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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인구 8만8천명 감소

사이언스밸리 경제자유구역 목표

89블럭 활용안 등 청사진 절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양문석 vs 장성민 -안산시갑 ②

산업도시·이주민도시, 그리고 416 도시. 안산은 다양한 수식어 만큼이나 도시를 상징하는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가 형성되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사람이 모였고 많은 일이 있었으며 그로인해 여러 변화도 수반됐죠.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건, 달리 생각하면 풀어야 할 지역의 숙제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안산시갑은 인구유입이 다양한 수도권 지역구의 특색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가산단이 위치해 있어 직장을 찾아 국내외 여러 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보니, 그간 지역구를 거쳐간 정치인들도 안산 출신 정치인보다는 자신만의 정치터전을 찾아 새롭게 유입돼온 경향이 강합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두 후보 역시 자신만의 새로운 정치터전을 찾아 안산시갑에 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와 국민의힘 장성민 후보 모두 오랫동안 정치권 활동을 하며 여러차례 선거에 도전해 온 경력이 있습니다. 양문석 후보는 2019년 통영시·고성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는 경상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죠. 이후 지역구인 통영고성지역위원장을 사퇴하고 이번 총선 공천에서 전해철 의원과 경선을 벌여 안산시갑 최종 후보로 낙점됐습니다. 장성민 후보는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됐고 이후 여러번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선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로 출마선언했지만 경선에서 컷오프 탈락하기도 했죠. 이후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으로 일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보좌했고 이번 총선에서 안산시갑에 전략공천됐습니다. 뼈아픈 낙선 경험이 녹아든 두 후보의 지난 정치여정을 보면, 이번 선거는 후보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안산시갑이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최근 양문석 후보가 자녀명의로 받은 아파트대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국민의힘은 ‘사기대출’이라며 양문석 후보를 고발했고 양문석 후보는 ‘편법대출’이며 해당 아파트를 처분해 국민에 사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선거열기가 가열되는 시기인지라, 공세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후보 검증은 무척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정치이슈가 안산시갑을 덮치면서 정작 안산시갑의 문제는 얼마나 조명되는지 들여다봐야 합니다. 사실 두 후보 모두 그간의 정치행보를 살펴볼때, 안산과의 연결고리를 따져보면 ‘무관’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안산에 대해 더 깊이 파악하고 고민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경인일보가 안산시갑의 진짜 문제를 물었습니다. 후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안산 미래 발전 요충지 안산갑…“첨단산업 육성·일자리 창출 이룰 청사진 필요해”

‘공업도시’ 안산시는 현재 미래 먹거리 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의 주요 성장 동력이었던 반월국가산업단지(이하 반월산단)의 경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죠. 산단의 노화는 인구 감소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 안산시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 현상이 발생했는데, 급기야 이번 총선에선 선거구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기까지 했습니다.

26일 오후 안산시 사동에 위치한 경기테크노파크 모습 2024.3.26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26일 오후 안산시 사동에 위치한 경기테크노파크 모습 2024.3.26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안산시는 국가산단인 반월산단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IT를 중심으로 산업구조는 빠르게 변화하는 반면, 제조업 중심의 반월산단은 노후화됐고 청년 인력들이 산단을 찾지 않으면서 현재 반월산단의 경기는 예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침체됐습니다. 안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안산 국가산단의 공단 가동률은 82.1%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국 평균(83.5%)보다도 낮고, 지난해 동월(83.6%) 대비보다도 1.5%p 하락한 수치입니다. 수출액도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11월 6억1천399만달러, 2022년 11월 5억8천825만달러, 2023년 11월 5억6천709만달러로 꾸준히 하락세로 나타났습니다.

안산시 인구 이탈 현상도 심각합니다. 2011년 71만5천586명으로 역대 최대 인구수를 기록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감소로 안산시 인구는 지난달 기준 62만6천954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일자리 감소와 재개발·재건축 등이 요인으로 꼽히는데, 13년 만에 8만8천여명이 줄어든 건 수도권에선 매우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이에 따른 재정 악화도 심각한 문제죠. 지방재정 365에 따르면 실제 안산시 재정자립도는 2013년 55.94%에서 지난해 37.18%로 하락했습니다.

20여년 동안 반월산단에서 제조업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50대 후반)씨는 “20년 전보다 큰 기업도 (타 지역으로) 많이 이전했고,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년들도 보이지 않는다. 공단 자체의 활력이 줄었다고 할까. 점차 러스트 벨트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위기 속에 산업 구조 개편과 일자리 창출,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안산시갑 지역구에 소재한 안산사이언스밸리(ASV)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기술혁신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R&D 역량을 강화해 로봇 등 첨단산업을 육성해 도시의 산업 체질 구조를 개선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자는 게 골자입니다. 강소연구개발특구인 ASV을 비롯,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혁신파크, 경기테크노파크, 사동 공원 등이 포함되고 면적은 3.73㎢에 달합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노동·경영관련 규제 특례가 적용돼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 유치가 용이합니다. 특정 요건만 갖춘다면 국세는 5년 동안 100%, 지방세도 조례에 따라 최장 15년 동안 면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현금지원·기반시설 지원·노동규제 완화·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 배제 등의 혜택도 있습니다. 안산시는 올해 안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사전 협의 단계라 당초 계획보다 3개월가량 지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 주민 의견 청취 등 거쳐야 하는 단계도 아직 남았습니다. 또 당초 스마트시티로 조성될 계획이었던 인근의 89블록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와같이 안산시 갑 지역은 안산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입니다. 이때문에 이번 총선을 통해 확실한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안산시 관계자는 “89블록 활용에 대해선 현재 경제자유구역 편입, 신안산선 연장 등 여러 계획을 놓고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신안산선 연장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이용객 수요 확보를 위해 유동 인구보다 상주인구가 필요해 주거용지가 확보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여러 방향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인일보가 대신 묻습니다. 후보님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안산시(갑)에서 정치공동체가 경제공동체로, 나아가 서로 챙겨주고 돌봐주는 ‘삶의 공동체’로 꽃 피우는 것이 가능한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첫째, 활력 넘치는 경제도시 안산을 위해 전철 4호선 지하화와 신안산선 추가 연장 및 출입구 신설을 추진하겠습니다. 특히 전철역 지하화는 중앙당의 정책으로 이미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 둘째, GTX-C선을 적기개통 해 상록수역의 역세권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신분당선 노선에 반월역(지하철 4호선)구간까지 연장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반월산업단지의 경우 ‘RE100 산단’으로 만들기 위해 우선 제도를 개선하고 지원할 예정입니다. 다섯째, 사이언스 밸리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장성민 후보
국민의힘 장성민 후보

국민의힘 장성민 후보

경인일보는 지난달 26일 장성민 후보 선거캠프에 양문석 후보에게 보낸 것과 동일한 내용의 질문을 문자메시지(캠프관계자의 요청)로 전달했고 이후 유선전화 연결 및 현장 방문을 통해 답변을 요청했지만, 후보측이 답변을 거절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언제라도 후보측의 답변이 온다면 원문 그대로 게재할 것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