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터질 지경이라고 한다. 한·중 카페리 이용객들은 해마다 20%가량이나 폭증하는데 반해 여객터미널 시설은 제자리 수준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항에 국제여객터미널을 새로 짓자는 구상은 낮은 경제성에 상권 이동을 우려하는 일부 상인들과 이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특정 정치인의 목소리에 밀려 제동이 걸린 상태다.

그러나 6개 한·중 항로가 이용하는 연안부두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4개 항로가 운항하는 내항의 제2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은 늘 붐비는 인파로 시장통을 방불케 한다. 그나마 지금은 사정이 나은 편으로, 여름철 성수기에는 검역과 출입국 심사 그리고 세관 등 입국절차를 마치는데 적어도 3시간가량은 소요되는 실정이란 게 터미널 관계자들의 푸념이다. 여객선사들은 이용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아르바이트 도우미들까지 고용했지만 넘쳐나는 승객들의 불만을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너시간씩 출·입국장에 갇혀있어야 하는 이용객들은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제여객터미널이 이처럼 과포화상태에 놓인 것은 해마다 20%씩 승객이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시설 확충은 이뤄지지 않는데 따른 후폭풍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중 여객선 승객들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도 4억원의 예산으로 오는 8월까지 사업성 분석과 기초자료조사용역을 마치고 9월에는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낮은 경제성과 찬반으로 나뉜 지역여론이 부담이어서 이 계획이 정상적으로 추진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실제 이곳 지역구 출신인 모 의원은 지난달말 임시국회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국제여객터미널 건립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매년 이용객이 20%가량 늘어나는 추세라면 현재의 터미널로는 안될 것이고, 당연히 새 터미널이 건설돼야 한다. 이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제는 차분하게 계획을 추진해 이른 시일내에 실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필요하다면 인천시장도 나서야 하고 지역 정가도 움직여야 한다. 새 인천항 터미널 건설,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미뤄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