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특강’ 신일기 산업단지문화재생센터장
신도심 중심으로 정주환경 조성
산업단지 쇠락 제조업 해체 가속
편의시설 늘리는 등 환경 개선을

신일기 산업단지문화재생센터장(인천가톨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은 16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제34회 명사특강 연사로 나와 “산업단지의 혁신성장을 위해선 기업을 유치하기 이전에 사람(청년)을 먼저 잡아야 한다”며 “남동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인천지역 산단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일기 센터장은 이날 ‘인천산업단지의 마스터피스 문화산단 프로젝트’을 주제로 남동국가산단을 청년들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구상에 대해 설명했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인천의 경제산업 중심지였던 산업단지는 1990년대 IMF와 2000년대 중반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며 서울 등 도심과의 격차가 커지게 됐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정주 환경은 송도와 청라, 계양, 검단 등 신도심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됐고, 산업단지 인근은 점차 슬럼화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게 신 센터장 설명이다.
신 센터장은 “산업단지가 쇠락하면서 청년이나 근로자들이 이 일대로 이사를 오려고 하지 않고, 그렇게 산업단지는 점점 고립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산업단지에 청년 세대가 부재하면서 대한민국 숙련공은 소멸하고, 소부장 제조업의 해체는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 센터장은 “산업단지를 일하고, 거주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동산단의 전체 면적 중 문화시설 등 청년이 원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 면적은 3.14%에 불과하다. 신 센터장은 “남동산단은 입지가 좋아 주변 지역 인구 수가 많고, 풍부한 청년 노동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지만 일하고 싶은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은 단순히 월급만 많이 준다고 해서 산단으로 오지 않는다. 내가 여기서 일하는 게 어떻게 보여지는 지가 더 중요한 세대”라며 “‘근린성’, ‘격식성’, ‘과시성’, ‘일탈성’을 갖춘 공간으로 변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인천시·인천테크노파크(인천TP) 등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인천산업공간 르네상스 인쇼어링(INCHEON-RESHORING)’ 사업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남동산단 공간을 재구성하고, 볼거리·즐길거리 등을 제공해 청년들이 산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는 게 내용이다. 그는 “얘기하고 활동하고, 애착을 느낄 수 있는 산업단지로 바꿀 수 있도록 연구하고 정책 지원할 예정”이라며 “기업인들이 함께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산업단지 사업에 관심갖고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특강은 인천시,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남동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가 주관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