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왕족·130여국 대표단 찾아
122년만에 ‘외부’ 묻혀 일반 공개
내달 6일 콘클라베·유흥식 후보군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의 애도 속에 영면에 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현지시간 26일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교황이 지난 21일 선종한 지 닷새 만이다.
장례 미사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을 비롯해 세계 60여국 정상과 왕족, 국가 원수, 130여국 대표단이 바티칸을 찾았다.
또 일반 시민 등 약 25만명의 인파가 성 베드로 광장과 주변 일대를 가득 메웠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와 안재홍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이 사절단원으로 동행했다.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등도 한국 천주교 조문단으로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부분 전임 교황이 묻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 대신 평소 즐겨 찾던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을 장지로 택했다.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묻히는 건 1903년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에 안치된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
교황은 과거 촛대 받침을 보관하던 대성전 벽면 안쪽의 움푹 들어간 공간에 안장됐다. 관이 놓이는 위치에는 흰 대리석 받침에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만 새겨졌다.
5월 4일까지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의 애도 기간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매일 추모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교황의 무덤은 27일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한편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Conclave·추기경단 비밀회의)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콘클라베가 이르면 내달 6일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 그래픽 참조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은 콘클라베 첫날 오후 한 번, 이튿날부터는 매일 두 차례 투표한다. 전체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나오면 투표 장소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워 당선자가 나왔다고 알린다.
일반론적으로는 선거에 참여하는 135명의 추기경 가운데 110명 안팎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만큼 그의 유지를 계승·발전시킬 인물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도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