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과 1일 이틀간 전국을 강타한 제15호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와 물난리가 나면서 전국적으로 129명이 사망 또는 실
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강릉지방은 기상관측 이후 최대인 897.5㎜의 강우량을 기록하면서 도
시 전체가 물바다로 변한 것을 비롯, 산사태와 교량 유실 등으로 경부선 철
도 및 고속도로 곳곳이 전면 통제되는 등 국가 기간교통망이 마비되는 사
태를 빚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1일 오후 전국 피해상황을 집계한 결과 42명이 숨지고
34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으나 전국 피해상황이 최종 집계될 경우 인명피해
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명피해 = 취재망이 확인한 이틀간 인명피해는 강원.영동지역에서 61
명, 대구.경북지역 24명, 전남.광주지역 13명, 경남 17명, 충북 8명, 전북
3명, 울산 3명 등 모두 129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일 오후 4시께 충북 영동읍 주곡리 포도밭에서 서정구(80) 곽정옥(70.여)
씨 부부가 물에 빠져 숨진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께는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하거노1리 임재석(74.여)
씨가 오십천의 범람으로 물에 빠져 숨졌고 오전 7시 30분께는 인근 미로
면 사둔1리에서 정금녀(66.여)씨 집이 산사태로 매몰돼 정씨가 숨졌다.
이날 오전 4시께도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마덕마을 야산에서 산사태
가 발생, 언덕밑에 있던 새하늘교회 관사를 덮쳐 목사 홍성만(39)씨의 딸
등 3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산사태로 차량 10여대와 운전자 등이 매몰된 강릉
국도 35호선 산사태 현장에서는 이틀째 복구작업을 벌여 시신 3구만 발굴했
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는 경남 함양군 마덕면 덕천리 내마마을에서 산사태
가 발생, 노성곤(31)씨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오후 7시께는 마천면
가흥리 당흥마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신현주(69)씨와 부인 이정순(59)씨
가 숨졌다.
▲교통망 마비 = 또 이번 태풍 피해로 경부선 등 철도 8개 노선 33개소와
도로 95개소 등에 피해가 발생, 국가 기간교통망이 마비되는 사태를 겪었
다.
경부선 철도의 경우 원동-물금, 황간-추풍령, 심천-영동, 김천-대신, 직지
사-김천 등 5개 구간에서 노반유실 및 침수로 열차운행이 중단됐으며 1일
중으로 단선 복구만 가능해 당분간 열차운행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동해고속도로도 모전IC-망상IC 사이 동해2터널 구간 토사가 제거되지 않고
정동진 도로 35m가 유실되는 바람에 복구에 시간이 걸려 4일 오후에나 차
량통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동고속도로도 일부 구간이 침수되거나 토사가 유출됐다가 1일 오후 늦게
차량통행이 재개됐으며 88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도 차량운행에 차질을 빚
었다.
국도는 전국적으로 고속국도 11곳과 일반국도 84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영동지방 호우피해 = 이틀동안 900㎜에 가까운 기록적인 비가 내린 강릉
등 영동지방은 시내 대부분이 침수됐으며 주문진과 성산면, 왕산면 등 18
개 읍.면.동에서 모두 8천393채의 건물과 주택이 파손되거나 침수됐다.
또 동해시 전천이 범람해 동해시 10개 읍.면.동 2천370가구, 정선 2천76
채, 고성 506채, 속초 130채 등 8개 시.군 1만3천709채가 파손되거나 침수
됐다.
오십천의 범람으로 시내가 물바다로 변한 삼척 지역은 통신이 두절된데다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있다.
이재민도 속출해 강릉시 5천855명, 동해 6천744명, 정선 6천183명, 속초
381명, 태백 300명 등 9개 시.군에서 2만271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각급 학
교 등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전국적으로도 대구.경북지역에 2천800여명, 충청지역에 3천여명, 경남지역
에 2천700여명 등 모두 4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낙동강 수계 범람 및 둑 붕괴 = 1일 오후 4시 20분께 경남 합천군 적중
면 옥두리 옥두둑이 범람한데 이어 인근 부수리 부수둑도 범람을 시작, 농
경지 260㏊가 침수되고 있고 주택 10여가구도 침수가 우려된다.
또 이날 오후 3시께 합천군 덕곡면 병배마을 병배천 둑이 20m 가량 붕괴되
면서 가옥 10여채와 농경지 10㏊가 침수됐으며 율곡면을 거쳐 합천읍으로
운행하는 1천34호 지방도의 통행이 두절되면서 7개 마을 400여가구 800여명
이 고립된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무너졌던 청덕면 하현리 가현둑 20여m가
이날 오전 5시께 다시 붕괴됐고 수위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가현마을 저지
대에 일부 침수돼 90여가구 210명이 대피에 나섰고 농경지 128㏊가 침수됐
다.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붕괴됐던 경남 함안군 법수면 백산 둑 가물막이에서
도 이날 오후 다시 물이 새기 시작해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으나 정확한 누
수지점을 몰라 긴장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대피를 서두르고 있다.
경남 창녕군 지역은 남지읍 고곡
태풍 '루사'로 전국서 129명 사망.실종
입력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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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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