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TP 파브센터, 국내 첫 구축

외부충돌 내구성·파손 범위 확인

내년 대형 항공기 시험까지 확대

인천TP 파브센터 연구진이 초고속카메라 영상을 보며 조류충돌시험장치 시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2025.4.9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인천TP 파브센터 연구진이 초고속카메라 영상을 보며 조류충돌시험장치 시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2025.4.9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항공기 조류충돌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류충돌시험장치가 구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인천TP 파브센터’에서는 실제 조류와 흡사하게 만든 모형으로 항공기 충돌 시험이 진행됐다. 지난 9일 오후 찾은 인천TP 파브센터에서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조류충돌시험장치를 이용한 실험이 한창이었다.

연구진들은 항공기 업체가 제시한 조건에 맞춰 젤라틴과 약품을 배합해 조류를 대신할 모형을 만들었고 이를 조류충돌시험장치 압력 발사대에 장착시켰다. 이어 조류충돌시험장치 옆에 마련된 사무실로 들어와 장치와 연동된 발사버튼을 누르자 거센 바람소리와 함께 젤라틴 모형이 순식간에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원뿔 모양 타깃에 부딪힌 젤라틴 모형은 큰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산산조각났다. 뒤이어 연구진들은 초고속카메라로 촬영된 모형 영상을 보며 발사 속도와 방향 등 실험 결과를 정리했다.

조류충돌시험장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천TP 파브센터에 설치됐다. 항공기를 개발(제작)하는 과정에서 기체가 조류충돌 등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얼마만큼 견디고 또는 파손되는지를 국내에서 시험해볼 수 있는 장비가 구축된 것이다. 이곳에 시험 장비가 설치되기 이전에는 국내 항공사들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로 나가야 했다. 시험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기관으로부터 항공기 등록인증을 받을 수 없다.

젤라틴 시험은 향후 실제 조류를 활용하는 시험의 바탕이 된다. 실제 조류 시험은 매번 동물윤리위원회 허가를 받아야 하고, 안락사 후 3시간 이내에 시행해야 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해 자주 이뤄지기 어렵다. 실제 조류를 활용할 땐 원뿔 모양 타깃이 아닌 항공기 캐노피(덮개)나 조종석 앞 유리 등을 설치해 이뤄진다.

인천TP 파브센터는 현재 UAM(도심항공교통체계)에 사용되는 소형 항공기나 헬리콥터 제작업체 등을 대상으로 시험평가를 상시 신청받고 있다.

인천TP 파브센터는 내년 상반기까지 조류충돌시험장치 장비를 업그레이드해 대형 항공기 시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호 인천TP 파브센터장은 “최근 항공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류충돌시험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