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정위상감: 참과 거짓으로 서로를 느낀다

어떤 일이 진행되는 양태를 구분해볼 때 시작과 중간과 마침의 세 단계로 보는 것은 일반적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생애의 전 과정도 그렇고, 사람을 만나서 살다가 헤어지는 사람과의 교제도 그렇고, 학교에 입학해서 다니다가 졸업하는 학업도 그렇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통틀어 평가할 때 좋은 경우도 있고 나쁜 경우도 있다. 주역에서는 그것을 길흉으로 평가한다. 좋으면 길하고 나쁘면 흉하다. 세 단계 가운데 시작 단계에 생각해봐야 할 것이 느낌이다. 여기에서의 느낌이란 감정이나 생각을 포함한 전반적인 감응을 말한다. 그런데 감응에도 진위가 있다고 보아 주역에서는 정위상감(情僞相感)이라고 하였다. 진정성이 있는 감응인지 허위로 느끼는 감응인지를 살펴보라는 뜻이다. 주역에서는 그 감응이 진정성 있는 감응이라면 이로움을 줄 것이고 피상적인 허위로서의 감응이라면 해로움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개인 간의 관계에 한정해 볼 때 상호간 진정성을 가지고 느끼는 감응이 제일 이롭고, 둘 다 허위로 느끼는 감응이 제일 해롭다. 사람간의 감응에 한정하지 않고 확장해보면 어떤 현실사태에 대한 감응도 마찬가지이다. 그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그 일에 대처하는 데 첫 단계로서 중요하다는 뜻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7-10-17 철산 최정준

[주종익의 스타트업]스타트업 뭘 하지?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이러한 의문이다. 첫째 누구랑 하지, 둘째 뭘 하지 (아이템), 셋째 그것을 어떻게 하면 되지다.시중에 나와있는 스타트업 관련 서적의 대부분은 '누구랑 하지'와 '뭘 하지'는 이미 결정된 것으로 생각하고 스타트업을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가의 '어떻게'에 관한 책들이다. 여기 저기 찔끔찔끔 아이템 선정에 대한 얘기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번뜩이는 아이디어 만으로 아이템을 선정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아이템을 정하는 방법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개념(Concept)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된다. 이렇게 해도 실패한다.아이템 선정 작업을 검토해보자.고객과 기술 중 어디를 중심으로 아이템 선정 검토를 시작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한다. 보통은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순서이지만 가지고 있는 기술이 있다든지 제품자체가 기술을 우선시하는 것일 때는 기술 중심의 검토를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객 중심일 때는 시장(Market)을 먼저 정하고 고객을 정할 것인지 그 반대로 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Market Size가 큰 것을 노릴 것인지, 시장 성장율이 좋은 것을 노릴 것인지, Niche market 인지, B2B 또는 B2C 등등을 생각한 다음에 고객을 Demographic(인류통계학)분류 즉 나이 성별 학력 지역 직업 수입 등등의 고객세분화를 하고 고객의 type별로도 생각해본다. 다음으로 기술을 중심으로 하드웨어인지 소프트웨어인지 플랫폼 인지를 생각해본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새로운 기술이나 연구소등에서 트렌드를 입수한다든지 남의 기술을 공유할 것인지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한다. 기술 중심의 아이템이 성공 확률이나 확장 형(Scalable) 비즈니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투자 받기가 용이하다.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최소한 Market Pull(시장이 끌어당김)이나 Technology Push(기술 또는 제품이 밀어붙임)둘 중 하나는 반드시 획득하여야 한다. 물론 둘을 다 갖는다면 그것은 대박이다. Market Pull은 고객의 Pain Point(문제점)와 니드(Needs)를 파악하고 고객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고 Technology Push는 고객에게 Pain Killer(진통제)를 제공하는 기술로부터의 출발이다. 다음으로 본인의 평소의 상상력이나 소설 영화 등의 영감에서 아이템을 생각해볼 수 있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스타트업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 중심의 사고도 중요하다. 특히 현재의 트렌드나 미래의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예상하고 미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면 테슬러의 엘론머스크 스타일의 영웅이 될 수도 있다. 트렌드를 주시하는 것은 아이템 구상의 꽃이다. 돈 흐름의 길목을 보는 것이다.마지막으로 가장 낮은 수준의 아이템 선정 방법이지만 때론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시도 때도 없이 형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주변의 사소한 불편함에서 해결책을 찾아내어 아이템화 하려는 방법이다.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각하는 것이다. 남의 아이디어에서 베껴오고 훔쳐오고 하는 카피캣(Copycat)도 이 부류다. 스티브잡스는 Creativity(창의력)는 Copy & Steal이라고 했다./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2017-10-15 주종익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인도민정: 사람의 도는 정치에 빠르게 나타난다

지역마다 토양이 다르고 토질이 다르다. 땅에 내재되어있는 성분은 그 위에서 자라는 식물에게 영양을 주는데 아주 민첩하다. 다른 땅에서 잘 자라던 나무도 땅을 바꾸면 자라지 못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수 백 년 된 나무가 자라는 땅은 그 속에 기운을 지니고 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중용에서는 이를 지도민수(地道敏樹)라 하였다. 땅이 나무에게 그런 것처럼 사람은 정치에 민첩하다. 사람들이 품고 있는 생각은 곧바로 정치의 지형을 바꾸게 된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사람들의 생각이 정치에 반영되는 속도는 더욱 빠르다. 중용에서는 이를 인도민정(人道敏政)이라 하였다. 그러나 빠르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품고 있는 생각이 올바른 지향을 잃고 방황하는 것이라면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빠르게 반영되는 만큼 인도(人道)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의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중용에서는 인도(人道)를 바르게 만들어 가는가의 문제는 저마다의 수신(修身)에 달려있다고 하였다. 가정과 국가와 세계 속에서 나의 몸을 가누는 문제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10-10 철산 최정준

[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 세상]일편단심(一片丹心)

일편단심(一片丹心)은 한 조각 붉은 마음의 뜻이다. 우리 나라꽃 무궁화의 꽃말이기도 하다. 일편단심은 내면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변치 않는 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한다. 송대관이 부른 '오기는 오는 건가요'(작사:조동산 작곡:조동산,김구하) 노랫말에는 일편단심의 가슴 적시는 애정이 오롯이 묻어난다. 곡명 '오기는 오는 건가요' 가사에 등장하는 민들레꽃은 '너'의 의인화된 표현이다. 주지하다시피 민들레 중심 뿌리는 아래로 곧게 내리 뻗는다. 따라서 민들레는 온갖 풍상에도 흔들리지 않고 한 가지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상징적 의미로 자주 인용된다. 화자인 '나'와 민들레 '너'는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 때문에 서로 떨어져 지낸다. 즉 보고 싶어 그리워하는 일시적 이산 연인임이 틀림없다: '보고 싶다 안고 싶다 사랑아 내 사랑아'. 어느 날 '내 사랑' 민들레와 재회하기로 예정된 '나'는 그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진짜 오기는 오는겁니까'라고 반신반의하며 정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은 단지 설렘을 넘어서 흥분의 감정으로 변한다. 더 나아가 일편단심 민들레 '여자'와 다시는 헤어지지 않고 영원히 함께 삶을 영위할 것을 다짐한다: '다시는 못 보낸다/죽어도 못 보낸다'. 죽어도 정인을 다시는 떠나 보낼 수 없다는 화자의 결연한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이러한 일편단심 의지 표명 이면에는 신이 내린 '선물'이자 '예술'인 민들레 연인을 사랑하는 화자의 애틋한 마음이 녹아 있다. 또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연인에게 헌정하는 화자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디에선가 은은히 들려오는 듯하다.배일호가 부른 '사랑의 영수증'(작사:Unknown 작곡:박현진) 노랫말은 연인에 대한 애정 표식을 사랑의 영수증으로 비유한다. 또한 일편단심 사랑의 세기가 하늘 높이 찌를 듯 하고 땅 속 깊이 파고든다: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태산만큼 바다만큼 사랑해'.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한 조각 붉은 마음이 어찌 이다지도 태산같이 높고 바다같이 깊을 수 있을지 탄성을 자아낸다. 대개 영수증은 금전거래 시 사용된다. 그러나 인용한 곡명 '사랑의 영수증' 노랫말에서는 영수증이 오직 일편단심 애정 표현의 은유로 사용되고 있다: '일편단심 당신만을/사랑한다 써줄거야'. 뜨거운 '가슴'과 '온 맘'으로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글자가 적혀있는 영수증을 주고받는 연인의 진짜 속마음은 어떨까: '세상사람 모두에게/당신을 사랑한다 할 거야'. 이렇게 사랑의 증표를 받아 쥔 연인의 로맨스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해진다. 그들에게는 상대방 연인의 달달한 꿀 미소와 심장을 쿵 쿵 뛰게 하는 '심쿵' 로맨스가 거침없이 전개될 것이다. 이러한 청순한 로맨스가 '사랑의 집'을 건축하며 '가슴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연인에게는 종교적 의미의 천국이나 해탈 보다 오히려 더 소중하게 다가올 듯하다. 일편단심의 대명사로 흔히 포은 정몽주를 꼽는다. 저무는 고려 왕조를 향한 정몽주의 일편단심과 연인을 향한 민들레꽃 일편단심은 사랑의 대상이 다르다. 그러나 애정의 대상이 무엇이든 임을 향한 붉은 마음의 높이와 깊이는 동일하지 않을까 싶다./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2017-10-01 고재경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잠용물용: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

용(龍)은 12지지 가운데 유일하게 현실에서 볼 수 없고 꿈이나 상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이다. 새는 하늘에서 날아다닐 뿐 물속에서는 살 수 없고, 물고기는 물속에서만 살 수 있을 뿐 하늘을 날아다닐 수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러 문헌이나 작품에 등장하는 용은 물속에서 하늘까지 활동무대가 넓다. 주역에서는 용이 성장하는 과정을 여섯 단계로 구분하여 부르는데 맨 처음의 성장과정에 해당하는 어린 용이 잠용이다. 반면에 하늘에 날아올라 조화를 부리는 용을 비룡(飛龍)이라 한다. 비룡이 숭앙의 대상이 된 것은 비 때문이다. 용이 날면 구름이 일고 구름이 일면 비가 내린다는 것은 오래도록 전해온 이야기이다. 정치의 목적 중 처음이 먹고사는 문제인 식(食)이고 먹고사는 문제 중 가장 처음이 물(水)이기 때문에 물에 대한 갈망을 담아 비를 내리는 비룡을 찬탄해온 것이다. 잠용의 경우는 용은 용이지만 아직 날아올라 조화를 부릴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은 자신의 역량을 써먹을 수 없으니 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잠용이라고 영영 잠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당장의 시기가 써먹지 못하는 시절이라는 것일 뿐 때가 무르익으면 날아올라 조화를 부릴 수 있다. 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미래를 준비하면서 참고 있어야 할 땐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9-26 철산 최정준

[시인의 연인]시마(詩魔)

그 넓고 넓은 속이 유달리 으스름하고한낱 반딧불처럼 밝았다 꺼졌다 하여성급한 그의 모양을 찾아내기 어렵다//펴 든 책 도로 덮고 들은 붓 던져두고말없이 홀로 앉아 그 한낮을 다 보내고이 밤도 그를 끌리어 곤한 잠을 잊는다//기쁘나 슬프거나 가장 나를 따르노니이생의 영과 욕과 모든 것을 다 버려도오로지 그 하나만은 어이할 수 없고나이병기(1891~1968)인간에게 상상력은 무한한 에너지다. 상상 속에서는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지만 불가해 한, 상상이 구체화될수록 상상은 생각에서만 그치지 않고 현실화되기도 한다. 그 세계는 성급하게 찾는다고 해서 찾아지는 것도 아니며, 그 속은 너무 "넓고 넓은 속이 유달리 으스름"하기도 하고, "한낱 반딧불처럼 밝았다 꺼졌다"하기도 한다. 이것은 시인에게 창작의 과정이며 상상을 언어로 현현시키는 고뇌인 것으로써 흔히들 '영감'이라고 부른다. 시인에게 "말없이 홀로 앉아 그 한낮을 다 보내고" 있는 밤의 시간은 휴식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잠을 건너가는 '노동의 새벽'이 된다. 마찬가지로 '기쁘나 슬프거나 이생의 영과 욕과 모든 것을 다 버려도' "그 하나만은" 어찌할 수 없는 것. 당신이 오늘도 놓치지 않고 잡고 있는 자신이, 바로 한편의 시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7-09-24 권성훈

[조성미의 나무이야기]화려한 붉은 색의 향연을 펼치는 단풍나무

초록 녹음이 가득했던 산과 들에는 어느덧 한껏 높아진 쪽빛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잎들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마치 마술사가 지팡이를 휘두를 때 마다 온갖 색들이 쏟아져 내려 한바탕 아름다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가을이다. 기상청에서는 올해가 평년보다 일교차도 크고 날씨도 맑고 좋아 단풍의 색이 더 화려해진 총천연색으로 물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설악산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단풍나무는 우리나라에 150여종이나 되는 등 많은 종류가 있지만 흔히 단풍이라고 얘기 할 때는 단풍나무와 당단풍나무가 가장 대표적이다. 아름다운 색감으로 많은 종류의 조경수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봄부터 잎의 색이 붉게 되었다가 여름이면 퇴색되는 노무라단풍나무, 잎의 뒷면이 은빛이 나는 은단풍나무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외국에서 들여온 나무 중에는 설탕단풍나무도 있다. 캐나다 국기에 붉게 그려진 나뭇잎이 이 설탕단풍나무의 잎인데 북미에서도 특히 캐나다에서 많이 자란다. 캐나다에서는 설탕단풍나무 줄기에 구멍을 뚫고 수액을 채취하여 끓여서 시럽을 만든다. 이게 바로 메이플시럽인데 방금 구운 부드러운 핫케이크 위에 뿌려 먹으면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다. 단풍나무는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갈잎중간키나무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주로 자란다. 습기를 좋아해 산의 계곡 부근에서 자라며 높이는 10m에 달한다. 아기의 펼친 손바닥처럼 갈라지는 잎은 5∼7개로 깊게 갈라지는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5월에 피는 꽃은 검붉은 색이며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달리는데 아주 작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다. 단풍나무 열매는 9, 10월에 익는데 날개가 달려있어서 열매가 떨어질 때 헬리콥터의 날개처럼 회전하면서 떨어지게 된다. 바람만 잘 타게 되면 최대 100m까지 멀리 날아갈 수 있는데 단풍나무의 열매는 상당히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 무게중심이나 길이가 조금만 어긋나도 제 역할을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자라는 단풍나무는 당단풍나무이다. 중부지방에서는 대부분 당단풍나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당단풍나무는 밑동에서 여러 줄기가 갈라져 올라오며 키는 8m 정도로 자라는데 굵고 크게 자라나 성장은 느린 편이다. 수형은 가지가 옆으로 퍼져 위쪽이 넓게 둥그스름해지는데 여름철의 녹음을 한 층 더 시원스럽게 하며 가을에 무르익는 붉은 색 단풍은 흡사 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잎이 가지에 마주 달리는데 9∼11개로 갈라지고 뒷면 잎맥과 잎자루에 부드러운 잔털이 있으며 겨울에도 가지에 붙어 있다. 당단풍나무에서도 수액을 채취하는데 2월에서 5월까지 채취해 위장병이나 만성 대장염, 잦은 설사에 물처럼 마신다. 단풍나무류의 목재는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한 편이다. 잘 휘거나 갈라지지 않기 때문에 체육관이나 볼링장 같은 곳의 나무바닥이나 각종 악기, 조각, 건축 등 여러 가지 재료로 쓰인다. 단풍나무의 속명인 아케르(Acer)는 라틴어로 '강하다'는 뜻으로 재질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격적인 가을의 길목으로 접어들었다. 풍성한 나뭇잎들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숨어들고 청명한 하늘아래 맑은 햇살은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다가오는 추석연휴에는 숲과 만나 자연이 만드는 단풍의 정취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9-24 조성미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포호빙하: 범을 맨손으로 두드려 잡고 강을 걸어서 건넌다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가 군대를 이끌고 전쟁(戰爭)에 나갈 때 누구와 함께 가시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孔子)는 나는 범을 맨손으로 두드려 잡고, 강을 걸어서 건너다가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사람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고 답하였다. 포호빙하(暴虎馮河)는 시경에서 유래한 말이다. "감히 범을 맨손으로 잡지 못하고 강을 걸어서 건널 수 없다네, 사람들은 하나만 알고 나머지는 모르네, 무서워하고 두려워하길 깊은 연못에 임한 듯 하고 얇은 얼음을 걷는 듯 조심하라." 이 대목은 공자가 제자 안회(顔回)에게 "나라에 등용되어 도를 행하고 싶은데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가만히 감추어두기 힘들지만 너는 이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한 뒤의 문답이다.돌이켜보면 누구든 자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물을 건너기 위해서 갖추어야할 여러 가지 준비사항에 대해서 소홀히 한 채 건너고 싶다는 욕망과 용기만을 앞세울 경우 처참한 실패로 돌아올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멀리 찾을 것 없이 내 속에서도 그런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후회가 밀려든다. 건너지 말아야할 강이면 건너지 말고, 건너야할 강이라면 여러모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니, 그것을 망각할 때 내게 돌아오는 것은 후회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9-19 철산 최정준

[고영직의 여시아독(如是我讀)]'도시침술'이라는 상상력

'도시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해결책이다.' 브라질 도시계획가 자이미 레르네르(Jaime Lerner)는 '도시침술'에서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으로서 도시를 상상하며 '도시침술'이라는 새로운 도시재생 전략을 제시한다. 도시침술(urban acupuncture)이란 어두운 골목을 밝히는 가로등, 특별한 기억을 담은 공원 벤치 같은 작은 요소를 통해 도시 생활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최소한의 개입'을 의미한다. 아픈 부위에 침을 한 대 놓아 낫게 하듯이, 우리 사는 도시 또한 침술이 지닌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이미 레르네르가 197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인구 180만 명의 브라질 쿠리치바 시장을 세 번 지내고, 파라나 주지사를 두 차례 역임하면서 이러한 도시침술의 방법을 통해 '꿈의 도시 쿠리치바'를 만들어온 주역이라는 점에서 신뢰할 만하다. 도시의 중추신경을 잘 파악하여 문제가 있는 부위를 정확한 침술로 소생시킨 것이다. 오늘날 쿠리치바가 2003년 파나마시티와 더불어 아메리카 문화수도로 선정된 데 이어, 세계적인 창의도시 또는 존경의 수도라는 별칭을 갖게 된 데에는 재미와 장난의 요소를 결합해 도시침술이라는 독특한 시정철학을 바탕으로 한 창조도시 프로젝트를 적절히 수행해온 것이 한몫한 것이다. 쿠리치바가 삶의 질, 쾌적성, 편의성, 정주성이 높은 공동체형 문화도시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브라질 쿠리치바를 비롯해 세계 각지의 도시를 여행하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느낀 자신의 소감을 적은 핸드북에 가깝다. 그러나 이 책의 행간에 스며 있는 메시지는 결코 단순한 실용적 팁에 머물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 '도시는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책이다. "도시의 기억은 오래된 가족사진과 같다"라든가, "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게 도시침술의 핵심이다"라는 진술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으리라. 로마클럽 보고서인 '성장의 한계'(1972)를 집필한 도넬라 메도우즈가 쿠리치바를 '희망의 도시' '시민을 존경하는 존경의 수도' '웃음의 도시' 같은 애칭을 붙인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이 책을 읽을수록 도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리더의 조건이라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도시 경쟁력 강화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도시 활력 제고를 위해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 등을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5년 간 50조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뉴딜 사업에 대해 시민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다수의 지자체 단체장과 지역 주민들의 경우 여전히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길이 뚫린다, 물길이 열린다, 땅값이 오른다'식의 마인드로만 접근하려 하기 때문이다. '도시침술'은 '도시는 사람이다'라는 관점이 어떻게 솔루션화할 수 있는지 예시한다는 점에서 꼭 읽혀져야 하는 책이다. 미국 사회운동가 제인 제이콥스가 한 말은 다시 한 번 강조될 필요가 있다. "꿈의 도시를 설계하는 일은 쉽다. 하지만 살아 있는 도시를 재건축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책과 더불어 2007년 테드(TED) 강연을 같이 감상하면 더 흥미진진할 것이다. '도시의 노래'를 부르며 흥겹게 춤추는 자이미 레르네르 같은 리더가 더없이 그리워서일지도 모르겠다./고영직 문학평론가고영직 문학평론가

2017-09-17 고영직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일저교해: 젓가락 하나로 바다를 휘젓다

이 세상에 존재했던 사람들 가운데 궁극의 진리를 추구하여 터득했던 이른바 각자(覺者)들이 얼마나 있었을까?깨달음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겠지만 불교적 관점에서 볼 때 흔히 그들을 부처라고 부른다. 그들이 설파한 내용을 담은 책이 경전이라면 그 경전 또한 한두 권이 아니다. 인간이 진리에 대해 고민하는 종류만큼 그에 상응하는 법문도 많다. 팔만사천이란 숫자는 그만큼 인간의 진리에 대한 고민도 많고 그 고민에 대응하는 설법의 방편도 많다는 뜻일 것이다.직지심경이란 책도 그런 설법을 담고 있다. 거기에 보면 혜구선사(惠球禪師)의 설법이야기가 나온다. 자신이 설법할 때 사용하는 법인 문무보살이나 관음보살이나 보현보살 등의 방편에 대해 이렇게 비유하였다. "내가 사용하는 이런 방편은 마치 큰 바다에 살고 있는 물고기에게 생명인 바다의 물에 대해 나무젓가락으로 열심히 휘저어 알려주는 것과 같다!" 자신이 사용하는 팔만사천법문의 방편이 나무젓가락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무젓가락이 없으면 휘저어줄 수 없지만 물은 늘 존재한다. 그렇듯이 여러모로 한정된 사람이나 책속의 법문에서만 생명의 실상을 찾으려 하지 말고 늘 여여(如如)하게 있는 산하대지(山河大地)에서 마음을 열어보라고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9-12 철산 최정준

[손경년의 늘찬문화]능동적 생활문화활동과 건강한 삶터의 지속

지난 8월30일 문체부는 내년 예산으로 전년 대비 5천241억원이 감액된 5조1천730억원을 편성, 발표하였다. 중점 사업으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부당하게 폐지·축소된 사업 복원'과 함께 문화소외계층 지원과 문화·체육·관광 향유 확대, 예술인의 창작권 보장,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콘텐츠, 관광, 체육분야 산업생태계 조성 등이었다. 세부사업을 살펴보니 시민들의 직접적 체감이 가능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예술활동을 활성화하고자 아마추어 예술동아리에 대한 예술적 역량 강화를 위한 기본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역의 문화예술계 전문가와 명사에 의한 마스터클래스 진행, 동아리들의 활동 전반에 대하여 기획, 매개 역할을 할 코디네이터 운영' 등 약 700개 동아리를 대상으로 총 30억 원(국비와 지방비 5:5)을 지원하여 시민이 예술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예술적 저변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장기적인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사실, 문화예술에 대한 개인의 욕구에서 비롯된 생활문화 활동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동아리 지원정책을 내놓는 것은 '생활공동체 속에서 사람들 간에 이루어지는 소통, 교류와 협력, 연대, 환대 등이 일종의 사회적 자본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동아리 활동에서 '단순히 참여'만 한 사람들보다 '동호회 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발전에 더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그렇다면 생활문화가 일상 속에 정착했을 때 가져다 주는 장점은 무엇일까. 생활문화 활동을 통해 주민들은 창의성, 혁신성, 소통능력, 독창성, 응용력 등의 발달과 자연스러운 감정분출 및 표현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활세계 속에서 가치판단과 탐구, 스스로의 의사결정력 등의 향상된 인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특히 축제나 예술행사 등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가 맺어지면서 공동체 구성원들은 상호 이해, 경험의 공유, 자신감, 성취감 등이 고양되고 공동체의 조화와 창의적 발상을 얻기도 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주거지, 마을, 도시 등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스스로 공동체 문화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조직화의 욕구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생활문화를 지원할 만한 이유를 갖게 된다. 개개인으로서의 우리는 지구의 구성원이자 골목길에 추억을 새겨둔 동네주민이다. 다양한 이해관계 속의 사회공동체 구성원으로 혼자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성의 원리가 잘 작동될 때 사람들은 오히려 더 자신의 개성을 찾고 인간의 존엄을 얻게 된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가속페달을 밟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시간과 함께 다음 세대까지 아우르는 긴 호흡으로 느릿느릿 가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와 '너의 이야기'가 독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소통되고 공감되는 과정의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일상 속에서의 생활문화 참여를 통해 능동적 주체자로서의 시민으로 성장하고,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기 위한 만남과 대화, 설득과 합의를 갖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비로소 삶터의 건강함이 유지되고 올바른 민주주의의 구현과 지방분권, 문화분권 실현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2017-09-10 손경년

[주종익의 스타트업]인큐베이팅 망령에서 벗어나라

요즈음 스타트업은 대학생도 걱정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가르친다. 대학생은 앉아서 팀원들과 일할 장소도 없는 실정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인큐베이팅 제도이다.아기는 엄마가 임신을 하면 10개월동안 엄마의 뱃속에서 충분한 영향을 공급받아 건강한 아이로 태어나게 된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는 10개월까지의 잔여 기간을 인큐베이터에서 보내게 된다. 10개월이 넘은 아이를 인큐베이터에 집어 넣으면 정상적으로 성장을 하지 못하거나 심하면 죽을지도 모른다.최근에 스타트업이 점점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조금씩 공감하면서 정부와 대학교와 기업 등에서 관심을 상당히 갖게 되었다.스타트업을 해보겠다고 팀을 만들어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다.그런데 기대가 너무 크다고 생각을 할는지 모르지만 요즈음 스타트업 팀들의 야생성이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맨땅에 헤딩하겠다는 독한 도전 정신과 강한 야생성은 스타트업 성공의 필수 기업가 정신이다.이러한 마인드 세팅(mind setting) 없이는 성공을 위한 행동(Activity)이 나오지 않는다. 전국에 수만은 코워킹(협업/co-working) 장소와 인큐베이팅 시설이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비롯해서 민간기업이나 엑셀러레이팅 기관들에 마련되어있다. 많은 스타트업 팀들이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 잘 이용하고 있는 팀들이나 운용기관이 있는 반면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도 잘 모르는 기관이나 스타트업 팀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인큐베이팅이란 말 그대로 미숙한 상태의 스타트업을 위한 제도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인정이 되면 운영기관은 스타트업들을 인큐베이팅기관에서 과감히 졸업을 시켜야 한다.스타트업들도 스스로 커 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큐베이팅 숙성기간이 끝났는데도 어떻게 해서든지 공짜시설을 언제까지나 이용하려고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인원이 10명이 넘고 매출액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버티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온실 안에 있는 꽃과 같은 스타트업은 온실 밖으로 나가면 죽을 수밖에 없다. 야생성이나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강한 경쟁력을 이겨낼 힘을 기르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될 수가 없다.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미국의 유명한 엑셀러레이팅업체 와이콤비네이터 (Y-Combinator) 라고 있다. 하버드 대학보다 들어가기가 20배나 어렵다고 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와이콤비네이터는 1년에 두 번 입주 스타트업을 선발하면 딴일 하나도 하지 말고 먹고 자고 일만 하라는 뜻에서 라면이라도 먹으라고 2만5천달러 정도의 지원금을 주면서(이들은 이것을 Ramen Profitability라고함. 지분도 소유함) 하드트레이닝을 시킨다.3개월이 지나면 모두 내보낸다. 가능성이 있는 업체는 투자자들의 낙점을 받아 지속적인 자금 후원을 받는다. 철저하다. 우리의 스타트업 생태계도 신생기업들을 엄격하게 키워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요령을 피워 온실에서 안주하려는 스타트업은 가능성이 없다. 숙성은 너무 오래하면 썩게 마련이다. 스타트업도 인큐베이팅에서 숙성을 너무 오래하면 당연히 썩을 수밖에 없다./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2017-09-03 주종익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막현호은: 숨어있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없다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가을 초입에 '중용'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가끔 숨기고 싶어 하고 실제 숨기기도 한다. 무엇인가 숨기든 드러내든 그건 본인의 자유이며 어떤 때는 그것을 꼭꼭 숨겨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주역'에서는 무언가 쓸 만한 기구를 만들어놓고도 그것을 사용할 시기가 되지 않았거든 깊이 숨겨놓았다가 시기가 도래하면 사용해야한다고 하였다.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사용하게 되면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였다. 이것은 무언가 쓸 만한 것을 만들어놓았을 때 그것을 경솔하게 내놓고 쓰려하지 말라는 의미이다.그런가하면 '중용'에서는 숨기게 되면 그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莫顯乎隱)고 하였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에 관해 말한 것이다. 사람이 어떤 생각이 들거나 감정을 느끼면 내부에 품고 있다가 밖으로 표출을 한다. 이 과정에서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무리 숨기려 해도 말이나 기색으로 다 드러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가장 이상적인 정서교육으로 솔직한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자꾸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숨기려하면 나중에는 자기의 내부에서 발현되는 생각이나 감정이 무엇인지를 자기도 모르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고인들이 신독(愼獨)을 강조하였는데, 신독이란 어마무시한 공부절차가 아니라, 그저 자기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솔직히 알아채고 그것을 선명하게 하는 일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8-29 철산 최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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