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쥐띠)=84년 말 한마디 불행의 씨앗이 되니 떠도는 소문에 집착하지 말고 72년 남에 대한 충고도 지나치면 화가 따르니 적당히 하도록 60년 욕심이 앞서면 일만 힘들어지니 무거운 짐은 내려놓도록 48년 사소한 잘못이라도 인정하는 것이 신뢰 이어가는 길이고丑(소띠)=85년 금전문제로 고민하나 가족의 도움으로 해결되니 걱정 말기를 73년 암호화폐 투자 등으로 수익 얻으니 목돈 만질 일 생기고 61년 마음을 바꾸면 길이 보이니 정보 활용 잘하도록 49년 기다리는 일 잘 해결되니 목돈 만지게 되니 만사형통寅(범띠)=86년 어려운 문제 하나 둘 해결되니 좋은 길이 열리고 74년 지나친 적대감 이롭지 않으니 말 한마디 신중히 하고 62년 어지럽고 현실이나 정한 목표는 그대로 이행하기를 50년 중요문서는 남에게 맡기지 말고 직접 처리하는 것이 이로운 길이고卯(토끼띠)=87년 급히 서둘면 다시 해야할 일 생기니 아는 길도 물어가도록 75년 내가 해서 기분 나쁜 일은 남에게도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것 63년 낙상수 있으니 등산이나 무리한 운동은 자제하도록 51년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기를辰(용띠)=88년 새로운 길이 열리니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면 소원 이루고 76년 남을 도울 땐 조건 없이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선업 64년 최소한의 양심은 갖고 사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고 52년 마음에 근심 있다면 직접 만나서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 이로운 길巳(뱀띠)=89년 두 갈래 길에서 고민하나 재물보다는 인품을 따르는 것이 좋고 77년 방해자가 있더라도 신경쓰지 말고 강하게 추진하면 성공 65년 가뭄에 단비 내리는 형상이니 우호적인 환경이 펼쳐질 수도 53년 가택 문제 해결되고 목돈 만질 일 생기니 소원 이루고午(말띠)=90년 투자 등의 문제로 고민하나 시기상조이니 무리하지 말고 78년 가야할 길이라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마음 편한 길 66년 눈앞의 이익에만 사로잡히면 손해 보게 되니 조심하도록 54년 마음 비우고 길 나서면 새로운 길이 열리니 잘 대응하도록未(양띠)=91년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 거래 이익 없으니 정중히 거절하고 79년 남보다 앞서가면 시행착오 생기 먼저 나서지 말기를 67년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 거래는 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한 길 55년 투자 제의 받으나 사기수았으니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 좋고申(원숭이띠)=92년 기대하지 않았던 재물 수익이 생기니 회생의 길이 열리고 80년 투자수익 생기고 목돈 만질 일 있게 되니 보람찬 하루가 68년 타인의 도움으로 문서문제 해결되니 목돈 챙기게 되고 56년 매매 등에 길이 열리면 바로 처분하는 것이 이익 남기는 길酉(닭띠)=93년 외부적인 변화보다 집안일이 우선이니 먼저 해결 짓고 81년 재물보다 인품을 따르는 것이 이로우니 인연의 소중함을 알아야 69년 마음에 꺼리는 행동은 하지 않는것이 후한 막는 길 57년 능력 밖의 일에 손대면 후회할 일 생기니 투자 등은 신중히 행하도록戌(개띠)=94년 묻지마 투자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니 과욕 부리지 말고 82년 주변에 유혹이 많은 시기이니 절대 금전거래 신중히 하고 70년 급작스런 건강장애로 병원 찾을 일 생기니 치료 잘 받도록 58년 부동산거래 등에 손해 생기니 문서관리 잘하도록亥(돼지띠)=95년 근본이 잘못되었다면 바꾸는 것이 신상에 이로운 길 83년 남의 비밀 함부로 노출시키면 책임질 일 생기니 말조심하고 71년 마음에 담은 의지가 중요하니 단단히 다져가도록 59년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도록 마음 단단히 동여매고 출발하도록
발생률,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아 지난 10년 사이 우리나라 심근경색증 환자가 1.5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질병관리청의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 결과에 따르면 심근경색증은 2021년 3만4천여건 발생해 2만2천여건이던 2011년과 비교해 1.5배 증가했다.심근경색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갑자기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하고, 심장마비가 생겨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조기 증상으로는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 또는 짓누르는 느낌, 턱과 목 또는 등 부위에 갑작스러운 심한 통증이나 답답함, 갑자기 숨이 많이 참, 갑작스러운 팔과 어깨 통증이나 불편함 등이 있다. 심근경색증은 사망률이 높기때문에 조기에 알아채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증 발생률은 2021년 기준 10만명 당 67.4건으로 남성(99.4건)이 여성(35.6건)보다 높았다. 또 80세 이상 발생률이 10만명 당 340.8건으로 가장 높았고, 심근경색증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1년 치명률'은 2021년 16.0%였다.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가 손상되는 질환인 뇌졸중 발생 건수 역시 같은 기간 9만9천여건에서 10만8천여건으로 1만건 가까이 늘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아주대병원 홍지만 교수팀 발견저산소·포도당 결핍 노출된 이후자가포식 억제 등 뚜렷하게 관찰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팀(신희선 연구원)이 모야모야병에서 병이 악화되는 이유를 찾았다. 연구팀은 RNF213 유전자 변이를 가진 모야모야병 환자의 경우 영양결핍(굶주림), 저산소 등의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처하면 병이 더 심각하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모야모야병은 뇌 안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서서히 좁아지다가 결국 막히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모야모야병은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에서 유병률과 가족력이 높아 유전적인 요인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추측돼 왔다.연구팀은 모야모야병 환자 30명과 정상인 15명을 비교했다. 환자군의 경우에는 RNF213 유전자 정상군(15명)과 변이군(15명)으로 나눠 각각 말초혈액 단핵세포에서 자가포식 능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유전자 변형을 가진 환자의 내피세포 기능이 저하돼 있었으며, 유전자 변형 세포에서 자가포식이 비정상적으로 억제돼 있었다.또 RNF213 유전자의 정상 형질과 변이 형질 세포에 저산소와 포도당 결핍을 주자 RNF213 유전자 변이의 내피세포에서 자가포식낭(우리 몸 세포질에서 비정상 단백질을 제거할 때 관찰되는 형태)이 더 많이 관찰됐다. 특히 저산소와 포도당 결핍에 노출된 이후 자가포식 억제와 혈관내피세포의 기능 저하가 뚜렷하게 관찰됐다. 연구팀은 자가포식 유도제를 사용한 이후 유전자 변이 세포가 정상적인 자가포식 기능을 회복한 것을 발견했다.RNF213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불필요하거나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포식은 불필요한 단백질 제거 등으로 세포 스트레스 조건에서도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생리기전이다. RNF213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의 비율은 한국과 일본의 경우 약 80%이다.홍지만 교수는 "이번 연구는 RNF213 유전자 변이 모야모야병에서 저산소 등 환경적 스트레스가 병을 심각하게 진행시키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를 통해 향후 신약 개발과 임상적용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인하대병원이 운영하는 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보건복지부에서 평가한 '2024년도 우수 권역센터'로 선정됐다.보건복지부는 이번에 전국 권역센터 14곳 중 5곳을 우수 권역센터로 선정, 국가보조금을 추가로 지원한다.센터는 24시간 365일 상주 당직 체계로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급성기 전문치료, 급성기 환자의 지역사회 연계, 조기 재활 실시,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교육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센터는 또 심뇌혈관질환 골든타임 준수가 어려운 취약한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비롯한 도서지역 주민들을 위한 양방향 메신저 프로그램 개발·운영, 공중보건의 교육, 섬 방문 캠페인과 예방교실 운영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센터는 올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기반 심뇌혈관질환 문제해결형 진료협력 네트워크 시범사업'의 수행기관으로, 가천대 길병원·국제성모병원·나은병원·부천세종병원·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인천성모병원 등 6개 의료기관, 인천소방본부와 함께 인천·부천 시민의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관리에 집중한다.30일 나정호 센터장(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인하대병원 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최고의 시설과 인력, 시스템 등의 역량을 바탕으로, 권역 내 심뇌혈관 질환 관리 및 치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황반 변화로 시력 장애, 젊은층에서도 발생흡연은 맥락관 혈관수축·저산화 손상 원인채소·과일 섭취하고 비타민제 복용도 도움황반변성은 눈 안쪽 황반 부위의 변화로 시력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정식 명칭은 연령관련 황반변성으로, 주로 노화가 원인이지만 드물게 젊은층에서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고도근시가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병적 근시가 원인인 경우에는 근시성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이 밖에 유전적 요인, 자외선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황반변성은 위험인자를 없애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그렇다면 노안과 황반변성의 다른점은 무엇일까. 상당수는 황반변성을 진단받아도 대수롭지 않게 노안으로 여기다 질환이 진행된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노안은 가까운 곳의 작은 글자를 보기 어려운 경우이며 돋보기로 충분히 교정 가능하다. 반면 황반변성은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가까운 곳뿐 아니라 먼 곳도 잘 안보이게 된다. 특히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 보이고 중심이 잘 보이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황반변성은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실명을 유발하는 대부분이 습성 황반변성으로 발병 후 빠르면 수개월 안에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일 경우에는 시력 저하의 위험성은 높지 않지만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황반변성 위험군으로는 한 개 이상의 큰 드루젠(125um 이상)이 있는 경우, 중간 크기의 드루젠(63~124um)이 많거나 황반을 침범하지 않은 지도형 위축이 어느 한쪽 눈에 있는 경우, 반대편 눈에 황반을 침범하는 지도형 위축이나 맥락막 신생혈관이 있는 경우 등이 있다.황반변성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투여나 광역학치료, 유리체강내 주사, 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되는데, 일찍 발견할수록 망막세포 손상이 적어 치료 효과가 좋다. 또 이미 망막 신경손상이 많이 진행된 경우 치료해도 시력이 좋아지기 어려워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는 "비만과 흡연, 고혈압 등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특히 흡연은 맥락막 순환에 손상을 가해 혈중 항산화인자를 떨어뜨리고, 맥락관 혈관 수축과 저산화 손상을 일으키므로 황반변성 위험성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노화에 의한 손상을 감소시켜 망막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며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상용화된 비타민제를 복용하면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 쉬워요 맞춤법!┃진정 지음. 미래북스 펴냄. 356쪽. 1만8천원 현대인들은 아침에 눈을 떠 잠자리에 들 때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수많은 글과 문자를 확인하고 또 보낸다. 회사에서 일을 할때도 결재, 기획서, 제안서 모두 온라인이나 서류 등을 통해 글로 처리한다. 취업 준비생이라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올바른 맞춤법이나 문장 쓰기는 더욱 중요하다. 그야말로 '말보다 글'로 소통하는 시대다. 그만큼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등 어문규범에 맞는 바른 표기가 중요해졌고 틀린 표기에 예민하다. 하지만 걸맞은·걸맞는, 결재·결제, 돈친·돋힌 등 헷갈리는 단어나 표현이 한두개가 아니고 어렵기만 하다. '쉬워요 맞춤법!'은 이같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꼭 알아야 할 맞춤법, 표준어 등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이화여대 국어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2011년부터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와 국립국어원 원내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국어와 글쓰기 강좌를 맡아 오고 있는 '국어 전문가'가 집필한 책에는 국어 교양필수 270개의 '맞는 말 틀린 말'을 예와 함께 제시해 용법을 익히도록 했다. 맞춤법, 표기법 등을 우리가 어떤 형태로 잘못 표기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잘못 표기하기 쉬운지 일러 준다. 또한 잘못된 표기는 어디가 어떻게 틀렸는지 이야기해 주고, 바른 표기를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 준다. 가나다순의 사전 형식으로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기 쉽고, 본문 중간중간 자가 진단을 해 보는 '확인 문제'도 들어 있어 더욱 유용하다. 맞춤법 스트레스를 더는 길라잡이 되어줄 책이다. /양형종기자 yanghj@kyeongin.com
<뒤집힌 꽃잎 - 바다의 노래> 박한 作 별이 떠 있나요 기다리는 곳에 밤새 이슬들이 무겁진 않나요 난 떠나온 곳에 바람만 외웠어요 파도를 아무리 뒤적여봐도 소용없어요 . 여긴 들어오지 마세요 어둠과 날숨들이 엉킨 이곳은 뒤집힌 꽃잎 . 종이 치질 않네요 아직 밤인가요 늦지 않았다면 이제 사과할게요 별을 바라보며 사랑을 꿈꿨고 누군가 그리울 땐 꽃을 꺾었죠 .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나는 분명 봄이었는데 겨울나무들처럼 온몸을 잃어버린 뒤집힌 꽃잎 . 난 이제 알았어요 별이 이토록 어둡다는 것을 그리고 내 영혼이 이렇게 무겁다는 것을 . 어머니, 울지 말아요 난 이제 그만 어두워질게요 다만 내 이름은 꽃잎이라 기억해줘요 깊은 바닷속, 종소리 들리지 않겠지만 이 수업도 어쨌든 끝이 나겠죠 담담한 어조의 이 시를 읽고 무엇이 떠오르나요? 꼭 2주 전 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였습니다. 박한 시인의 시 '뒤집힌 꽃잎 - 바다의 노래'가 제10회 박영근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30일 박영근시인기념사업회가 발표했습니다. 박영근 작품상은 박영근(1958~2006) 시인 기념사업의 하나로, 올곧은 정신으로 치열하게 시를 쓰고 있는 시인들을 지원하고 격려하고자 2014년 제정됐습니다. 전년도에 발표된 작품 중 박영근 시인의 시 정신을 잇는 빼어난 작품 1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어요. 박영근 시인을 잘 모르는 분이라도 그의 시 '솔아 푸른 솔아 -백제6'는 알겁니다. 가수 안치환이 이 시를 개작해 부른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도 유명하죠. 박영근 작품상의 열 번째 수상작 '뒤집힌 꽃잎 - 바다의 노래'는 박한 시인의 첫 시집 '기침이 나지 않는 저녁'(삶창·2023)에 수록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을 화자로 삼은 시네요. 올해 박영근 작품상 본심 심사위원은 이설야 시인, 오창은 문학평론가, 박일환 시인이 맡았습니다. 예심에서 본심으로 올라온 작품은 30편가량이었다고 합니다. 박영근 시인이 가난과 외로움, 절망에 맞서가며 남긴 고투의 흔적들인 시편과 그 바탕이 된 시 정신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는 큰 기준으로, 일반 독자는 물론 시단에서도 아직은 덜 알려진, 그러나 빼어난 성취를 이뤘다고 판단되는 작품에 수상의 영예를 안겨 주자는 게 심사위원들 생각이었다네요. 심사평은 이렇습니다. “'뒤집힌 꽃잎'이라는 상징을 통해 압도적 비극을 상기시키는 그날의 진도 앞바다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꽃잎'이 주는 작고 여린 이미지와 '뒤집힌'이라는 조난의 이미지가 상호 침투하며 만들어 낸 비극의 정황은 동시대인들을 아프게 한다. (중략) 당사자가 아니면 체득하거나 결코 인양할 수 없는 슬픔의 깊이가 있음을 알려주는 시편에 박영근 작품상이라는 이름을 얹어 주기로 한 까닭이다. 올해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라는 점에서 더 각별한 선택이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1985년생 박한 시인은 2018년 지용신인문학상에 '순한 골목'이 당선됐으며, 2019년 경기문화재단 유망작가로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첫 시집 '기침이 나지 않는 저녁'을 출간했고요. 시인의 수상 소감도 들어 볼까요. “박영근 선생님의 시를 좋아하고 또 사숙했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작고하셨지만 그분의 정신이 제 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과 사양지심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이 상을 등불 삼아 앞으로 이어질 문필의 고적함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더욱 분투하겠습니다." 시상식은 오는 11일 오후 4시 인천 부평구 신트리공원 내 박영근 시비 앞에서 개최됩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경성수색조차장~경의선 연결한 터널 백석 시인, 일제 강제동원 건설 '고난·강압적 지배' 시로 써 남겨통영해저터널·여수 마래터널, 단순 건축물 아닌 삶·희생 결과물미래세대 교훈적 의미 커… '비등록문화재' 보존·인식 노력 필요'옛날에 통제사가 있었다던 낡은 항구의 / 처녀들에겐 옛날이 가지 않은 천희라는 / 이름이 많다…' 시인 백석이 쓴 '통영 1'은 이렇게 시작한다. 일제 강점기 저항시인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서정시인인 백석은 통영을 찾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였다.기자가 백석이 찾아간 통영을 방문한 건 2012년 일이다. '남행시초(南行時秒)'라 시인이 이름 붙인 동명의 시 통영엔 이런 구절도 있다. '화륜선 만져보려 선창 갔다 / 오다 가수내 들어가는 주막 앞에 / 문둥이 품바타령 듣다가 / 열이레 달이 올라서 / 나룻배 타고 판데목 지나간다 간다'일제가 가져다 놓은 거대한 배를 보러 선착장에 들렀다 만월이 된 바다에 나룻배가 지나가는 광경을 본 시인의 자취를 좇아 통영 밤길을 걸었다. 판데목은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수장시킨 그곳이 맞다. 판데목 수면 아래엔 일제 때 뚫린 '통영해저터널'이 있다. 길이 483m의 해저터널은 양쪽 물을 방파제로 막고 바닥을 파서 만들었다. 일본 거주인이 늘어나며 일본인의 필요에 의해 지어진 기반시설인데 공사는 조선인들이 맡았다. 1931년 시작해 1932년 공사가 끝난 해저터널을 걷다보니 품바타령이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어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저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얼마나 많은 조선인이 공사과정에서 죽어갔는지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의 위용은 대단했다.통영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가면 여수가 나온다. 2019년 여수에선 신기한 터널을 만났다. 1차로 밖에 없어 반대쪽에서 차가 오면 터널에 진입할 수 없는 '마래터널'이었다. 일제가 군량미를 저장하기 위해 뚫은 자연암반 터널이다. 정확히는 조선인과 중국인이 뚫었다. 중장비 없이 곡괭이와 정으로 만든 굴은 거푸집의 흔적이 없어 마치 자연히 형성된 동굴 같았다. 통영과 여수에 조선인 손길로 만든 터널들은 모두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2024년 고양을 찾았다. 고양시 덕은동 20-1번지엔 일제 때 만든 쌍굴이 있다. '고양 쌍굴'은 일제가 경성조차장을 건설하며 경의선과 연결하기 위해 만든 터널이다. 화전역을 경유하도록 설계됐는데 서울 마포 당인리 화력발전소에 석탄을 공급할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조차장은 열차를 분리하고 연결하는 차량기지로 일제는 경성으로 공급할 열차의 조차장을 수색역에 만들었다. 이 공사를 하자마구미(間組)가 맡았다. 하자마구미는 2천량 열차를 수용할 수 있는 수색 조차장, 수력발전이 이뤄지는 수풍댐, 압록강 철교와 한강 인도교를 시공한 일제의 대표적인 전범기업이었다.쌍굴 북서쪽에서 700m 지점엔 500기가 안치된 화전동 공동묘지가 있다. 대부분 수색 조차장과 터널 건설에 동원돼 숨진 사람들이다. 하자마구미는 공동묘지 입구에 위령비를 세웠다.쌍굴은 남-북 방향의 상굴과 북서-남동 방향의 하굴로 이뤄져 있어 쌍굴이라고 불린다. 상굴은 100m, 하굴은 200m 길이인데 상굴의 고도가 높고 하굴이 낮아 2개의 굴이 'X'자로 교차한다. 산자락을 관통해 조성된 하굴은 폐쇄된 상태였다.상굴엔 지금도 많은 차량이 오간다. 한쪽엔 건강탕을 파는 음식점이 모여 있고 상굴을 지나면 육군 부대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한국항공대다. 상굴은 여수 마래터널처럼 1차로 차량 터널로 이용된다. 100m 길이기에 한쪽에서 진입하면 맞은편이 훤히 내다보여 그쪽에서 차량이 오지 않을 때만 재빠르게 통과해야 한다. 차량들은 무심한듯 자연스럽게 상굴을 지났다. 상굴 바닥은 차량 통행을 위해 콘크리트를 부어 다시 포장했지만 상부는 당시 그대로였다. 거칠게 노출된 콘크리트 표면엔 거푸집 형상이 남아 있다. 거푸집 형상대로 주욱 금이 간 천장 위엔 드문드문 불빛이 매달려 있었다.고양시는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2019년 고양 쌍굴 표지판을 세웠다. 표지판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문구가 적혔다.상굴을 통과해 북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북동-남서 방향으로 방호벽이 세워져 있다. 벽은 덕은동에서 화전동까지 850m 길이로 이어진다. 길 중간엔 전차 통행을 막을 낙석이 설치됐다. 하굴 북쪽 입구엔 오각 'L'자형의 용치 5개가 있다. 용치도 전차 침입을 막을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다. 이런 면을 종합해보면 쌍굴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다.쌍굴은 일제강점기 수색 조차장과 함께 대륙 침탈 야욕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역할했다. 하늘을 뒤덮은 검은 석탄 연기 아래 굉음을 내는 열차가 분주하게 오갔다. 분단시기엔 하굴의 용치, 상굴의 대전차방호벽-고가낙석 등을 통해 수도방어의 요충지가 됐다. 일제 강점과 전쟁-분단을 거치며 쌍굴에는 한겹씩 다른 역할이 채색됐다.하굴 북쪽 출구를 막고 있는 용치를 보자면 가슴이 답답하다. 통영해저터널을 걸으며 들리는 듯한 소리가 구슬픈 품바타령이라면 여수 마래터널에선 맨손으로 곡괭이를 바위에 찍어 부딪쳐 내는 소음이 귓가에 쨍쨍거린다.고양 쌍굴에선 "칙칙-폭폭, 축축-퍽퍽" 증기기관차의 울림, 지면을 진동하며 전진하는 탱크의 모터소리가 연상된다. 각기 다른 감상을 형성한 3개의 유산에는 당시 건설 노동자, 현재 희생자로 위로 받는 이들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죽기보다 일하기가 싫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은 사라졌지만 건축물은 남았다. 무명씨들이 원치 않은 피와 땀으로 만든 유산이 이 땅 곳곳에 현존한다. 통영과 여수와 다른 게 있다면 고양 쌍굴은 비등록 문화재라는 점이다. 낮의 도시 통영은 이순신과 식도락의 성지였지만 밤의 통영은 저항시인과 해저터널의 도시였다. 여수 엑스포의 화려함에서 불과 5분만 차로 이동하면 마래터널을 만난다. 도시에 새겨진 역사는 그 도시를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후손들에겐 생각하고 다짐할 계기를 만들어준다. 쌍굴 입구에서 시작한 걸음은 통영과 여수의 기억을 소환했고 걷다보니 금세 터널 끝이다. 터널 끝에서 새로운 비등록 문화재를 찾아 걸음을 옮긴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고양 쌍굴의 상굴은 현재 자동차가 통행하는 1차로 터널로 활용된다.고양 쌍굴의 상굴 전경. 2024.4.29 /신지영 기자 sjy@kyeongin.com고양 쌍굴의 하굴은 현재 폐쇄된 상태다. 2024.4.29 /신지영 기자 sjy@kyeongin.com
지역 자체가 박물관인 개항장서 꼽히는 랜드마크 '市 유형문화재 8호' 1924년 개청후 올해 100주년일제시대·한국전쟁 등 지켜본 건물, 상징성 높아조적조임에도 석조 건축 '서양식 역사주의' 따라'ㄷ'자 형태에도 동북측 모서리에 정문 설치 독특95년간 우체국으로 쓰이다 작년 정부로부터 매입市, 행정 절차·리모델링 거쳐 2027년 박물관 계획인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 일대는 개항기와 일제강점기 지은 근대 건축물이 밀집해 있으면서 잘 보존돼 있기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지역이다. 제물포구락부, 옛 인천부청사(현 중구청), 만국공원(자유공원), 옛 일본 제1은행 지점(인천개항박물관), 옛 일본 제18은행 지점(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옛 일본 제58은행 지점(요식업중앙회 중구지부), 옛 일본우선주식회사 인천지점(인천아트플랫폼 사무실), 옛 대화조 사무소(카페 팟알), 인천세관 옛 창고와 부속동, 답동성당 등 근대 건축물만으로도 시가지를 형성할 수 있을 정도로 즐비하다.지역 자체가 거대한 박물관인 인천 개항장에서 랜드마크를 꼽는다면 예나 지금이나 단연 '인천우체국'(인천시 유형문화재 제8호)이다. 인천우체국은 1922년 12월1일 착공해 이듬해 12월10일 준공했다. 1924년 2월9일 공식 개청 행사(낙성식)를 한 지 올해로 100주년이다. 이 건물은 인천중동우체국이 2019년 5월24일 오후 6시 업무를 종료하고 인하대병원 옆 정석빌딩 임시청사로 이전할 때까지 95년 동안 우체국으로 쓰였다. 문화재로 관리되는 우체국 건물은 인천우체국, 진해우체국(1912년), 곡성 삼기우체국(1948) 등 3곳이 남아있는데, 이 가운데 인천우체국이 가장 규모가 크다.'팔도건축기행' 인천우체국 편은 인천문화재단이 지난해 말 펴낸 '인천우체국 기록화 조사보고서'를 주로 참고했다.■ 우체국 역사 첫 페이지 쓴 인천인천은 우리나라 우체국 역사의 첫 페이지부터 등장한다. 조선은 1876년 조일수호조규(강화도조약)를 통해 처음으로 일본에 부산항을 열었지만, 외국에 문호를 연 실질적 개항은 1882년 미국과 조미수호조규 체결 이듬해 '제물포(인천항) 개항'이다. 1883년 개항으로 인천은 근대 도시로 변모하고, 개항장에는 외국인 거주 지역인 '조계'가 형성됐다. 이때부터 서구 문물과 함께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물밀듯 인천으로, 한성으로, 조선으로 들어온다. 근대 통신 수단인 '우편' 업무를 담당하는 우정총국은 고종의 명에 따라 1884년 11월17일 수도 한성에 설치됐고, 그 다음날 우정총국 인천분국이 가장 먼저 설치됐다. 올해는 우리나라 우편 역사가 시작된 우정총국 인천분국 140주년이기도 하다.그러나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12월 4일 우정총국 개설 축하연 자리에서 김옥균(1851~1894) 등 급진개화파가 일으킨 '갑신정변'으로 우체국도 문을 닫는다. 대한제국은 1895년 6월1일 한성과 인천에 다시 우체사가 설치돼 우편 업무를 재개하고, 1900년 1월1일 '만국우편연합'에 가입해 국제 배송망을 갖췄으나, 일본우편국과 '불편한 동거'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1905년 5월부터 일본 통감부는 대한제국 통신기관 탈취를 목적으로 인천을 비롯한 전국 우체사를 일본 우편국으로 편입했다. 일제강점기를 맞으며 대한제국 우체업무는 해체돼 조선총독부 산하 체신국으로 개편됐다.인천우체국은 해방 이후 일부 건물이 미군 우편국으로 사용됐으며, 한국전쟁 이후 반환돼 역시 우체국으로 운영됐다. 우여곡절의 역사를 더하면 인천우체국 건물이 갖는 상징성은 배가된다.■ 100년 전 랜드마크 인천우체국1918년 인천항에 최초의 근대식 갑문을 갖춘 내항이 건설되면서 재편된 도시의 중심에 인천우체국이 건립됐다. 축항과 해안 매립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항동 일대에는 인천우체국을 비롯해 인천세관, 오사카상선 인천지점, 조선상업은행 인천지점, 인천곡물협회 등이 이전해 물류 중심지를 이뤘다.인천우체국은 현 중구 신포로와 제물량로가 만나는 모서리에 입지했다. 인천우체국 동쪽에 있는 신포로는 내항 1부두에서 성공회 내동성당까지 이어지는 길이고, 우체국 북쪽으로는 조선시대부터 인천과 서울을 잇던 경인가도의 끝에 맞닿아 있다. 건립 당시부터 도심의 주요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있고, 항만이 배후에 있으니 100년 전부터 이 지역 랜드마크였다고 할 수 있다. 인천우체국의 입지는 건물 배치와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인천우체국은 조적조 건축임에도 석조 건축의 외관을 갖춘 서양식 역사주의 양식을 따랐다. 일제강점기 초기 조선총독부가 선호했던 건축 양식이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인천우체국 기록화 조사보고서'에서 "우편 업무와 우편 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성격상 역사주의 건축 양식이 구축한 신뢰의 이미지를 이어가겠다는 건축가와 건축주의 디자인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서양의 역사주의 건축물에선 건물 모서리에 출입구를 설치하지 않는데, 인천우체국은 '디귿(ㄷ)자' 형태임에도 건물 동북측 모서리에 정문을 낸 점이 독특하다. 안창모 교수는 "우체국에서 대민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의 동선을 최대한 줄여 기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라며 "매립지에 형성된 업무중심지구의 2개 주요 간선도로가 만나는 곳에 출입구를 설치하고, 모서리를 둥글고 높게 처리해 시선을 집중시킴으로써 우체국의 존재감을 줄 수 있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건물 배치로 인해 제물량로에서 개항장 중심가를 향해 비스듬하게 진입할 때 인천우체국이 갖는 시각적 효과가 크다.■ 우정통신박물관으로 탈바꿈 중현재의 인천우체국은 본래의 '디귿(ㄷ)자' 형태가 아닌 사각형이다. 우체국 중정부에 해당한 1층 후면부는 목조지붕이었는데,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것으로 판단된다. 1954년 전쟁 피해 복구 차원의 대수선 공사에서 중정부를 2층으로 증축해 현재의 형태를 갖췄다. 신축 당시 설계도는 남아 있지 않고, 1924년 1월 발간된 조선체신협회 잡지에 공사 개요가 기록돼 있다. 설계는 체신청 체신기사 오카다 준조가 맡았으며, 연면적 598평(약 1천977㎡)에 1층 268평, 2층 176평 등으로 구성됐다.둥글게 처리된 동북측 모서리에 돌출된 정문은 석조를 사용해 위용 있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정문 양측에는 원형 기둥을 세웠고, 상부는 부조로 수평적 패턴을 새겼다. 2층 동북측 모서리에는 원형 기둥 5개를 둘러 건물의 정면성과 장식성을 더했다. 신축 당시 벽체는 연와조(벽돌)로, 슬래브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정문은 석재로 만든 혼합 구조다. 지난해 9월 인천우체국 원형 파악을 위한 일부 해체를 통해 원래의 구조와 재료 일부가 확인됐다.인천시는 지난해 6월 정부로부터 인천우체국 건물을 매입하고, 용역을 통해 '건물 보존·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우체국의 역사성과 상징성 등을 고려해 '우정통신박물관'으로 활용하기로 잠정 결정했다.인천시는 1923년 기준으로 원형을 보존한다는 원칙으로 본관 중정부, 별관과 수위실은 철거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내달 중 인천우체국 보존·활용 방안을 확정하고, 행정 절차와 리모델링 등을 거쳐 2027년 박물관을 개관할 계획이다.우정통신박물관 조성 과정에서 인천우체국과 관련한 새로운 역사가 발굴될 것으로 기대된다. 1948년 5월 노동당원의 인천우체국 소이탄 투척 사건, 1979년 한국 첫 여성 집배원 입사 등은 여전히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인천우체국과 관련된 전보·전신 역사도 더욱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1930년대 인천우체국 전경을 담은 엽서. /인천문화재단(화도진도서관 소장) 제공인천우체국은 조적조 건축임에도 석조 건축의 외관을 갖춘 서양식 역사주의 양식을 따랐다. 사진은 인천우체국 정문 측면부. /경인일보DB인천우체국은 사각형(본래 'ㄷ'자) 형태이나, 도로 모서리에 정문이 설치돼 있어 정문을 향해 바라보면 뾰족한 형태로 보인다. /경인일보DB2019년 5월 인천중동우체국이 이전하기 직전의 인천우체국 전경. /경인일보DB
벚꽃동산 '송도영' 연기… 파트너 박해수연출가 사이먼 스톤 공연 본뒤 복귀 결심"배우의 피 끓어… 저보단 작품평가 중요"안소희 '클로저'·심창민 '벤자민 버튼' 등스타들의 '장르 확장'에 관심 늘어 배우 전도연의 무대 복귀가 27년 만에 이뤄진다. 연극 '벚꽃동산'을 통해서다. 무대는 온전히 배우를 드러내는, 정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은 전도연은 연출가 사이먼 스톤의 다른 작품들을 본 뒤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며 무대에 오르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평가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고, 이 작품이 얼마큼 좋은 평가를 받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영화감독이자 연극과 오페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은 안톤 체홉의 대표작이자 유작인 '벚꽃동산'을 21세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 '우리의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과거와 전통, 혁신과 세대 간의 갈등 등 급변하는 사회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의 모습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에서였다. 또 안톤 체홉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희비극성을 표현하는데 있어 한국 배우들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연출의 생각도 반영됐다. 배우들은 이 작품의 캐릭터에 개인사를 녹여냈고, 전도연은 원작의 주인공 '튜바'를 '송도영'으로, 박해수는 '로파힌'을 '황두식'으로 연기하는 등 한국 이름도 새롭게 부여했다.작품은 십여 년 전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송도영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그녀가 마주한 서울은 자신의 기억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떠들썩한 사회 분위기, 자유롭고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무엇보다 그녀의 가족들이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전도연은 "각자의 한국적 정서를 가지고 들어갔지만 비단 한국인들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정체돼 있는 인간들에 대해, 그리고 변화해야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무대 복귀로 반가움과 기대를 얻고 있는 전도연처럼 적잖은 배우나 가수들이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최근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는 그룹 B1A4의 멤버이자 배우로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차선우가, 연극 '아트'에서는 배우 성훈이 무대 데뷔를 했다. 또 '와이프'에서는 소녀시대 수영이, 배우 김유정과 정소민은 지난해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연극 무대에 처음 오르기도 했다. 배우 박보검의 뮤지컬 데뷔작 '렛 미 플라이'도 많은 화제를 모으며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무대에 관심을 갖는 스타들이 부쩍 늘었음을 실감했다고 귀띔했다.배우 안소희는 '클로저'의 앨리스 역을 통해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클로저'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의 작품으로 1997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 2004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거머쥐었고, 국내에서는 8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만났다.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 관계가 가까워지며 겪는 불안과 복잡한 감정, 그로 인해 끝을 맞이하는 연애 등 작품은 관계의 생성과 소멸을 진지하게 탐구한다.그룹 동방신기의 심창민(최강창민)은 '벤자민 버튼'의 벤자민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다. 작품은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다. 극은 재즈시대를 배경으로 나이가 들수록 점점 어려지는 벤자민 버튼의 일생을 통해 삶의 기쁨과 사랑, 상실의 슬픔, 시간과 세월을 초월해 존재하는 보편적인 인간의 인생을 조망할 예정이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연극 '벚꽃동산'에 함께하는 (왼쪽부터) 연출 사이먼 스톤과 배우 전도연, 박해수, 손상규. 2024.4.23 /이혜린PD leehele@kyeongin.com연극 '클로저' 안소희.뮤지컬 '벤자민 버튼' 심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