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의 한국재벌사

[이한구의 한국재벌사·40]대한그룹-4 대한전선의 성장

케이블 국산화후 50년간 줄곧 흑자
도시바와 제휴 가전사업 확장
신군부하 매각 '대우신화 모체'
전선 신장 꺾이자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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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그룹의 실질적인 경영후계자였던 설원량은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거쳐 미국 텍사스주립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64년 대한전선에 입사한 설원량은 입사 8년만인 1972년 대한전선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일선에 나섰고, 1978년 대한전선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부친의 사망과 함께 주력기업인 대한전선을 물려받았던 것이다.

대한전선(주)는 1955년 2월에 설립됐으며, 1957년 플라스틱 전력 케이블 생산을 시작으로 1958년부터는 PVC 피복전선 등을 본격적으로 생산했다. 1959년 국내 최초로 용동압연기를 설치했으며, 1961년 연피통신케이블 생산도 개시했다.



1964년 동남아 지역에 전선 수출을 시작했으며 1966년에는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선 제조에 성공하며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1969년에는 33KV 절연케이블 등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1968년 12월에는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다.

1970년대를 기점으로 한국경제의 축이 중화학공업으로 전환되면서 전선공업도 비약적 발전을 하게 되자 회사는 더욱 성장하였다.

대한전선은 1960년대 후반 일본 도시바와 제휴해서 가전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고도성장에 따라 국민들의 냉장고, TV, 세탁기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점증하면서 국내가전시장이 점차 확대되었던 것이다.

특히 1980년대 초 전두환 정부의 등장과 함께 국내에 컬러TV 방영시대가 개시되면서 대한전선은 금성사와 삼성전자, 화신전기와 함께 국내 가전시장을 분할지배하는 과점기업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대한전선은 1983년 2월 잘 나가던 가전사업을 대우그룹에 매각해야만 했다. 1980년대초 신군부 하에서 추진된 구조조정의 일환이었다.

1974년 1월에 설립된 대우전자는 83년 3월 대한전선의 가전사업을 인수하면서 '대우신화'의 모체가 됐다. 반면에 대한전선은 가전사업부문 상실로 사세가 크게 위축되었다.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한차례 고비를 넘겼는데 또다시 크게 타격을 받았던 것이다.

이후 전선사업 외길을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대한전선은 1980년에 SCR공장을 준공하고 생산에 돌입하였으며, 1983년에는 초고압케이블공장을 준공했다. 1984년 154KV XLPE 케이블을, 1992년에는 345KV OF케이블과 원자력 케이블 개발에 성공했으며, 해외시장 진출 확대로 1997년 11월 무역의 날에 '5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였다.
1987년에는 수직계열화작업의 일환으로 스테인리스스틸 압연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 아프리카 등지에서 해외투자에 착수했다. 1995년 알루미늄사업을 시작하였고, 1999년에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압연 제품 생산기업인 노벨리스와 합작해서 '알칸대한'으로 출발했다.

2011년 대한전선이 지분 전량을 노벨리스 본사에 매각하면서 합작관계가 청산됐다. 경북 영주와 경남 울산에 각각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대한전선은 1960년대에 케이블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이후 50년 동안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중견기업이다. 돈 되는 곳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고 그렇지 못하면 미련 없이 손을 뗐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전선사업의 신장세가 꺾이면서 2000년대에 들어 새로운 캐시카우의 확보를 위해 M&A 방식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2002년에는 (주)쌍방울로부터 (주)무주리조트와 전북 고창의 선운산레이크밸리 골프장 등을 인수해서 레저·관광사업에 뛰어들었고, 2003년 (주)진로의 채권을 대량 매입하였으며, 2004년 의류업체 (주)쌍방울을 인수했다.

2007년 명지건설(TEC건설)과 2008년 남광토건을 각각 인수해서 건설 분야로 다각화했으며, 2008년 (주)온세텔레콤을 인수하며 정보통신사업을 시작했다.

태양광발전, 부동산개발, 광섬유제조, 호텔운영, 신약개발, 컨설팅 등에도 진출했는데, 2000년에는 남아공의 전선업체 M-TEC를 인수해 국내 전선회사 최초로 아프리카시장에 진출하였으며, 2005년 베트남 현지법인 TSC를 설립했다.

2006년 매출 2조 원을 넘어섰으며, 2007년 충남 당진에 대규모 전력기기 공장을 준공하고 '10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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