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

 

[보통 사람들] 정봉교 하남고등학교 교사

관악기 연습 '새 목표' 부여경연대회 등 40여 차례 수상제자 70여명 음악 전공 진학'꼴찌들의 반란은 언제나 유쾌하다!'학창시절 꼴찌들은 '문제아'로 분류돼 나중에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둘러싸인다. 하지만 성적 꼴찌가 꼭 인생 꼴찌가 되란 법은 없다. 단지 이들에겐 자신의 재능을 알아볼 스승이 필요할 뿐이다. 정봉교(49·사진) 하남고등학교 교사는 1996년 이 학교로 부임한 뒤 지금까지, '꼴찌'들에게 관악기를 통해 삶을 열어준 이 시대의 참 스승이다. 하남고 관악부는 1992년 마칭밴드(행진하며 연주하는 것이 주요 공연 형태인 취주악단)로 창단됐으나 정 교사가 부임한 뒤 실내악 중심의 콘서트 밴드로 모습을 바꿨다. 음악하는 사람이란 인격이 먼저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공부에 영 취미가 없는 학생들에게 관악기를 쥐여줬다. '인격훈련'은 곧 끊임없는 연습이었다. 하남고 관악부는 방과 후 활동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오후 5시께부터 연습 일정이 시작됐다. 정 교사의 '꼬임'에 발을 들인 학생들은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특훈을 벗어날 수 없었다. 국·영·수 책 대신 낯선 악기를 잡고 궁둥이 붙이기 훈련을 하자 어느 순간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다음부터 일은 스스로 풀렸다. 지금까지 70여명이 자신의 악기로 대학을 진학했고, 일부는 아예 직업적 음악인으로 남았다. 관악부는 수많은 연습은 물론 500여차례의 크고 작은 지역사회 행사나 음악봉사를 하며 실전경험을 쌓았다. 그 결과 1997년 전국 관악경연대회 은상, 1999년 같은 대회 금상, 2002년 전국 난파 관악 경연대회 최우수상 등 지금까지 40여차례의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정 교사는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그 학생의 인생도 사회의 꼴찌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가정형편이 어렵고 학업성적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제안한 관현악부(2008년 바이올린 연주자가 자발적으로 입단하며 현악부가 생김) 활동으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한다.실제로 그의 권유로 관악부에 들어와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학생들 대부분이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음악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하남시와 경기도교육청으로 찾아가 직접 예산을 챙기길 마다치 않았다. 지금은 컨테이너에서 벗어나 별도의 음악실은 물론 다수의 악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도 교육청으로부터 관현악 특기생 5명을 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그는 "예전에는 관악단원이 40~50명이나 됐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줄어 12명밖에 안 된다. 더욱이 관련학과 없이 동아리 형태로 유지하다 보니 지금은 관현악부 존립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학교가 전문과정을 만들었으면 좋겠지만 제도적 문제 때문에 어렵다"고 지금의 현실을 설명한다. 그래도 여전히 그가 제자를 사랑하는 열정은 꼴찌도 웃게 만든다. 하남/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하남고등학교 관현악부 정봉교 교사가 관악경연대회에서 받은 트로피를 들고 있다. 하남/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하남고등학교 관현악부가 정봉교 교사의 지휘로 공연을 하고 있다. /정봉교 교사 제공

2016-07-11 최규원

[보통 사람들] 탁옥남 여주믿음은행 설립자

부도 위기 저소득층 소액 상담출자·후원금 보태 '믿음 대출'800여건 지급 회수율 90% 기록재기한 고객 '동병상련' 힘 보태2천만 원 빚에 월 120만 원의 이자를 내는 가족이 있었다. 살다 보니 생긴 빚이었고, 이를 갚기 위해 부부와 함께 딸도 나섰다. 그러나 아무리 일을 해도 원금은커녕 이자를 갚기에도 허덕인다. "2천만 원에 월 6부 이자라니요? 믿어지지 않습니다. 가족은 이자만 갚기에도 힘들고, 삶의 의욕조차 잃었습니다."여주믿음은행을 설립한 탁옥남(62) 여주지역자활센터 센터장은 이들에게 1천만 원을 빌려 줘 새로운 삶을 만들어 줬다. "또 부도 위기에 처한 다른 부부는 1천5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 은행도 너무 큰 돈이어서 부담이었죠. 그래서 1천만 원을 해드릴 테니 500만 원은 본인이 만들어 보라고 했더니, 그냥 한없이 우시면서 '고맙다'는 말만 남기고 그냥 떠났어요."며칠 뒤, 탁 센터장은 연락이 없는 부부에게 전화를 걸어 1천500만 원을 빌려줬다. 믿음은행에서 200만원을 대출하고, 자신의 출자금 500만 원과 교회 후원금 800만 원을 보태 만들어 줬다. 탁 센터장은 자랑한다. 두 가정이 삶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여주 믿음은행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고, 빚을 갚았다고 말했다.'여주믿음은행'은 (사)여주시기독교사회복지관이 저소득층의 자립 자활을 위해 만든 부설 여주지역자활센터에서부터 시작됐다. 2009년 저소득층의 자활 사업을 하던 중 금전적인 문제를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돕던 것이 계기가 되어 '여주믿음은행'이 설립됐다. "처음 6명이 26만 원을 만들어 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2억8천여만 원의 후원금과 출자금이 만들어졌어요. 믿음은행에서 발생한 대출 건수는 800여 건에 달합니다. 회수율이 90%에 달해 3억여 원의 돈이 회전되니까 총 거래금액은 10억 원이 넘어요."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보편적 복지와 도덕적 해이 등의 퍼주기식 복지는 안된다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 됐다. 하지만 90%의 회수율을 보이는 여주믿음은행은 달랐다. 여주믿음은행의 경우 200만 원에서 500만 원의 대출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제는 후원금 또는 출자금을 내어 자신의 처지와 같은 이들을 돕는다. "사업이 10여 년이 돼 갑니다. 하지만 대출횟수가 늘어나지 않아요. 이유는 개인의 자존감입니다. 믿음은행에 오기까지 자살이라는 극단까지 생각합니다. 자신의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돈을 빌리죠. 하지만 돈을 갚아서 자존감이 생기고, 남을 돕는 삶을 영위하게 됩니다."탁옥남 센터장이 믿음은행에서 추구하는 것은 간단했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욕심이든, 약자라 돈에 허덕이든 개개인의 행복한 삶이란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삶이라는 것이다. 탁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여주믿음은행이 더 커지길 원치 않습니다. 자립한 소액출자자들이 자신과 같은 어려운 이들을 도우면 됩니다. 그리고 각 지자체와 종교, 기관 단체 누구나 쉽게 믿음을 갖고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탁옥남 여주믿음은행 설립자는 "처음 돈을 빌리는 삶에서 이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삶이 믿음은행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6-07-04 양동민

[보통 사람들] 황선수 한국인쇄판촉생산자온라인조합 이사장

기념·답례품등 판촉물품 제작 기업설립 1년여 만에 회원 270여사 모아11월 '우수상품한마당' 개최 준비도국내 10인 미만 기업 중에는 우수한 실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음에도 마땅한 유통·판매망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각고의 노력 끝에 대형마트에 납품했다가 소비자들의 인기라도 끌면, 어느 틈에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에 매대를 빼앗기는 횡포도 감내해야 한다. 이 같은 소상공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국 단위의 단체가 태동해 주목을 받고 있다.한국인쇄판촉생산자온라인협동조합(KGOC) 황선수(50) 이사장은 충무로에서 디자인업체를 경영하다가 몇 해 전 고양시 일산신도시로 이전, 지역 소상공인 14명과 손을 잡고 조합을 설립했다.인쇄판촉생산자란 선물용품·기념품·행사답례품 등 판촉을 위한 '기프트상품 제작기업'을 뜻하는 말로, 얼핏 포장디자인이나 인쇄에 국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공산품이 기프트상품이 된다. 타월과 시계, 넥타이와 주방용기 등을 개발하는 기업이 소비자 요구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면 인쇄판촉생산자에 포함되는 유통의 개념이다.황 이사장은 조합 설립 1년여 만에 전국에서 정회원 70여사, 준회원 200여사를 모집했다. 이들은 판로개척을 위해 오는 11월 고양꽃전시관에서 '선물·판촉·문구·출판 우수상품한마당'을 개최한다. 행사비용은 전액 조합원들이 분담한다. 우수상품한마당은 철저하게 B2B로 운영된다.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아니고, 명함을 보유한 자영업자 이상이면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해외 박람회를 다녀보니 행사장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B2C 방식이 우리나라 말고는 드물었어요. 제대로 된 B2B 행사를 통해 중소기업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의 유망한 제품이 빛을 발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자수성가의 전형인 그는 일을 키우는 능력이 탁월하다. 10년 전 결식아동돕기 봉사단체 '라온공동체'를 만들어 전국 13개 지부 3천여 회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너무 가난해 학업을 중단할 때도 환경을 탓하지 않은 그는 20세에 고교 문을 처음 두드리고 45세에 국민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정신력 그대로 더 큰 포부를 품고 있다.황 이사장은 "최근 인쇄판촉생산자 전용 온라인판매망 구축을 끝냈고, 곧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완료한다"며 "전국에 산재한 10여개 인쇄판촉생산자 단체를 하나로 묶는 연합회를 결성해 오프라인 판매망까지 확장해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황선수 KGOC 이사장은 소상공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국 연합회를 결성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판매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2016-06-27 김우성·김재영

[보통 사람들] 남봉현 안양시 최초 민군협력관

병사 자녀 병원치료·파병용사 고충 해결휴일반납 전국서 1년간 237건 운영 성과군대 내 구타 및 총기사고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 유독 마음 졸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식을 군대 보낸 부모들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폐쇄적인 군대 특성 탓에 자식들이 현재 어떠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를 사전에 알고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대안이 바로 지자체에 민군협력관을 두는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성남·파주·김포 등 도내 6개 지자체가 민군협력관을 두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의 병무민원을 처리해 주는 곳은 안양시가 유일하다. 안양시에는 지난해 5월 대령으로 예편한 남봉현(57·사진) 씨가 민군협력관을 맡고 있다.지난해 6월 안양시 최초의 민군협력관이 된 그는 지난 1년간 내부자 방문, 전화상담, 관·군 협력 등 총 237건의 운영성과를 거뒀다. 이 중 시민 병무상담만 87건을 차지하고 있다. 시민 병무상담의 경우 1건 처리하는데 몇 날 며칠을 매달려야 한다. 이 때문에 그는 휴일도 반납한 채 거의 매일 시청에 마련된 민군협력관실이나 전국 각 부대 등을 돌며 시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고 있다.그는 "자식 군대보내 놓고 노심초사하고 있는 부모 입장을 생각하면 손 놓고 앉아서 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자식이 억울한 상황에 처한 부모들에겐 자신의 휴식시간조차 고통의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배려한 것이다. 한번은 아들 둘을 군대 보냈는데 한 명은 다쳤는 데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또 다른 한 명은 정신질환 소견을 보여 군 생활을 힘들어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그는 부모 입장을 생각해 곧바로 모든 인맥을 동원, 각 부대 지휘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두 병사의 상황을 알린 뒤 병원치료를 받게 했다.또 안양 거주 70대 노인이 지난 1971년 월남에 파병, 안케패스 638고지 전투 등 수많은 전투에 참여했지만 제대로 된 전역신고 절차 없이 자동 전역 처리됐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남 협력관은 당시 복무했던 부대(28사단)와 곧바로 협의에 들어갔다. 이 노인은 지난 3월 남 협력관의 도움으로 28사단에서 입대 37년 만에 뒤늦게나마 전역신고를 마쳤다.남 협력관은 "사회가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군대는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민군협력관으로 일하는 동안 한 사람이라도 억울하거나 힘든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양/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16-06-20 김종찬

[보통 사람들] 가천대 입학한 콜롬비아 국가대표 스테반·따띠아나

유학기간 전문교육 받아 '챔피언' 각오'수준높은 수업' 11월 세계대회 자신감"태권도를, 한국을 알고 싶어 1만7천여㎞를 날아왔습니다."콜롬비아 태권도 국가대표인 스테반 몬로이 디아즈 줄리안(20)과 따띠아나 파라 낀떼로(20·여)가 태권도 세계 챔피언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천대학교 태권도학과에 입학해 연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스테반은 9살때 아버지와 함께 태권도를 시작했다. 태권도의 매력에 빠진 그는 지난해 페루 리마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남미 챔피언십에서 품세부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해 여러 대학의 한국 학생들과 태권도 실력을 겨룬 적 있었는데 교수님과 학생들, 선후배 간 서로 아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본격적으로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스테반과 함께 태권도 세계 챔피언을 노리고 있는 따띠아나는 "콜롬비아도 지난해 런던올림픽에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를 내 이제는 콜롬비아인들도 태권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더 많은 콜롬비아 사람들이 태권도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앞장서고 싶다"고 했다. 스테반과 따띠아나는 "콜롬비아에서 배운 태권도가 취미활동 수준으로 느껴질 만큼 한국의 태권도는 훨씬 전문적이고 수준이 높다"며 "한국어 공부와 학과 수업, 태권도 연습으로 힘들 때가 많지만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들은 지난해 춘천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에서 품세부문 2위를 차지하는 등 태권도 본가인 한국에서도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11월에 열릴 세계태권도대회에서도 콜롬비아를 대표해 출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스테반과 따띠아나는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알리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한국인들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약속을 정확하게 지키는지 알게 됐다"며 "태권도에 담긴 한국인의 정신과 예절을 콜롬비아에도 알려 콜롬비아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콜롬비아 태권도 국가대표 스테반(왼쪽) 씨와 따띠아나 씨가 세계 태권도를 제패하겠다며 가천대학교 태권도학과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성남/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2016-06-13 김성주·김규식

[보통 사람들] 김용완 남양주시 이·통장 연합회장

전국연합회 사무총장 겸직 '타고난 리더'민원 업무·마을 궂은 일 도맡아 '자부심'카메라 휴대 불합리 현장 찍어 적극 개선"주민들과 가장 밀접한 곳에서 마을 일을 보는 사람들이 바로 이·통장입니다. 자신의 일보다는 마을의 애경사는 물론 궂은 일을 도맡아 하기 때문에 희생과 봉사 정신 없이는 못합니다."김용완(58) 남양주시 이·통장 연합회장의 말에는 이·통장직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열정이 배어 있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3리 이장이 된 이후 11년째 같은 직함을 유지하는 그는, 2008년 이후로는 화도읍 이장협의회 회장직을 추가했고, 같은 해에 남양주시 이·통장 연합회장 직을 보태더니, 지난 2012년 3월부터 3년 동안 전국 이·통장 연합회 사무총장까지 더했다.태어날 때부터 이장인 것 같은 김 회장은 본래 개인사업자였다. 하지만 이장직을 맡고 나서 마을 주민들이 답답해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행정 관청 업무를 비롯해 중앙정부나 시·도의회, 국회까지 다니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고는 본업은 가족에게 맡겼다. 시와 주민간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김 회장의 하루는 길다. 매일 아침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 안부를 챙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후 읍사무소로 출근해 민원사항 등을 접수하고, 업무를 본다. 오후에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 지자체, 중앙정부, 의회 등을 쫓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끝난다. 여기에 마을 주민들의 애경사나 어떤 일이 생기면 모두 이장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그러니 하루가 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통장에게 월급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달에 한번 지역 민방위 대장 명목으로 나오는 20만원과 회의 참석 시 나오는 수당 2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김 회장은 "이·통장들은 월급을 먹고 사는 게 아니라 자부심을 먹고 산다"며 "주민들이 선관위를 구성해 투표로 선출하는 직이라 의미가 있어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으로 스스로를 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 일이 내 일이 된 김 회장은 항상 차에 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 잘못된 것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시에 건의해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런 김 회장은 6년 전 왕복 2차선에 굴곡이 심해 사고 위험성이 높던 86호선 국지도 와부~화도구간을 4차선으로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 도로 개선을 위해 2년동안 시·도·국토부·국회 등 안 찾아 간 곳이 없다"며 "마을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이같이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해서 지역 주민들의 격려와 지지 없이는 일을 해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화도~포천' 구간에 월산리 lC 설치를 위해 애쓰고 있는 김 회장은 주민들의 격려를 부탁하면서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지역에 봉사하는 이·통장 선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11년째 구암3리를 맡고 있는 김용완 이장은 자부심과 열정으로 이장직을 수행하며 지역사회 일꾼으로 봉사하는 이·통장 선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2016-06-06 이종우

[보통 사람들] 화성 향남읍 웨딩뷔페 '컨벤션 더힐' 안효철·김인순 대표

개업식 대신 홀몸노인 200여명 음식대접밴드공연·소년소녀가장 해외봉사 지원부인도 무료결혼식등 앞다퉈 이웃 사랑자신의 역량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재능기부라고 한다면 화성 향남읍 웨딩뷔페 '컨벤션 더힐' 공동대표인 안효철(56) 김인순(51) 부부의 기부활동은 그 폭과 양에서 가히 재능기부의 '종합선물세트'라 불릴 만하다.3·1만세운동 현장인 화성 제암리, 한적한 농촌마을 야산자락에 자리한 웨딩뷔페에 그동안 이 부부로부터 각종 행사의 주빈으로 초대받은 사람들은 소년소녀가장부터 장애인, 탈북주민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다.안씨 부부가 자신들의 웨딩 사업장을 소외 이웃들과 공유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2년부터. 거창한 개업식 대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홀몸노인 200여 명을 초청해 음식 대접을 한 게 발단이 됐다. 집으로 돌아가던 노인들이 부부를 끌어안으며 흘린 눈물은 '그저 좋은 마음으로' 일을 벌였던 부부의 가슴을 더없이 뜨겁게 하는 불쏘시개가 됐다. '단지 가진 걸 조금 나눴을 뿐인데 분에 넘치는 인사를 받으면서 거꾸로 세상을 가치 있게 사는 게 무엇인지를 배우게 됐다'는 것이다.수년째 이어져 온 장애인 초청행사도 이 부부를 '봉사중독'에 빠지게 하는 데 한몫 했다. 거동이 불편한 아이들은 부모를 자리에 앉혀 놓은 채 직접 뷔페음식을 접시에 담아 전해드렸고, 이들의 힘겨운 셀프서비스가 이어지는 동안 식당은 일순 눈물바다가 돼 버렸다.향남 토박이인 안씨는 고향 친구들과 함께 음악 밴드 '죽마고우'를 결성해 소외시설 방문 콘서트를 열고 있다. 2011년부터는 공연을 통해 모인 성금으로 소년소녀가장들과 함께 해외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도움을 받기만 하던 아이들에게 반대로 나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다.대학원에서 '사회적 기업'을 공부하고 있는 부인 김씨도 봉사활동에서만큼은 남편과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자'다. 매년 10여 쌍의 외국인 근로자와 탈북자, 장애인 부부에게 무료 결혼식을 제공해 왔고, 요즘엔 웨딩홀 한쪽에 예쁘장한 야외예식장을 꾸며 작은 결혼식, 착한 결혼식을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40여 개 봉사단체에 내는 기본 회비만 월 수백만 원인 이 부부가 정작 아들(28)이 대학에 다닐 때엔 단 한 푼의 등록금도 용돈도 보태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 공부를 싫어했던 아들 때문에 속을 끓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봉사활동 현장을 찾아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손을 잡아주신 기억을, 있는 그대로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화성/배상록기자 bsr@kyeongin.com십수년째 어려운 이웃들에게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는 화성 컨벤션 더힐 안효철-김인순 부부. 화성/배상록기자 bsr@kyeongin.com

2016-05-30 배상록

[보통 사람들] '춤으로 제2인생' 서성희 부천시 생활문화홍보대사

아픈 가정환경 방황 끝에 만난 댄스각종 대회 휩쓸며 안유진 스승 인연'지극한 향토애' 어딜가도 부천 홍보"비행 자녀들 희망의 끈 놓지 말길""벨리댄스는 중동 등 아랍문화권에서 다산(多産)의식에서 출발한 춤으로 여성과 발달장애 아동에게 적합한 춤이자 운동입니다."한 때 비행청소년에서 대한민국 벨리댄스 여신으로 우뚝 선 서성희(43) 부천시 생활문화홍보대사. 현재 부천시 생활문화댄스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의 화려함 뒤에는 아픈 가족사가 있다. 시흥시 신천리 우시장 일대에 수만평의 땅을 소유한 땅 부자 서 씨 가문의 손녀로, 할아버지는 일본 오사카 대학을 나온 지식인이었다. 하지만 유복한 집안 배경은 서 씨와는 인연이 없었다. 조·주연급 영화배우였던 아버지는 아내가 아들을 낳지 못하고 딸 셋만 두자, 둘째 부인을 맞았고 그 사이에서 성희 씨가 태어났다. 그러나 어머니 역시 딸을 출산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났고, 급기야 성희 씨가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천애고아가 된 이후 성희 씨의 초·중·고교 시절은 말 그대로 '불량 청소년, 비행청소년'이었다.우여곡절 끝에 고교 졸업 후엔 잡지 모델, 기획사 연습생, 카지노 딜러를 하며 갈피를 못 잡던 그녀 인생은 딸 지현이가 4살 때인 11년 전 '지현이를 나같이 키워서는 안되겠다'며 벨리댄스를 접하면서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추었고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늦깎이로 광주대학교 특기생(무용학과)으로 입학해 국내 벨리댄스 1호 안유진 교수를 스승으로 만났다. 이후 제1회 세계벨리댄스대회 이집션 솔로부문 1위, 제1회 월드컨벤션 프로그룹챔피언 1위, 대통령배 스트릿댄스부문 2위, 서울벨리댄스대회 군무 2위 등 거침없이 질주했고, '2015년 글로벌 자랑스런 인물대상'과 '2015년 대한민국 최고 국민대상 대중문화예술발전 공로 대상' 수상 등 자타 공인 대한민국 벨리댄스 여신으로 우뚝 섰다.쌍검무를 추기 위해 배운 검도는 제8회 해동검도대회와 제2회 백제왕 공주시장배 검도대회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그는 "전국 어디를 가든지 공연 전에 꼭 '부천'을 넣어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다"며 2013년 KBS 열린음악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앙골라 독립 39주년 기념공연, 중화민국(대만) 104주년 기념공연 등 매년 100회 이상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그러면서도 "언젠가 부천시 자매도시 축제에 7명의 단원이 출연했는데 출연료가 40만원이었다. 문화예술인들을 제대로 대우해 주는 풍토가 아쉽다"고 할 말을 하기도 한다.서 씨는 "자녀가 불량청소년, 비행청소년이라고 절대 실망하거나 팽개치지 말라. 춤꾼 서성희도 있다"고 강조했다. 부천/이재규기자 jaytwo@kyeongin.com서성희씨의 벨리댄스 공연모습.불우했던 청소년기를 벗어나 '벨리댄스 여신'으로 우뚝 선 서성희 부천시 생활문화홍보대사는 "불량청소년이라고 절대 실망하거나 팽개치지 말라"고 힘줘 말했다. 부천/이재규기자 jaytwo@kyeongin.com

2016-05-23 이재규

[보통 사람들] 17년차 주부에서 교육자로… 김아영 '콩나물뮤지컬 꿈의학교' 교장

사춘기 아들 보며 마을교육공동체 구상학생들 창작·출연공연 '아재꽃집' 호평이미나무페스티벌 성료·스토리북 추진"돌이킬수있는곳에서 많은실패 해봐야""아이들은 이미 자신만의 고유한 특질을 가진 나무예요. '이미나무'인 거죠." 지난해에 이어 경기도교육청의 꿈의학교로 선정된 '콩나물 뮤지컬 제작 꿈의학교'를 이끌고 있는 김아영(43·여) 교장은 "아이들은 본인 고유의 색깔과 냄새, 즉 자기만의 이파리, 자신만이 맺을 수 있는 열매를 가진, 그 자체로 아름다운 나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세상이 특정 수종의 나무가 대세라고 아이들을 동일한 나무로 획일적으로 키워가는 것은 참교육이 아니"라고 덧붙였다.주부 17년차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김 교장이 학생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마을교육 공동체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아들이 지독한 사춘기로 맘 앓이를 겪으면서다. 그는 당시 "항상 모범생이었던 나 자신이 타인의 시선에, 혹은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 부응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곤 혼란에 빠졌다"고 고백했다.그는 작곡을 전공했음에도 음악은 '일'에 다름없었다. 기껏해야 음대를 졸업한 뒤 육아로 악기를 썩히고 있던 동네 아줌마들과 앙상블 공연을 하고, 학생 개인지도 등을 하던 게 전부였다.그러나 그가 지난 2014년부터 새로운 세상의 나를 꿈꾸며 마을학교 '콩나물'을 만들어 운영하면서부터, 음악은 '즐거움' 혹은 '행복'이 됐다. 그맘때부터 김 교장은 동네 에어로빅 강사를 설득해 함께 안무를 짜고, 푸른솔중학교 등을 이용해 중·고등학생들과 창작 뮤직드라마를 만들면서 마을교육공동체 구상을 본격화했다.이어 '콩나물 뮤지컬 제작 꿈의학교'는 지난해 학생들이 창작하고, 제작하고, 스스로 배우로 출연했던 창작 뮤지컬 '아재꽃집'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김 교장의 콩나물학교는 지역의 전문가들과 네트워크화해 지난 13·14일 1박 2일간의 빡빡한 일정으로 김포 마을교육공동체 '제1회 이미나무 페스티벌'도 열었다. 이날 창작 뮤지컬 '아재꽃집' 제작과정을 통해 스스로 삶의 진실을 찾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다큐멘터리 '이미나무'를 상영했고, '이미나무 스토리북'도 곧 발간한다.'스스로 비겁하지 말자. 실패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자. 마을 안에서 성장하자!' 등 3가지의 학교 원칙을 소개한 그녀는 "돌이킬 기회가 있는 학교에서 마을을 무대로, 이웃들을 무대로 가능한 많은 실패를 해 보는 게 좋다"며 "제 스스로도 반드시 '하면서 배우는 학교'란 교육철학에 대한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포/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제1회 이미나무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아영 콩나물학교장. /콩나물학교 제공

2016-05-16 전상천

[보통 사람들] 군포 산본서 제과점 운영하는 고재영씨

진로 강의·헌혈증 수집·복지관 빵 기탁다양한 모양으로 재능기부·봉사 생활화SNS 강의도… "할수있는일 했을뿐" 겸손군포시 산본시가지 3단지 퇴계 1차 상가내 한 빵집.수수한 모습의 빵집 주인 고재영(47)씨가 19.83㎡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이른 아침 정성스레 만든 빵을 가지런히 진열해 놓았다. 김제에서 실업고등학교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공을 살려 예식사업부·제과업체 등에서 직장생활을 했었다. 그러다 처형이 있는 산본으로 이사 와 직접 빵집을 운영한 게 벌써 10년이다. 작은 빵집규모에 비해, 고 사장은 하는 일이 많다. 이곳은 중학생들의 진로직업 체험학습 장소다. 요즘은 중학생 2명이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고 사장에게 빵 만드는 방법을 배우며 체험학습을 한다. 자유학기제 시행 이후 고 사장은 학생들을 위한 진로직업소개 출장강의 요청도 많이 받는다. 빵집은 헌혈증이 모이는 허브이기도 하다. 고 사장은 평소 SNS를 즐기는데, 온라인으로 인연을 맺은 임실의 한 지인의 자녀가 백혈병을 앓고 있어 그를 돕기 위해 헌혈증 수집을 시작했다. 고 사장은 헌혈증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만든 빵을 감사의 뜻으로 제공하는 등 고객들의 동참을 독려하면서 직장생활 때보다 헌혈증 기부가 늘어났다. 이렇게 10년간 모은 헌혈증이 1천500여장. 헌혈증은 어려운 처지에 놓은 100여명에게 돌아갔고, 누군가는 그로 인해 생명을 건졌을 것이다.고 사장의 빵집은 미리내 가게다.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뜻있는 사람들이 미리 돈을 내주면 다음에 누군가 사정이 있는 사람이 부담없이 무료로 빵을 먹을 수 있다. 강릉·정읍에서 고 사장과 SNS를 하는 독지가에서부터 산본 이웃 주민들의 크고 작은 사랑이 이곳 고 사장의 빵집에 모여 전해지고 있다.고 사장은 지역 내 소상공인들과 상인회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SNS 교육을 하며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소통을 통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도 강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가야·매화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의 어르신과 아이들에게도 많은 양의 빵을 간식으로 전달하고 있다.직업 강의와 SNS교육, 헌혈증과 빵 기부 등 고 사장은 끊임없이 이웃들과 소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고 사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만 한다'며 겸손해 한다. 그는 "지금까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도와준 이웃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프랜차이즈 빵집이 주위 1㎞이내에 6~7개가 있어 공세가 만만치 않지만, 고사장은 오늘도 부인과 함께 '맛빵'을 만들며 또 다른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군포/윤덕흥기자 ydhr@kyeongin.com군포 산본의 작은 빵집에서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고재영 사장. /윤덕흥기자 ydhr@kyeongin.com

2016-05-09 윤덕흥

[보통 사람들] 김갑수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 보호복지위원協 위원장

구인구직행사 등 20여년간 출소자 사회정착 노력자녀들에 매년 장학금도 "사회 따뜻한 시선 중요"국민인식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한번 옥살이한 사람이 과거의 죄과를 딛고 재생의 길을 걷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여전히 차가운 사회의 시선이 새 인생을 꿈꾸는 출소자들을 또 다른 감옥에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출소자를 다시 범죄의 길로 발 딛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김갑수(54)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지역 보호복지위원협의회 위원장은 출소자에 대한 이 비뚤어진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20여 년을 음지에서 묵묵히 몸 바쳤다. 김 위원장의 소리 없는 헌신은 지금도 진행형이다.사회봉사에 일찍 눈 떠 이것저것 남 돕는 일에 나서다 '출소자의 사회정착을 돕는 것이 따뜻하고 살만한 사회로 만드는 길'이라 깨달은 게 그의 나이 30대 중반이었다. 그때부터 의지할 데 없는 출소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형·동생, 아들 노릇을 하며 가족처럼 그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마음은 있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까닭은 먼저 다가갈 수 없는 그들의 처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 나서서 적극 도우면 출소자들도 닫고 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벽이 허물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이 깨달음을 그는 각박한 사회로부터 웅크려 지내는 출소자들에게 입을 옷을 챙겨주고 지낼 곳을 마련해주고 일할 곳을 알선하는 것으로 몸소 보여주고 있다. 출소자 구인·구직행사가 이제는 전국으로 번져 교도소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지만, 김 위원장이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곱지 않은 사회의 시선 때문에 어려움이 무척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많은 보호복지위원과 힘을 합쳐 구인 업체를 유치했고 다행히 업체의 만족도도 높아 의정부지역 출소자 구인·구직행사를 전국 모범사례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의 도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출소자 자녀들이 배움에 있어 소외당하지 않도록 장학사업도 추진, 매년 출소자 자녀들에게 '푸른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김 위원장은 "출소자들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도 힘을 주는 일"이라며 "그들이 한때의 잘못을 씻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은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나서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또한 꼭 필요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남을 도울 수 있는 현재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강조하는 김갑수 위원장.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16-05-02 최재훈

[보통 사람들] 김경옥 성철환경개발 사장

성공한 기업가 이전에 '정 많은 사람'투병직원 후원 등 남몰래선행 꾸준히市 '착한날개' 참여… 사회공헌 노력도"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거죠. 함께 사는 세상이지 않습니까?"김경옥(63) (주)성철환경개발 사장은 오산지역에서 잘 알려진 성공 기업인이다. 무일푼으로 오산시에 정착해 1996년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해 '자연환경을 최우선 하는 기업'을 세우고 오산의 대표 환경기업으로 일구는 등 자수성가했다. 아울러 오산지역 향토기업으로서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 최근에는 성실 납세자로 경기도지사 표창도 받았다. 원칙을 중시하는 강한 기업인 면모가 두드러지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으로 평한다. 수십 년간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살아온 김 사장의 숨겨진 면모 때문이다. 김 사장은 '봉사 왕'이다. 어려운 이웃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일에는 그 누구보다 먼저 나선다. 오산의 아동복지시설인 '하늘땅이네'가 후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시설개선을 위한 기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 한 오산시 직원이 쓰러져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서는 일면식도 없던 직원을 후원한 소식이 지역사회에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된 적도 있다. 김 사장은 "오산에 정착하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지만, 주변의 격려로 이겨낸 적이 많다"며 "내가 힘이 될 수 있다면,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봉사와 기부실적은 놀라울 정도다. 오산지역 학교 및 불우이웃 시설 등 무려 37곳에 봉사와 기부를 해 왔으며, 오산지역 봉사단체인 '따스아리'의 부회장을 맡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 중이다. 그에게 전해진 기관·단체의 표창과 감사장만 수십 개에 달할 정도다. 최근에는 이 같은 봉사와 기부를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노력까지 기울이고 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기 위해 곽상욱 시장이 추진하는 오산시의 '착한날개' 사업에 선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사회공헌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김 사장은 "봉사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곳을 잘 알고, 나 혼자만이 아닌 복지활동의 독려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을 돌보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자수성가한 오산 향토기업인 김경옥 (주)성철환경개발 사장은 봉사와 기부로 소문난 '봉사 왕'이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2016-04-25 김태성

[보통 사람들] 포도농사부터 주류 제조까지 제2의 인생 일구는 유춘근씨

30여년 공직생활 청산후 농사짓기 시작삼색포도주 개발 '써니레이프' 입소문시행착오·열악한 농업현실 극복한 성과"농사일 전념할수 있는 정책 지원 기대""과일나무에 정성을 들이며 농사꾼으로 살아가는 일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네요."30여년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연천군 군남면 선곡리에서 농부로 거듭난 유춘근(59)씨는 농번기가 되자 수확량을 늘리려 거름포대를 둘러메고 비지땀을 흘렸다.지난 1977년 농업직으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2006년 백학면장직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평소 성실한 공무원으로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했지만, 갈수록 건강이 약해지자 과감히 공직에서 손을 놓았다.이후 그는 선곡리 고향집 주변 비탈길에 약 3천300㎡의 농토를 마련, 퇴직 다음 해부터 포도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공무원 생활도 농업 직렬이었기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의기양양하게 관내 농가에선 처음으로 삼색 포도(청·홍·흑)를 재배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그는 '초보 농사꾼'이었다. 농업 직렬 공무원과 농업인이 같은 직업일 순 없었다. '양질'의 포도를 '다량' 재배하겠다는 과욕으로 거름을 과소비하다가 영양분 과잉공급으로 포도알이 터졌고, 비용을 절감하고자 덕 시설을 너무 낮게 했다가 작업환경 불편을 자초하기도 했다.실수는 성공의 어머니였다. 그는 실수를 잘못이라 여기기보다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이를 바탕으로 5t의 수확량을 올렸다.수확량이 늘어도 판로는 문제였다. 관내·외 포도 농가가 많아 어려움을 겪자 그는 지역특산품 포도주 제조방법을 배웠고 2013년 6월 주류제조면허를 획득했다.이제 그가 생산한 포도의 60%는 포도송이로, 나머지 40%는 포도주로 제조한다. 그가 생산한 포도주의 상표는 '써니레이프(Sunnyrape)'다.그가 삼색 포도 생산에 이어 창고를 개조한 약 50㎡ 규모 공장에서 만든 삼색 포도주는 열악한 관내 농업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아주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그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포도주는 한 해 1천200~1천300개 정도가 관내 할인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포도주 납품만으로 그는 연간 1천500만 원 정도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저가 수입 포도주가 마트 진열대를 채우고 있지만, 그는 '자연의 맛'을 살린 포도주로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농업으로 제2의 인생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는 "농산물 가격이 안정돼 농업인들이 의욕을 갖고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기대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연천군 퇴직공무원 유춘근(59)씨가 자신이 만든 포도주 써니레이프(SUNNYRAPE)를 포도밭 안에서 선보이고 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2016-04-18 오연근

[보통 사람들] 이춘원 장곡고 교장 '제자들과 20년전 편지 전달 약속'

사연에 감동 온라인카페통해 주인 수소문3학년 타임캡슐 이벤트도 준비… "기쁘다"20년전 제자들이 스스로에게 쓴 편지를 보관해 오다 20년 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이른바 '20년전의 약속' 주인공 이춘원 장곡고등학교 교장(경인일보 2015년 3월 13일자 8면 보도). 이번에는 그의 제자들이 일을 냈다. 일명 '20년 전의 약속 2'다.장곡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 '애들(ad, 愛, 아이들 합친 이름)'이 교장선생님이 아직까지 보관 중인 제자들(선배)의 편지를 찾아주기 위해 카페(http://cafe.naver.com/leechunwon)지기를 자처하고 나섰다.'애들'의 구성원은 광고업계 등 미디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로, 경인일보를 비롯해 SBS 'why'에 방송된 '20년 전의 약속' 주인공이 자신의 교장선생님인 것을 알고 오프라인의 약속을 온라인으로 옮겨 무대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점심시간 등 시간이 날 때마다 편지를 스캔해 카페에 올리고 개인 블로그에도 실어 홍보하고 있다. 1천500여 통의 편지 중 주인을 찾지 못한 편지를 선배들에게 전달하기 위함이지만, 동시에 자신들도 졸업하면 20년 후에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를 남기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제자들이 나서서 이 교장과 선배를 이어주려 하자 이미 20년 전의 편지를 전달받은 김도영(34) 선배가 나서서 컴퓨터 재능기부를 하기도 했다. 그 도움으로 이들은 카페를 운영하고, 편지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애들'의 구성원들은 단순히 20년 전의 제자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또 다른 '20년의 약속'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 3학년인 선배들이 수능시험 후 미래의 자신들에게 편지를 쓰게 하고 이 편지를 관리(보관)해, 20년 후 카페를 통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일종의 타임캡슐 프로젝트다.'애들' 고영휘(고2) 군은 "이춘원 교장선생님이 20년전 제자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우리는 그 약속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꿔 또 다른 약속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조유진(고2) 학생은 "20년 전 선배들의 편지를 카페에 올리면서, 그 편지를 읽게 되고 그로 인해 많은 꿈을 꾸게 된다"며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장곡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 '애들'이 이춘원교장선생님표 '20년전의 약속'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민준, 김미사, 박소정, 고영휘, 조유진, 서채린, 이효린.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2016-04-11 김영래

[보통 사람들] '유니버설 디자인' 전도사 이은경 용인시의원

핸디캡 배려한 설계 보급 취지 의원연구단체 '휴먼원정대' 결성 "용인 첫 적용건물 '이동면주민자치센터' 타시·군 모범사례 노력""앞으로 용인시 전역에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은경 용인시의원(49·더불어민주당)은 유니버설 디자인 전도사로 통한다.이 의원은 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휴먼 원정대'를 이끌면서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을 위해 다양하고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장애 유무나 연령, 사회환경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손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말한다."장애란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를 포함한 사람, 노인·어린이 등 모든 사람이 가진 핸디캡을 말하며 이런 모든 사람이 편히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한 디자인이지만 혜택은 전 세계 인구의 10%만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휴먼원정대는 지난달 28일 이동면사무소에서 소속 의원, 처인구 관계자, 주민자치위원장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했다. 신축 예정인 이동면사무소와 증축하는 유림동주민센터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는 방안을 찾자는 취지에서다. 이날 의원들은 화장실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유아용 변기 시트, 비상벨, 모유 수유실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지난해 이 의원이 발의해 개정한 '용인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에 따라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을 표시하는 안도 협의했다. 유림동 주민자치센터에는 남·여 화장실만 계획했다가 유니버설디자인이 반영된 화장실을 설계에 적용하기로 했다.이 의원은 "이동면 주민자치센터는 용인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신축 건물이란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모범 사례가 돼 타 시·군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엄홍길 대장도 사랑하는 '휴먼원정대'는 이은경(대표)·유진선(간사)·김대정·고찬석·정창진·김중식·소치영 의원 (7명)으로 구성됐다.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위한 심도있는 연구와 활동을 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말 결성됐다. 1주일에 한두 번 대원 모두가 참여해 토론을 벌이고, 현장을 방문하는 등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녁 자리가 많은 고찬석·김중식 의원도 이 대표의 성화에 못 이겨 꼬박 참석한다고 한다. 용인/홍정표기자 jph@kyeongin.com이은경 용인시의원이 장애 유무나 연령, 사회환경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용인시의회 제공

2016-04-04 홍정표

[보통 사람들] 후천적 시각장애 딛고 '가수 오하라'로 새삶 김연희씨

10여년 전 '망막세포변성증' 시력에 가족까지 잃고 '절망'나 자신을 사랑하자 결심후 희망 "노래 부를수 있어 기뻐""눈은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기쁨과 용기, 희망을 주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평택에 후천적 시각 장애를 딛고 가수로서 제2의 삶을 살며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여성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해 11월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정식 가수로 데뷔한 김연희(46·사진) 씨. 김 씨는 '감사·사랑·행복·겸손·노력하라'라는 의미가 담긴 예명 '오하라'로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시각장애인 가수 생활은 상상도 못했다. 2007년 장애인가요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그뿐이었다. 하지만 7년 뒤 '전국노래자랑' 오산시편에 참가해 대상을 받으면서 가수의 길이 열렸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저를 눈여겨봤던 작곡가 송광호 선생님의 도움과 남편 이태웅(46) 씨가 북돋아 준 용기가 아니었다면 가수 오하라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그는 후천적인 시각장애인이다. 10여 년 전에 '망막세포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나서 1년도 안 돼 시력을 모두 잃었다. 그때 나이 35세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저를 덮친 불행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어둠 속에서 사는 것 자체가 공포였죠. 자살을 세 번이나 시도했고, 짐이 되기 싫은 마음에 전남편과 이혼도 하고 사춘기인 아이들도 전남편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죠." 그는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 자신을 사랑해본 적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그 후로 며칠을 밤새워 울다 '이제 사는 동안만이라도 나를 사랑하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수원 인계동에 있는 시각장애인재활학교를 다니면서 다른 삶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노래를 배우고 부르며 삶의 희망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희망을 찾은 그는 이제 같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경기시낭송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얼마 전부터 피아노와 춤을 배우는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시력을 잃고 나니 건강했을 때 느끼지 못한 소소한 것들에 감사하게 되고 행복해집니다. 행복 가득한 목소리로 저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용기,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하라의 행복이 더 멀리 울려 퍼지길 바라본다. 평택/김종호·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후천적 시각장애를 노래로 극복해 새 삶을 살고 있는 김연희(오하라)씨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웃어보이고 있다. /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후천적 시각장애를 노래로 극복해 새 삶을 살고 있는 김연희(오하라)씨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웃어보이고 있다. /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2016-03-28 민웅기·김종호

[보통 사람들] 원현숙 이천 설봉로타리클럽 회장

엄마 손맛 최고이듯 봉사도 '마음'이 중요 음식점 운영 어르신에 먹거리 기부등 꾸준 적십자명예장 수상도 "몸 허락하는한 헌신""봉사도 손맛입니다. 음식 맛 중 최고가 어머님의 손맛인 것처럼 봉사도 마음을 담은 그 사람의 손맛이라고 생각합니다."항상 이웃을 위해 손을 내미는 아름다운 아줌마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약속을 청해 보지만 거부당하길 몇 번. 알음알음 물어 찾아간 곳에는 아직 쌀쌀한 날씬데도 반소매 차림으로 비닐하우스에서 장아찌 거리를 따고 있는 원현숙(58) 이천 설봉로타리 클럽 회장이 있었다."케일 꽃과 줄기를 간장에 담가 장아찌를 만들어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나눠 먹으려 한다"며 환한 웃음을 띤 모습에서 역시 남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구나 하고 느낀다. 10여년간 로타리에 몸담아 봉사해온 원 회장은 지난해 5월 이천 로타리 클럽과 대만 신죽시 백합클럽의 우호 결연을 주도하는 등 글로벌 사업화에 나서 국제로타리클럽으로부터 약 7천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자금은 이천시 신둔면 소재 노인복지시설에 태양열 온수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사용됐다. 26명이 거주하지만 온수도 제대로 쓸 수 없었던 열악한 생활을 늘 안타깝게 생각해 왔던 원 회장과 소속 회원 30여명은 지난해 11월 열린 온수시스템 설치 준공식에서 서로를 안고 눈물로 온수를 지켜봤다.원 회장의 봉사 이력은 화려하다. 로타리클럽보다 먼저 적십자 봉사회원으로 활동, 지난해 10월에는 적십자 봉사 명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천시 관내 모든 봉사를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참여한 원 회장은 관내에서 '덕제궁'과 '토야'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며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매년 음식봉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퍼주기만 해 돈 못 번다'고 하지만 원 회장은 "어려울 때 함께 해준 지인들과 마을 어르신들에게 항상 고마움,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고, 나눌 수 있을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며 웃었다. 원 회장의 남편인 이창규 씨도 현재 이천 적십자회 상임부회장을 맡아 부부가 모두 봉사에 나서고 있다. 원 회장은 "지금 이천시는 행복한 동행으로 구석구석 불행한 사람이 없는 이천시를 추진하고 있다. 전 시민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나 자신부터 참여하고 앞장서야 이웃이 행복해 진다"며 "함께 나눔을 위해 소속 클럽봉사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행복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해 나겠다"고 했다.끝으로 어르신들과 나눌 케일 장아찌를 '나중에 조금 드릴까요?'라고 묻는 말에 장아찌 담근 손맛이 기막힐 것 같아 군침이 돌았다. 이천/박승용·서인범기자 psy@kyeongin.com비닐하우스에서 장아찌거리를 따고있는 원현숙 이천 설봉로타리 클럽 회장.

2016-03-21 박승용·서인범

[보통 사람들] '예산확보 일등공신' 박래형 포천시 하수도과 팀장

돈 많이드는 건설업무만 담당하천총괄땐 정부·道 드나들며수해복구 지원 1300억원 성과"주민들 더 나은생활에 자부심""재정 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일수록 지역의 숙원사업 해결에 공무원이 총대를 메고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서는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포천시 하수도과 박래형(57) 팀장은 이렇게 말하고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수도권에서 재정자립도 만년 하위권을 맴도는 자치단체의 지방직 공무원으로서 어찌 보면 서글픈 현실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그래도 박 팀장은 이러한 신념으로 28년 공직의 길을 꿋꿋이 걸어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포천시(당시 포천군) 토목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줄곧 예산이 가장 많이 드는 건설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하천과 도로건설 분야 베테랑이라 할 수 있지만 매년 이맘때면 한 해 예산확보 문제로 똑같은 고민을 반복해야 한다.처음 6급 계장으로 승진해 하천업무를 총괄했던 1999년부터 2002년까지 공교롭게 이 기간 경기북부지역 지자체들은 여름마다 수해로 몸살을 앓았던 시기였다. 사상 최악의 수해를 복구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했고 빠듯한 살림의 포천시로서는 정부와 경기도의 예산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도 언제 순번이 돌아올지 모를 상황이었다. 이때 실무를 책임진 박 계장이 총대를 메고 중앙 부처와 경기도를 발이 닳도록 다니며 국·도비를 끌어냈다. 이 시기 지원받은 수해복구 예산이 무려 1천300억원에 달한다. 능력을 인정받은 박 팀장은 시 승격 후 도시개발이 한창이던 포천시의 '기반조성팀장'이라는 중책을 맡았고, 농업기반시설 확충과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을 무리 없이 이끌어 행정자치부 평가에서 포천시가 지역개발분야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공로로 그는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현재 하수도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직접 환경부와 도를 찾아다니며 각 지역 하수처리장 증설과 하수관거 정비사업 등에 필요한 수백억원의 예산을 매년 끌어내고 있다.박 팀장은 "공무원으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이라며 "지역 주민과 농민들이 좀 더 편리한 생활을 하고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포천시 공무원 선·후배들로부터 의리의 사나이라고 칭송받는 박래형 팀장.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 아이클릭아트

2016-03-14 최재훈

[보통 사람들] 김기상 곤지암중·고교 교장

32년전 근무하던 학교에 다시 부임거리낌없는 학생흡연에 '쇄신 다짐'환경정화·또래폴리스 결성 등 노력대입·취업률↑·신입생 인기 학교로군대든 기업이든 어느 조직이건 말년을 편히 보내려는 것은 일반적인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정년을 3년가량 앞둔 상황에서 '마지막일지 모를 감동적 작품 하나 만들겠다'며 고생을 자처하고 나선 교육자가 있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주인공은 지난해 3월 광주 곤지암중·고교의 수장으로 부임한 김기상 교장.그는 편한 여건을 갖춘 학교들의 러브콜도 마다하고 지난 80년대 젊음과 열정으로 당시 태동한 펜싱부를 전국 최고의 명문으로 만들었던, 김 교장의 땀과 눈물이 서린, 곤지암 중·고교를 다시 찾았다.하지만 32년 만에 찾은 학교는 위상이 예전 같지 않았고 중·고교가 분리되지 못한 채 1970년대 지어진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교장으로 부임하고 너무 놀랐다. 학생들이 모여 학교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면학은커녕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컸다"는 김 교장은 그 후 학교 분위기부터 쇄신하기로 했다."어떻게 하면 우리 학생들을 몸과 마음이 조화롭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다운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까,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했다"는 그는 가장 먼저 '학교환경 개선'에 주목했다.교문 앞 학교표지판 주변에 불쾌한 냄새를 풍기던 음식물 쓰레기장을 없애고, 교정에는 앙상하게 말라버린 나무들을 대신해 예쁜 화분에 각양각색의 꽃을 손수 심는 것부터 시작했다. 30여 년 전 체육교사로 펜싱부를 호령하던 우직하기만 했던 손길이 이젠 아이들의 정서를 매만져주는 세심한 손으로 바뀐 것이다.그러나 처음에는 몇몇 학생들이 화분을 헤집어놓고 꽃을 꺾어버리는 등 화분이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김 교장은 다그치기보다 기다림을 택했고, 꽃을 심고 가꾸기를 수차례. 결국 학생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꽃 이름을 묻고, 화분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스스로 줍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각종 욕설로 뒤덮인 학교 벽면을 전면 색칠하고 담장에는 벽화작업을 진행하자, 학교가 깨끗하고 쾌적해지면서 학생들도 눈에 띄게 차분해지고 안정을 찾아갔다. 이는 지난해 교육감 표창을 받는 성과로까지 이어졌다.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교장은 침체한 학교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선생님들이 학생을 감시한다는 강압적인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또래폴리스'라는 것을 결성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불편한 교복 대신 생활복을 도입했으며, 격년제로 열리던 축제(태화제)를 매년 열기로 했다. 부임하면 타학교 갈 생각부터 한다는 교사문화개선에도 힘써 선후배 교사가 공감하는 시간을 만들고, 교사들의 고충에도 귀를 기울이며 근무여건 향상에도 앞장섰다.그 결과, 부임 1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는 지난해 대학 입시에서 서울 주요 대학에 20명 이상 합격시켰고, 우수한 기업에 다수의 학생들이 취업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런 변화는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로 이어져 지원자가 정원을 초과하는 현상이 벌어졌다.그는 "중·고교 병설이다 보니 선택과 집중에 어려운 점이 많지만 교사·학부모·지역사회가 손잡고 아이들의 큰 꿈과 비전을 키워주는데 함께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2016-03-08 이윤희

[보통 사람들] 가평군여성회관 '빵을 사랑하는 모임'

2008년 결성 회원 20명 자비로 봉사활동한달 한번 홀몸어르신 등에 빵 기부 훈훈"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내세울 게 없어요."지난달 18일 가평군여성회관 1층. 고소하고 달콤한 빵 굽는 향이 복도에 그득하다. 한쪽 실내에서 나는 소리에 귀 기울이니 물소리, 달그락거리는 그릇 부딪히는 소리, 왁자지껄한 가운데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즐거움이 묻어나는 소리의 진원지는 바로 조리실에서 빵을 만들고 있는 '빵을 사랑하는 모임(회장·허기순, 이하 빵사모)' 회원들이다.이들은 하얀 조리복에 노란 앞치마를 두르고 빵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으나 얼굴엔 웃음을 띠고 있었다.빵사모는 지난 2008년 12명으로 모임을 결성해 현재 30~60대 이르는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의 여성 20명으로 구성된 봉사 단체다.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이곳에 모여 단팥빵·곰보빵·식빵 등을 만들어 홀몸어르신·경로당·공부방·다문화가정 등에 전달하는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어 지역사회에 본보기가 되고 있다2월 정례모임인 이날, 회원들은 한쪽에서는 반죽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단팥빵에 넣을 팥의 양을 계량하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다. 이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이어 1차 발효과정을 거쳐 소를 넣는 등 성형에 들어갔다. 회원들이 저울 눈금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성형 크기에 따라 빵의 맛과 결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라 귀띔한다.성형이 끝나자 2차 발효과정을 거쳐 마침내 반죽을 오븐에 넣더니 약 15분 후 고소하고 달콤한 단내가 코를 간지럽힌다. 회원들이 박수와 함께 함박웃음을 짓는다.허기순 회장은 "이 일을 수년간 해오면서 남들은 좋은 일 한다고 칭찬 일색이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우리 스스로는 빵 만들기를 통해 힐링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칭찬을 들으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멋쩍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하지만 빵 맛과 정성만큼은 어느 조리사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그는 "빵사모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모두 회원들이 십시일반 마련한다는 것이 원칙으로 이 원칙에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회원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며 "올해부터는 이웃들의 건강과 빵의 풍미를 더 하기 위해 모든 빵에 우리 밀을 사용해 우리 농가에도 작은 힘을 보태려 한다"고 덧붙였다.끝으로 허 회장은 "이런 활동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라면서도 "빵사모로 인해 이웃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이날 회원들은 단팥빵 800여 개를 만들어 공부방, 홀몸어르신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직접 찾아 전달하는 것을 끝으로 2월 모임을 마쳤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빵사모 회원들이 빵을 만든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2016-03-02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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