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밥 먹듯이 찍는 사진’ 다양한 소통창구로

식당·길거리 안가리고 SNS 공유… 일상·취미생활 자리전문가 못잖은 장비·스마트폰 전시회 개최 ‘무너진 영역’“인생 전환점” “삶의 활력소” 남녀노소 저마다 다른 의미타인 신체 도촬·불특정 다수 유포 등 ‘부작용’은 아쉬움인천대 학생 이종원(24)씨는 거의 매일 사진을 찍는다.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린다. 이씨가 사진을 찍는 장소와 주제는 제한이 없다. 항상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즉흥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음식점에서 요리를 찍기도 하고, 오랜만에 찾은 동네 상가의 간판을 찍기도 한다. 길을 걷다가도 특이한 모습이 보이면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이씨는 이렇게 찍은 사진을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려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자신의 생활을 사진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이씨는 스마트폰으로만 사진을 찍지 않는다. 인천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씨는 역사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렇게 촬영한 것은 페이스북에 게시한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사진을 보면서 소감을 나눈다. 자신도 다른 이들이 올린 사진에 댓글을 단다.이씨는 “사진은 나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말과 글로도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은 다른 수단보다 더욱 직관적으로 나를 알리고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이씨의 생활처럼 사진은 일상이 됐다. 사진 없는 삶을 상상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 현재의 삶이다.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다른 이들의 사진을 본다.30~40년 전만 해도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었다. 과거에는 명절, 소풍, 입학식·졸업식, 여행 등 주로 일상과 다른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사진관에서 현상과 인화를 거쳐 집에 있는 앨범이나 액자에 넣어 보관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진을 찍어서 그 자리에서 보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사진의 ‘일상화’는 사진의 다양성으로 나타났다. 과거엔 기념사진과 전문가의 작품 사진이 대부분이었다면, 현재는 일상을 기록하거나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모두가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찍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 의해 촬영되고, 그 사진이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채 셀카를 촬영하고, 남을 찍어 주기보다 자신을 촬영하는 데 열중하는 모습에 대해 ‘극단적 개인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아마추어와 프로 사진작가의 영역 구분도 모호해졌다. 때로는 아마추어가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전시회에서 호응을 얻기도 한다.지난 4일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출사 현장을 동행했다. 이날 오전 7시께 경기 시흥시의 관곡지(官谷池) 인근 도로변은 이른 주말 아침 시간대임에도 이미 주차된 차들로 빼곡했다. 이곳은 조선의 한 사신이 명나라에서 새로운 품종의 연꽃을 들여와 처음 심었던 향토 유적이다. 그런데 지금은 사진 동호인들의 연꽃 ‘출사(出寫)’ 장소로 더욱 이름나 있다.사진 동호인들은 햇빛을 가릴 수 있는 큰 차양의 모자, DSLR 카메라와 렌즈, 삼각대 등 전문가 못지않은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관곡지 연꽃을 자신만의 사진으로 담아내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인터넷 사진 동호회 ‘마음을 담는 사람들’ 운영자 경재현(58·경기 성남시) 씨는 새벽 2시에 이곳에 왔다고 했다. 밤에 피는 ‘수련’을 찍기 위해서다. 그는 “뷰파인더로 아름다움을 보고, 사진에 담는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사진 경력이 10년 정도 됐다는 그는 “사진은 내가 느끼는 심정을 투영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매개가 된다”며 “사진을 찍다 보면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촬영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피사체를 사진에 담는 과정에서 겸손함을 다시 한 번 배운다”고 했다.사진을 즐기는 데에는 성별도, 직업도 관련이 없었다.식당을 운영하는 최옥순(54·여·경기 용인시)씨는 사진을 배운 지 5년 정도 됐다. 그는 사진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갱년기로 힘들던 때 남편의 권유로 사진에 입문했다. 남편과 함께 주말마다 전국 곳곳으로 출사를 다녔다. 최씨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야생화의 수술 하나하나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며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는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또 “남편과 함께 사진을 찍는 과정, 결과물 하나하나가 모두 추억이 된다”며 “갱년기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회사원 박정구(46·서울 관악구)씨는 사진을 ‘생활의 활력소’라고 했다. 박씨는 “내가 생각한 구성과 의도대로 사진에 표현될 때 큰 희열을 느낀다”며 “남들이 흔히 보지 못하는 것을 내 사진에 담을 때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홍원표(76·인천 서구) 할머니는 “젊어서부터 등산을 했는데, 체력에 한계가 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며 “숨어있는 찰나를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고 했다. 이어 “(출사를)나와서도 찍고, 집 뜰에서도 찍는다”며 “식구에게 사진첩 같은 걸 만들어 선물하면 그렇게들 좋아한다”고 했다.이제는 ‘사진전’도 사진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비전문가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전시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경성대 한창민(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흔히 ‘스마트폰 사진작가’로 불린다. 2013년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만으로 ‘한창민 사진전-지난 일년’을 열었고, 사진전을 열게 된 과정 등을 담은 책 ‘나는 찍는다. 스마트폰으로’를 집필했다.한창민 교수는 “이제 사진은 밥을 먹고, 말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행동 패턴이 됐다”며 “모두가 사진을 찍는 시대에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DSLR 등 고성능 카메라는 각각의 고유 영역이 있다”며 “스마트폰 카메라는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고성능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장점인 휴대성을 높이는 등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홍상수 감독의 영화 ‘옥희의 영화’는 영화학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대사는 사진이 일상화된 사회를 잘 표현하고 있다.“요즘은 뭐 전 국민이 사진작가야.” /이현준·정운기자 jw33@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5-07-09 이현준·정운

[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필름카메라가 간직한 기억들

소풍·졸업식·결혼 같이 특별한 날카메라 빌려서 촬영하던 1980년대짜장면 값 10배 불구 없어서 못 써동네마다 3~4곳씩 달하던 사진관수십년된 단골들만 드문드문 발길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리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가정은 많지 않았다. 특별한 날 찍는 것이 사진이었다. 사람들은 졸업, 소풍, 여행, 결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집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집은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렸다. 당시 카메라를 하루 동안 빌리는 가격은 5천원이었다. 짜장면 한 그릇에 500원 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빌리기 위해서 사진관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사진관들은 수십 대의 대여용 카메라를 가지고 손님들을 맞이했다. 사진관은 카메라를 빌려주고, 손님이 찍어온 사진을 인화해 주면서 수입을 올렸다. 손님들은 각 사진에 나온 사람의 수만큼 사진을 인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48번 촬영할 수 있는 필름이 들어간 카메라를 빌려도, 인화하는 것은 수백 장인 경우가 다반사였다.당시 가장 손님이 많았을 때는 각 학교의 ‘소풍철’이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관을 찾았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카메라를 빌리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학생들도 많았다.사람들은 특별한 날 찍은 사진을 앨범이나 액자에 보관했다. 종종 앨범을 펼쳐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이때는 동네마다 사진관이 3~4곳씩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카메라를 빌려주는 사진관은 없다. 다만 여권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촬영해 주는 사진관이 몇 곳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전문스튜디오’가 생겨서 ‘사진관’이라는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예전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인천지역 사진관을 찾았다.인천시 중구 동인천역 인근에 있는 ‘성신카메라’는 인천에서 오래된 사진관 중 한 곳이다.성신카메라 이준석 사장은 1970년 6월 동인천역 앞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당시 인천에서 가장 비싼 동네에 문을 열었고,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루에 1천 통이 넘는 필름을 판매하기도 했으며, 200통의 필름을 하루에 현상한 날도 있었다. 성신카메라 진열대에는 최근 제품부터 30~40년 전의 카메라까지 100여 대가 진열돼 있다. 이 장소가 경험한 시간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이제 성신카메라를 찾는 손님들은 뜸하다. 30년 이상 된 필름 카메라의 수리를 맡기러 오거나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을 찾는 손님이 간혹 있을 뿐이다. 일부는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는 사진을 인화하기 위해 사진관을 찾기도 한다.이준석 사장은 80년대 대여용 카메라였던 ‘올림푸스 E-3’를 보여주며 “예전에는 50대가 넘었지만 지금은 1대 가지고 있을 뿐”이라며 “지금 팔면 5천원에서 1만원밖에 안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주는 편이다”고 말했다.이 사장은 아직 필름을 현상·인화하는 작업을 한다. 수십 년 된 필름 카메라 수리도 하고 있다. 부품이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중고 카메라를 구입해서 필요한 부품만을 빼서 고치기도 한다. 이준석 사장은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오는 분들은 수십 년 동안 단골이었던 분들이 많다”며 “예전 모습을 기억하고 찾는 분들이 있어서 영업은 하고 있지만, 수익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인천시 동구 송림동 동명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현대사진관’은 영업을 시작한 지 40년이 됐다. 사진관에 걸려 있는 액자는 20~30년은 족히 돼 보였다. 아직까지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현대사진관을 운영하는 송선숙(71·여)씨는 결혼하면서 남편과 함께 사진관을 운영했다. 80년대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오전 8시에 나와서 밤 10시까지 일했다. 쉬는 날도 거의 없었다. 수천만원을 주고 현상기를 들여놓기도 했다. 그만큼 사진관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은 점점 줄었다. 결국 현상기는 쓸모가 없어졌고 고물상으로 넘겼다. 가끔 필름 현상을 원하는 손님이 찾아오면 다른 상점으로 안내한다.송선숙 씨는 “가끔 우리 가게에서 필름을 사 가고 카메라를 빌렸던 학생들이 이제는 결혼해서 가끔 아이의 학생증 사진을 찍으러 오기도 한다”며 “그럴 때면 뿌듯하기도 하고 예전 생각이 난다. 하지만 여기서 몇 년 더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송 씨는 예전 사진 한장 한장을 기다리고 소중히 여기던 시절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사진을 찍어서 바로 확인한 뒤 지우기도 하고, 휴대전화를 바꾸면서 사진이 없어지기도 한다”며 “예전 사진은 지금처럼 다양하진 않았더라도 사람들의 추억과 마음이 묻어 있었다. 요즘 생각해 보면 그런 모습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5-07-09 정운

[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사진의 역사

사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초반이다. 사진(photograph)이란 용어는 1839년 영국의 화학자 허셀(Herschel, 1792~1871)이 처음 사용했다.국내에 사진이 도입된 것은 19세기 후반이다. 당시 지식인 사이에서 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일본에서 사진을 배운 황철(1864~1930)은 1883년 집을 개조해 사진촬영소를 설치했다. 이때부터 사진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입돼 서서히 확산됐다. 이때만 해도 사진은 모두 흑백사진이었다. 컬러사진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53년으로 전해지고 있다.컬러사진이 등장했지만 이를 사용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1960년대까지 흑백사진이 주를 이뤘으며, 일반 가정에서 컬러사진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1970년 안팎이다.사진은 1990년대 디지털카메라 등장으로 급격하게 대중화됐다. 필름 카메라는 찍은 사진을 보기까지 현상과 인화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에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찍은 사진을 별도의 비용없이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가 보편화되고, 이 휴대전화에 카메라 기능이 장착되면서 사진은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2010년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은 SNS라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이는 단순히 사진을 찍고 간직하는 것을 넘어 사진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15-07-09 정운

[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당신에게 사진이란?

아내와의 결혼사진 꺼내보며 옛생각 ‘방울방울’삶의 발자취 모두 ‘찰칵’… 나를 표현하는 매체전문가 영역이었던 사진, 누구나의 세계가 되다사회의 모습이 달라짐에 따라 단어가 가지는 의미도 변하게 마련이다. 사진도 그렇다. 사진의 사전적 정의는 ‘물체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이다. 하지만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진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특히 사진은 1990년대 들어 빠르게 변화했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발달, 인터넷과 SNS 활성화 등은 일상적인 삶과 사진간의 간극을 없앴다.경험에 따라 정의는 달라진다. 누군가는 사진을 추억이라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사진을 찍은 지 50년이 된 이준석(71) 성신카메라 사장은 “사진은 드라마”라고 했다. 그는 아내와 결혼할 당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결혼을 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고 했다. 1960년대 동인천역사 앞을 찍은 사진을 보면 당시 상황과 이후의 변화 과정이 떠오른다고 한다. 그가 사진을 ‘드라마’라고 하는 이유다. 40년간 사진관을 운영한 송선숙(71·여) 씨는 “사진은 추억”이라고 했다. 송 씨는 “과거에는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있어 사진은 ‘추억’보다 ‘일상’에 가까웠다. 대학생 이종석(24) 씨는 “사진은 나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매체이자 수단”이라고 했다. 그는 큰 의미가 없어도 자신이 먹은 것, 본 것, 간 곳을 사진으로 남긴다. 전문가 영역으로 여겨지던 사진이 ‘누구나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카메라가 보편화되고, 기술발달로 사용이 편리해진 이유가 컸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던 한창민(52) 씨는 “사진은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느낌, 감정, 기분 같은 것은 스스로 드러나지 않는다”며 “표정, 몸짓, 눈물, 웃음, 말 같은 매개체를 필요로 한다. 사진은 내 몸 밖에 존재하는 표현의 매체”라고 했다. 인천 배다리에서 사진갤러리를 운영하는 이상봉(59) 대표는 “사진은 의사소통”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사진은 나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 표현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사진에 대한 각각의 정의가 다른 것은 사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속성을 반증한다. 사진이 보편화·대중화되면서 사진의 역할과 속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백제예술대 강용석 교수는 “예전 사진은 기록적인 측면이 강했다. 사람들은 특별한 날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이를 보관했다”며 “사진이 보편화·대중화되면서 기록적인 측면은 줄고,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람들은 사진을 자신이 보기 위해 찍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찍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과거 필름카메라에서는 불가능했던 사진의 ‘조작’이 가능해진 것도 큰 변화”라며 “사진의 조작이 가능해 지면서 사진의 활용도가 커졌지만 기록적인 측면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연꽃의 은은함이 가득한 시흥 관곡지를 찾은 사진 동호인들이 활짝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갖가지 연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5-07-09 정운

[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화성·안산 인근 체험마을들

백미리마을 외에도 도내에는 10여곳의 어촌체험마을이 있다. 화성과 안산 인근에 위치한 몇몇 어촌체험마을을 소개한다.#궁평리마을궁평리란 지명이 옛날 궁(국가)에서 관리하던 땅이 많아 ‘궁평’ 또는 ‘궁들’이라 불리던 것에서 유래될 정도로 좋은 천연 여건을 갖고 있다.슬로우푸드 체험장에선 굴밥, 칼국수, 연포탕, 낙지회, 매운탕, 소라무침, 해물파전, 회무침,낙지철판볶음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부모가 자녀들을 태우고 2인 1조로 체험하는 ‘뻘썰매타기’도 인기다.#전곡리마을 세계 요트경기대회를 개최하며 해양레저테마어항으로 떠오른 전곡리는 레포츠의 천국이다. 갈매기 먹이주기, 돛 올리고 내리기, 키 잡고 운전하기 등 요트세일링 체험과 페인트 건을 사용한 총싸움 ‘서바이벌 게임’, 소라화분과 바다액자 만들기 등의 수공예 체험도 가능하다.#선감마을대부도 가는 길목에 있는 선감도는 높은 산 위에 있는 정결한 바위에 신선이 내려와 맑은 물로 목욕을 했다고 한 것에서 유래됐다. 9월에 대부도의 특산물인 꿀포도 따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밀물 때만 가능한 후리질 체험도 인기다. 망둥어와 숭어가 많이 잡힌다.#종현마을 4천원의 체험료로 즐길 수 있는 ‘미꾸라지 잡기’가 인기다. 바나나보트와 제트스키 등 해양레포츠는 물론, 단체로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레프팅 체험도 즐길 수 있어 특히 성인들이 많이 찾는다. 산책로와 무인도를 둘러볼 수 있는 해양관광열차를 타보는 것도 재미다./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김호연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장이 경기만 어류 채취 및 수중촬영을 위해 바다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궁평항의 모습./강승호·조재현기자 kangsh@kyeongin.com

2015-07-02 신선미

[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살아있는 자연’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마을

낮은 물 높이에 부모들도 안심“가을 낙지 잡으러 다시 올 것”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해 있는 백미리마을.작고 조용한 마을이지만, 많게는 하루 수천 명이 다녀가는 시끌벅적한 마을이기도 하다. 셀 수 없이 많은 손길과 발걸음에도 마을은 깨끗하기 그지없다. 이는 날이 어둑해지면 갯벌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인데, 인근에 군부대가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결국 이 때문에 마을이 깨끗하게 보존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백미리마을을 찾는 이들은 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원생들과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다. ‘외박’을 하지 않아도 당일치기로 체험이 가능한 데다, 마을 자체가 작고 안전해 아이들이 맞춤형 체험을 즐길 수 있다.지난달 20일 오전, 백미리마을을 찾았을 때에도 많은 꼬마 손님들이 마을을 누비고 있었다. 마을의 트랙터는 부지런히 손님들을 갯벌로 날랐다. 호미만 갖고 나섰을 뿐인데, 1시간도 채 안 돼 망태기에 바지락이 가득 찼다. 어른들은 경쟁하듯 바지락을 캐느라 바빴고, 아이들도 나름대로 까르륵 소리를 내며 갯벌을 뛰어다녀야 했기에 역시 바빴다. 성남에서 온 김지성(35)씨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 어촌체험마을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며 “아이에게 책에서만 본 갯벌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 것 같아 뿌듯하다. 가을에는 낙지를 잡으러 다시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지락 캐기 체험 외에도, 한 쪽에선 카누와 카약을 타려는 아이들도 줄을 이었다. 뒤집어져도 물이 초등학생 허리 높이에 그치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그야말로 ‘천국’이다. 겨울에는 아이들이 사랑하는 반찬인 김을 직접 만들어보는 ‘수제 김뜨기’ 체험도 진행된다.한편 백미리마을은 경관·서비스, 체험, 숙박, 음식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아, 해양수산부로부터 ‘행복한 어촌’ 1등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ATV 사륜바이크를 즐기고 있다.

2015-07-02 신선미

[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김호연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장

“어촌체험마을은 어민들의 희망 공간이자,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공간입니다.”김호연(52)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장 겸 화성시 백미리 어촌계장은 어촌과 어민, 어촌체험마을의 관계를 ‘공생’으로 정의한다.깨끗한 바다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체험이 마련돼 많은 도시민이 찾아오면 그만큼 어민들의 수익이 증가하고, 어촌사회가 발전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경기만의 어촌체험마을을 꼽는다. 김 회장은 “경기도 어촌체험마을은 인구 2천500만명이 밀집된 수도권을 배후로,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며 “이는 많은 도시민이 어촌을 찾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민들은 어촌체험마을을 통해 수산물의 판로를 확보함은 물론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차별화된 체험을 많이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공통의 현안 문제로 지적되는 휴식 공간 부족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 회장은 “도시민들을 오라고 부르기만 했지 쉴 공간이 부족하다”며 “어민이 사는 집을 리모델링 해 도시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터전인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도 마련했다. 올해 중으로 꽃게·젓갈 가공공장을 운영해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하고, 내년에는 7천㎡ 규모에 해수풀과 머드풀을 만들어 즐길거리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는 보다 전율 넘치는 체험을 마련해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찾아오는 체험마을을 만들어가려 한다. 요소요소에 즐거움이 넘치는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될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김호연 어업연합회장

2015-07-02 김연태

[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는 물김… 맛 하나는 ‘천하일품’

‘뛰어난 품질’ 자루당 1만~2만원씩 비싸대부분 외지서 가공… ‘경기’ 명칭 못써풍부한 어패류 잠수기면허탓 그림의 떡공동어장 ‘불법 침범·강탈’까지 잇따라경기만의 김은 서글프다. 지난 30여년간 국민들의 밥상에 올라 입맛을 돋워왔지만 제대로 된 이름하나 없다. 더욱이 고향 집인 경기도를 등지고 타지로 팔려가 그 지역 이름표를 단다. 사실 경기만의 김은 전국에서 ‘가장 맛 좋은 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수협의 위판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월 경기만의 물김 120kg 한 자루는 다른 지역 김보다 1~2만원 가량 비싼 13만~14만원에 거래됐다. 다른 지역 바다에서 자라난 김 보다 훨씬 더 고소하고 단맛을 내는 데다 부드러운 질감과 진한 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높은 가격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지난 1월 경기만의 물김 120kg 한 자루는 다른 지역 김보다 1~2만원 가량 비싼 13만~14만원에 거래됐다.다른 지역 바다에서 자라난 김보다 훨씬 더 고소하고 단맛을 내는 데다 부드러운 질감과 진한 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높은 가격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현재 도내에는 총 71개 어촌 농가가 화성시, 안산시 등 1천606ha 해상에서 김을 생산하고 있다.지난해 342만 속(낱 김 100장 단위 )에 그쳤던 생산량은 올해 43% 증가한 478만 속으로 확대되며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됐다.그런데도 지역을 대표하는 공식화된 브랜드조차 없는 실정이다. 일부 생산자단체가 ‘제부도 원조 김’ 등 3개의 개별 브랜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물김은 채취와 동시에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팔려가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만에서 김이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드물다.정규학 전 김 생산자협의회장은 “경기만의 김은 맛과 품질이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아직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며 “서둘러 지역 대표 특산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 건조·가공시설을 구축하고, 통합 브랜드화를 서두르는 등 적극적인 김 사업 추진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조성원 경기남부수협 조합장은 “도내에 김 산업 발전을 위한 현대화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수협은 화옹지구와 시화지구 일대 간척지 33만여㎡를 임대해 이곳에 김 가공시설과 친환경 양식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서글픈 신세는 경기만 해저에서 자라난 어패류 등 다른 어족자원도 마찬가지다.어민들이 잠수기 면허를 확보해야 해저 자원을 채취할 수 있지만, 현재 도내 어민들은 면허가 없다. 2개의 잠수기 면허가 있었으나 이를 다른 지역 어민에게 양도한뒤 정량(쿼터)배정문제로 새로 신규 면허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면허를 확보한 다른 지역 어선이 남몰래 경기만에 들어와 어족자원을 강탈해도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어민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될 어족자원이 ‘그림의 떡’이 된 셈이다.심지어 이들은 도내 어민들의 생계 공간인 마을 공동어장까지 침범해 불법 잠수기 어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 13일에는 전남 여수에서 올라온 어선이 경기만 일대에서 키조개 1천100마리를 캐는 등 불법 조업을 벌이다 적발되기도 했다.이 때문에 어민들은 지역 내 수협을 중심으로 한 자원 채취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정찬일 화성시 궁평리 어촌계장은 “우리 어장의 자원을 어민이 채취하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경기만에도 자원관리채취선을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한편 화성시는 올해 1월 경기만의 어패류를 비롯한 수산자원을 정밀 조사해 재산권을 행사하기 위한 ‘어장생산성 및 자원분포조사’ 용역을 서해수산연구소에 의뢰한 상태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2015-07-02 김연태

[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조성원 경기남부수협 조합장

“김을 브랜드화하고, 어족자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때입니다.”조성원 경기남부수협 조합장은 경기만 일대에서 생산되는 물김의 통합브랜드화를 주장하고 있다. 우선 도의 G마크를 획득하고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 소비자가 다가가기 쉽고 경기도와 화성시, 안산시를 아우르는 특화상품을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조 조합장은 “이를 위해 마른김을 1차 가공하고, 2~4차 가공을 통해 소비자까지 전달하는 체계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김 가공 생산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김 산업을 국내 시장뿐 아니라 중국 랴오닝, 헤이룽장, 지린성 등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미 중국의 대형 유통체인업체와도 사업을 조율 중이다. 이 경우 최소 200만명의 배후수요가 마련되고, 사업 초기 40억원 이상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조합장은 “김도 수출의 문이 열렸다”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수협중앙회 무역사무소 등의 도움을 받는다면 실패하지 않는 대중국 창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어족자원에 대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어민과 함께 자원을 관리하고 이를 수확해 수익을 분배하면 어촌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지만 이를 관리할 권한이 없어 다른 지역 어민에게 도난당하는 등 무방비로 방치되고 있어서다.조 조합장은 “수협과 어민들이 관련 면허를 신규로 부여받지 못해 우수 어족자원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마을어업이 곤란하면 대표기관을 수협으로 해 지금이라도 시험조업 등 일정 부분의 해저수산물을 수확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조성원 조합장

2015-07-02 김연태

[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여기 숨어있었구 灣(만)

화려한 불가사리·우람한 키조개·손바닥만한 소라수중촬영 장비로 담아낸 ‘풍요로운 바닷속 진풍경’잔잔히 파도치며 밀려오는 바다 위에 섰다.바닷바람은 경기만의 향기를 실어 나르고,갯벌에는 조개잡이로 아낙네들의 손길이 바빠진다.바다와 섬,갯벌이 어우러진 이곳을 경기만이라 부른다.경기만은 인천과 경기 서쪽 한강의 하구를 중심으로 북쪽의 장산곶과 남쪽의 태안반도 사이에 있는 반원형의 만으로 다도해를 형성하고 있다. 화성시와 평택시, 안산시, 시흥시를 거슬러 인천 앞바다까지 528㎞에 달하는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지난달 16일 오전 11시 수중촬영 장비를 동원해 경기만의 해저 속을 들여다봤다. 40여분에 걸쳐 촬영된 영상은 ‘어족자원의 보고’를 고스란히 보여줬다.물살을 헤치고 들어가 만난 해저에는 각종 조개껍데기와 해초가 먼지에 쌓인 듯 자리하고 있었다. 기나 긴 세월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듯했다. 바닥에 붙은 불가사리는 화려한 색을 뽐내고 있었고, 인적을 느낀 물고기는 빠르게 헤엄쳐 달아났다.그렇게 해저를 둘러본 지 1분 만에 몸집의 반을 바닥에 감춘 우람한 키조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천적에게 걸리지 않으려 해초로 위장한 듯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이 키조개의 발견은 신호탄에 불과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앞으로 헤엄쳐 갈 때마다 곳곳에서 키조개들이 발견됐다. 크기는 시중에서 보던 키조개보다 1.5~2배 정도 컸다.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더 먼 바다로 나가자 바닷속에 마련된 인공어초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는 광어와 우럭, 꽃게 등 다양한 어종이 유유히 헤엄쳐 다녔고, 그 주변에는 어른 손바닥만한 소라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남쪽에서는 500원짜리 동전만 한 구멍 수백 개가 나타났다. 일명 ‘대합’으로 불리는 개조개들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된 것이다.다시 5분가량 이동해 도착한 해저에서는 대형 해삼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마치 가시 돋친 듯 오돌토돌 나온 돌기를 세우고 바닥에 엎드린 해삼의 모습은 얼핏 봐도 어른 손바닥 두 개 크기였다. 인근 바닥에는 미역과 다시마 등 다양한 해초류가 자라나 바닷속 생태계를 유지했다.김호연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장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해초류가 자라나면서 경기만 일대는 소라와 키조개 등 다양한 어패류가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상태”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커다란 전복이 다량 발견되기도 한다”고 말했다.경기만은 시나브로 수많은 어족자원이 보석처럼 자라나고 있다. 바다에서 나고 자란 어민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보석처럼 빛나는 경기만을 다시 봐야 할 때’라고.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화성시와 평택시, 안산시, 시흥시를 거슬러 인천 앞바다까지 528㎞에 달하는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만. 그 중에서 작고 조용한 마을인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를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게, 조개 등을 캐며 갯벌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5-07-02 김연태

[금요와이드·괴담에 흔들리는 우리 사회] “풍문으로 들었소”

광우병 파동부터 메르스 사태까지정부·언론에 커지는 국민들의 불신인터넷·SNS 통해 유언비어 힘얻어괴담(怪談)은 말 그대로 괴상한 이야기를 뜻한다. 이런 괴상한 이야기들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존재해 왔고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거나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사회의 전면에 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괴담이 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하는 사회의 이슈로 등장하고 때론 괴담 중 일부가 사실로 밝혀져 온 국민을 공포와 불안에 빠뜨린다.2008년 광우병 파동,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2014년 세월호 침몰, 2015년 메르스 사태까지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를 뒤흔든 굵직한 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괴담은 어김 없이 한국 사회를 혼란과 공포에 빠뜨렸다.성균관대 이효성(신문방송학 교수)는 ‘유언비어와 정치’란 논문에서 국가가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보도와 통신, 즉 언론이 제 구실을 못하는 사회에서 이런 괴담과 유언비어가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 있는 정보를 주지 못하고 언론이 이런 정부의 발표를 거름장치 없이 보도할 때 국민은 스스로 정보를 얻고 문제의 답을 찾아 나선다. 정부와 언론 같은 공식적인 채널에서 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일수록 괴담이 양산된다는 것이다.‘메르스 괴담’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메르스 초기 “확진자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머문 게 아니면 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발표했다. “3차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으니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m 이내는커녕 감염자 병실 밖 사람들까지 메르스에 걸리는 ‘에어로졸 전파’가 시작됐고 3차 감염을 넘어 4차 감염자까지 나오는 상황이 발생했다. 메르스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이름조차 공개되지 않아, 국민들 스스로가 인터넷에 ‘메르스 지도’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해야만 했다.세월호 침몰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 직후 “탑승객 368명을 전원 구조했다”고 발표했지만 탑승객은 총 476명이었고 구조된 인원은 172명뿐이었다. 탑승객과 구조자 수가 확정되기까지 약 20일 가량이 소요되면서 국민이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기 시작했다.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침몰 당시 정부가 여러 차례 잘못된 정보를 배포했고 언론이 이를 그대로 국민들에게 전달하면서 불신은 극에 달했다. 이런 불신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괴담이란 형태로 양산되기 시작했다. 인천대 이동후(신문방송학 교수)는 “경직된 사회일수록 괴담은 힘을 얻기 마련”이라며 “국가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회에서는 괴담이 이토록 힘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권력까지 동원해 그토록 찾아 헤매는 괴담의 진원지는 어디인가.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5-06-25 김명호

[금요와이드·괴담에 흔들리는 우리사회] 신뢰가 사라진 나라, 원인은?

광우병 파동·세월호 등 초기에 정보공개 안해불확실하고 자극적인 소문들, SNS 타고 전파美 에볼라 환자·병원 공개 ‘초기대응’ 대조적“국민 통제 불가…제대로 된 사실 발표해야”루머=I(importance:중요성)×A(ambiguity:모호성)미국의 심리학자인 고든 앨포트와 레오 포스트맨이 만든 괴담의 공식이다. 그들은 ‘루머(괴담)의 강도는 정보의 중요성과 상황의 불확실성의 곱에 비례한다’고 주장했다.#괴담은 어떻게 전파되는가광우병 사태, 천안함 침몰, 세월호 참사 등 국가적인 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괴담’은 전 국민 사이로 퍼져나갔다. 특히 SNS 사용이 더욱 활발해지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 괴담이 확산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SNS에 올리면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재가공하면서 구체화하고 있다.이러한 괴담의 전파 과정을 바로 보여주는 사례가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다. 당시 괴담의 전파 과정은 다음과 같다.정부, 미국과 소고기 시장 완전 개방 협상 타결 → MBC ‘PD 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방영 → ‘미친소 닷넷’ 등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으로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려 뇌에 구멍이 뚫린다’는 괴담 확산 → 광우병 반대 촛불 집회이처럼 괴담이 퍼지고, 국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정부는 30개월 미만 소고기의 교역과 생산·유통과정을 통제하는 규제조처의 도입을 결정하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시민들의 신뢰를 상실한 뒤였기 때문에 거짓처럼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발 없는 괴담은 ‘SNS’를 타고…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홍주현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트위터를 통한 루머의 확산 과정 연구’에 따르면 괴담과 관련된 메시지 중에서 자극성이 높을 경우 더 많이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홍 교수는 지난 2011년 한미 FTA 협상 체결 이후, 2주 동안 트위터에 올라온 관련 메시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FTA가 체결되면 맹장 수술 비용에만 4천만 원이 들고, 의료 수가가 폭등할 것이다’는 괴담이 전체의 67.5%를 차지했다. 반면, ‘의료분야는 FTA에서 제외된다’, ‘헛소문에 대한 외교부 반박’ 등 괴담에 대한 정부 해명은 6.5%에 불과했다. 이미 국민들 사이에서 괴담이 신빙성을 얻었기 때문에 정부의 해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태나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에서도 괴담은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퍼졌다. 정부에서 이를 괴담으로 규정하고, 유언비어 유포자를 엄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SNS 상에서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천안함 사태 때는 ‘천안함은 미군 핵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괴담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었고,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에는 ‘세월호 참사 조작설’, ‘국정원 세월호 실소유주 설’, ‘유병언 생존설’ 등의 괴담이 사실인 것처럼 SNS를 돌아다녔다. 올해 메르스 사태에서도 ‘정부에서 환자의 수를 속이고 있다’·‘메르스의 전파력이 강해 일반 마스크로는 감염을 막을 수 없다’·‘실제 치사율은 90%가 넘는다’는 괴담이 퍼지고 있다.정부가 초기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국민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고, 이후 정부가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퍼진 괴담을 막을 수 없었다.#괴담은 소통으로 잡는다지난해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리는 에볼라 확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한 미국도 초기에는 ‘이민자나 테러리스트가 멕시코 국경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를 반입해 미국인을 몰살하려 한다’는 식의 각종 괴담이 기승을 부렸다. 언론은 ‘피어볼라’(에볼라 공포)라는 신어까지 사용하며 연일 보도에 나섰고, 시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그러나 이에 대응하는 미국 정부의 판단은 우리와는 사뭇 달랐다.에볼라 환자가 발생하자마자 해당 환자의 이름과 병원을 즉각 공개했고, 환자와 접촉한 가족과 주변인들에 대해서는 즉시 격리 조치를 취하는 초동 대응에 주력했다. 이어 환자가 추가될 때마다 환자명과 감염경로, 환자가 치료받는 병원 등을 낱낱이 알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에볼라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댈러스 병원 간호사 2명, 이들을 치료한 간호사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포옹하고 키스까지 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두려움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광우병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을 때, 많은 국민들이 광우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을 설득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되풀이했다.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노진철 교수는 ‘2008년 촛불집회를 통해 본 광우병 공포와 무지의 위험소통’이란 논문에서 ‘광우병 위험의 긴장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정부, 여당, 보수언론에 의한 광우병 무지 여론의 무시와 좌파, 반미·반정부 등 이데올로기적인 상징 통제는 정치체계에 대한 신뢰를 상실케 했다’고 평했다.이번 메르스 사태도 마찬가지다. 병원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정부는 소통과 불신으로 일관했다.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 학과 백승국 교수는 “국민들 대부분이 SNS를 사용하는 요즘 시기에 정부가 완벽히 정보를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국민들은 SNS상에 떠도는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갖고 담론화하고 있지만 정부가 제대로 된 발표를 하지 않으면 불안감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제대로 된 정보를 사전에 발표하고, 국민들의 심리적인 공포감을 해소해줘야 유언비어에 국민들이 흔들리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메르스 대책 발표하는 최경환 부총리. /경인일보 DB

2015-06-25 김주엽

[금요와이드·괴담에 흔들리는 우리 사회] 괴담의 역사와 오늘

임진왜란 당시 조정, 정보 독점 백성불안 키워정치 네거티브·장사꾼 상술등 현대와 판박이노래로 지어진 소문, 나이·신분 상관없이 전파지식인들 ‘사회체제 불만’ 익명서 활용해 공유삼가 보건대 중외(中外·나라 안팎)의 크고 작은 문서를 긴요하고 중대하지 않은 것까지 대부분 비밀히 출납하므로 밖에서 보기에 단서를 알지 못해 더욱 스스로 의혹하게 하니 민심이 동요되는 것이 반드시 이에 말미암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선조실록>처음에는 도성 안의 나무꾼이 노래 부르다가 어느새 관서지방의 기생들 노래가 되어 먼 곳이나 가까운 곳이나 전파하게 되니, 듣기에 놀랍고 미혹스러우며, 온 조정의 벼슬아치들이 조롱을 받게 됩니다. <숙종실록>유언비어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늘 등장했다. 오늘날 ‘인터넷 괴담’이니 ‘찌라시’니 하는 것들은 예전에도 풍문(風聞), 흉언(凶言), 와언(訛言), 난언(亂言)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유언비어는 전쟁과 역병, 재해, 정권 다툼 등 나라가 혼란스러운 시기마다 생겨났다.# 불통은 유언비어를 만든다임진왜란(선조 25~31년·1592~1598년) 중반 전쟁이 잠시 소강상태에 빠져있을 무렵 백성들 사이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일본군이 다시 쳐들어온다거나 선조가 중국으로 도망가려 한다는 소문 등 백성들을 불안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백성의 어지러운 풍속을 바로잡는 기관이었던 사헌부(司憲府)는 임진왜란 당시 유언비어의 원인을 ‘정보의 부재’로 진단했다.“삼가 보건대 중외(中外·나라 안팎)의 크고 작은 문서를 긴요하고 중대하지 않은 것까지 대부분 비밀히 출납하므로 밖에서 보기에 단서를 알지 못해 더욱 스스로 의혹하게 하니 민심이 동요되는 것이 반드시 이에 말미암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선조실록 52권 선조 27년 6월 29일)사헌부가 선조에게 했던 조언은 2015년 여전히 유효하다. 임진왜란 시기 백성들은 조정이 일본과 어떤 협상을 벌이는지, 명나라는 원군을 얼마나 보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천안함 피폭, 세월호 침몰, 메르스 등 대형 재난과 각종 사건·사고를 옆에서 지켜보던 대중들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가 독점하고 있는 ‘정보’를 알지 못했기에 소문은 더욱 그럴듯했다. 소위 ‘음모론’, ‘괴담’이라 하는 이야기가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때론 유언비어라고 했던 것들이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었기에 나라(정부)가 뒤늦게 진실을 밝히더라도 민심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돌아선 뒤였다.결국 나라(정부)의 입장에서 유언비어는 늘 골칫거리였다. 정권의 안정을 위협했고, 백성들은 불안한 마음에 생업에 제대로 종사하지 못했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유언비어가 떠도는 원인을 짚어보기는커녕 최초 유포자를 ‘발본색원’하기에 급급했다.# 괴담 뒤에 웃는 자헛소문은 누군가의 배를 불리는 수단인 경우도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증권가에서 떠도는 ‘찌라시’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찌라시는 연예계, 정치권, 재계의 뒷이야기 등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정보들로 구성됐다. 선조10년(1577) 1월 말 전국적으로 전염병이 돌아 사람들이 죽어 나가던 때였다. 이때 “보리밥을 지어먹으면 병을 피해간다”는 유언비어가 돌았고 보릿값이 쌀값을 웃도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양곡을 쌓아뒀던 누군가는 덕분에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지금도 ‘메르스’ 공포심리를 이용한 얄팍한 상술이 판치고 있다. 장사꾼의 상술도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더 잘 통했다.정권 다툼과 유언비어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조선후기 괴담은 정치적 목적을 보인 경우가 많았는데, 영조4년(1728년) 무신난이 일어나기 직전 왕을 헐뜯는 내용의 괴담이 잇따랐다고 한다. 반란 주동자들이 왕과 관련된 유언비어를 퍼트려 민심을 돌리기 위한 방편이었다. 영조는 괴문서가 발견되는 즉시 불태워 민심을 수습하려 했다. 근래에 들어 선거 때만 되면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는 소문을 퍼트리는 ‘네거티브’ 전술이 당시에도 먹혔나보다.# 소문은 노래를 타고과거 유언비어의 전파 경로는 인터넷 중심인 지금과 조금 달랐는데, 노래를 지어 퍼트리는 방식은 특히 전파력이 컸다.“처음에는 도성 안의 나무꾼이 노래 부르다가 어느새 관서지방의 기생들 노래가 되어 먼 곳이나 가까운 곳이나 전파하게 되니, 듣기에 놀랍고 미혹스러우며, 온 조정의 벼슬아치들이 조롱을 받게 됩니다.”(숙종실록 24권 숙종 18년 11월 16일)백제 서동이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의 마음을 사기 위해 어린아이들에게 퍼트렸다는 ‘서동요’도 노래로 퍼진 대표적인 사례다.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과 달리 글로 전해지는 ‘익명서’도 있었다. 화살에 글을 매달아 이곳 저곳에 쏘는 사시(射矢), 벽에 글을 붙이는 첩방(貼榜)등이다. 첩방은 오늘날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자보의 형식과 같았다. 익명서는 사회 체제에 불만을 품은 지식인들이 주로 사용했는데, 특히 언로가 막혔던 시절에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소통의 부재’가 이 같은 유언비어를 양산했던 것이다.# 막걸리 보안법차라리 꾸며낸 이야기를 퍼트렸다가 처벌을 받았다면 덜 억울했을 것이다. 진실을 말해도, 혹은 단순히 정부에 불만을 품거나 의혹만 제기해도 처벌을 받던 서슬 퍼렇던 시기가 불과 30~40년 전 있었다. 막걸리 한 잔 걸치고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간다는 이른바 ‘막걸리 보안법’이다. 실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2007년 보고서를 보면 1974년 오모씨가 버스에서 만난 여고생에게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구속당한 사례가 있었다. 정부 비판에 대한 입막음은 도리어 수많은 유언비어를 양산했고, 보도통제는 언론마저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때 유언비어는 ‘대안언론’의 기능까지 했다. ‘학생 전원구조’라는 세월호 보도 참사 이후 언론을 믿지 못하는 시민들이 스스로 정보를 찾아 다니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전파하는 오늘날 소통방식과 비슷한 구조다.오제연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괴담을 합리화하거나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괴담이 ‘왜’ 돌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정보차단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 근본 원인이기 때문에 단순히 헛소문에 책임을 지우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5-06-25 김민재

[금요와이드·야구장 투어] 경기보다 불꽃튀는 바비큐 파티… 관객 침 넘어간다

◈SK행복드림구장 먹거리들구장내 작은 레스토랑 ‘하이트 클럽’맥주 등 인기… 40여개 테이블 북적■인천 SK행복드림구장‘신포시장 닭강정’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인천의 대표 먹거리다. 주말이면 신포시장 닭강정 가게 앞은 줄을 선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특유의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닭강정은 야구장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퇴근길 ‘치맥’이 당기는 이맘때 야구장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에 즐기는 닭강정 맛이 꽤 괜찮다.이마트 바비큐존은 야구장의 명물이다. 주말 홈 경기가 있는 날 저녁 바비큐존에선 어김없이 삼겹살과 소시지 등을 굽는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우측 외야석 상단에 위치한 바비큐존에선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고기를 구워 먹으며 야구를 볼 수 있다. 올해는 ‘야구장 안의 작은 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로 각종 요리와 맥주 안주류 등을 파는 곳이 새로 생겼다. 외야 가운데쯤에 위치한 ‘하이트 클럽’이다. 이곳에선 갈릭치킨&포테이토, 바사칸왕새우튀김, 추억의 도시락 등이 인기다. 평상시 주말이면 전체 40여 개 테이블의 70% 이상 자리가 찬다는 게 이 곳 점장의 얘기다. 짜장면, 탕수육, 피자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카페 아모제’도 인기다. 전화나 SK 와이번스 전용 앱(PLAY With)으로 주문하면 배달해준다. 분식을 파는 일반매점에선 떡볶이와 군만두, 통감자 구이 등이 잘 나간다. 구장 밖에는 인천지하철 문학경기장역 2번 출구 쪽 길가에 치킨과 술·안주 등을 파는 행상과 포장마차가 모여 있다.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 대로 술 한 잔이 생각나 찾아오는 손님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SK행복드림구장 라이브존 관람기대화 들릴만큼 가까워 “티켓값 5만원 아깝지 않아요”“티켓 1장 값이 5만원이나 한다고요? 주말·공휴일에는 1만원을 더 받는다고요?”지난해 말이었던 것 같다. SK 프런트 직원이 올 시즌을 대비해 포수 바로 뒤쪽 관중석에 메이저리그 부럽지 않은 좌석(라이브존)이 들어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알려준 입장권 가격에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지난달 27일 롯데와의 홈 경기를 라이브존에서 볼 기회가 생겼다. SK의 선발 투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 1회초 롯데의 첫 공격이 시작됐다. ‘퍽!’, ‘퍽!’…. 김광현이 던지는 빠른 공이 포수 글러브에 꽂힐 때 나는 묵직한 소리가 매서웠다.포수 뒤쪽 가까이에 있는 점이 크고 작은 재미를 줬다. 공이 의도한 대로 잘 들어갔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김광현의 상반된 표정도 읽혔다. 또 포수와 타자의 몸짓에서 서로 주고받는 대화를 유추해 볼 수도 있었고, 이따금 어렴풋이 말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타자가 친 빗맞은 공이 앉아있는 좌석을 향해 날아오며 눈앞 그물망을 때릴 때는 몸이 움찔했다. 그래서 타자 몸에 맞는 공이 나올 땐 탄식이 절로 나왔다. 홈런은 ‘백미’였다.4회말 박정권의 홈런은 공이 방망이에 맞는 순간 ‘넘어갔구나’하고 직감할 수 있었다. ‘딱’하는 소리를 내며 쭉쭉 뻗어 나가는 공. 입은 쩍 벌어지고 엄지손가락은 저절로 올라갔다. 라이브존은 지하에 마련된 전용 라운지도 갖췄다. 이 곳에선 선수와 같은 높이에서 그라운드를 볼 수 있어 투수들의 낙차 큰 변화구가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경기가 끝난 뒤 관람한 지인에게 물었다. ‘5만원의 값어치를 했느냐’고. 그는 “대박”을 연발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각양각색 kt·SK팬 응원문화마법주문에 핸드폰 떼창까지프로야구장의 또 다른 맛은 먹거리 외에도 야구장 문화가 다양하다는 점이다.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는 마법사들이 즐비하다. kt wiz 팬이라면 하나씩 갖고 있는 게 바로 마법사 모자와 빅또리 머리띠다. 이들은 마법사 모자를 쓰고 주문을 외우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에게 마법을 건다. 그 선수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날려준다면 마법이 통한거라는 게 팬들의 얘기다.SK의 베스트 응원 아이템은 ‘핸드폰’이다. SK는 8회 초가 끝나면 인천의 상징적 노래인 ‘연안부두’를 부른다. 이때 홈 팬들은 각자의 핸드폰 액정을 켜고 ‘연안부두’를 부르며 하나로 뭉친다. 이밖에 응원폼핑거, SK 마스코트인 윙고가 달려 있는 머리띠, 레드 깃발, 오렌지 배트스틱 등도 야구장의 또 다른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이색적인 경험을 통해 야구장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관람객들이 탁 트인 외야 파티덱에서 펼쳐놓은 음식을 먹으며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SK와이번스 치어리더 /SK와이번스 제공

2015-06-18 임승재·이원근

[금요와이드·야구장 투어] 수원 전통 ‘진미’들의 한방… 타팀 팬도 넘어간다

◈케이티위즈파크의 맛집들대형프랜차이즈 대신 지역업체 입점스마트폰 앱 예약 주문·배달 서비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수원 케이티위즈파크 2층 음식 코너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팬들을 유혹한다. 이 곳은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북적인다. 관중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섰고, 아직 음식을 결정하지 못한 이들은 음식 코너를 서성이며 행복한 고민을 한다.이 곳 음식점의 특징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수원 지역에서 인기있는 업체들이 입점했다는 것이다. 수원의 명물 ‘진미통닭’과 ‘보영 만두’를 비롯해 사회적 기업의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과일 칵테일, 수원의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만든 돈가스가 준비돼 있다. 또 불족발, 통삼겹구이, 피자 등 다양한 음식들이 구비돼 마치 뷔페를 차려놓은 듯하다. 특히 1·2층으로 나뉜 컨테이너 박스로 푸드코트를 꾸며 이색적인 느낌마저 든다.2층 음식 코너 외에도 야구장 외야석 정면에는 야구장이 한 눈에 들어오는 하이트펍이 있다. 하이트펍 티켓을 구매하면 바비큐 소시지·조각 피자·생맥주 등의 세트 메뉴를 즐길 수 있고 후라이드 치킨, 바비큐 소시지, 바비큐 통삼겹, 건조 오징어 등의 단품 메뉴도 먹을 수 있다. 외야 왼쪽엔 바비큐 존도 마련됐는데, 티켓 값에 훈제 치킨·바비큐 소시지·맥주가 포함돼 있어 한 번에 맛볼 수 있고, 핫도그와 핫바, 라면과 같은 간단 메뉴도 준비됐다.물론 이들 음식들은 모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위잽(wizzap)으로 예약 주문이 가능하다. 예매한 티켓이나 선물받은 티켓이 있는 사람은 지정된 장소에서 음식을 찾을 수 있고, VIP석과 테이블석은 한 매장에서 1만5천원 이상 음식을 주문했을 경우 배달받을 수 있다.◈케이티위즈파크 외야자유석 관람기캠핑장 못지 않은 잔디밭 음식 나눠 먹으며 이야기 꽃‘8천 원의 행복,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외야 자유석을 가보다’.야구장에서 텐트를 친 뒤 가족과 함께 경기를 관람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하지만 이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오래전부터 외야 관람석을 잔디밭과 수영장으로 바꿔 관람객들의 여가생활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국내에서도 일부 야구장이 외야 뒤편의 좌석을 제거하고 잔디밭을 조성,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체험을 제공했다. 보통 야구장의 외야석은 선수들과 경기 내용을 잘 볼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다른 구역들에 비해 저렴하다. 지난 14일 찾은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도 외야 자유석 가격을 1인당 주중 8천원(주말 9천원)으로 저렴하다.하지만 싸다고 얕볼 필요는 없다. 캠핑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구비해 놓고 색다른 야구 관람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은 물론 친구, 연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텐트 앞에서 자신들이 갖고 온 도시락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또 다른 야구 문화를 만들고 있다.연인들은 데이트장소로 이 곳을 자주 찾는다. 주로 영화관이나 고궁, 카페에 앉아 즐기는 연인보다 이 곳에서 야구 경기를 보면서 둘 만의 공간을 만든다. 가족들도 캠핑 이상의 여가를 즐긴다. 평소 대화를 할 수 없었던 가족들이지만, 야구장에 나와 음식을 나눠 먹으며 못 다한 이야기 꽃을 피운다.박진수(33)씨는 “가족들과는 처음 야구장에 왔는데 아이가 상당히 좋아한다”면서 “외야석이 잔디로 돼 있어 가족들과 와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이 곳에서 대화를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앞으로도 자주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학 딸기 주스·야신 고로케각구단 개성 살린 ‘먹거리 승부’수원 케이티위즈파크와 SK 행복드림구장 이외에도 각 프로야구장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야구팬들을 모은다.부산 사직구장에선 TGIF 스테이크 도시락이 인기다. 1만원에 파는 이 도시락은 인기가 많아 1,2회가 지나면 품절될 정도다. 마산에선 맥주가 거꾸로 올라오는 ‘디비어’와 NC 투수 이재학의 별명을 딴 ‘이재학 딸기 주스’도 NC팬들로부터 인기다. 디비어 잔 밑에 있는 ‘D’‘I’‘N’‘O’‘S’자석을 모으면 맥주 1잔이 무료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선 김성근 감독의 별명을 딴 ‘야신 고로케’가 있다. 야채가 신선하다는 뜻으로 치즈, 잡채 고로케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선 상추 튀김이 별미다. 상추에 튀김을 싸먹는 것을 말하는데 광주의 먹거리를 야구장에서도 맛볼 수 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외야자유석을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비큐 존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나누며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2015-06-18 이원근

[금요와이드·야구팬들을 위한 ‘야구장 투어’] 이맛에 간다

가족·동료·연인과 함께 스트레스 해소피자·바비큐·김밥 ‘구장 먹거리’ 푸짐나만의 패션자랑·응원전 ‘또다른 재미’이번 주말 야구장에 한 번 나가보면 어떨까.가까운 공원이나 영화관 등도 좋지만, 이번 주말에는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 투어도 괜찮을 듯하다. 파란 하늘에 넘실대는 구름과 푸른 잔디가 깔려 있는 야구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팀 또는 선수를 목청껏 외쳐본다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한꺼번에 날아갈 것이다.특히 9회말 2아웃, 아직 끝나지 않은 승부에서 짜릿한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긴장감 넘치는 프로야구를 현장에서 지켜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프로야구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다. 이는 직장인 뿐 만 아니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이다.하지만 가족·직장 동료·친구·연인 등이 함께 야구장을 가고 싶어도 즐길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팬들을 위해 이번 주 금요와이드가 준비됐다. 프로야구장에서의 특색있는 먹거리와 야구 문화를 즐겨보자.야구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응원할 팀을 정하는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올해 kt wiz가 참가해 10개 구단이 존재한다. 서울 지역은 LG 트윈스·두산 베어스·넥센 히어로즈가 있으며, 인천 지역은 SK 와이번스, 경기도 수원 지역은 kt wiz, 충남 한화 이글스, 대구 삼성 라이온즈, 부산 롯데 자이언츠, 광주 KIA 타이거즈, 창원 NC 다이노스 등이 있다.내가 응원할 팀과 야구장 표를 구했다면, 이번에는 ‘먹거리 문화’를 즐겨야 한다. 야구는 1~9회까지 각 9회의 경기를 두 팀이 돌아가면서 공격과 수비를 진행하기 때문에 3시간 이상의 경기 시간이 걸린다. 이런 긴 시간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그렇다면 야구장에선 어떤 음식이 좋을까. 호프집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는 ‘치맥(치킨+맥주)’이 단연 일품이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하루 동안 쌓인 피로도 풀고, 바삭한 치킨을 뜯다 보면 야구 보는 재미가 쏠쏠해 진다. 또 각 야구장에는 만두, 햄버거, 피자, 주먹밥, 김밥에 이어 바비큐까지 다양한 먹거리들이 준비돼 있다. 원하는 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 또한 야구장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배도 부르면 즐길거리를 찾아보자. 국내 프로야구는 구단별 야구 문화가 다르다. 각 구단 치어리더들의 다채로운 응원전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고유의 응원가를 따라부르면 어느새 선수와 한 마음이 된다. 또 일부 팬들은 다양한 액세서리와 응원 도구를 통해 자신만의 패션을 완성, 야구장 문화를 즐긴다.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야구장.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쌓였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는 야구장으로 떠나보자.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1982년 출범 당시 삼성, 해태, 롯데, OB, MBC, 삼미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가 올해 KT위즈의 가세로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7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가족, 연인, 친구끼리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대표 먹거리인 치킨을 즐기는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야구장 문화를 즐기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1982년 출범 당시 삼성, 해태, 롯데, OB, MBC, 삼미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가 올해 KT위즈의 가세로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7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가족, 연인, 친구끼리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다양한 응원 도구를 이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하는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야구장 문화를 즐기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1982년 출범 당시 삼성, 해태, 롯데, OB, MBC, 삼미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가 올해 KT위즈의 가세로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7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가족, 연인, 친구끼리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다양한 응원 도구를 이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하는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야구장 문화를 즐기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1982년 출범 당시 삼성, 해태, 롯데, OB, MBC, 삼미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가 올해 KT위즈의 가세로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7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가족, 연인, 친구끼리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야구장 문화를 즐기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1982년 출범 당시 삼성, 해태, 롯데, OB, MBC, 삼미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가 올해 KT위즈의 가세로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7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가족끼리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다채로운 방법으로 야구장 문화를 즐기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2015-06-18 신창윤

[경기·인천 속 작은 중국]한국 속 두 개의 중국… 두 개의 얼굴

한국 관광지 vs 중국인 민낯 ‘다른 풍경’요우커 관심·제노포비아 해결… 과제로익숙한 음식 새로운 공간 색다른 시간… 인천 차이나타운낯선 음식과 언어 이방인의 풍경… 수원 안산 중국인 거리두 개의 차이나, 두 개의 타운#11일 오후 1시 인천 차이나타운. 좁은 골목 양쪽으로 높게 솟은 붉은색 건물들이 빽빽했다. 공화춘, 자금성 등 어디선가 한번쯤 봤음직한 중화요릿집 간판들이 시선을 끌었다. 삼국지 속 인물들이 그려진 벽화 앞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가족·연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메르스 공포 속에서도 식당마다 짜장면과 탕수육으로 점심식사를 하려는 발길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거리에서 중국어는 잘 들리지 않았다. 대학생 강모(25)씨는 “이색적인 풍경이 신기하고 짜장면도 맛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많아 중국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지난 10일 오후 10시 수원 고등동 갓매산삼거리. 어둠이 내린 도로 양 옆으로 羊肉串(양꼬치), 中國食品(중국식품) 등이 적힌 간판들이 붉은 빛을 뿜어냈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중국어로 대화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양꼬치 식당은 쉽게 눈에 띄었지만 짜장면을 파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 양꼬치 집 테이블 위에는 칭따오 맥주와 소주 병이 함께 어우러졌다. “이곳 중국인들은 양꼬치에 주로 맥주를, 한국 사람들은 소주를 찾는다”는게 상인의 귀띔이다. “양꼬치가 예전보다는 대중화돼 주말에는 한국인들도 오지만 평일엔 대부분 중국인 손님들”이란다.붉은색 건물에 한자 간판. 겉모습은 얼핏 비슷하지만 한 쪽 마을(town)엔 짜장면, 다른 마을엔 양꼬치가 있다. ‘중국에는 없는’ 짜장면이 중화요리의 대명사격으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 중국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인 양꼬치는 아직 한국인들에게 다소 ‘낯선’ 음식이다. 두 개의 차이나타운은 마을을 대표하는 음식들과 어쩐지 닮은 모습이다. 청나라 말 터를 옮겨온 화교들의 음식점 몇 곳에서 시작한 인천 차이나타운이 지자체의 손을 거쳐 한국인들의 관광지로 거듭난 곳이라면, 수원 고등동은 코리안드림을 품은 중국인들의 생활이 날 것 그대로 묻어있어 한국인들은 발 들이기 머뭇거리는 ‘그들만의 공간’이다. 한국 속 두 개의 중국은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선 익숙한 음식을 새로운 공간에서 맛보며 가족·연인·친구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수원·안산 등의 중국인 거리에선 낯선 음식과 언어 사이에서 잠시나마 이방인이 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과제도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요우커 1천만 시대를 앞둔 지금 화교는 줄고 중국 관광객을 사로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고등동 등의 중국인 거리는 외국인 범죄가 이슈화될 때마다 한국인들의 발길이 뚝 끊기곤 했다. 지난 1일 한·중 FTA 정식 서명으로 한·중 관계엔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신흥부국’ 중국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정작 우리 안의 중국은 들여다보지 못했다. 두 개의 차이나, 두 개의 타운을 조명하는 이유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며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인천 차이나타운. 인천화교 중산학교 담벼락에 그려진 삼국지 속 인물들이 시선을 끌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5-06-11 강기정

[경기·인천 속 작은 중국]중국인 19만명의 안식처 경기도

일자리 찾아 수원·안산 등 둥지샤브샤브 ‘훠궈’ 한국인에 입소문안산시 원곡본동 872의 3. 영화 ‘황해’의 주인공 구남이 한국에 돈 벌러 온 아내를 찾던 곳이다. 구남의 뒤로 스쳐 지나간 영화 속 풍경은 일거리를 찾기 위해 모여든 중국인들을 위한 원곡동(원곡본동, 원곡1~2동) 식당과 가게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사는 동네답게 세계 각지의 문화가 뒤섞인 곳이지만, 그 중심가에는 한자로 쓰인 붉은색 간판들이 늘어서 있다.경기도는 지난 3월 기준 중국인이 19만6천923명을 기록할 정도로 전국 광역단체 중 중국인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중국인들은 공단이 있거나 서울과 가까운 안산 단원구와 시흥, 수원 팔달구에 집중돼있는데, 이들 지역은 자연스레 ‘중국인 거리’로 모습을 바꿨다. 중국인들 사이에선 정겨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지만, 한국인들 사이에선 색다른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표 음식은 단연 양꼬치다. 서울 대학가 주변과 이태원 등에서 양꼬치의 이색적인 맛에 반한 이들이 차츰 중국인 거리로 향하고 있는데, 특히 원곡동의 양꼬치는 국내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중국 현지에서 즐겨 먹는 샤브샤브 ‘훠궈’ 역시 중국인 거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다문화 마을’인 안산 원곡동과 달리, 시흥 정왕동(정왕본동, 정왕1~4동)과 수원 고등동은 인근 전통시장과 더불어 조금씩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에서 세번째로 외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시흥은 정왕시장 쪽에 중국인들을 위한 가게와 음식점들이 밀집해있는데, 원곡동보다 복잡하지 않아 일부러 이곳을 찾는 이들도 많다./글 =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중국인 거리로 자리 잡은 수원시 고등동 갓매산삼거리에서는 양꼬치 등 다양한 중국음식을 맛볼수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5-06-11 강기정

[경기·인천 속 작은 중국]수원시 고등동 중국인 거리

조선족 범죄 부정적 인식깨야25년전 수원 고등동에 살았던 김모(53·여)씨는 최근 우연히 이곳을 다시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젊은 직장인들이 모여 살던 작은 동네가 어느새 ‘중국인 거리’가 돼 있었기 때문. 한 슈퍼마켓 주인은 “10년전부터 중국 음식점이 하나둘 생기더니 3~4년 전쯤에 비슷한 가게가 곳곳에 들어서 딴 동네가 됐다”고 말했다.수원 고등동의 변화상은 중국 동포들의 한국 진출 역사와 맞물려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산업연수생 자격 등으로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중국 동포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 서울 구로와 영등포, 안산·시흥 등 공단 주변에 모여 들었고, 2007년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방문취업제 실시 후 집값이 좀 더 싸고 서울로 가기 편한 수원역 주변 등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거리도 모습이 바뀌어, 양꼬치·우육탕 등 중국인에게 친숙한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자리를 잡았다. 중국 노래방과 술집 등은 물론 환전소와 식료품점 등 생활에 필요한 가게들도 쉽게 눈에 띈다.‘코리안드림’은 불법체류와 외국인 범죄라는 어긋난 형태로 나타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중국인 중 7.8%가 불법체류자다. 여기에 오원춘·박춘풍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중국인 거리엔 한국인들의 제노포비아가 집중되기도 했다. 중국인 거리가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지자체와 주민들이 스스로 상생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성수동 공단에서 일하는 중국 동포들의 거주지였던 서울 자양동은 2011년 동일로 18길이 ‘양꼬치 거리’로 지정되며 변화의 물꼬를 텄다./글 =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2015-06-11 강기정

[경기·인천 속 작은 중국]일본 ‘브라질타운’

1990년 취업 허용에 급증포르투갈어 간판들 즐비우리나라에 수원 고등동 같은 ‘중국인 거리’가 있다면 일본에는 ‘브라질타운’이 있다. 1990년대부터 일자리를 찾기 위해 온 일본계 브라질인들(일계인)이 일본 군마현 오이즈미초에 브라질타운을 형성했다. 중국인 거리에서 한자 간판과 양꼬치 판매점 등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브라질타운에서도 브라질 현지 음식점과 포르투갈어 간판을 쉽게 만날 수 있다.전남대 임영언·김재기 교수가 지난 2011년 발표한 논문 ‘일계인 디아스포라의 귀환과 브라질타운 형성에 관한 연구-군마겐 오이즈미초 일계 브라질인타운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일본인들이 남미로 이주했는데, 1990년 일본 정부가 법적으로 일계인 2·3세의 취업을 허용하면서 브라질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일계인들의 유입이 급격히 늘었다. 이들은 주로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밀집지역 오이즈미초로 몰렸다. 현재 오이즈미초는 일본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은 지역으로, 지난 2011년 기준 이곳에 사는 외국인의 71.6%는 일계인이다. 자연스레 일계인들을 위한 브라질타운이 오이즈미초에 형성됐다. /글 =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2015-06-11 강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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