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회사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중국산 제품의 수입증가로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둔화로 인한 매출이 감소하면서부터다. 수출 시작 단계에서 아무런 노하우가 없던 우리 회사는 정부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해외수출마케팅 지원사업 중 하나인 해외전시회를 참가하게 됐고 자연스레 경기도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인 '경기도 통상촉진단'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지난 9월 경기FTA센터에서 주관한 유럽 통상촉진단의 일원으로 루마니아와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말로만 듣던 유럽 화훼시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성공적인 꽃 포장재 시장진입의 가능성을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각각 수출상담을 진행했고, 그중 대박 상담은 루마니아에서 이루어졌다. 현지 상담에서 한-EU FTA 관세 혜택을 내세워 중국 제품과도 겨룰만한 가격경쟁력이 있음을 어필했다. 바이어도 당사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 2개 업체로부터 적극적인 러브 콜을 받았다. 현장에서 12만 달러 이상의 주문을 받았고, 500만 달러 수출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에는 루마니아 바이어가 공장을 직접 방문해 약 2만 달러의 1차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선적이 진행될 예정이다.
루마니아에서의 상담은 이번 통상촉진단의 가장 큰 성과였다. 이러한 결과는 사전 현지 시장조사와 내실 있고 심도 있는 바이어 선택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의 매끄러운 프로그램 진행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계획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상담회 특성상 실질적인 바이어와의 상담시간이 부족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양한 바이어와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단 한 명이라도 성사 가능성이 높은 바이어와의 상담과 한 건의 계약이라도 성약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해당 국가의 기본적인 시장정보부터 바이어와의 접촉, 통역까지 정보들이 부족해 시간에 물리적인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노하우와 인력이 부족한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해외 시장동향을 직접 확인하고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는 바이어를 발굴해주며, 재정을 지원하는 등 해외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도의 통상지원사업이 중소기업들의 수출에 디딤돌이 되기를 부탁하며, 우리와 같은 특수 업종에 대한 관심과 지원(개별전시회)으로 실질적이고 유용한 버팀목 같은 지원사업으로 발돋움 했으면 한다.
/이경구 삼원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