 활성화하면서 채소가게들도 매출이 급감했다. 손님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면서 전통시장만의 장점을 보여주겠다. 넉넉한 인심이 손님들에게 전해진다면 자연스럽게 전통시장은 활성화될 것이다. 올해 가장 큰 소망은 매출 회복"이라며 인자한 웃음을 지었다./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 최은수 경기도 소통기획팀 주무관 "기존 틀 벗어난 영상정보 전달""기존 틀에서 벗어난 색다른 영상으로 도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습니다."경기도 버스인 'G-버스'에서는 경기도민이 알면 유익한 정보를 쏙쏙 전달해주는 영상을 볼 수 있다. 1987년생 토끼띠인 최은수(35·사진) 도민소통담당관 소통기획팀 주무관은 경기도 정책이 담긴 G-버스 송출 영상 등을 포함해 옥외영상, 광고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디어 보드에서도 경기도 정책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같은 영상에는 최 주무관을 비롯한 소통담당관 공무원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최 주무관은 "기존 경기도의 수많은 현안, 민선 8기의 주요 정책, 도정 가치 등을 어떻게 하면 잘 융합해서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한다. 특히 홍보기획담당자로서 도민에게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정책, 도정 가치를 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계묘년(癸卯年)을 맞아 새해 소망으로 최 주무관은 틀을 깨는 색다른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최 주무관은 "영상업무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함께 힘을 보태 가치 있는 결과물을 재밌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수원소방서 조재현 소방위 "모두 다치지 않고 돌아오기를"수원소방서 정자 119안전센터 3팀 소속 조재현(34·사진) 소방위는 올해 2년 차 소방관이다. 지난해 3월 임용된 그의 임무는 화재 진압이다. 짬을 내서 식사하다가도 상황이 발생하면, 무게가 20㎏이나 되는 장비를 메고 달려 나간다.조 소방위는 해군 해난 구조전대(SSU) 복무 시절 소방관이 되고자 결심했다. 그는 "세월호 때 헌신적으로 구조 활동을 펼치는 소방관분들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난히 많았던 대형 참사를 보면서 조 소방위는 가슴 아팠다고 했다. 평택 냉동창고 화재 당시 소방관 세 분이 순직한 소식을 듣고는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웠다고. 그래서인지 그의 새해 소망은 간절하게 들렸다. "올해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조하는 소방관들이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여주 젖소 낙농인 김윤식씨 "유가공품 생산·체험목장 목표""목장을 규모화해서 치즈 등 유가공품 생산과 체험목장을 만들고 싶어요."여주시 북내면에서 젖소 50여 마리를 키우는 5년 차 낙농인 김윤식(35·사진)씨는 대학교에서 축산을 전공했고, 서울우유에 원유를 납품하고 있다. 김씨는 "낙농은 치열한 경쟁보다는 나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점도 많다. 김씨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사룟값 상승에 따른 경영비 상승과 축산분뇨로 인한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씨는 우선 자가조사료를 심어서 경영비용을 줄이고, 목장을 깨끗하게 관리해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씨는 "올해는 사육마릿수를 60마리 정도로 늘리고 500㎏인 납유량을 700㎏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새해소망을 밝혔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성남 사회초년생 김찬종씨 "프로페셔널 직장인 거듭날 것"성남에 거주하는 사회초년생 김찬종(25·사진)씨는 지난해 한 공기업에 입사한 사회초년생이다. 대학에서 사회혁신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생긴 찬종씨는 지난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 그는 이곳에서 사회적기업 지원 및 관리, 인증허가 등에 대한 행정업무를 한다.찬종씨는 처음 입사했을 땐 모든 게 낯설었다고 했다. 동기들 중 가장 어리고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 서툰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업무와 사회생활 등 여러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하지만 회사 선배와 동기들이 도와줘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찬종씨는 올해 2년 차 직장인인 만큼 회사원으로서나 아들로서나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프로페셔널한 직장인으로 거듭나고 싶다. 사회적기업이 발전하고 부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부모님께도 효도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수원시여성회관 휴카페 이송희씨 "아픈 엄마 낫고 연애 해봤으면"수원시에 거주하는 이송희(25·사진)씨는 평일 오후 1시면 수원시여성문화회관 3층 휴카페로 출근한다. 이곳에서 송희씨는 손님들에게 줄 아메리카노를 내린다. 설거지도 척척 해내며 마트에서 장도 직접 본다.휴 카페는 송희씨의 첫 안정적인 직장인 셈이다. 이전까지 송희씨는 물류센터 포장 알바, 공공기관 발열 체크 알바 등을 전전했다. 중증 지적 장애인 송희씨에게 취업의 벽은 높았다. 그녀는 "일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고, 어디서 일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며 "지난해 사회복지사님 소개로 여기서 일하게 됐는데 카페 일이 너무 재밌다"고 했다. 새해 소망을 묻자, 토끼띠 송희씨는 잠시 고민하다가 하나둘씩 말했다. "엄마가 편찮으신데 얼른 괜찮아지셨으면 좋겠다.", "좋은 남자를 만나 연애도 해보고 싶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수원시청씨름단 허선행 선수 "씨름에 관심 많이 갖도록 최선"토끼띠인 수원시청씨름단의 허선행(23)은 씨름계에서 태백급(80㎏이하) 강자로 손꼽힌다. 2023년은 허선행에게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영암군민속씨름단에서 활약하다 수원시청씨름단으로 이적하며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어서다. 그는 "좋은 팀원과 감독님이랑 같이 운동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며 수원시청 입단 소감을 밝혔다. 허선행은 "장사를 많이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때 우연히 씨름하는 모습을 보고 샅바를 잡았다는 허선행. 그는 "선수들도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씨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계묘년인 올해는 가족이랑 주변 사람이 항상 건강했으면 한다"며 "제가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씨름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토끼띠 경기도의원 이인규 "지역과제 발굴·전문분야 매진"1963년생 토끼띠인 이인규(민·동두천1·사진) 의원은 북부발전과 경기도 교육 증진을 위해 힘쓰겠다는 새해 소망을 전했다.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공약인 북부특별자치도 추진에 도의회가 협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의원은 "올해 도 집행부에서 북부특별자치도 관련 특위를 구성한다. 특위 발의에 함께 참여한 만큼, 잘 추진될 수 있도록 도의회가 예산 등으로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교직 경력이 30년이 넘어 교육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 의원은 공약이자 지역 숙원 사업인 동두천 진로체험지원센터 건립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 의원은 "지역 주민들이 저를 뽑아주신 이유는 교육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민원, 지역 과제 발굴에 힘쓰면서도 제 주요 분야인 교육 발전에 힘써 진로체험지원센터 건립을 잘 추진하고, 도 교육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 교육청과 협력, 견제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 정내수 경기도건축사회장 "하나 되는 조직으로" "어려운 시기, 통합으로 하나 되는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건축사들에겐 큰 현안이 있다. 법 개정에 따라 올 8월 3일까지 대한건축사협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건축사협회 경기도건축사회에 가입해야 하는 건축사들만 1천여명. 현재 경기도건축사회 회원이 2천100명 가량임을 감안하면 규모가 3천명 안팎의 대규모 단체로 거듭나는 것이다. 정내수 대한건축사협회 경기도건축사회장은 "건설경기가 매우 어렵다. 건축사들도 고충이 큰 시기다. 이런 가운데 건축사협회에 가입하지 않았던 분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등 올해 우리 업계는 큰 변화가 예고돼 있다"며 "규모가 커지는 만큼 경기도건축사회도 체제를 전반적으로 개편해 하나 되는 조직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정신으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인천은 관문도시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하거나 다시 국내로 들어오는 사람은 한 해 수천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항공화물의 99%가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항은 국내 주요 컨테이너 항만이다. 올해부터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크루즈와 카페리 등이 본격적으로 운항한다.코로나19로 꽉 막혀 있던 하늘길과 바닷길이 올해부터 점차 뚫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문도시로서 인천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이들이 다짐과 포부를 가지고 한 해를 시작한다.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의 공항과 항만이라는 관문에서 일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각각 일하는 자리와 역할은 다르지만 '국경의 최전선'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묵묵히 일한다는 점은 한결같았다.■ 인천본부세관 한혜원 주무관 "총기·마약류 차단, 막중한 책임감"올해 여객 5천만명에 이를 전망면세 한도 초과는 자진 신고를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인천본부세관 한혜원 주무관(29·사진)은 "마약류 등 위해 물품을 차단하는 데 힘을 쓰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항여행자통관검사5관에서 일하는 한 주무관은 여객들의 세관신고서를 접수하고, 위험 물품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최근 마약류 반입이 늘어나고 있어 세관에서도 마약류를 차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마약류가 종류도 많아지고, 반입 방법도 다양해졌다. 올해는 이와 관련한 공부도 꾸준히 하려고 한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그는 2021년 5월부터 이 업무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이 가장 적을 때다. 2021년 인천공항 전체 여객은 320만명 수준이다. 올해는 5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처음 근무했을 때보다 확실히 여객이 많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그는 여행을 다녀올 때 공항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정복을 입은 세관 직원이 좋아 보였고, 이런 것이 계기가 돼 결국 세관에서 일하게 됐다고 했다. 한 주무관은 "국가에 유입되는 총기류나 마약류 등 유해물품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다만 다양한 연령·성별·국적을 가진 여객을 대면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면세 한도 초과 물품을 반입한 것이 의심될 때 휴대품을 검사하는데, 이때 항의하는 분들이 많다"며 "자주 발생하진 않지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신혼여행이 많아지면서 휴대품 검사 횟수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올해 초부터 자진 신고 시 감면되는 관세 금액이 20만원으로 상향됐고, 관세 신고도 모바일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한 주무관은 "자진 신고나 모바일 신고는 여객들도 불안함 없이 편하게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고, 세관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인천항만공사 김영국 여객사업부장 "크루즈 입항 기점, 관광 활성화 기대"3년 만에 열리는 뱃길 점검 집중인천 장점 극대화 프로그램 홍보"올해를 기점으로 인천항 크루즈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김영국(사진) 인천항만공사 여객사업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는 3월 처음 입항하는 크루즈를 맞이할 준비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고 했다.크루즈는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 척도 인천항에서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크루즈 입항이 금지된 탓이다. 다행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정부가 지난해 말 크루즈 입항을 허용했고, 올해 12척의 크루즈가 인천항을 찾을 예정이다. 김 부장은 "크루즈 선사들이 코로나19가 완화하면서 인천항을 포함해 여러 항만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 첫 크루즈 입항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년 8개월 만에 맞는 크루즈인 만큼 인천시, 세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검역소 등 관계기관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객들이 이용할 크루즈 터미널에 대한 시설 점검에도 힘을 쏟고 있다.오는 4월 7일에는 2척의 크루즈가 동시에 인천항에 기항할 예정이다. 크루즈 입항에 맞춰 3년간 사용하지 않았던 인천항 크루즈전용터미널도 개방할 예정이다. 김 부장은 "지속해 크루즈 선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추가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김 부장은 크루즈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천지역 관광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루즈가 기항해 머무는 시간은 12~24시간 정도다. 짧은 시간 내에 인천의 관광콘텐츠를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인천을 다시 찾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했다. 그는 "인천은 서울과 가까워 크루즈 여객 중 일부는 서울에서 관광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여객들이 원하는 관광요소는 역사, 자연경관 등 다양하기 때문에 인천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부장은 "인천항은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개발하고 있으며, 해양 관광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올해 크루즈 입항을 기점으로 인천항을 기반으로 한 해양관광 산업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인천공항운영서비스 허지희 파트장 "활기찬 공항, 기분도 덩달아 좋아져"대한민국 첫인상 오래 남도록많은 정보 알려드리도록 노력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세계 각국에서 온 여객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식당이나 약국, 화장실 위치를 묻는 것부터 시작해 수하물이나 휴대품을 분실하면 안내데스크에 신고하기도 한다. 인천공항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공항의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한다.2010년부터 인천공항에서 일하고 있는 인천공항운영서비스(주) 허지희(37·사진) 파트장은 최근 공항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책임감을 더욱 느낀다고 했다. 허 파트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이 줄어들면서 응대하는 일이 적어져 편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항상 여객들로 가득 찬 공항을 보다가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기도 한 공항의 모습이 길어지면서 우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 여객이 많아지면서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어 기분이 좋다"고 했다. 허 파트장은 13년을 인천공항에서 일했다. 일하는 기간에 한 신혼여행객의 분실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가방을 잃어버린 여객이 있어서 관련 부서 등에 연락했고, 결국 가방을 찾게 됐다"며 "고마워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대한민국의 첫인상'으로 오랫동안 남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며 일한다고 했다. 허 센터장은 "여객이 많아지면서 신규 직원 채용도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는 후배 직원들 교육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 해결할 수 없다고 해도 바로 다른 곳을 안내하기보다는 문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부서 등에 연락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려드리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러한 노력이 '더 기분 좋은 여행의 시작', '더 편한 여행의 마무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김진열 부장 "안전 또 안전… 365일 무탈했으면"방심하면 다칠 수 있어 늘 조심'100만TEU 컨' 하역 올해 목표"컨테이너를 내리는 작업은 언제나 안전이 첫째입니다. 올해도 현장에서 모두 안전하게 작업하길 소망합니다."김진열(사진)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주) 운영팀 부장은 인천 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을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17일 찾은 인천 신항은 영하의 날씨 속에도 컨테이너를 옮기기 위해 이동하는 트럭들이 하역 현장을 분주히 이동하고 있었다. 인터뷰 동안 세심하게 답변을 하던 김 부장의 눈은 컨테이너 하역 현장에 고정돼 있었다. 그는 "컨테이너 자체가 철판으로 이뤄져 있어 조금만 방심해도 작업하는 직원들이 크게 다칠 수 있다"며 "언제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현장에 나선다"고 말했다.이곳에 컨테이너를 싣고 들어오는 선박은 1주일에 25척 정도다. 각국에서 수입된 물품과 원자재 등이 담긴 컨테이너를 배에서 항구로 옮긴 뒤, 빈 컨테이너를 다시 배에 옮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1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날도 중국에서 온 선박에 실린 1천9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의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한창이었다. 김 부장은 "1시간에 35TEU 정도의 컨테이너를 옮기는데, 트럭의 동선이나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내려놓는 순서가 엉킬 경우 이를 풀어주는 것도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올해로 20년째 하역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김 부장은 하역 작업을 마친 선박이 무사히 출항할 때 항상 뿌듯하다고 했다. 특히 날씨가 추워 도로가 얼어 있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기에 언제나 무사히 작업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매일 작업에 들어가기 전 안전교육을 해도 반복된 작업이 이뤄지다 보면 방심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 보호구 착용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항상 신경 쓰며 현장을 감독한다"고 말했다.올해 김 부장의 소망은 두 가지다. 365일 내내 무탈하게 작업이 진행되길 바라는 것과 100만TEU의 컨테이너 하역 실적이다. 김 부장은 "지난해 하역 실적이 97만TEU에 머물러 아쉽게도 100만TEU를 채우지 못했는데, 올해도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전망이 들려와 조금 걱정되긴 한다"며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다치지 않고 현장에 나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2023년 새해가 열렸습니다. 그렇다고 하루만에 후회와 아쉬움으로 얼룩진 송구(送舊))의 감상이 의지와 각오로 충만한 영신(迎新)의 희망으로 전환될 리 없지요.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순식간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시간 여행이 가능한 판타지는 상상으로만 가능합니다. 현실에서 오늘은 늘 어제의 연장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은 내일도 오늘 같기만 바라는 소박한 희망으로 삶을 꾸려갑니다. 오늘이 어제보다 나으면 싶고 새해가 지난해 같지 않기를 바란다면 시대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증표일 겁니다.요 몇 년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은 말로 못다 할 고초를 겪었습니다. 코로나로 마스크를 쓴 사회는 질식했고, 비대면 방역전쟁에서 수많은 서민들이 생계를 접었지요. 가까스로 일상을 회복하려던 참에 혹독한 경제 한파에 갇혔습니다. 정치 복(福)은 또 얼마나 박복한가요. 불안한 시대를 극복할 우리의 연대와 결속을 국회에서 광장에서 온라인에서 산산조각내는 정치는 대한민국의 주적입니다. 3년 만에 울려퍼진 제야(除夜)의 종소리, 각별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어젯밤과 지난해를 삭제하는 의식만으로 오늘과 새해가 밝아질지 의문입니다. 시간만 제(除)할 일이 아닙니다. 그 시간을 대립과 분열과 반목으로 오염시킨 온갖 부정한 기운과 의식과 세력들을 삭제해야 새날, 새해는 온전한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새해에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답니다. 가진 사람이 욕심을 줄여 부족한 사람의 희망을 채워주는 상부상조의 의지를 모아야 돌파할 수 있습니다. 우리 유전자에 각인된 무의식입니다. 위기 때마다 어김없이 우리를 구했던 성스러운 유전자입니다. 우리 모두가 모두에게 힘이 되는 새해이길 염원합니다. 경인일보는 우리의 연대를 방해하는 모든 악한 기운을 향해 맹렬하게 종을 때리겠습니다. /윤인수 논설실장경기 5악(岳)중 최고봉인 가평 화악산 중봉에서 바라본 희망의 일출이 어둠을 뚫고 나와 세상을 밝히고 있다. 화악산은 국토 자오선(동경 127도 30분)과 위도 38선이 교차하는 한반도의 중심이자,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에서 가장 높이 솟은 산이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끝나고 계묘년 첫 해가 떠올랐다.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한 화악산처럼, 경인일보는 꼿꼿이 중심을 지키며 경기·인천지역 방방곡곡을 비춰 왔다. 2023년 새해에도 경인일보는 지역의 등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언제나 두 발로 뛰어다니며 도민 곁을 지키겠다. 2023.1.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인천항 길목을 지키고 있는 팔미도 뒤로 해가 떠오른다. 붉은빛의 해가 팔미도 정상에 걸리자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등대가 선명한 자태를 드러낸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남서쪽으로 약 13㎞ 떨어진 곳에 있는 팔미도(八尾島). 해안선 길이가 2㎞도 안되는 작은 섬이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은 자못 크다. 서세동점(西勢東漸) 시기 팔미도는 1883년 인천항(제물포)이 열리면서 우리나라를 드나들던 중국과 일본, 서양 열강의 배들에 이정표가 됐다. 이 같은 위치와 역할은 1903년 6월1일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등대가 세워진 배경이 됐다. 팔미도는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꿔놓은 인천상륙작전에서 길잡이 역할도 했다. 올해는 인천항 개항 140주년이자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다. 팔미도 뒤로 솟아오르는 저 태양을 바라보며 희망을 품어본다. 배려와 소통으로 갈등을 넘어서는 대한민국을 꿈꿔본다. 2023.1.1 사진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글/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한국문학에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갈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자가 선정됐다. 한샘글로벌과 함께하는 '2023 경인일보 신춘문예'는 올해로 37회째를 맞아 ▲단편소설-숨비들다(고은경) ▲시-세계, 고양이(김현주)를 각각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경인일보 신춘문예는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국내 대표적인 문학축제로 매년 수준 높은 작품이 공정한 심사 속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신춘문예를 알리는 공고가 나간 이후 응모마감일(11월25일)까지 시 부문 267명, 소설 부문 149명 등 416명이 각각 922편(시)·155편(소설) 등 1천77편을 출품했다. 이 가운데 높은 문학적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들이 최종 본선 심사를 거쳐 당선작으로 뽑혔다. 소설부문은 구효서 소설가와 최수철(한신대) 교수가, 시 부문은 김명인·김윤배 시인이 각각 본심 심사를 맡았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경인일보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작품·심사평 11~13면([2023 경인일보 신춘문예 총평] 막판까지 치열했던 심사… 문학적 수준 상당해)/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한국전쟁 정전 70년을 맞는 올해 경인일보는 전쟁, 그리고 정전과 관련한 연중기획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연재하는 '한국전쟁 정전 70년-한신협 특별기획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와 경기도의 '전쟁·분단 관련 문화유산'을 주제로 우리가 몰랐던 일상 속 전쟁·분단의 유산을 살펴보고 의미를 되새기는 기획이 그 주인공이다.경인일보는 신년호를 통해 대기획의 프롤로그를 공개하고, 대장정의 서막을 알리고자 한다.→ 편집자 주한국전쟁은 1950년 6월25일 발발해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중단됐다. 1천129일 동안 300만명의 사망과 실종자를 낸 동족상잔의 비극은 남과 북을 갈라놓고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마침표'(.)가 아닌 '쉼표'(,)만 찍어놓고 여전히 대치 중이다. 이렇게 70년을 맞은 정전(停戰)의 시간, 그 물밑으로는 어떤 역사가 흐르고 있을까. 지역 대표 언론 9개사가 소속돼 있는 한국지방신문협회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독자들과 함께 '끝나지 않은 전쟁'을 주제로 한국전쟁의 상흔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억'의 공간으로 향한다.잘알려지지 않은 전쟁 뒷이야기조국·자유 희생 영웅의 숨소리■ 그 첫 번째 여정은 '쉼표(,)'다. 한반도가 포성에 휩싸인 1950년 6월25일부터 포성이 멈춘 1953년 7월27일까지 수많은 젊은이가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대한민국은 이들의 희생으로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한국전쟁 첫 승전 전투인 '춘천 대첩', 낙동강 방어선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준 '대전 전투', 임시 수도 부산을 지켜낸 '마산방어 전투', 대한민국을 구해 낸 '낙동강 전투', 한국전쟁의 분수령 '인천 상륙작전', 그리고 정전을 앞두고 처절하게 치러진 최후의 전쟁 '백마고지 전투'까지….1950년 9월15일 감행된 인천상륙작전은 전쟁 초기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리며 불리했던 전세를 단숨에 뒤집었다.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견되는 인천상륙작전의 주역은 유엔군으로 알려졌으나, 그 직전 인천 영흥도 일대에서 상륙을 위한 첩보작전을 펼치다 전사한 한국 해군 첩보부대원 9명의 희생이 있었다. '쉼표'는 전장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조국과 자유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숨소리를 찾아가는 길이다.민간인 사망·부상·실종 99만명왜 죽었는지 가해자는 묵묵부답 ■ 하지만 전쟁은 영웅들의 이야기만 만들어내지 않는다. 누군가는 전장이 아닌 집에서, 마을에서 이유 없이 죽어가야만 했다. 왜 무참한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에 대해 가해자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한국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 알려지지 않은 그 피해는 상당했다. 그래서 두 번째 여정은 '물음표'(?)다.한국전쟁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사망과 부상, 실종은 9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엔군의 네이팜탄 폭격으로 인천 월미도 일대에서 희생된 100여명의 마을 주민은 인천상륙작전의 기념비적 승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리는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은 1950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어나 최소 1천800여명에서 최대 7천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 전남, 전북, 경남, 제주에서는 정부와 경찰이 죄 없는 민간인들을 좌익으로 몰아 살해한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이 자행됐지만, 희생자 수 등에 대한 진실 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인천상륙작전 오늘 다시 반추후세는 다시 시련 없게할 책무 ■ 세 번째 여정은 '말줄임표(…)'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기록해 우리가 이루지 못한 일을 후세에 연결해 주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세계전쟁사에 기록돼 있는 인천상륙작전을 오늘 다시 반추하고, 국립현충원에 잠들어있는 전사들을 다시 떠올리며, 마산만 전투와 춘천대첩의 기념관을 세우기 위한 노력은 모두 후대에 역사로 전하기 위함이다.전 국토의 10%만 남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전투는 낙동강 방어선, 일명 '워커 라인(Walker Line)'을 기점으로 한 낙동강 전투다. 이곳에서의 승리로 국군과 유엔군은 대반격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중요한 낙동강 전투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사실상 거의 없다. 낙동강 전투의 의미와 기념사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기간 1천23일 동안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였던 부산에는 당시 정부청사 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픈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게 똑같은 시련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또 다른 책무다.이름 모를 산하에 묻힌 순국선열한신협과 함께하는 새로운 여정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평화의 댐 인근에는 백암산을 바라보며 철조망을 두른 언덕 안에 녹슨 철모를 쓴 10여 개의 '비목'이 세워져 있다. 이곳은 1964년 어느 날 화천군 백암산에서 수색대 소초장으로 근무하던 젊은 소위가 백암산 계곡에서 봤던 돌무덤과 이끼 낀 나무비(碑)를 떠올리며 만든 가곡 '비목'의 탄생지이다.백암산은 1953년 6월부터 정전협정이 이뤄진 7월 사이에 벌어진 금성 전투의 핵심 전투이자 강원도 화천 백암산을 사수하려는 국군 5사단과 8사단, 6사단 7연대가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맞서 고지전을 벌이며 피로 지켜낸 전장이다. 이곳에서 쓰러져간 국군 장병들의 유해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수습되지 못해 돌무덤 밑에 남겨졌거나 이름 모를 골짜기에 방치되기도 했다. 나라의 부름에 꽃 같은 젊음을 바친 비목의 주인이 꿈꿨던 모습은 어땠을까? 이름 모를 산하에 묻힌 선열들과 우리가 희망하는 정전의 쉼표(,)가 종전의 마침표(.)로 그리고 끝내는 통일 한반도에 한민족의 기쁨과 환희로 물결치는 느낌표(!)가 가득 찬 모습을 기대하며 독자 여러분을 '기억'으로 향하는 여정에 초대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에서 월미도 해안으로 상륙하고 있는 미 해병대원들. /경인일보DB마산 진동리 전투에서 승리한 해병대 부대원들의 모습. /마산방어전투 기념사업회 제공1953년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백사장 항만대에 도착한 훈련소 입영 장병들에게 대정읍 부녀회원들이 주먹밥을 나눠주고 있다. /향토사학자 김웅철씨 제공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다. 한국전쟁으로 두동강 난 한반도의 역사는 경기도의 역사와도 데칼코마니다. 한때 개성은 경기도의 일부였고, 경기도는 한국전쟁으로 둘로 갈렸다. 그리고 한국전쟁의 상흔이 깊게 새겨진 기억의 장소들이 경기도 곳곳에 존재한다. 현재 경기도 내 산재해있는 한국전쟁과 관련된 문화유산들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한국전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화유산뿐 아니라, 정전 이후 분단된 역사와 관련이 깊은 문화유산들까지 합하면 경기도에서 추산하고 있는 것만 100여건에 달한다.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비등록 문화재다. 근대문화유산 중 보존, 활용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가가 지정, 관리하는 등록문화재는 주로 개화기부터 한국전쟁 전후 기간에 건설되거나 형성된 것들이다. 쉽게 말하면 등록되지 못한 문화재들은 역사성을 충분히 평가받지도 못하고, 더불어 시간의 흐름, 개발 등으로부터 지켜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전쟁 직·간접 유산 100여개 추산단순 소개 넘어서 아픔까지 전달 경인일보는 연중기획 '한국전쟁과 분단의 기억, 경기도 근대문화유산을 찾아서(가칭)'를 통해 지난 70여년간 늘 우리 곁에 있는 전쟁과 분단의 경기도 근대문화유산을 소개한다. 일상에서 우리가 전쟁을 잊고 산 지는 오래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보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이제 대부분을 차지하고, 불과 70여 년 전에 있었던 전쟁은 특별한 날에만 나오는 이야깃거리밖에 되지 않는다.그런데 어쩌면 '동족상잔'이라 불릴 만큼 우리에겐 잔혹한 기억이기에, 기억하려는 노력을 해오지 않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우리의 연중기획은 단순히 장소와 건축물, 기념비 등을 소개하려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전쟁통에도 피어난 희망, 전쟁 중, 전쟁이 끝난 후에 드러난 그늘, 전쟁과 분단이 만든 그리움,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계속되어진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장소와 건축물, 기념비들이 오랜 시간 기억하고 건네는 '의미'에 대해 우리 스스로 찾아가는 뜻깊은 여정이 될 것이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함안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는 미24연대. /마산방어전투 기념사업회 제공다부동전투 현장. 진지는 초토화되고, 포격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다부동전적기념관 제공
한샘글로벌(주)와 함께하는 2023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은 김현주의 시 '세계, 고양이'와 고은경의 단편소설 '숨비들다'가 선정됐다.이번 신춘문예 시 부문에는 김현주를 비롯한 267명이 922편의 시를 출품해 경쟁을 벌였으며, 소설부문에서는 고은경을 포함한 149명, 155편의 단편소설이 문학적 경쟁을 벌였다.시 부문에서는 10여명의 지원자들이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으며, 심사위원들은 장시간 논의 끝에 김현주의 '세계, 고양이'를 이번 경인일보 신춘문예의 당선작으로 선정했다.시 부문 심사위원들은 "출품된 작품이 상당한 문학적 수준에 도달했다"면서도 "반면, 어려운 시대에 담론을 던지기 보다는 자신의 내적 세계에 집중하는 경향이 다소 아쉬웠다"고 평가했다.소설 부문에서는 11편의 단편소설이 본심에 올라 심사위원들은 장시간 논의 끝에 작품을 선정했다.소설 부문 예심에는 박생강·서유미 소설가가 참여해 심도 있고 공정한 심사를 진행했다.한편, 경인일보 신춘문예는 한국 문학계를 짊어질 문학인들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지난 1960년 처음 시행됐다. 5·16군사정변 이후 한동안 이어지지 못하다가 1986년 부활해 매년 한국 문학에 새로운 에너지를 더하는 국내 대표적인 문학축제로 자리 잡았다.이번 경인일보 신춘문예는 한국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 산업분야의 리더인 한샘글로벌(주)가 후원을 통해 한국 문학을 이끌어갈 새로운 작가들을 축하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소설이 대설이 아닌 까닭은 거창한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창하다는 말에는 여러 풀이가 있을 테지만 뜻이 많거나 강하다는 의미도 포함된다.그리고 소설의 영어식 표현은 픽션이다. 허구지만 거짓말과는 달라서 잘 만들어낼수록 읽는 이들이 좋아한다. 잘 만든다는 말은 꾸며낸 이야기이되 꾸며낸 이야기 같지 않았을 때 듣게 되는 칭찬이다.당선작 '숨비들다'는 꾸민 흔적이 없다. 힘써 말하지 않는데, 그럼으로써 오히려 이야기는 어느새 높은 파도가 되어 읽는 이의 마음 안으로 밀려들어온다.애써 뜻을 전하려다 보면 그 대상을 분명히 하려하고 따라서 윤곽이 지나치게 뚜렷해지며 생경해질 수밖에 없는데 '숨비들다'는 바다 이야기와 가족의 삶이 스푸마토의 연속성을 띠며 자연스럽게 전개된다.소설에서 걸어 나올 것 같은 엄마라는 인물, 그리고 바다에 대한 남다른 경험을 제주 고둥의 언어로 표현해내는 솜씨 때문일 것이다. 모녀실종사건을 통해 나와 엄마 사이의 긴장을 조절하는 가 하면 제주 해녀의 역사를 배경에 두어 면면히 이어지는 거친 삶의 구원성을 슬쩍 비추는 요령도 갖췄다.무엇보다 가족을 삼킨, 끝내 알 수 없는 바다와도 함께 살아가야 하듯이 이해와 사랑뿐만 아니라 오해와 원망도 삶을 구성하는 원소라는, 물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점이 돋보인다.'도미노의 사회학'의 공력도 만만찮다. 페인트 회사 유튜브 채널 론칭의 첫 작품으로 선보이기로 한 도미노 게임에 참가한 아르바이트생들이 어떤 사회적 소속도 없을뿐더러 도미노 시연이 끝나는 대로 흩어져야 할 한시적 신분이라는 점을 문제적 시각으로 착안하여 다룬 수작이다.'쓰러짐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도미노'라는 아이러니의 진실이, 현재로서는 쓰러진 형편일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어떤 삶의 변곡점이 되어줄 수 있을지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인데, 제목도 그렇고 도미노가 가진 역설의 뜻에 너무 기댄 나머지 안타깝게도 불필요해 보이는 힘이 들어가고 말았다. 말하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자살을 기도하며 더러는 그것에 성공하는 로봇 청소기 얘기라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아린의 연산'이 그렇다. 언제나 그렇듯이 로봇 이야기는 사람의 이야기와 함께 진행되는데 아린의 이야기에도 아내를 잃고 자살바위를 찾은 관석이라는 인물이 병치된다. 썩 잘 된 구성임에도 어째서 자주 '과연 이런 로봇은 몇 년 뒤에나 가능할까?'라는 궁금증이 독서를 방해하는 것일까. 과학기술이 제공하는 미래 서사가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만큼 그에 상응하는 정교함, 즉 독자의 어설픈 궁금증을 일소시킬 개연성의 치밀함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당선자에게 축하를, 응모자 모두에게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