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대학교 박진한 연구원 주장
해수면 0.13m~0.724m 상승 가정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2100년이 되면 인천시 습지와 내륙 295㎢가 물에 잠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침수로 인해 사라지는 자원, 환경, 관광 등 생태 서비스 피해액은 5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텍사스 A&M대학교 박진한 연구원이 16일 인천연구원 학술지 IDI 도시연구(14호)에 게재한 '해수면 상승에 따른 생태계 서비스 피해비용 추정'에 따르면 현 추세대로 지구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인천은 최소 266㎢에서 최대 295㎢의 습지와 내륙이 침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국내외 해수면 측정 모델을 활용해 2100년 서해안 지역의 해수면이 최소 0.13m에서 최대 0.724m까지 상승할 것으로 가정한 뒤 피해 면적을 산출했다.

피해 지역은 대부분 연안 습지(갯벌)이지만, 중구와 서구, 강화군의 내륙지역도 28㎢가 침수 피해를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천 미추홀구(24.85㎢) 면적과 비슷한 규모로 동구(7.19㎢)의 약 4배에 달한다.

해수면이 0.13m 상승했을 때는 내륙 피해는 없지만, 0.56m 상승했을 때부터 내륙이 침수되는 것으로 나왔다.

침수로 습지와 내륙(녹지)을 잃게 되면서 발생하는 피해는 2100년 미래 가치로 환산할 경우 최대 5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습지와 녹지가 면적당 제공하는 식량, 수자원, 대기정화, 휴식, 관광, 미적 가치 등을 각각 수치화한 뒤 침수 면적을 대입해 이 같은 결론을 냈다.

박진한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추정한 피해 비용은 녹지와 습지 등 비시장 재화에 대한 피해비용"이라고 전제한 뒤 "주택, 산업단지에 대한 직접 피해와 도로, 항만,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2차 피해 등을 고려하면 피해 비용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