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왕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이 한국프로골프(KPGA) SBS 메리츠 솔모로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왕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김대섭은 20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 골프장(파71.6천757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장타자 김대현(21.하이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합계 6언더파 278타로 짜릿한 1타차 승리를 거두며 통산 승수를 5승으로 늘렸다.
 
   김대현은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18번홀(파3)에서 뼈아픈 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5언더파 279타로 준우승에 그쳤다.
 
   올 시즌 우승없이 상금 랭킹 3위에 올라 있던 김대섭은 1억원을 보태 1위 배상문(23.키움증권)과 격차를 2억원으로 좁히며 2위(3억500만원)로 뛰어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하며 상금이 5억600만원에서 멈춘 배상문이 아시아투어에출전하느라 KPGA 투어 몇개 대회를 건너 뛸 예정이어서 김대섭의 상금왕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 있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서 출발한 김대섭은 2번홀(파4) 보기를 6번홀(파5) 이글로 만회했지만 챔피언조에 있던 김대현은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앞서 나갔다.
 
   300야드 넘는 장타를 앞세운 김대현은 16번홀(파5)에서 가볍게 버디를 잡고 다시 단독 선두에 올랐을 때만 해도 승부는 끝난 것 같았지만 김대섭의 반격은 무서웠다.
 
   김대섭은 17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해 타수를 잃을 위기에 몰렸지만 17m를 남기고 52도 웨지로 친 어프로치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 넣고 동타를 만들었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가는 듯 했지만 김대현의 뼈아픈 실수가 18번홀에서 나왔다.
티샷을 그린 위에 잘 올린 김대현은 무난히 파로 홀아웃 하는 듯 했지만 1.5m 파퍼트가 홀을 외면, 순식간에 1타차 2위로 밀려났다.
 
   18번홀에서 선 김대섭은 침착하게 파퍼트를 성공하며 경기를 지켜본 아내와 두 아들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상근 예비역으로 입대하는 김대섭은 "군대 가기 전에 꼭 우승을 하고 싶었다"며 "아직 상금왕 욕심을 내고 있지 않지만 최근 샷 감각이 너무 좋아 1개 또는 2개 대회에서 더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현은 1년전 KEB 한중투어 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김대섭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던 아픔을 씻어내지 못하고 생애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국가대표 상비군 김형우(17.부산 해운대고)는 3언더파 281타를 쳐 3위에 오르는매서운 실력을 보여줬고 3승을 노렸던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는 공동 10위(1오버파 285타)에 그쳐 상금 랭킹에서도 3위로 밀려났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김도훈(20.넥슨홀딩스)은 4타를 잃어 버려 정준(38)등과 함께 공동 6위(이븐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