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차흥빈기자]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회공헌사업 일환으로 설립한 자율형 사립고인 '인천하늘고등학교'의 입학 전형요강이 나왔다.

16일 하늘고 운영재단인 인천하늘교육재단에 따르면 인천하늘고는 내년에 1학년 204명을 선발한다. 8개 학급으로 운영되는 하늘고는 일반전형에서 우선 인천국제공항 종사자 100명과 지역주민 자녀 40명을 뽑는다. 또 사회적 배려자 40명과 인천지역 거주자 20명을 뽑고, 나머지 4명은 특례 입학시키게 된다.

요강만 보면 인천공항 종사자 3만5천명의 자녀들은 인천하늘고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입학 학생수의 50%(약 100명)가 공항공사 직원의 자녀들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인천공항 종사자의 80% 정도는 매년 고용계약을 맺는 비정규직인데다, 대부분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또 월 120만원 가량의 교육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항세관·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서울지방항공청·공항경찰대 직원들은 순환 근무가 많아 자녀를 인천하늘고에 입학시키기 어렵다.

이 때문에 공항공사 직원의 자녀만이 하늘고에 진학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종의 한 주민은 "영종도에 사는 농어민과 상인 등의 자녀들에게 개방해야 한다"며 "사회공헌사업 취지에 맞게 모집 요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영종의 다른 주민은 "'원서 접수일 현재 주민등록상 공항 인근 거주자'로 자격을 부여했다"며 "자녀 입학을 위한 위장 전입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인천하늘교육재단측은 "공항 종사자들이 자녀 교육때문에 서울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역이주시키기 위해 공항 종사자를 많이 선발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공항 종사자들에게 기회를 줬는데, 개인 사정상 입학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지역주민 자녀 선발 정원을 확대하면 공항고등학교의 신입생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항공사 직원 자녀들로만 100명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며 "재단과 주민들이 협의를 벌여 바람직한 방안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 선발인원 쟁점사항

▶공항종사자 자녀 100명

→ 공사직원 제외 80% 계약직

월 120만원 학비 감당못해

▶지역거주민 자녀 40명

→ 공항인근 거주자로제한

실제 농어민·상인 기회없어

향후 위장전입 우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