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작가 팻 크래머가 작업한 벽화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011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 '골목길 GMD-행궁동을 걷다'가 수원 화성 성안 행궁동 곳곳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기문화재단, 수원시마을기업 행궁솜씨의 후원을 받아 대안공간눈과 슈룹이 추진하고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예술을 통한 마을만들기와 연계해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그늘에 가려진 행궁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수원을 방문한 외국작가들은 지난 15일부터 공동 프로그램 및 개별 작업을 펼치며 낙후된 지역에 예술의 새생명을 심고 있다.

수원에 처음 방문한 멕시코 작가 에드가는 체험한 한국의 이미지와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얻어진 생각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골목길에 표현해 눈길을 끈다. 그는 주민 윤정자(67)씨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밋밋한 벽을 탐스러운 포도송이를 채워주는 등 북수동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다.

에드가는 "벽 아래에는 사장님이 허전하다며 꽃화분으로 장식해 공동작품이 됐다"며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 순수하게 주민들에게 기쁨을 주는거라 더욱 의미가 크다"는 소감과 함께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비어있는 건물에 벽화 작업중인 독일 작가 팻 크래머는 "네모는 기계화되고 디지털화된 삶의 모습, 동그라미는 그 반대되는 의미를 벽에 형상화했다. 작가로서뿐 아니라 가족들과 기회가 되면 한국에 또 오고 싶다"고, 네팔 작가 아시미나 란짓과 사우르강가도 "주민들과 함께 벽화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 멕시코 작가 에드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정기 작가는 새벽 고요한 시간 화성의 성 안쪽과 밖의 소리를 측정·기록한 뒤 재해석하고 분석하는 중이다. 지난해 북수동경로당에서 '유쾌한 의자씨'를 선보인 최혜정 작가는 아주 작고 낡은 가게를 얻어 이웃사람들과 함께 청소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독일의 청 융창, 미국 에릭 스콧 넬슨, 미얀마 므라트 룬 후트완과 강제욱, 김남수, 김성배, 박근용, 신용구, 안성석, 왕희정, 이윤숙 등 국내외 작가들이 설치작품을 진행하거나 미디어 작업 혹은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등 열띤 활동으로 행궁동의 아름다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의 결과물은 10월1일 오후 3시부터 수원 행궁동 레지던시 1층 전시실에서 아카이브 형식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돼 14일까지 전시된다. 031-244-4519

/이준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