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401000233900010781
장흥수 부천준법지원센터 집행과장
'먼지를 폴폴 맞으며 작은 집 안에서 걷어낸 쓰레기가 2t 트럭을 가득 채웠다. 맨살을 드러낸 장판은 턱턱 갈라져 있었고, 벽지는 너덜거렸다'. 이 집에는 독거노인 김영철(70·가명)씨가 산다. 김씨는 무엇이든지 모으려는 '수집증'이 있어 길거리에 버려진 온갖 쓰레기를 가져다 놓아 집 안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김씨 집에 각종 기능을 가진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이 투입돼 청소와 함께 도배·장판 및 전등 교체 작업도 실시했다.

같은 날 부천시 B초등학교 교실에서는 부천준법지원센터 법교육 담당 직원이 한 반 30여 명의 학생을 상대로 아동학대예방교육도 했다.

자칫 딱딱하기 쉬운 내용이지만 사례를 중심으로 영상자료까지 곁들여 강의를 이어가자, 집중력이 흐트러졌던 아이들도 "어떻게 신고해야 하느냐"며 교육 내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부천준법지원센터의 법교육이 벌써 100회를 넘었고 많은 학교로부터 강의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부천준법지원센터는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주민친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인 준법지원 자문위원회를 두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주민친화형 사회봉사명령 집행 분야 발굴, 시민 법교육 홍보·지원, 범죄예방환경개선사업(준법 CPTED) 필요 지역 선정과 유지·보수, 보호관찰 청소년 및 학교 밖 청소년 비행예방에 관한 사항, 기타 주민친화사업에 관한 사항 등을 협의한다. 위원으로는 준법지원센터장, 지방자치단체의 부서장, 교육청 장학사, 민간자원봉사자, 청소년지도단체장 등이다.

준법지원 자문위원회를 통한 사회봉사명령 집행 장소 선정 및 법교육 홍보·지원 등은 현대 행정에서 중요시하는 민주성과 대응성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즉 행정이 공공문제의 해결 및 서비스의 생산·분배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이념이 있기 때문이다.

부천준법지원센터는 준법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 복지시설과 농가일손 돕기 위주의 집행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영세민 주거환경 개선사업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하였다. 지난 9월에는 중4동 행정복지센터와 10월에는 원미1동 행정복지센터와 영세민 주거환경 개선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후 30여 가구에 대해 개선작업과 이삿짐 옮겨주기, 공원 화단 가꾸기와 골목길 청소, 등굣길 페인트 작업 등을 실시했다.

법 교육 분야에서도 아동학대예방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예방, 공익법무관을 활용한 지역 주민 무료 법률상담 및 시민로스쿨, 전통시장·경로당으로 찾아가는 법교육,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등 법률 사각지대 발굴, 법률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부천준법지원센터는 새해에도 범법자 사회 내 처우 기관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영세민 주거환경 개선활동, 법교육 홍보·지원, 학교 밖 청소년 비행예방 활동 등 지역사회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주민친화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장흥수 부천준법지원센터 집행과장