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 생산 '역대 감소폭' 유일
반도체 시장따라 증감추이 뚜렷
반도체 경기 침체 영향으로 지난 한 해 경기도의 광공업 생산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 4분기엔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반도체와 함께 지역 경제가 울고 웃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의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8.3% 줄었다. 역대 감소율 중 가장 컸다. 전국적으로는 부산(-9.6%) 다음으로 크게 줄었다.
2016년부터 최근 8년 동안 경기도의 광공업 생산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가 유일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작에 따른 경제 상황 혼란으로 전국 시·도 대부분의 광공업 생산이 감소했던 지난 2020년에도 경기도는 9.3% 증가했던 곳이다. → 그래프 참조

이런 광공업 생산의 중심지인 경기도가 지난해 휘청인 것은 반도체 경기 부진 때문이다. 경기도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요 사업장이 소재해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침체되자 이들 기업은 감산을 결정했다. 이에 지난해 경기도의 반도체·전자부품 생산은 10.3% 줄었고 기계장비 생산도 18.8% 감소했다. 이 같은 추이는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해 경기도 수출은 전년 대비 5.6% 하락했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자, 경기도의 지역 경제에도 다시금 활력이 돌았다. 지난해 4분기 경기도의 광공업 생산은 11.4% 증가해,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전자부품 생산이 31.1%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이는 분기별 생산 증감 추이를 살피면 뚜렷하다.
반도체 경기가 부진하기 시작한 지난 2022년 4분기 10.5%가 감소한 경기도의 광공업 생산은 2023년 1분기엔 23.4% 줄었고, 2분기엔 16.6% 하락했다. 그러다 3분기엔 감소 폭이 2.6%로 다소 줄더니 4분기엔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편 지난해 경기도의 지역경제는 소매판매와 건설수주 등에서도 모두 좋지 않았다. 소매판매는 4% 하락했고 건설수주는 22.2% 줄었다. 인천시는 경기도보단 대체로 사정이 나았다. 경기도의 광공업 생산이 감소하는 동안 인천시는 0.2% 늘었고, 서비스업의 경우 6.9% 증가해 전국 시·도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건설수주는 20.2% 줄었지만 소매판매는 0.3%, 수출은 0.9% 감소하는데 그쳤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