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직 정원 45명 인데 고작 37명
1명당 과제 4건 넘어 업무 과부하
정책토론회 대외 업무 수행 벅차

서울연구원 '포털'은 시민도 활용
올해 지원행정체계 구축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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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구원은 1996년 설립 초기보다 연구 실적 등 외형적으로는 성장을 이뤘으나 정작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구위원들의 업무 과부하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대한 소홀, 이에 따른 연구위원들의 이탈은 인천연구원이 직면한 현실과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연구위원들은 밀려드는 업무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인천연구원의 정원은 원장을 포함해 62명이지만, 현재 근무 인원은 13명이 부족한 49명이다.

특히, 연구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직은 45명 정원에 37명이다. 인천연구원은 올 한 해 157건의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와 각 군·구, 산하 기관의 의뢰에 따른 정책연구가 44건이고, 연구원이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과제가 74건이다.

외부 용역으로 수행하는 수탁과제가 39건이다. 단순 계산으로만 연구위원 1명 당 4건이 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위원들의 연구를 지원하는 초빙 연구원 인력이 있지만, 한 과제당 5~6개월씩 하는 가운데 각종 정책 토론회 등 외부 업무 등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문제는 연구원의 이탈로도 이어진다. 최근 5년간 5명이 연구원을 떠났다. 일반 기업의 경우는 대단한 숫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연구위원 1명이 사라지는 것은 그간 축적된 연구가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문제는 인천연구원이 연구자들의 징검다리 기관 즉 '인큐베이팅' 기관에 머무를 수 있다는 대외 위상과도 직결된다.

인천연구원의 또 다른 문제는 22년 동안 연구원들이 축적한 자료와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데이터베이스도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연구원 내에 보관돼 있는 장서조차 목록화되어 있지 않다. 연구자들은 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밑바닥부터 다시 데이터를 수집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전국 지방연구원 가운데 가장 앞서 나간다는 평을 받는 서울연구원은 '서울연구데이터베이스'라는 연구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초적인 통계 데이터부터 각종 실태 조사 보고서, 연구 보고서 등이 총망라된 '서울 지식 아카이빙'이라 할 수 있다.

인천연구원은 올해 들어서야 연구 지원행정체계를 막 구축한 걸음마 단계에 있다. 이는 연구원 내 과제관리나 인사, 예산, 회계 등 정보를 활용하는 행정적인 포털일 뿐이다. 올해 10월부터 전자도서관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고, 서울시와 같은 정보데이터 구축은 장기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연구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연구자들의 업무 과부하와 연구 인프라 미비 등의 처우 문제는 매년 한두 명씩 연구원을 떠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도시연구 시스템 구축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은 연구원 자체적으로도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아 요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