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평택과 안산에서 공장폭발사고로 인해 20여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수십억원의 재산피해가 났으나 원인은 안전관리 소홀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는 그동안 잇달아 발생한 대형사고의 끔찍한 악몽을 되새기게 하는 일로 공장 근로자는 물론 인근 주민들을 또다시 불안과 공포속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사고가 날때마다 그렇게 부르짖던 안전관리가 구호에만 그쳤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기에 충분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그 많은 사고가 던져준 교훈을 잊지 않았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의하면 도내에 폭발과 화재의 위험이 있는 위험물 취급업소가 19일 현재 모두 1만6천여개소에 이르고 있다고 집계했다. 이가운데 대형 위험물 제조소만도 217개소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대부분의 업소들은 나름대로 안전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뜻하지 않은 대형사고가 곧잘 발생, 대규모 인명과 재산피해가 급증하는 것이 현재의 추세다.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러가지 위험 가능성이 제기됐음에도 당국의 감독·관리 소홀로 발생한 사고들이 이전에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발생했던 대형사고들을 보면 대부분 그 위험성이 미리 지적되었다. 폭발같은 경우 그 위험성이 분명한데도 철저히 관리하고 개선해야 할 당국이나 관련 업주들이 형식적으로 처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하면 서로 책임 전가에만 급급한 작태가 다반사였다. 조사결과 몇년동안 전국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스 누출이나 폭발사고도 사전방지 미흡이나 관리 소홀이 원인의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안전사고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특히 경제위기이후 업체나 업소들은 원가와 경비절감 등의 이유로 안전관리에 다소 소홀했던 것은 부인 못하는 사실이다.

여기에 정권 말기의 네임덕 현상과 함께 관련기관들도 들뜬 분위기가 팽배, 감독 소홀과 더불어 안전사고의 경계심이 해이해질 가능성도 높다. 주위를 둘러보면 전문가 아닌 일반 주민들의 눈으로 봐도 위험한 곳이 적지 않다. 심히 걱정이 앞선다. 사고는 항상 설마하는 마음속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항상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