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제75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국가적 국제행사로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전담기구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행사 한번 추진하고 사라지는 일회성 시스템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행사를 위한 안정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행사가 평화 담론보다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나 전승기념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의 격을 높이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공들여왔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2022년 프랑스 노르망디주를 방문했을 때부터 연계방안을 구상했었다. 유 시장은 올해 1월 방미 일정 중에 존 마크 번스 목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부통령에게 초청장을 전달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 등 참전국 정상과 참전용사 등도 초청한다. 이와 함께 이달부터 8월까지 월미공원에 조형물을 세워 75주년의 의미를 더한다. 조례 제정을 통해 시의 공식 기념일 지정도 추진 중이다.
제75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는 오는 9월 15일 기념식 하루 전 중구 일원에서 펼쳐지는 거리축제가 시작을 알린다. 이어 상륙작전 재연, 기념 조형물 제막식, 호국음악제, 시민참여 문화공연, 영화제, 평화캠프, 해군 첩보부대 전사자 추모식 및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헌화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특히 15~16일 양일간 송도컨벤시아에서 ‘2025 국제평화안보포럼 인천’도 열릴 예정이다.
이처럼 대규모 행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은 시 총무과 산하 국제평화도시담당팀 단일팀이다. 행정 인력이 부족한 탓에 행사 준비와 운영의 상당 부분을 외부 위탁과 용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 추진에 관한 조례’를 통해 법적 기반은 갖추고 있지만 폭넓은 사업을 실제로 기획·실행할 별도 전담기구는 없는 셈이다.
지역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국가적 국제행사의 연속성과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위탁과 용역에 의존하는 방식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프랑스가 전담부서를 두고 노르망디 국제평화포럼을 성장시킨 점은 참고할 만하다.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아태지역 평화 담론을 이끄는 행사로 자리 잡으려면, 전담기구 설치가 절실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부 유관부처의 협력과 지원도 필요하다. 격에 맞고 상징성 있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