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 美대사 발언 경고…"대단히 부적절, 남북협력 우리가 결정"

청와대는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북한 개별관광을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남북협력 관련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미국과는 항시 긴밀하게 공조하며 협의하고 있다"며 "정부는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과 조속한 북미대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이는 주권국 대통령의 언급을 주재국 대사가 관여한 데 대한 강한 경고 의미로 풀이된다. 해리스 대사 발언에 청와대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남북협력 여부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미국의 의사와 무관하게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앞서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두고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강조하면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의 언급은 주권국에 대한 개입으로 비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착 상태의 북미대화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을 증진시키며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물론 국제 제재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에서 여러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접경지역 협력, 개별 관광 같은 것은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와 신년회견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 접경지역 협력 ▲ 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교류 ▲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5대 남북협력 방안을 제시했다.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저희가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0-01-17 연합뉴스

문 대통령, '신북방정책 전략' 보고받아…"다시 오기 힘든 계기"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2020 신북방정책 전략'을 보고받았다.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이어진 보고에서 위원회 출범 이후 북방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위한 기반 조성 성과와 올해 계획을 보고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권 위원장은 또 작년 아세안 10개국 방문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등 신남방정책의 모멘텀을 이어 올해를 '신북방 협력의 해'로 삼기로 했다면서 북방경제협력의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확산하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한 부대변인은 "올해는 러시아·몽골과 수교 30주년으로, 신북방정책을 중점 추진할 좋은 계기"라며 "신북방정책의 성과를 극대화하도록 경제협력과 외교행사, 문화·인적 교류, 홍보 등의 유기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이날 보고에서는 북방정책을 남북관계 증진을 위한 '지렛대'로 삼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된 것으로 관측된다.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교착에 빠진 북미관계를 추동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북미대화 촉진이 남북관계를 이끌어 줄 것이라는 관념에서 탈피해 남북 간 사업을 통해 한반도에 훈풍을 불어넣어 북미관계에 영향을 주겠다는 복안인 셈이다.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 접경지역 협력 ▲ 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 교류 ▲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5대 남북협력 방안을 제시했었다.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재추진 의사도 밝혔다.이와 관련, 정부는 북한 개별관광을 전면 허용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북한이 발행한 비자만 있으면 중국 등 제3국 여행사를 통해 방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남북 협력사업 본격화에 앞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다.물론 문 대통령이 제안한 대북협력 사업의 관건은 북한의 호응 여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권 위원장의 보고를 받고 "올해 다시 찾아오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좋은 계기를 맞은 만큼 신북방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보고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북한 개별관광이나 철도·도로 연결 방안 등에 대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오늘 보고 내용과 안건은 국익과 관련한 사안이어서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0-01-17 연합뉴스

'경기문화나눔 31' 남북 평화의 메시지 전한다

도문화의전당, 소외계층 방문 돌봄사업파주 장단마을에 이어 포천등 순회공연경기도문화의전당이 올해 남북평화 메시지 전달에 중점을 두고 '경기문화나눔31'을 진행한다. '경기문화나눔31'은 지리적 여건 등으로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운 문화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형 문화돌봄사업이다.이를 위해 도문화의전당은 먼저 지난 15일 파주 장단마을에서 남북평화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맞춘 '경기문화나눔31'을 진행했다.파주 장단마을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구역(일명 민통선) 내에 위치한 마을로, 문화적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는 공연장이 없다.이에 도문화의전당은 파주 장단출장소 앞 민방위 대피소인 지하 대피소에서 경기팝스앙상블의 공연을 진행, 마을 주민들에게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공연문화혜택을 선사했다.이어 도문화의전당은 오는 18일 포천 남사랑의집(공연분야 성악), 21일 이천 성안드레아병원(브라스밴드), 22일 용인 효자병원(팝스앙상블) 등에서 '경기문화나눔31'을 진행한다.또 분기별로는 민통선 인근 지역을 돌며 공연을 지속한다. 공연은 경기도립예술단(극단, 무용단, 국악단, 경기필, 팝스앙상블, 외부공연단체 소규모 공연단)이 직접 맡아 진행한다. 도문화의전당 이우종 사장은 "경기도민이라면 누구나 문화적으로 소외 받지 않도록 지역과 계층에 상관없이 다양한 문화복지사업을 가지고 직접 찾아갈 것이다"라며 "2020년은 남북관계 발전을 기원하는 행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1-16 김종찬

같은 스승 두 거장… 南北미술에 족적

한국화 거장 '운보' 근대요소 융합월북 '화봉' 사실주의 조선화 매진한국화의 거장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1913~2001)과 월북 후 북한 미술(조선화)의 초석을 닦은 화봉(華峯) 황영준(黃榮俊·1919~2002)의 인연이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조선화가 아카이브Ⅰ황영준 展-봄은 온다' 전시회를 통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운보와 화봉은 각각 남한과 북한에서 전통적인 한국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서울 출신인 운보 김기창과 충북 옥천 태생인 화봉 황영준은 조선의 마지막 어진(御眞) 화가로 불리는 인천 출신 이당(以堂) 김은호의 제자다.이들은 김은호의 화숙인 낙청헌(絡靑軒)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운보는 승동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1930년 김은호의 화숙에 들어갔고 화봉은 1931년 서울로 올라가 이당의 제자가 된다. 운보와 화봉은 같은 스승 밑에서 그림을 배웠지만 이들은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된다.운보는 1931년 제10회 조선미술전람에서 '판상무도'로 입선하며 국내 미술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남한에서 한국화의 화풍에 근대적 요소(일본)를 적절히 융합한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한다. 한국 전쟁 기간에도 군산으로 피난을 떠나 동양화(한국화)가 서양의 추상 예술이라는 시대적 조류에 부응해야 한다며 '현대동양화 운동'을 펼치기도 한다. 친일 이력도 그의 씻을 수 없는 상처다.반면 화봉은 5년간 이당의 화숙에서 공부한 후 1940년부터 작품을 발표하며 국내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다. 1950년 한국전쟁 이전까지 남한에서 3차례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때 발표한 작품 중 '기관차 조립공들', '운반공의 투쟁' 등은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그림이다. 이후 황영준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과 함께 월북해 한국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주의 사실주의(조선화) 작품에 매진하게 된다.이들은 남과 북에서 전혀 다른 길을 갔지만 김기창은 생전 황영준과의 추억을 잊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황영준의 막내딸 명숙(73)씨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1990년대 중반쯤 노년을 청주에서 보내던 김기창 화백이 나를 자신의 집에 초대해 아버지(황영준)와 함께 그림을 배웠던 당시를 회고했다"며 "본인(김기창)이 아버지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고 했다.인천 출신인 김은호의 제자로 남과 북이라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이들은 남북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2020-01-15 김명호

"DMZ 발전위해 포천·철원 통합 필요"

개발제한 많고 수도권규제 '이중고''기업·생태·평화장소' 후속조치를 北에 인도적 지원·교류 지속돼야DMZ(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인 포천·강원 철원 지역의 발전 방향과 남북 관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DMZ연구원(원장·김정완)은 지난 14일 포천 소재 대진대학교에서 '2020 한반도정세의 전망 및 DMZ 평화지대화 방안'이란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세미나에서는 전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형석 대진대 교수(2020 북한의 대내외 전략과 대응방안), 박영민 대진대 교수(DMZ 국제평화 지대화 방안), 하승완 포천일보 대표(평화시대 포천과 철원 발전방향)가 각각 주제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로 인한 '안보위기', 북미협상 타결 등의 불확실성에 따른 '북한 미래의 위기', 북한의 태도와 신세대 특성에 따른 '통일에 대한 의지 위기' 등 3대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 대해 대화와 제재를 동시에 진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비정치적 교류를 계속해야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박 교수는 DMZ의 활용방안과 현안 해결에 대한 문제와 해법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DMZ는 생태·환경적 평화와 군사적 긴장이라는 역설적 현실이 중첩해 있는 곳"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만큼 DMZ를 기업·생태·평화의 장소로 만들기 위한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DMZ의 관할권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며 비군사활동에 대해서는 유엔사의 포괄 승인을 받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란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하 대표는 "접경지역인 포천과 철원의 경우 남북 군사대결에 의한 개발제한 구역이 많고, 수도권 규제에 묶이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두 도시는 이대로 있으면 낙후되고 소멸될 것"이란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또 "포천과 철원은 통합 후 수도권 규제를 피할 있는 강원도로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반대하는 일부 포천시민들을 설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정완 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DMZ 평화지대 방안을 마련해 향후 남북 관계 변화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포천과 철원의 발전을 위한 시·군 통합 논의 등도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란 종합적 의견을 내놨다. 세미나에는 포천·철원 지역 관계자와 전직 시·도의원, 공무원, 언론인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지난 14일 포천 소재 대진대학교에서 DMZ연구원 개최로 '2020 한반도정세의 전망 및 DMZ 평화지대화 방안'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

2020-01-15 김태헌

"북미만 바라보지 않겠다"…정부, '남북 속도전' 공식화

지난해 북미대화부터 '집중'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던 정부가 새해 들어 '남북관계 속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올해 대북정책 추진 방향을 밝혔다.특히 "남북관계에서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가면 북미대화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 대북 제재의 일부 면제나 예외 조치를 인정하는 데 필요한 국제적 지지를 넓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는 지난 7일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지난해)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남북관계 협력공간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구상을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해석된다.새해 들어 통일부와 외교부 등 관계 부처들의 기조도 확 달라졌다.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4일 종교·사회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해를 맞아 정부는 북미관계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한미, 한미일, 한일 외교장관 연쇄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 시점에 따라서는 북미가 먼저 나갈 수도 있고 또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정부는 지금과 같은 남북·북미 교착 국면이던 지난해 6월 판문점 남북미 회동 직후만 하더라도 "북미대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었다.물론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진전을 통한 선순환'을 이뤄내겠다는 공식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올해는 비핵화 협상에 얽매이기보단 대북제재 하에서도 할 수 있는 남북협력을 보다 적극적·신속히 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런 배경에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정부의 '북미 집중 전략'이 빛을 보지 못하면서 오히려 남북관계 악화까지 초래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실제로 북한은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한국 정부가 '외세에 의존'한다고 강하게 비난하며 실망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결국 정부로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진전된 남북관계가 북미대화의 물길을 텄듯, 현재의 교착 국면을 타개할 해법으로 이른바 '남북관계 견인론'을 다시 꺼내든 셈이다.정부는 미국 측에도 이런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 미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미관계가 정체된 시기에 남북관계를 증진해 북미관계를 촉진할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대북)제재의 틀 내에서도 어떻게 대화를 촉진하느냐가 더욱 (한미의) 상호 관심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관건은 북한의 호응 여부다. 2018년의 경우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된 건 경제발전을 위해 대북제재 완화가 절실한 내부적인 요인이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그러나 북한 입장에선 이미 지난해 한국 정부의 역할 한계를 확인한 데다 이미 미국과의 '장기전'을 예고한 상황에서 정부의 전방위적인 '손짓'에 호응할 요인이 많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다만 북한이 아직 새해 대남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만큼, 향후 정세 추이를 지켜보면서 호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임명장 수여식 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1-15 연합뉴스

文대통령 "남북·북미대화, 비관단계 아냐…北, 대화 문 안닫아"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남북간 그리고 북미간 대화 모두 현재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및 답방에 대해 여전히 신뢰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친서를 보낸 것을 떠올리며 "그 과정 때문에 논란이 있었는데, 정의용 안보실장의 방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로 불러 김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해서 전달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 만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별도로 또 친서를 똑같은 내용으로 북측에 보냈다. 그 사싱리 아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계기로 북한의 도발행위가 염려되기도 했는데 축하메시지 보내며 대화 메시지 여전히 강조한것은 대단히 좋은 아이디어였다"며 "높이 평가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북한도 친서를 수령했고 또 그에 대한 반응을 즉각 내놨다. 두 정상간 친분관계도 다시한번더 강조를 했다"며 "북한의 요구가 수긍돼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간 대화가 활발한 상태는 아니지만, 두 정상의 신뢰는 계속되고 있다. 대화를 이뤄가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간도 마찬가지다.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며 "남북관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협력 늘려나가려는 노력들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충분히 잘 될 수 있을 거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면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1-14 연합뉴스

[이산의 恨 담긴 황영준 편지]'애타게 부르고 또 부르는…' 빼곡한 그리움

눈 감기 1년전인 2001년에 남겨사망후 전해받은 막내딸이 공개통일·가족 상봉 '열망' 고스란히월북 작가 화봉(華峯) 황영준(黃榮俊, 1919~2002)은 2002년 눈을 감기 전까지 남한에 있는 딸과 아들 등 혈육을 잊지 못한 채 몸부림쳤다. 그의 작품 세계 곳곳에는 이산의 아픔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펜을 들고 보니 50년 전 한 주일이면 돌아올 것 같아 너희 어린것들 손목 한번 따뜻이 잡아 주지 못하고 너희 어머니에게 살뜰한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떠나온 것이 너무나 가슴 아파 흥분을 누를 길이 없구나'.황영준은 2002년 4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했다. 남한의 혈육에게 줄 선물 보따리를 놓고 수양아들 가족과 함께 사진까지 찍었지만 상봉을 목전에 두고 이산의 한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가 눈을 감기 1년 전인 2001년 3월, 황영준은 가족들에게 한 통의 편지를 남겼다. 지난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한 황영준 전시회를 찾은 막내딸 명숙(73)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후 적십자사로부터 받았다는 편지(사진)를 경인일보에 공개했다.편지에는 가족들을 애타게 그리는 황영준의 마음이 구구절절하게 담겨 있다.'령전(영전)에 술 한잔 붓지 못하는 이 아들을 애타게 기다렸을 너희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는 어디에 있는지, 정말 알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으니 무엇부터 묻고 무엇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그리움에 애타게 부르고 또 부르는 내 아들 문웅, 인호야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 딸 혜숙, 명숙아 무정한 이 사람을 기다리며 네 남매 키우느라 백발이 되었을 귀중한 로친(노친)이 정말 보고 싶고 그리웠다'.황영준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과 함께 남한에 4남매와 부인을 남기고 북으로 넘어갔다. 막내딸 황명숙씨는 "아버지는 딱 일주일 있다가 돌아오겠다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며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걸 한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했다.황영준은 통일과 가족 상봉에 대한 열망도 편지에 담았다. '통일이 되어 우리 서로 만나는 그날까지 나는 북에서 너희는 남에서 모두 힘있게 노력해 나가자. 이 아버지는 너희 모두가 통일을 위한 길에서 자기의 모든 것을 다 하리라 기대하고 또 기대한다'.편지는 '너희들을 한시도 잊은적 없는 아버지 황영준으로부터'로 끝맺는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북한 최고의 조선화가 화봉(華峯) 황영준(黃榮俊, 1919~2002)의 작품 전시회 '조선화가 아카이브Ⅰ황영준 展:봄은 온다'가 인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월북 화가인 황영준은 1988년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황영준이 1950년 월북해 사망 직전까지 북한에서 남긴 작품 200여점이 선보인다. 작가가 바라본 시공간을 통해 북한 지역의 풍경과 인물,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0일 개막한 전시회는 2월 18일까지 무료로 개최된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1-13 김명호

풀리지 않는 남북관계, 경기도가 실마리 잡을까

이화영 부지사 '교류협력안' 발표아태평화대회, 평양 개최 논의중남북 관계가 얼어붙었던 지난해 북측과 필리핀에서 손을 맞잡았던 경기도가 올해는 평양에서 이를 성사시킬지 주목된다. 이화영 도 평화부지사는 13일 올해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 방안을 발표하면서 "1·2차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이하 아태평화대회)를 매년 개최했는데, 3차 대회를 평양에서 하려고 했다. 정세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제3국에서 그 전통을 이어가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1·2차 대회보다도 더 실질적으로 잘해보자는 논의를 (북측과) 아주 최근까지 했다"며 "평양에서 할지, 제3국에서 할지 협의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도는 남북간 훈풍이 불었던 2018년 고양시에서 아태평화대회를 개최해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농업·산림·보건의료·체육·관광 등의 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놓였을 때도 필리핀에서 2차 아태평화대회를 열어 남북간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성과를 거뒀다.한편 보다 공개적으로 추진키로 한 개성 관광과 관련, 도는 민간단체와 함께 '개성관광 사전신청 경기도민 서명운동'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개풍양묘장 조성 사업에 이어 농촌개발시범사업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이에 대해 이재명 도지사도 SNS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도록 탄탄한 평화의 길을 닦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남북 접경을 품은 경기도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2020-01-13 강기정

작품으로 만나는 북녘… 황영준 인천전시 개막

박남춘 인천시장 등 300여명 참석"경색국면 해소 문화적 시도 의미"북한 최고의 조선화가 화봉 황영준(1919~2002)의 작품을 통해 북녘을 감상할 수 있는 그림 전시회가 10일 인천에서 개막했다. 경인일보는 지난 10일 오후 4시 인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 '조선화가 아카이브Ⅰ황영준 展 : 봄은 온다' 개막식을 개최했다. 전시는 오는 2월 18일까지 무료로 진행된다.원기범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에는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더불어민주당 윤관석·박찬대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이길여 경인일보 회장(가천대 총장), 윤성태 가천문화재단 이사장, 이태훈 가천대 길병원 의료원장, 이광림 이북5도민회 인천지구 연합회장, 이정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인천회의 부의장,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조명우 인하대 총장, 이우종 청운대 총장, 김용식 인천대 부총장 등 각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황영준이 남한에 두고 간 막내딸 황명숙(73)씨도 이날 행사장을 찾아 의미를 더했다.지용택 이사장은 격려사를 통해 "남북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의) 한 작가의 그림 200여 점을 전시한다는 것이 대단한 의미가 있다"며 "(경색 국면을) 문화로 풀어보겠다는 시도를 했다는 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박남춘 인천시장은 축사에서 "한반도의 봄은 우리 모두의 간절한 바람"이라며 "인천시는 평화를 말하기 어려울 때 평화를 말하고, 인천의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이길여 회장은 이영재 경인일보 인천본사 사장이 대신 읽은 환영사에서 "남북이 문화교류를 통해 자주 만나다 보면 꽁꽁 얼어붙은 대동강 물도 녹아 내릴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남북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소중한 자리이자 한반도의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이번 전시회에서는 황영준이 1950년 월북해 사망 직전까지 북한에서 남긴 작품 200여 점이 선보인다. 봄과 금강, 묘향·백두, 마을, 봄의 향기 등을 주제로 한 5개의 섹션으로 이뤄졌다. 작가가 바라본 시공간을 통해 북한 지역의 풍경과 인물, 일상을 엿볼 수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조선화가 아카이브 I 황영준 展 : 봄은 온다' 전시회 개막일인 지난 10일 오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개막식을 찾은 많은 내외빈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1-12 김민재

'70년 이산의 恨' 유작으로 상봉한 아버지와 막내딸

동생 취재거부 혈육만남 아쉬움속'화봉' 전시소식 들은 딸 황명숙씨개막당일 남편·외손자와 극적 방문"그림으로 부친 만나게 돼 기쁘다"전쟁통에 아버지와 생이별한 세 살 어린아이는 어느덧 손자 10명을 둔 칠순 노인이 돼 있었다. 기억조차 없는 아버지의 얼굴을 살포시 어루만지듯 아버지가 남긴 유작을 찬찬히 바라보던 막내딸 황명숙(73)씨의 눈시울은 금세 붉게 물들었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이별한 아버지와 딸은 70년 세월을 흘려보낸 뒤에야 이렇게 인천에서 극적으로 상봉했다.지난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한 월북 작가 화봉(華峯) 황영준(黃榮俊, 1919~2002) 선생의 전시회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황영준 선생이 2002년 눈을 감기 전까지 그렇게 애타게 보고 싶어 하던 막내 명숙씨가 남편, 외손자와 함께 충북 청주에서 달려온 것이다.1년여 전부터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경인일보는 지난해 12월부터 남한 내에 살고 있는 황영준 선생의 혈육을 찾기 위해 충북 옥천 지역을 뒤져 우여곡절 끝에 동생을 만났다. 그러나 동생은 인터뷰를 완강히 거부했다. 무슨 사연이 있어 보였다. 막내딸의 연락처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뒤돌아서야 했다. 그래도 그 사연은 보도(2019년 12월 26일자 1면)했다. 인터뷰를 거절했던 황영준 선생의 동생은 기자가 찾아왔다는 얘기를 충북 청주에 사는 명숙씨한테 전했다고 한다. 남편 박완규(75)씨와 명숙씨는 이 내용과 전시회 소식을 잇따라 전하는 경인일보 보도를 접하고 전시회 당일 청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3시간이나 걸려 외손자 이다함(14)군과 인천을 찾았다."아버지가 여기에 살아 계셨네. 죽기 전까지 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어요." 황명숙씨는 아버지가 남긴 유작 200여 점으로 가득한 전시회장 입구에 들어서며 감격에 찬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황영준 선생은 명숙씨가 세 살 되던 해인 1950년 북으로 넘어갔다. 명숙씨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2007년께 세상을 뜬 어머니의 입을 통해서다. 황명숙씨는 "일주일, 딱 일주일 있다가 다시 온다고 그랬대요. 그래서 어머니는 아버지와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다고, 그래서 그게 한이라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했다.이날 개막식 인사말에서 황명숙씨는 2002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식장에서 만나기로 돼 있었는데 얼마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림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 이제 한이 풀리는 것 같다면서 감회를 털어놨다.황씨는 "2002년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아버지가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음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던 아버지를 이렇게 그림으로 다시 만나게 돼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아버지 그림 속에 그냥 파묻혀 살고 싶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을 절로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이날 개막식에서 황영준 선생의 막내딸 가족이 깜짝 소개되자 행사장은 술렁였다. 황명숙씨의 인사말이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오자 300여 명의 참석자들은 누구라고 말할 것 없이 모두가 가슴 먹먹해졌고,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예정에 없던 70년 만의 부녀 상봉은 그 어느 드라마보다도 더 극적으로 연출되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2020-01-12 김명호

[인터뷰]'70년 恨' 아버지 유작으로 만난 막내딸 황명숙씨

3세 생이별… 생전모습 기억 못해4남매 끔찍이 여겨 매일 품에 안아제사 지내다 1990년대초 생존 확인남북 이산 70년 세월, 아버지의 유작으로 상봉의 꿈을 이뤘다고 말한 황명숙(73)씨는 "저승에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을 잡고 내려와 전시회를 보실 것 같다"면서 울먹였다.지난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한 월북 작가 화봉(華峯) 황영준(黃榮俊, 1919~2002) 선생의 전시회를 찾아온 막내딸 황명숙씨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아버지'란 단어를 수십 번 되뇌었다.1950년 한국전쟁으로 아버지와 생이별해야 했던 명숙씨의 당시 나이는 세 살. 생전의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황씨는 '아버지'란 단어는 내게 있어 '그리움'이란 말과 똑같은 의미라고 했다.그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지난 2007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입을 통해서일 뿐이다.황영준 선생의 자식 사랑은 남달랐다고 한다. 아들과 딸 4남매를 끔찍이 여겨 매일 품에 끼고 살았을 만큼 그의 자식 사랑은 애틋했다. 황명숙씨는 "아버지는 집에 오시면 저를 비롯해 4남매를 품에 안고서 요놈은 커서 미술가 시키고 이놈은 크면 음악가 시키면 되겠어라고 말하며 어머니와 자식 얘기를 그렇게 많이 했다"며 "아버지의 자식 사랑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현재 4남매 중 황명숙씨의 큰오빠와 작은 오빠는 베트남전 참전 후 고엽제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고 언니만 대전에 살고 있다고 한다.황영준 선생은 1950년 월북 후 2002년 사망할 때까지 북에서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양아들네가 그의 유일한 북한 내 가족이다. 황영준 선생의 그림 중에는 남한에 남겨둔 가족을 그리워하며 그린 작품이 여럿 있다. 황명숙씨는 "어머니도 아버지와 생이별한 뒤 남한에서 결혼하지 않았다"며 "오빠가 캐나다로 이민 가며 초청 형식으로 어머니도 모셔갔다"고 말했다.황씨는 "아버지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1990년대 초반에야 알게 됐다"며 "이전까지는 생사를 확인하지 못해 매년 제사까지 모셨다"고 했다.1988년 월북 작가에 대한 일부 해금 조치가 단행된 후 아버지 작품 몇 점이 우리나라에 소개됐고 수소문 끝에 북한에 아버지가 생존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황씨는 설명했다.황명숙씨는 "2002년 아버지와의 4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이 확정된 후 몇 날 며칠을 설레서 잠도 자지 못했다"며 "그런데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방송 뉴스로 보고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줄 알았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황씨는 "이제 나도 나이를 먹고 손자들도 커 가면서 점점 아버지가 내 마음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었는데 이렇게 작품 전시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벅찼다"며 "아버지가 여기(전시회장)에 살아 계신 느낌"이라고 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화봉(華峯) 황영준 선생의 막내딸 황명숙(사진 가운데)씨가 도록을 품에 안은 채 남편 박완규(사진 오른쪽)씨와 함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지난 10일 오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조선화가 아카이브 I 황영준 展 : 봄은온다' 전시회에서 박남춘 인천시장, 윤관석 국회의원, 이길여 경인일보 회장(가천대 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예술 작품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전문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1-12 김명호

'개성 관광 재개 추진' 속도 높이는 경기도

이화영 부지사, 김연철 장관 면담사전신청서 전달·정부 협조 요청金통일 "道 추진 사업, 적극 지원"이재명 도지사의 신년사를 통해 개성 관광 재개 추진을 공식화한 경기도(2019년 12월 31일자 3면 보도)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 공개적으로 개성 관광 추진을 요청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난 10일 이화영 도 평화부지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장관과 면담해 개성 관광 사전신청서를 전달하면서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종철 6·15공동선언실천 경기본부 상임대표,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강명자 개성 실향민 등이 배석해 '열려라 개성공단! 가보자 개성관광!'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김 장관에게 전달했다.김 장관은 "달라진 조건과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남북 관광 협력 방안을 강구해나갈 것"이라며 "통일부 입장에선 경기도와 협력해야 할 분야가 적지 않다. 지방자치단체가 남북교류협력의 주체가 된 만큼, 경기도가 추진하는 다양한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이 지사는 신년사에서 "평화는 도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다. 상황이 안 좋을수록 평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당면해서 개성 관광 재개에 적극 나서겠다. 긴장이 높아지는 한반도에 평화의 길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개별관광은 제재 대상이 아닌데 그것조차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개풍양묘장도 그랬지만 적극적으로 하면 틈새를 많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이 부지사가 13일 올해 경기도의 평화협력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개성 지역 역사·문화 유적 탐방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시행 계획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한편 이 부지사는 이날 김 장관에게 도가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이끌어 낸 개풍양묘장 사업에 대한 정부 측 행정 지원도 요청했다. 개풍양묘장 사업은 개성시 개풍동 일대에 산림 녹화 사업 전초기지를 만들어 황폐화한 북한 산림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2010년 남북 관계 악화로 중단됐다가 최근 도가 사업에 필요한 물자에 대해 대북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아내면서 재개 가능성이 열렸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개성공단 화물열차가 운행을 마친 뒤 도라산역에 정차해 있다. /연합뉴스사진은 임진각에서 바라본 경의선 철도. /경인일보DB

2020-01-12 강기정

트럼프 손 뿌리친 북, 톱다운 돌파구 무산… 북미교착 장기화하나

북미 간 긴장국면마다 돌파구 역할을 했던 톱다운 해법이 이번에는 힘을 쓰지 못하며 일단 벽에 부딪힌 모양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축하를 고리로 친서 등을 통해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지만, 북한이 '요구사항에 대한 전적 수용'으로 협상 재개 자체의 문턱을 높이며 그 손을 뿌리치면서다. 톱다운 방식을 통한 극적 모멘텀 마련이 무산된 것이다.특히 북한이 지난해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때처럼 제재 완화를 위해 영변 등 핵시설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시 '공'을 미국에 넘김에 따라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는 북미 간 교착 및 대결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김 위원장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1일 노동당 전원 회의 발언을 통해 '새로운 전략무기'를 거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를 시사하며 북미 간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다. 그러나 북한이 북미 정상의 친분 관계를 인정하는 한편으로 '충격적 실제 행동'과 같은 직접적 위협 발언은 내놓지 않음에 따라 '레드라인'을 넘는 고강도 도발로 당장 판을 완전히 깨기보다는 미국의 탄핵 정국 및 대선 상황 등 당분간 정세를 지켜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1일 담화에서 한국 정부를 통해 전달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 축하 메시지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생일축하 친서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두 정상의 친분 관계가 나쁘지 않다면서도 북측의 요구사항이 수용돼야만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다면서 두 정상의 '톱다운 케미'와 협상 재개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는 분리 대응 기조를 밝혔다.충분한 실무협상을 거치는 '바텀 업' 방식보다는 정상 간 직접 담판을 선호해왔던 그간의 북측 태도와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2월 말 '하노이 노딜'에서 경험했듯 두 정상의 '브로맨스'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요구사항 수용이 있어야만 대화 재개가 가능하다고 못 박으면서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부연한 것도 그 연장 선상으로 보인다. 더욱이 탄핵 소용돌이에 휩싸인 가운데 연초부터 '중동 수렁'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선 국면에서 대북 협상과 관련, 파격적 양보 등에 대한 운신의 폭이 그다지 크지 못한 형편이다. 미국이 실질적 양보 의사 없이 대선 상황관리용으로 협상 국면을 이어가려고 한다는 북측의 의구심도 이와 맞닿아있다.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며 달래기에 나서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추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북측의 '협상 전술'이 아니냐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기해 연초 유화적 제스처를 내보낸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일단 '퇴짜'를 맞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다음 수'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로 김 위원장과의 '친서 외교'를 대표적 자랑거리로 꼽아왔다. 그는 북한이 대미압박 수위를 높이던 지난해 12월 초 '화염과 분노' 시절 조롱의 의미를 담아 불렀던 '로켓맨'이라는 별명을 2년 만에 다시 꺼내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발언이 알려진 뒤에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으로 추켜세우며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CNN방송은 '미국이 북한을 속였다'는 김 고문 발언을 주목하며 "김계관의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낸 생일축하 친서가 보여준 외교를 향한 문을 다시 열 기회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보인다"며 북한이 협상 재개의 '값'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김정은의 생일을 축하하자 북한은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대미)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로이터통신은 이번 성명이 두 정상의 친분 관계가 외교를 위해 단지 아주 조금 유용할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북한이 이번 성명을 통해 외교에 대한 문을 완전히 닫아둔 것은 아니지만 북미 간 근본적인 간극을 드러냈다는 것이다.미국은 당분간 북한의 추가 고강도 도발을 막는 식으로 상황관리에 주력하면서 대화 테이블 복귀를 위한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을 먼저 수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여 당분간 모멘텀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친서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김 고문의 성명에 비춰 북한의 요구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향적 입장을 표하는 등의 내용은 담기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이런 가운데서도 김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직접 공개하고 두 정상 간 '특별한 연락 통로'를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북한이 일단 대화 재개 가능성을 사실상 닫았지만 두 정상 간 채널이 열려있음을 강조, 필요하면 톱다운 소통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점을 내비침으로써 빗장을 완전히 걸어 잠근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워싱턴=연합뉴스사진은 지난해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2020-01-12 연합뉴스

트럼프, 김정은에 생일축하로 손짓…'톱다운해법' 교착 뚫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생일 축하 메시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또 한 번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다. 마침 김 위원장의 생일인 8일(현지시간) 방미 중이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깜짝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다.지난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생일축하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서도 김 위원장의 생일을 '잊지 않고' 축하하며 대북 문제에 대한 톱다운 해결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즈음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생일축하 친서를 보낸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답신을 보내며 화답했고 '하노이 노딜' 여파에 따른 교착국면 속에서 이뤄진 톱다운 소통은 지난해 6월 말 판문점 깜짝 회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고비마다 '친서외교' 등을 통해 교착을 뚫었던 북미 정상이 이번에도 톱다운 대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지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메신저' 역할을 부탁하면서 남북미 간 톱다운 해법이 다시금 가동되는 흐름도 연출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축하 메시지 전달은 김 위원장이 한국시간으로 1일 '새로운 전략무기'를 거론하며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를 시사, 대미 강경 노선을 밝힌 가운데 이뤄졌다.북한이 예고한 '성탄절 선물'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미 당국은 ICBM 시험 발사 등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 대비하며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을 만난 지난 8일은 이란 군부 거물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로 미·이란 간 갈등이 일촉즉발로 치닫던 가운데 대국민 연설을 통해 확전을 가까스로 피했던 숨 가쁜 날이었다. 더욱이 백악관에서 한미일 3자간 고위안보 협의가 열리던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좀 보자"고 '호출'하면서 즉석에서 이뤄진 극히 이례적인 면담이라 그만큼 '특별한 메시지'가 있었던 것인지 등을 놓고 관심이 쏠린 터였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 전달은 정 실장이 2018년 3월 방북 후 대북 특사단 자격으로 방한,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간 만남 희망 의사를 전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던 장면과 일면 오버랩되기도 한다. 북미간 국면 전환의 신호탄이 됐던 당시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깜짝 수락'으로 참모진들도 놀라게 한 바 있다.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생일축하 덕담에 더해 '+α'로 어떠한 메시지를 발신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다시금 확인하며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미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에서 만남에 대한 기대를 종종 표현해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원론적이나마 '적절한 때에 다시 만나자'는 언급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하며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서지 말라는 우회적 경고를 통해 탈선방지를 시도하는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의 생일인 1월 8일은 미국이 북한의 도발 '디데이' 중 하나로 주목했던 시점이기도 하다. 다만 북한이 요구해온 '새로운 셈법'에 대한 구체적 '화답'이 포함됐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일각에서는 한국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 전달이 북미간 물밑 소통 가동이 원활하지 않다는 방증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 전달은 김 위원장 달래기를 통해 추가 도발을 방지, '대북 리스크'에 대한 상황관리에 나서는 한편으로 대이란 강경대응 기조와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한 차별화된 해법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유화의 제스처를 보낸 차원도 있어 보인다. 미국의 솔레이마니 살해와 관련, 북한에 대한 우회적 경고 의미도 담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온 가운데 북한을 일단 안심시키면서 대이란·북한 대응 분리 기조를 분명히 한 셈이기 때문이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노동당 전원회의 발언이 소개된 직후에도 김 위원장을 '약속을 지키는 사람'으로 추켜세우며 비핵화 약속에 대한 신뢰를 거듭 표명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이 예고한 '성탄절 선물'에 대해서도 '예쁜 꽃병'일지도 모른다는 희망 섞인 말을 반복해왔다.연초부터 북한·이란 양대 난제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솔레이마니 제거 후폭풍으로 인해 중동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 문제까지 악화할 경우 대선을 앞두고 대외적으로 양갈래 전선이 형성되면서 그 대처에 힘에 부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더욱이 탄핵의 격랑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최고의 외교 치적으로 꼽아온 재선의 길목에서 대북 성과가 물거품 되는 일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수밖에 없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경고성 발언도 함께 발신해온 만큼, 북한의 추가 행동에 따라 얼마든지 강경 기조로 급선회할 가능성은 살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지난 2일 '북한의 향후 행동에 따라'라는 전제를 달아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 검토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북미가 접점 없이 북한이 제시한 '연말시한'을 넘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톱다운 모멘텀 마련에 나섬에 따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워싱턴=연합뉴스2020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쉽게 오지 않는 듯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진행된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선제적 비핵화 조치로 진행해 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 결정을 폐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대북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은 완전히 걷어내지는 않은 듯하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을 공식 중단 선언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제재 완화 등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지속해서 미국을 압박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연대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을 장기전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01-10 연합뉴스

트럼프, 이란사태 한복판서 김정은에 메시지…북미 돌파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36세 생일을 맞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덕담'이 담긴 메시지를 한국을 통해 전달하면서 북미대화 교착상태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북한의 '충격적 실제행동' 예고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던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 축하'가 국면을 바꾸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특히 미국과 이란의 극한대치 속 미국이 이란에 최대강도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는 점에서 이번 메시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이번 메시지가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전달됐다는 점에서, 북미대화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촉진역'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발걸음도 조금씩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 실장은 미국 방문 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했다. 정 실장은 "마침 (저와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지난 1월 8일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었는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기억하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에 관해 덕담하면서 '그에 대한 메시지를 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 당부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구체적인 메시지의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며 '그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정 실장이 표현한 점에 미뤄 보면,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취지의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점, "꼭 좀 전달해달라"라고 당부했다는 점 등에는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우회적으로 드러난다는 의견도 있다.특히 주목할 점은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발사 등 보복공격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움직이던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 실장의 면담이 이뤄졌다는 점이다.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당일 대(對)이란 대응방침 대국민연설을 하는 등 급박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정 실장을 만나 김 위원장에 대한 생일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이란에 최대 강도의 압박을 가하는 것과 정반대로 북한에는 대화를 촉구하며 손을 내민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며,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를 북한 측에서도 특별하게 바라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북한도 지난해 연말부터 '성탄 선물', '충격적 실제행동' 등을 공개 언급하며 대미 압박을 키워오긴 했으나, 동시에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대체한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향후 미국의 대응에 달렸다며 대화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이처럼 미묘한 시점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생일 메시지'는 의외의 효과를 낼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나아가 문 대통령이 최근 신년사를 통해 남북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직후 이번 메시지가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남북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이런 제안에 북한이 당장 호응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지만, 문 대통령의 신년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 등이 맞물리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여건 조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정부로서는 이번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맡으면서, 다시 한번 북한과 미국의 거리를 좁히는 '촉진역'에 나설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특히 정 실장은 "어제 적절한 방법으로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보당국간 '핫라인'이나 판문점 통한 접촉,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채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명확하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다만 남북의 소통 채널이 여전히 가동된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방미에서는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한미일의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정 실장은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정착 방안과 관련해서는 미측과, 또 한미일 3국 간에도 매우 긴밀한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아울러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각별한 안부 말씀을 전해달라"라고 하는 등 한미 정상의 우호관계도 재차 확인했다. 중동 등 다른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상세한 브리핑이 이뤄졌다고 한다. 다만 관심이 쏠려있는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 정 실장은 "우리의 파병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1-10 연합뉴스

'조선화가 황영준展' 오늘 인천시민들 만난다

내달 18일까지 문예회관서 전시北 사계절 등 5개 섹션 200여점북한 최고의 조선화가로 평가받는 화봉(華峯) 황영준(黃榮俊, 1919~2002)의 작품 전시회가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한다. 경인일보는 지난해 12월 서울 전시회에 이어 '조선화가 아카이브Ⅰ황영준 展-봄은 온다' 인천 전시회를 이날부터 2월 18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 개최한다.월북 화가인 황영준은 1988년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은 북한 최고의 조선화가로 꼽힌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북한의 풍속과 인물, 금강산·백두산·묘향산 등의 풍경화를 비롯해 1950년대부터 그가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그린 작품 200여 점이 전시된다. 서울 전시회보다 100점 가까이 많으며 규모가 큰 대작도 여럿 걸린다. 조선화(朝鮮畵)는 동양의 전통적인 수묵채색화 기법을 바탕으로 대상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사회주의 사실주의)하는, 세계에서 북한만이 가진 미술 장르다. 이번 전시는 북한의 사계절 풍경을 비롯해 백두산·금강산의 절경, 북한 주민들의 일상 등을 엿볼 수 있는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특히 화봉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2001년 완성한 '금강산 화책(2001년)'과 '풍경화조화(2001년)' 등은 인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다.북한 미술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조선화의 중심에 월북 화가 화봉 황영준이 있다. 그는 조선의 마지막 어진(御眞) 화가로 불리는 인천 출신 이당(以堂) 김은호의 제자이기도 하다. 황영준은 2002년 눈을 감기 전까지 남한에 있는 동생과 부인, 딸 등 혈육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 세계 깊숙한 곳에는 이산의 아픔도 새겨져 있다그는 1950년 북한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남한에서 3차례 전시회를 했으며, 북한에서는 조선화의 기틀을 닦고 번성시키는 데 앞장섰다. 황영준의 작품 중 '평로는 복구된다', '벌목공', '류벌공' 등은 북한의 국립 미술관 격인 조선미술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조선화가 아카이브Ⅰ황영준 展-봄은 온다' 인천 전시회 개막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 관계자들이 전시준비를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1-09 김명호

폼페이오 "美, 金 비핵화 약속에 이를 대화에 여전히 희망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협상에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북한의 대미압박용 강경행보를 저지하기 위한 협상기조 재확인 차원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 군부실세에 대한 사살이 최대압박 전략의 일환이냐는 질문에 "최대압박에 군사적 요소가 있다"고 답변, 대북 시사점을 염두에 둔 것인지 주목된다.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대선이 있는 해이고 이란과 북한이라는 두가지 핵 관련 위기에 직면했는데 해결에 낙관적이냐'는 질문을 받자 "북한에 대해서 우리는 길을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말했다.그는 북한의 '성탄선물' 전망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했으나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다면서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8년에 했던 비핵화 약속에 어떻게 이를 것인지에 대해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고 관여돼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새 전략무기 공개와 충격적 실제행동'을 공언한 가운데 미국의 협상기조를 다시 확인하며 도발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폼페이오 장관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공습이 대이란 최대압박 작전의 일환이냐는 질문에 "(최대압박에)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요소가 있다"며 그렇다는 취지로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18년 5월 우리가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이래 우리는 거대한 힘과 에너지로 (최대압박을) 시행했다"며 외교적 공조체제와 경제제재를 통해 이란을 압박해왔음을 설명했다.그는 이어 "그리고 이것(최대압박)에 안보 요소가 있다"면서 "이란이 이란 주민에 나쁜 선택을 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대비되도록 보장하면서 지역의 동맹을 강화해왔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리고 더 전술적으로 지난 며칠간 이란이 미국인을 살해하는 나쁜 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대응도 있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란)이 그런 결정을 또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이 대이란 최대압박의 군사적 측면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식의 설명을 내놓은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솔레이마니 공습이 최대압박의 일환이고 솔레이마니 공습 같은 유사한 조치가 최대압박 작전의 특성으로서 이어질 수 있음을 이란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란이 또다른 나쁜 선택을 할 경우 대통령은 지난주에 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결국 우리의 대이란 정책은 본토를 방어·수호하고 미국인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협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최대압박 작전을 북한과 이란에 주로 써왔으며 이때 압박의 방식은 주로 국제공조를 통한 경제제재의 형식으로 이해돼 왔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설명으로 보면 최대압박 작전에는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에서 보듯 미국인의 생명과 본토 방어 위협에 대응하는 군사적 요소가 들어 있다는 것이라 이론적으로는 대북 최대압박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미국은 이란과 북한에 최대압박 전략을 적용해왔으나 실제적 접근법에서는 차이를 보여왔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대북 협상기조를 재확인한 만큼 군사적 요소를 포함한 최대압박 작전을 북한에 시행하겠다는 방침은 아닌 것으로 관측되지만 간접적 대북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2020-01-08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답방 남북 함께 노력, 투기와 전쟁… 결코 지지 않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지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면서 "전쟁불용·상호안전보장·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3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북 사이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미 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무력의 과시·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도 북미대화의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문 대통령은 "2020년은 나와 이웃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경제가 힘차게 뛰며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께서 포용·혁신·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특히 "최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누구나 법 앞에서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평등·공정하게 법이 적용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라며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과 함께하는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법적·제도적·행정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내부적으로 더 통합적이고 협력적인 사회가 돼야만 경쟁에서 이겨내고 계속 발전해 갈 수 있다"며 "확실한 변화를 통한 상생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더 자주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1-07 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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