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 등의 순수 조형을 말한다. 원래 캘리그라피는 아름다운 서체라는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됐다. 캘리그라피의 calli는 '미(美)'를 뜻하며, graphy는 '화풍, 서풍, 서법'의 의미를 갖는다. 즉, 개성적인 표현과 우연성이 중시되는 캘리그라피는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이다.

원광대에서 서예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캘리디자인 실장, 경기대 서예과 강사를 역임한 이규복이 쓴 '캘리그라피(안그라픽스刊)'는 캘리그라피의 이론과 실기의 전반적인 것을 모두 다루고 있다. 캘리그라피의 개념과 특징, 역사 배경은 물론 이미 영화 포스터나 CF, 로고, 패키지 등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해져 있는 캘리그라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캘리그라피의 이론'편에서는 캘리그라피라는 용어의 개념과 정의, 특징, 그리고 현시대의 캘리그라피의 범주와 전망을 살펴본다. '동서양 캘리그라피의 역사'에서는 캘리그라피의 기원, 즉 인류의 역사 속에서 서사 문화 혹은 문자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고 동서양의 캘리그라피 역사, 한글 서예와 캘리그라피의 흐름에 대해 기술한다.

'캘리그라피 디자인-캘리그라피의 응용'에서는 캘리그라피의 기초적인 이론과 실기에 대한 실질적인 접근 방법을 설명한다. 캘리그라피의 재료에는 무엇이 있으며, 붓은 어떻게 잡고 어떠한 연습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또한 문자가 중심이 되는 캘리그라피 외에 디자인에 실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먹번짐, 전각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끝으로 '한국의 캘리그라퍼'편에서는 독자를 대신해 현재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의 캘리그라퍼를 직접 만나본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캘리그라피의 용어사용에 대한 문제, 캘리그라피의 연습과 작업 과정, 캘리그라피의 나아갈 방향 등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과 민감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 부분까지도 그들의 생각과 고민을 솔직하게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